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8/01/14 00:39:23
Name 안채연
Subject [배그] 이걸 비기너스럭이? 배린이 첫판 치킨먹은 후기.txt


 시작은 평범했습니다. 친구와 둘이 히오스를 하러 피시방에 갔죠. 새로 나온 블레이즈를 해보며 '와 이거 겁나 좋네' '불판 아주 따뜻하죠?' '얘들아 더 때려줘!! 더 맞아야 벙커쓰지!' 등등을 외치며 즐겁게 히오스를 했습니다. 친구가 나가봐야한다며 찐막을 하자고 하기 전까지는요. 찐막에 상대는 실바 크로미 + 우리팀 노원딜 + 그나마 있는 도살자는 고기먹을생각 없음 3콤보에 '아오 이 매칭망겜'을 외치며 게임을 종료할수밖에 없었고, 친구가 가고난뒤 혼자 뭐해야하나를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히오..아니 이 매칭망겜은 더이상 하기가 싫고, 오버워치? 근데 접속해있는 지인들이 없네... 뭐할까... 아 카카오배그가 무료라는데, 배그나 한번 할까?'

 배그하기전에 공홈에 있는 에버모어의 동영상 가이드를 꼼꼼히 챙겨봤습니다. 사실 행갱이 때문에 봤습니다. 행갱이 기여어. 뭐 배그라는 게임이 어렴풋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어깨너머 들은적이 있었고, 루시아님의 예능배그클립도 가끔 챙겨보기 때문에 '50등 안엔 들 수 있을거야...' 라는 막연한 자신감을 가지고 솔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맵은 기본맵. 사막맵은 아예 모르거든요. 딱봐도 맵에 이름이 써져있는 곳은 사람이 몰릴것 같길래 최대한 외진 곳으로 떨어졌습니다. 소규모 주택가네요. 다행히 lv1 배낭을 바로 얻을 수 있어서 얼른 겟겟. 그리고 총이... m16a4? 밀알못이지만 이름 자주들어봤으니 좋은총이겠지~ 하며 겟겟. 그리고 맵을 보니 다행히 첫번째 자기장 안쪽이네요. 그러면 2층에 누워 계단을 바라보며 무한대기. 제가 사실 성격이 소심한편이라 어디 나대질 못하거든요. 이게 배그용어로 존버던가... 하면서 첫번째 자기장 끝.

 두번째 자기장도 운좋게 안쪽이네요. 그러면 다시 무한대기. 대기하다 심심해서 카톡좀 하는데 밑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드디어 첫 적인가! 싶어 손을 덜덜떨며 계단을 바라보고 있는데 제가 파밍을 끝낸지라 없나보다 생각하고 그냥 지나가더군요. 그래서 두번째 자기장도 무사통과.

 세번째 자기장. 아니, 여기서 완전 반대편이네? 잠깐. 여기 차가 없잖아? 그럼 별수있나요. 뛰어가야죠. 아 하필 에너지드링크도 없네. 열심히 뛰어봅시다 헛둘헛둘. 2분 내내 뛰었는데 아직 못들어갔습니다. 젠장. 그렇게 구급상자 하나를 쓰면서 겨우겨우 끝에 걸쳐서 세번째 자기장도 통과. 그러고보니 아직까지 아까 건물에 들어왔던 한명 뺴곤 아무도 안만났네요. 이때쯤이 한 스물몇명.

 네번째 자기장. 또 뛰어야하지만 다행히 가깝습니다. 미리 언덕쪽에 들어가서 커다란 바위를 등에 지고 수풀에 누웠습니다. 어라? 자기장이 다가오니 제 앞에서 누가 헐레벌떡 뛰어오네요. 가볍게 첫킬 하고 상자 줍줍. 여기서 에너지드링크와 연막탄을 얻었습니다. 상대방은 훌륭한 아이템 공급원이죠. 이때가 열몇명.

 다섯번째 자기장. 또 뛰어야합니다. 열심히 뜁시다. 이번엔 기댈곳이 없는 평평한 수풀입니다. 하지만 제 앞에는 뭔가 대형 어그로를 끌것만 같은 나무 두그루가 붙어있죠. 역시, 누군가가 뛰어와서 저 나무에 숨네요. 저는 편안하게 누워있다가 헤드샷 빵빵. 2킬째. 이사람이 12등이었습니다. 필요한 아이템을 줍줍한뒤 다시 누워있는데 제 오른쪽에서 누가 열심히 뛰어가더군요. 아니 이사람아 내가 누워있는데 바로 옆을 지나가면 어떡하나. 빵빵. 3킬째. 이사람은 6등이었습니다.

 여섯번째 자기장. 자기장 안쪽으로 뛰어들어가니 어느새 2명남았습니다. 상대방은 엄폐물을 끼고있고 저는 평지. 엄청 긴장해서 심장이 벌컹벌컹하고 손이 덜덜덜 떨리길래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그려봤습니다. 연막탄을 던져서 시야를 가리고 오른쪽으로 돌아가서 샷. 어? 그대로 되네요? 그렇게 배린이 첫판에 첫치킨을 먹었습니다. 엄마 나 재능러인가봐ㅠㅠㅠㅠㅠㅠㅠㅠ 첫치킨먹고 너무 흥분한나머지 소리를 질러서 피시방에서 좀 죄송하긴 했습니다만 오늘 하루는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을것 같아요 흐흐


 *같은 배린이를 위한 세줄요약
1. 외딴곳에 떨어져서 파밍하고 숨는다.
2. 자그장 끄트머리로 달려가서 눕는다.
3. 위너위너 치킨디너!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손나이쁜손나은
18/01/14 01:08
수정 아이콘
와우 축하드립니다 ~!!! 전 처음 한두판은 총 장전도 못해보고 죽...
안채연
18/01/14 10:34
수정 아이콘
이게 하다보니까 장전중에 딴짓하면 장전이 안되더라구요ㅠㅠ
남상미
18/01/14 01:36
수정 아이콘
블루홀피셜로 첫판에 1등하는 경우가 3000명당 한명이라 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안채연
18/01/14 10:37
수정 아이콘
아니 평생 운과는 거리가 멀던 제가 이런 행운을ㅠㅠㅠㅠ
하드코어
18/01/14 01:40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전 99시간에 첫치킨이였는데....
그뒤에 피방가서 카카오서버 해보고 싶어서 하자마자 첫판에 치킨이라서 만족스럽게 그뒤로 10판은 꼬라박고 집에 간 기억이...
안채연
18/01/14 10:38
수정 아이콘
사실 저판 끝나고 진짜 재능러인가 싶어서 다음판 돌렸는데 10등했습니다... 하드코어님만 알고계세요 흐흐
세체미
18/01/14 01:54
수정 아이콘
오오오 초심자의 행운 치킨 뜯었을때 그 흥분이 그대로 전해지는 글이네요 크크 축하드립니다.
안채연
18/01/14 10:3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수지느
18/01/14 02:02
수정 아이콘
그렇게 킬을 많이하신걸보면 재능러일지도? 크크크
안채연
18/01/14 10:40
수정 아이콘
근데 이게 제가 첫판이라 그런지 매칭이 낮은레이팅이 된건가 싶을정도로 다른분들이 너무 정직하게 제 앞에 서계시더라구요... 운좋게 흐흐
한지민짱
18/01/14 02:33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 가즈아
안채연
18/01/14 10:40
수정 아이콘
KSV CJ 콩두 C9 가즈아
18/01/14 02:57
수정 아이콘
와 첫판 일등 축하드려요 크크 치킨게이머 가즈아
안채연
18/01/14 10:41
수정 아이콘
피지알출신 배그게이머 가즈아
Pinocchio
18/01/14 09:03
수정 아이콘
저도 첫치킨 먹었을때 자동으로 만세를 외쳤죠. 크크

자기장 외곽으로 도는 것은 매우 좋은 행동입니다.
안채연
18/01/14 10:42
수정 아이콘
성격이 성격이다보니 안전제일주의 플레이를..흐흐
노래하는몽상가
18/01/14 09:03
수정 아이콘
와 첫판만에...전 거진 한 두달째 플레이 해서 겨우 먹었는데 ㅠㅠ
그것도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1랩가방 1뚝에 파츠도 한두개 박에 못끼운 총으로 어떻게 먹었던건지...
안채연
18/01/14 10:45
수정 아이콘
이게 템이 그렇게 중요한 게임은 아닌것 같더라구요? 낮은 레이팅이라 그런가...
페이커
18/01/14 09:44
수정 아이콘
4킬 치킨이면 대단한데요. 전 뭣도모를때 1킬치킨먹었습니다. 자기장 돌다보는데 적 안마주쳐서 크크
안채연
18/01/14 10:46
수정 아이콘
저도 세번째 자기장때 2분넘게 맨몸으로 달렸는데 아무도 안마주친게 엄청난 행운인것 같아요 크크
무가당
18/01/14 09:58
수정 아이콘
저도 2판째에 치킨이었는데 첫판이라니 대단하십니다. 크크. 근데 그 이후로는 10명 안에는 자주 들었지만 1등은 한번도 못해본게 함정...
안채연
18/01/14 10:46
수정 아이콘
왠지 저도 치킨은 이게 마지막일듯한...
산성비
18/01/14 10:41
수정 아이콘
백판 넘게해서 3등만 3번 했는데 초재능러시네요
안채연
18/01/14 10:46
수정 아이콘
다 운입니다 산성비님도 치킨뜯을수 있으실거에요!
아마존장인
18/01/14 11:10
수정 아이콘
Ogn에서 봬요
안채연
18/01/14 12:07
수정 아이콘
닉은 꼭 pgr로 짓겠습니다
18/01/14 13:25
수정 아이콘
와 대단하네요. 얼핏 보기엔 운인것 같지만 설명을 읽어보면 조준실력, 판단력, 인내력 이 기본적으로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게임 계속하시면 금방 상위권 가실듯. 저는 아재라서 도저히 안됨...
안채연
18/01/14 14:36
수정 아이콘
에이 저도 피지컬은 구린데요..(롤 만년실버 옵치 만년골드) 바퀴벌레같이 오래살자는 마인드로 하다보니 흐흐 Sarada님도 화이팅!
18/01/14 14:12
수정 아이콘
재능러중에서도 재능러 아닙니까?

1등이야 존버 +운 +자기장으로 저어엉말 희박하게 그럴 수 있다지만 첫판에 4킬이 전 더 대단한 거 같은데...
안채연
18/01/14 14:37
수정 아이콘
첫판 4킬이 그렇게 대단한건가요..? 1등 자랑하려고 올린건데 4킬 자랑할걸 그랬나...
아이유인나
18/01/14 14:23
수정 아이콘
전 첫판 4킬이 제일 놀라운데요....초 재능러이신듯...
안채연
18/01/14 14:37
수정 아이콘
초 재능러라뇨 옵치에서도 에임딸려서 디바 윈스턴 메르시로 골드 붙잡고있는걸요ㅠㅠ
아이유인나
18/01/14 14:44
수정 아이콘
옵치랑 아예 다른종류의 게임이니까요..kda 1넘기기도 힘든게임이라..
안채연
18/01/14 15:10
수정 아이콘
제가 수풀속에 누워있으니까 고맙게도 상대방분들이 다 저를 그냥 지나치셔서...
솔로몬의악몽
18/01/14 17:31
수정 아이콘
혹시 1년 후에 이 글이 성지가 되는거 아닙니까 크크 프로게이머 안채연의 데뷔 스토리. 그는 어떻게 배그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안채연
18/01/14 19:41
수정 아이콘
만약 후에 인터뷰를 하게된다면 피지알을 꼭 언급하도록 하지요 크크
이부키
18/01/14 18:27
수정 아이콘
저도 며칠전에 40시간만에 겨우 1등 한번 해봤는데 말씀하신대로 연막탄이 정말 좋더라구요. 마지막 1:1 상황에서 상대 위치가 더 좋길래 연막탄 3개 뿌리고 돌진해서 우지로 잡아냈습니다. 연막탄 만세!
안채연
18/01/14 19:40
수정 아이콘
연막탄 최고!
18/01/14 19:05
수정 아이콘
저도 첫치킨은 생각보다 빨리먹었습니다. 물론 그뒤로 치킨은 못먹은게 함정...
안채연
18/01/14 19:40
수정 아이콘
갑자기 저도 불길하네요...? 크크크
보영님
18/01/14 19:26
수정 아이콘
저도 산 첫날 튕김과 싸워가며 하다가 3시간만에 치킨 뜯고 피시방에서 소리질렀죠 크크크크
안채연
18/01/14 19:42
수정 아이콘
첫치킨은 소리질러야죠!! 물론 바로 사과드렸습니다 크크
쟤이뻐쟤이뻐
18/01/14 22:24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아는사람들과 처음했는데 3d 울렁증으로... 조작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흐흐 첫 치킨 축하드립니다.
안채연
18/01/15 08:52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883 [기타] 1세대~7세대 포켓몬 대전의 강호들.jpg(데이터주의) [28] 피카츄백만볼트15613 18/01/15 15613 8
62882 [배그] 배그 대회를 흥하기 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 [65] 삭제됨9153 18/01/15 9153 1
62881 [배그] 'ESPORTS NOT READY' 배틀그라운드.... [65] 자전거도둑11571 18/01/14 11571 4
62879 [배그] 이걸 비기너스럭이? 배린이 첫판 치킨먹은 후기.txt [44] 안채연9721 18/01/14 9721 4
62878 [기타] 오늘 나온 스위치 한글화 소식 [41] 파이리13520 18/01/12 13520 1
62877 [히어로즈] 블리자드코리아는 정말 최악이다 못해 한심합니다. [52] 차오루13213 18/01/12 13213 5
62876 [배그] 배틀그라운드 벤츠선수의 징계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64] 큐브큐브12035 18/01/12 12035 1
62872 [기타] 검은사막 기세가 파죽지세네요 [51] arias11278 18/01/11 11278 0
62871 [기타] 마리오카트 입문기 [12] 짱구9212 18/01/11 9212 2
62870 [기타] 토탈워 시리즈의 놀라운 신작이 공개되었습니다! [70] 수부왘10760 18/01/11 10760 7
62868 [기타] 조금 전 스팀(Steam)계정 해킹을 당했습니다. [33] 은하관제20387 18/01/10 20387 1
62865 [기타] [클래시로얄] (실질적)카드만렙을 찍었습니다. [42] 틈새시장9089 18/01/10 9089 0
62863 [기타] 블러드본 너무 재미있네요. [34] 이쥴레이10473 18/01/09 10473 1
62860 [기타] [철권7]재밌어요. 걱정말고 시작하셔도 되요. PC 입문->고수(?)가 쓰는 후기 [70] 불대가리12903 18/01/09 12903 9
62859 [기타] 한국 E스포츠 역사상 가장 특별한 1월? [51] 자전거도둑14329 18/01/08 14329 0
62858 [히어로즈] 히어로즈 이런저런 이야기 "HGC 2018. 그리고 파이어뱃 출격 대기중" [16] 은하관제14936 18/01/08 14936 5
62857 [기타] 1월 첫주 PC방 게임 점유율 [60] 홍승식10435 18/01/08 10435 0
62855 [기타] AGDQ 2018이 오늘 시작했습니다. [5] 유지애4773 18/01/08 4773 0
62851 [기타] 뒤늦게 써보는 디제이맥스 후기 [4] 이영나영26343 18/01/06 6343 1
62849 [기타] 안녕하세요 구마태입니다. [3] sleepnes8099 18/01/06 8099 18
62847 [기타] [소녀전선] 딥다이브 날짜가 정해졌습니다 / 딥다이브 관련 글들 모음 [31] 태연이8004 18/01/05 8004 1
62843 [기타]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후기(사실 반쯤 닌텐도에 대한 잡담) [35] 호박나무10945 18/01/05 10945 5
62841 [기타] 다양한 로봇대전에 짧은 단상 [62] minyuhee8168 18/01/04 816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