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7/27 16:58:52
Name 타임머슴
Subject 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
여행을 앞두고 서점에 갔습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휴가, 비행기 안에서 읽을 만한 책이 필요했던 거죠.
그러다가 문득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소설을 쓴 알랭 드 보통이라는 작가의
<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한 것일까. 호기심에 몇 장을 넘겨보니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면, 여행은 그 일의 역동성을 그 열의에서부터 역설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활동보다 풍부하게 드러내준다. 여행은 비록 모호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일과 생존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일과 생존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삶을 경험하기 위해 나는 그토록 오랫동안 여행을 갈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자마자 이 책을 들고 계산대로 달려갔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로, 내가 쓰는 돈을 내가 책임지게 된 이후로 항상 일은 생활의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요일로 따지면 토요일과 일요일 정도나 일에서 벗어날 뿐 나머지의 평범한 일상은 늘 무엇인가를 해야 했고, 늘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는 삶이었습니다.

글쎄요. 어떤 사람들은 35세에 은퇴하네, 40세에 은퇴하네 한다지만 저 같은 경우는 그런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 평생 일을 해야만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휴가라는 것에 정도 이상의 갈증을 느끼나 봅니다.
시간을 쓰고 돈을 쓰고 결국 남는 것은 사진 몇 장뿐인 여행이지만 그것이 바로 일과 생존투쟁의 제약을 받지 않는 경우에 내가 그리는 삶이겠죠. 그렇게 나태하지만 욕심도 없는 것이 저의 참모습이라는 거, 별로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대한민국을 떠나 있는 동안, ‘빅 리그가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겨우 일주일인데, 그리고 친절한 온겜넷과 엠게임이 줄창 재방을 해줄 텐데 웬 걱정인지. 어떻게 해야 스타를 향한 이 뜨거운 관심이 수그러들지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우리 선수들에게도 잠깐이나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주어지길 기대하며……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비롱투유
04/07/27 17:13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
팬의자부심이
04/07/27 17:16
수정 아이콘
여행은 아니지만 2주간 해외출장을 가게 되어 스타리그를 못보게 되는게 매우 아쉽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38 저그전에 울트라?!@.@ [10] 클리너3469 04/07/28 3469 0
6436 [잡담]돌아오라 세계최강의 공격수... [26] 잠지는크나4818 04/07/28 4818 0
6435 잡담~잡담~잡담~ 여행을 떠나봐요~^^ [2] 기억의 습작...3160 04/07/28 3160 0
6434 변길섭 선수가 웃지 않는 이유 [43] 타임머슴5348 04/07/28 5348 0
6433 [진심으로 잡담] 오늘은 그 친구의 생일입니다. [17] 하와이강3392 04/07/28 3392 0
6431 선의의 경쟁자 & 동반자 [7] 껀후이3015 04/07/28 3015 0
6430 선수 이동에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져.과연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12] ericmartin_mr.big3017 04/07/28 3017 0
6427 기다렸던 단비. 전장영웅 30 [10] 구렁이담넘듯3238 04/07/28 3238 0
6426 오늘 네오게임아이의 벽을 실감햇습니다 -_- [25] 이상직4348 04/07/28 4348 0
6424 드디어 마우스가 왔군요..... [17] legend3018 04/07/28 3018 0
6423 공부 못하는 사람의 20가지 특성 100% [18] 장준혁3099 04/07/28 3099 0
6421 아~~ ZEUS... 결국... [13] 박지완3413 04/07/28 3413 0
6420 이제 좀 편해지렴... 무명. [24] lovehis5620 04/07/28 5620 0
6417 정말 신기합니다. 리플레이가 잘못된건지 제가 잘못된건지. [12] 빤스바보3036 04/07/27 3036 0
6416 현재 가장 강력 한 선수단 ... ? [51] 장준혁5604 04/07/27 5604 0
6415 언 뜻 생각난 KTF와 SK T1의 전력 [28] 킬러4703 04/07/27 4703 0
6414 SKT로의 이적, 그리고 e-Sports [12] [MG]_StatC4307 04/07/27 4307 0
6413 맵 구성의 측면에서 본 온게임넷 스타리그 [9] 맛동산3031 04/07/27 3031 0
6412 [정보]묵향18권(그외 잡담) [18] 무당스톰~*3494 04/07/27 3494 0
6409 성학승선수와 박정길선수가 T1에 입단했습니다. [189] Milky_way[K]9699 04/07/27 9699 0
6408 [亂兎]난토잡담,mp3 vs CD? [18] 난폭토끼3167 04/07/27 3167 0
6406 (3)신화와 전설을 창조한 두 남자...Zinedine Zidane&임요환선수 [26] 기억의 습작...3704 04/07/27 3704 0
6403 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 [2] 타임머슴3035 04/07/27 303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