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7/24 13:40:26
Name 시퐁
Subject 목표는:결국 안지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파이터 포럼에서 서지훈 선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습니다. 제 나이 스물 여섯, 인생에 대해 어설프게나마 논하지만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고, 스스로에게 '겸손해야해'라고 주지시키며 선배든 후배든 배워두어야 할 점은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인생을 타인에게 이야기 할때 부끄럼이 없다'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알고 있는 것을 행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지요.

그리하여 목표가 뚜렷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프로게이머들에겐 어찌 보면 존경심이 들기도 합니다. '뜻이 있고, 행하려 노력한다.' 이 간단한 문장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저는 서지훈 선수의 인터뷰를 보고 이전까지 열렬한 그의 팬이었지만 다시 한번 그의 '팬'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프로게이머가 '뜻'이 있고 '행하려' 노력하지만 서지훈 선수는 유난히도 그 이치를 저에게 알려주는 계기를 많이 마련해주는 듯 합니다. 완벽한 운영, 유닛을 컨트롤하는 기세, 그리고 패배를 대하는 마음가짐. 삼박자를 두루 갖춘 그의 경기는 운영에서의 퍼펙트가 아닌 또 다른 방식의 퍼펙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 합니다.

모든 프로게이머가 그렇듯이 그 또한 경기에서 지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목표를 '우승'이라고 하지 않고 '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우승보다 더욱 무거운 목표일수 있습니다. 지고서도 우승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지 않는다는 것은 매경기 매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다른 이의 마음가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믿겠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당연한 마음가짐이지만 한번이라도 방심을 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없습니다. 어떤 게이머든 자신의 위치나 상황을 돌아보며 방심을 한 적이 많을 것입니다. 그것은 게임을 하는 도중에도 그렇습니다. 상황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방심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지훈 선수의 목표는 그러한 방심마저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후일 그가 프로게이머 생활에서 물러나더라도 두고 두고 도움이 되는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가장 믿어야 하는 것은 자신이지만 또한 가장 믿기 어려운 것이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인터뷰에서처럼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나 자신'이지 '상대가 누구냐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이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p.s 01 지나친 찬사가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요즘의 pgr은 찬사보다 비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어렵게 승리한 선수에겐 찬사를, 아쉽게 패배한 선수들에겐 힘을 주는 응원과 위로를 해주는 글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p.s 02 신사답게 패배를 인정한 김정민 선수에 대한 글은 어디에도 없군요. 물론 그 상황에서 재경기를 치룬다고 하여 매너가 없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역전이라는 것은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며 모든 프로게이머가 '나 또한 그런 역전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함은 자명하니까요. 하지만 더불어 상황이 불리했음을 인정하고 신사답게 패배를 인정한다는 것 또한 정말 용기있고 매너있는 행위라 생각합니다. 왜 그를 '귀족 테란'이니 '신사 테란'이니 하는지 다시 한번 알려준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젤로스or제로스
04/07/24 14:18
수정 아이콘
저도 인터뷰기사를 보았습니다.시퐁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서지훈선수의 팬임이 자랑스러울만큼 멋진 인터뷰였습니다.지지않는 플레이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앞으로도 쭉 보고 싶습니다.서지훈선수가 초반에 나왔을때만 해도 말들이 많았죠.왜 이기고도 웃지않느냐,거만하다이런식로요.하지만 지금은 많은분이 인정하는것 같더군요."거만할 자격이 있다.도도함이 매력이다."결국 프로는 실력이고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팬들도 그를 사랑할것이다.물론 서프로에게만 국한된건 아닙니다 모든 프로게이머에게 적용되지요.
ThatSomething
04/07/24 14:29
수정 아이콘
서지훈 선수의 요즘 인터뷰를 보면 많이 성숙해졌다는 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예전의 말안듣고 뺀질(?)거리는 슈마지오의 철없는 막내의 모습을 좋아하는 저같은 팬을 위해서 조금은 천천히 '어른'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하긴, 이제 더이상 팀내에서 막내도 아니고, 팀의 에이스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선수에게 마냥 어리광을 기대할순 없겠죠--;
그래도, 머리카락 확 짤라버리고 팀동료들의 구박하는 듯한 눈빛에 "내맘대로 할거다~"라고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슈마지오 홈페이지에서 보니 오늘 광주방송 이벤트 스케줄이 있던데, 서지훈 선수 이벤트 하고와서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 돌아보며 황당해 할거 같군요.
괜한 노파심이지만, 이런저런 잡음에 신경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서지훈 선수! 스타리그 진출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지지마세요......
04/07/24 14:34
수정 아이콘
저는 신사답게 패배를 인정한 김정민 선수에게 불만입니다.
왜 재경기를 가지지 않으셨는지 물론 뒤집을 수 없을 정도의 경기였다고는 하지만 규칙에는 분명히 문제가 생기면 재 경기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늘이 다시 한번 준 기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해 버리시더군요.. 물론 정말 멋있는 스포츠맨쉽이었다고 생각하고 멋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다시는 스타리그 본선에서 김정민 선수를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사람들은 패배자는 기억하지 않습니다. 승자만을 기억할 뿐입니다.
04/07/24 14:58
수정 아이콘
관심없는 사람이야 승자만을 기억하겠죠 하지만 최소한도 스타리그 팬이라면 깨끗한 승부도 기억합니다 아직까지 홍진호 선수의 매너를 논하면서 드랍전에 GG치고 나간 사건이나 박정석 선수의 재경기에 빌드 그대로 따라하기 같은 경우는 아직도 여러사람 기억속에 남아 있지 않습니까
드림씨어터
04/07/25 00:45
수정 아이콘
서지훈선수 정말 갈수록 팬층이 두터워 지는군요. 무표정의 카리스마에 반해서 팬이됐지만 알아갈수록 더더욱 멋진 프로게이머인거 같네요.
억울하면강해
04/07/25 01:09
수정 아이콘
전 서지훈 선수의 팬입니다.
담배보다 끊기힘든 (-_-;;)스타를 3년만에 다시금 하게 만든 장본인이니까요.(올림푸스결승전;;)

무표정의 카리스마. 이번일을 계기로 더 멋진 선수가 될거라 믿습니다.
팀의 에이스로서, 테란의 한축으로서 스타리그를 멋지게 빛내주리라 믿습니다!!^^

김정민 선수는 정말 멋지더군요.
전 그런 상황이라면 아.마.도. 재경기 하자고 떼를 썼을겁니다 ^^;;
blueisland
04/07/25 01:45
수정 아이콘
서지훈 선수..
가끔 폭주하는 모습을 보여서 실망할때도 있지만..
도저히 끊을 수가 없네요..하핫...책임져욧!
과자공장사장
04/07/25 08:56
수정 아이콘
깡민선수의 부재로, 서지훈선수가 한층 성장하는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 무거워보이기도 하고, 무서워보이기도 합니다 ^^
Progrssive▷▶
04/07/25 16:48
수정 아이콘
인터뷰가 정말 멋집니다...자부심이 넘치는 인터뷰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45 인공지능컴퓨터의물량;; [20] DafNen.c4501 04/07/25 4501 0
6344 우린 아직 토스의 꿈을 덜 꾸었다...(3) [12] 이웃집거지 용2950 04/07/25 2950 0
6343 우린 아직 토스의 꿈을 덜 꾸었다...(2) [8] 이웃집거지 용3138 04/07/25 3138 0
6341 리치vs줄라이. 가상 결승전 오프닝. [5] 삭제됨3189 04/07/25 3189 0
6340 우린 아직 토스의 꿈을 덜 꾸었다...(1) [10] 이웃집거지 용3231 04/07/25 3231 0
6338 다가오는 듀얼 죽음의 C조... [39] 박지완5787 04/07/25 5787 0
6337 역대 스타리그 프로리그 음악들 빠진곡 추가업로드 합니다. [2] 애송이3382 04/07/25 3382 0
6336 어제 오후 인사이드 스토리를 보고 [26] 마음속의빛3999 04/07/25 3999 0
6335 프로야구의 인기를 넘어선 스타크래프트경기중계방송! [10] 공공의마사지3362 04/07/25 3362 0
6334 7월 군산 웰빙 DC백화점에서........ [13] 최연성같은플3497 04/07/24 3497 0
6333 [7. 15 ~ 7. 21] 일주일간 PGR자유게시판 분석. [6] soundofsilence4188 04/07/24 4188 0
6331 걱정해봅니다. [25] Yang4143 04/07/24 4143 0
6330 역대 스타리그 프로리그 음악들 올려둡니다. [4] 애송이3150 04/07/24 3150 0
6329 서지훈선수의 정찰에 대한 나름대로해석 [15] Playi4091 04/07/24 4091 0
6328 우승자 종족 상성 징크스 [12] 저그맵을 꿈꾸3642 04/07/24 3642 0
6327 [MP3] SKY프로리그 삽입곡 Spine Shank - Tear me down [6] 뉴논스톱3178 04/07/24 3178 0
6326 제 생각에 서지훈 선수는..[수정판] [18] 킁킁3947 04/07/24 3947 0
6324 귀맵은 일어 날수도 없는 것이다. [16] 거룩한황제3886 04/07/24 3886 0
6320 목표는:결국 안지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9] 시퐁3315 04/07/24 3315 0
6319 밑에글에 이어 대 역전승의 추억[리플레이 첨부를 위해 글로씀..] [17] TheZtp_Might2966 04/07/24 2966 0
6318 말도 안되는 대역전패.... [20] 저그맨6096 04/07/24 6096 0
6317 ★세기의 빅매치★ 최연성 vs 박용욱 [41] 바카스5902 04/07/24 5902 0
6315 세계포커투어 WPT [14] 총알이 모자라.3241 04/07/24 324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