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롤드컵 1, 2일차 경기 재미있게 보셨는지요.
롤드컵인거 치고는 관심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팀들이 몇 팀 나오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의미에서 CD조 팀들에 대한 간단한 프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이 팀들의 최근 상황을 알고보면 조금이나마 더 재밌으니까요.
C조에는 유럽 3시드 Fnatic, GPL 2시드 Young Generation, 라틴아메리카 남부 1시드 Kaos Latin Gaming이 속해있습니다.
Fnatic은 설명이 필요없는 롤판 최고의 명문 팀입니다. SKT와 삼성 다음쯤 되겠죠. 몰락했던 이 팀은 17년도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위해 15 롤드컵의 주역 레클레스를 중심으로 리빌딩을 단행했습니다.
리빌딩한지 얼마 안되었던탓에 스프링에는 부진했습니다. 로캣의 막판 기적의 연승이 조금만 일찍 시작되었다면 PO도 진출하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스프링 후반부터 슬슬합이 맞아가는지 경기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이 즈음부터 프나틱은 레클레스의 시그니쳐픽 케넨을 중심으로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PO 6강전에서 H2K(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약하신)를 3:0으로 완파합니다. G2와의 4강전에서도 1경기를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몰락한 왕이 돌아왔음을 많은 팬들에게 알렸지만 2,3,4경기를 내리내주며 G2에게 결승행을 양보합니다. 유럽팀이 G2에게 지는것은 어느정도 익스큐즈 되는터라 기대를 모았죠.
기대를 받으며 개막한 서머에서 Fnatic은 레클레스 몰빵+미드의 캐리력을 앞세워 유럽을 지배합니다. G2는 MSI를 다녀온 후 별 의욕이 없어보였고, H2K와 UOL은 한계가 꽤 보이는 팀인데다 MSF는 아직 덜 여물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PO쯤 정신차릴 G2를 제외하곤 Fnatic을 막을 팀은 없어보였습니다.
프나틱의 이 때 스타일은 매우 독특했습니다. 레클레즈가 케넨, 트리스타나, 트위치 류의 캐리력 있는 픽을 뽑고 탑의 soaz가 쉔을 뽑고, 72.4%의 퍼스트 블러드 확률에서 엿볼 수 있는 fnatic의 초반 강력한 설계 능력을 통해 바텀에서 킬을냅니다. 이건 단순한 1킬에서 그치지 않고 엄청난 스노우볼로 굴러갑니다.
이 킬을 밑거름으로 스노우볼을 굴려 상대 봇을 압도한 레클레스는 탑ad케넨 마냥 스플릿 푸쉬를 나서는데 얼망에 몰왕을 가는데다 팀의 자원 몰빵+레클레스의 우월한 실력 때문에 누구도 1:1로 막을 수 없죠. 이 탑솔러같은 기묘한 원딜러는 다이브를 성공시키기도하고 상대 스플릿푸셔보다 먼저 합류해 케넨의 er을 이용해 이니시를걸어 한타를 파괴시키기도 합니다. 사실 되게 단순한 운영인데 이상하게 LCS EU에서는 계속 통했습니다. 그리고 프나틱은 계속 질주했죠. EU의 오래된 몰락했던 왕이 돌아온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독주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몰락한 왕의 검의 사기성은 너프로 퇴색되었고 인피가 버프되면서 메타는 치명타 메타로 넘어갔습니다. 케넨 좀 ap로쓰라며 ad케넨이 너프되었습니다. 이 패치들을 전후로 북미와의 리프트 라이벌스에 출전했는데 유럽 리그를 씹어먹었기에 유럽의 자존심을 지켜야했던 프나틱은 2승4패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습니다. 프나틱은 이 대회에서 당시 북미 최하위권이었던 P1에게 2승을 거뒀을 뿐, 부진하던 C9에게도 2패를 한데다 필승카드 케넨마저 좋은모습을 보이지 못했기에 프나틱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프나틱은 정규시즌을 압도적인 성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유망주들로 구성된 신흥강호 Misifits를 넘지 못하고 4강에서 고배를 마십니다. 프나틱의 초중반 설계와 교전능력은 시즌내내 최고수준이었지만 30분이 지나면 뇌가 없어지는(..) 플레이들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발목을 잡습니다. (한창 잘나갈때도 레클레스의 스플릿이라는 단순한 전략에 꽤 의존했던 것도 부족한 운영능력 탓인듯.)
다행히 선발전 최종전에서 강약약강의 대표주자, 삼성 마이너버전 H2K를 상대로 원딜차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3:0 압살. 롤드컵 진출에 성공합니다.
이 팀은 초중반 이득을 보는 플레이에 매우 능합니다. 퍼스트 블러드 확률이 정규시즌 내내 72.4%에 육박하고 (이는 어느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치입니다.) 15분간 골드차이는 1137로 리그 1위. 정규시즌 압도적인 폼을 미드와 원딜의 캐리력은 유럽최고 수준이고 Soaz의 초중반 텔포설계능력이나 브록사의 초반 개입능력 모두 뛰어납니다. 개개인의 기량은 16강 팀 기준으로도 큰 부족함이 없는 팀입니다. 그런데도 이 팀이 고평가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 팀의 후반 플레이에 있습니다. 원딜 캐리팀인데도 불구하고 후반 의아한 운영이나 판단으로 경기를 말아먹는 빈도가 높습니다. 모 코치가 개인방송에서 KT의 마이너 버전이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KT와 유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좋은 쪽으로 나쁜쪽으로 모두)
개인적으로는 [잘하는 데 정신 못차리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머 정규시즌 내내 세트조차 거의 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패를 NIP, ROCCAT(로캣은 워낙 도깨비팀이니 그렇다치고 NIP는..)에게 했다는 건 이런 불안정함을 잘 드러냅니다.
허나 이러한 단점은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Young Generation이 제가 생각하는 롤드컵 내 최약팀이라 깔고가기 때문에 술먹고 경기를 하지 않는이상 플레이인 스테이지 1라운드 탈락확률은 없습니다.
최소 3승1패를 예상합니다.
Young generation(이하 YG)은 (관계자 분 없으시죠? 죄송합니다..) 롤드컵 최약체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YG는 GPL소속인데 GPL은 베트남, 타일랜드 등등 동남아 국가들의 연합리그입니다. 이 리그에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속해있습니다. 마린즈는 MSI에서 TSM과 풀세트 접전을 벌이고 조별리그에서도 분전하는 파란을 일으켰는데 이 때의 분전 덕에 GPL의 2위팀도 롤드컵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GPL이 마린즈와 다른 팀 간의 차가 엄청난 리그라는 점입니다.
이 점은 올해있었던 리프트 라이벌즈 GPL vs OPL(Dire wolves) vs LJL(Rampage)에서 매우 잘 드러납니다. 상대하는 리그가 오세아니아, 일본 등 그렇게 강한 리그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GPL의 2, 3위 팀들은 [8전 8패]라는 성적을 거둡니다. https://lol.gamepedia.com/2017_Rift_Rivals/Purple_Rift 참조
YG는 GPL에서 RR 전패팀 Ascension을 3:2로 꺾고 진출권을 획득했습니다. 그런데 그 경기 2일전에 Ascension이 YG를 3:2로 이겼음에도 킹가바이트 마린즈에게 3:0으로 패해서 최종전에서 YG와 다시 붙었음을 고려해보면 말그대로 운이 매우매우 좋아서 진출한 팀입니다.
(조에 이영호랑 아마추어 있었는데 이영호 안만나고 라이벌이랑 혈전끝에 1승1패했는데 그 1승을 최종전에서 해서 올라옴)
실제 Ascension과의 경기를 봐도 실망스러운 장면들이 많습니다. 팀게임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킬이 너무너무 많이나고, 이길 수 있는 교전을 엘리스가 스킬을 다 안돌리고 빼서 지는 등 기본이 안지켜지는 의아한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참고로 전 해외리그를 챙겨보기때문에 경기력에 매우 관대한 편입니다.) 참고로 베트남리그는 PO를 제외하고는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 같더라구요. 리그 수준이 높기 힘든 이유 중 하나일겁니다. 예~~전 NLB 스타일. 물론 수준은 넘사벽.
아무튼 이 팀은 1승을 목표로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프나틱과는 격차가 너무커서 힘들어보이고 카오스라틴게이밍의 바짓가락을 어떻게 잡아야할텐데 사실 쉽지 않아보입니다. 조별리그 마지막에 있을 수 있는 가비지게임을 제외하고는 승산이 없어보입니다.
Kaos Latin Gaming은 라틴아메리카 남부 CLS의 우승팀입니다. 예전 국제대회에서의 모습은 별로였으나, 라이벌 지역의 팀 Lyon Gaming이 보여준 선전을 생각해보면 이번엔 다르다를 시전할 수도 있어보입니다.
남아메리카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은 리옹이 속한 북아메리카보다 높다는게 일반적인 평입니다. 그러나 그 최강팀간의 전력을 비교했을 때는 Lyon보다는 약하다고 봅니다. 실제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 에서도 대표로 나간 Isurus Gaming이 1승5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MSI와 RR에서 많은 지역리그들의 성적이 바뀌었었음을 고려할 때 RR에서 준우승한 남아메리카도 무시할수는 없습니다.
북남미+브라질리그의 특징이 게임 평균시간이 길고 킬이 많이 난다는 점입니다. 이는 이 리그의 팀들이 경기를 끝낼 수 있을 때 끝내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프나틱과도 유사한 부분입니다. KT마이너버전인 프나틱의 마이너버전인 KLG.
결승전 4세트 밖에 안봐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원딜이 케이틀린을 매우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4 세트 중 3세트에서 케이틀린을 기용했습니다. 케이틀린 픽의 가치가 너프로 매우 떨어졌음을 고려해볼때 이는 KLG에게 아쉬운 요소일 것입니다.
결승전 4세트내내 미드는 갈리오나 탈리아류의 로밍 챔프를 잡았고 탑은 쉔을 선호했습니다. 프나틱 미드 caps가 오리아나나 신드라류의 라인전 이기는 챔프를 선호한다는 점을 빼놓고는 여러모로 프나틱과 유사한 점이 많아보입니다. (함정은 caps가 탈리야 아우솔도 잘함. 선호하지 않을뿐.) 프나틱과의 승부에서는 탑솔러의 쉔 활용과 KLG의 미드라이너가 Caps의 강한 라인전을 버텨내고 바텀에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분명 플레이인 스테이지 기준으로 매우 강하지만 매우 단단하다고 보기는 힘든 프나틱을 상대로 초반 바텀에서 이득을 가져간다면 한판정도는 이변도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이지 2승 2패를 예상합니다.
쓰다보니 졸려서 D조는 간단하게만 적겠습니다. 내일 일어나서 정신이 있으면 더 적어볼게요.
D조는 가장 예측이 힘든 팀입니다. 탑시드 팀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2,3시드팀들은 다른조보다 강하기 때문이죠.
HKE는 몇경기 안봤는데 봇이 괜찮았습니다. 다만 대만리그가 FW>기타팀에서 FW>>>기타팀이 되가고 있다는 것은 고려해야할듯. 서머때 대만 신흥강호 RG에 한자리 내주면서 스프링에 이어 연속 5위로 포스트시즌진출에 실패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선발전에서 강호 JTeam과 신흥강호 RG를 완파하며 대만 3시드를 받습니다. 1시드 4팀 중 최약체라고 평가합니다. 선발전기적을 일으켰던 팀들이 그리 좋은 성적을 낸 적은 없습니다. 16Splyce, 14나진 실드가 생각납니다. 원래라면 조 2위를 예상했겠으나.. 페네르바체에게 악재가 생긴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페네르바체에게는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수퍼매시브를 필두로한 터키리그가 와일드카드 수준에서는 매우 강한 편인데 그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6승0패를 기록하며 리그를 씹어먹었고 RR에서도 러시아를 상대로 7전전승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간간히 본 경기에서도 경기력이 꽤 좋아보였습니다. 한국인 미드 정글을 제외하고더라도 플레이가 괜찮았습니다. 때문에 저는 페네르바체의 조 1위 진출을 예상했었습니다.
그러나 악재가 생겼습니다. 정글러 무브가 비자문제로 롤드컵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페네르바체가 스프링 우승팀 수퍼매시브를 넘은 것이 무브의 합류 이후임을 고려해볼때 이는 타격이 꽤 클 것입니다. 무브는 UOL시절부터 초중반 개입능력보다는 운영과 한타에 강점이 있는 정글러였는데 대체자 크래쉬는 성장과 캐리에 장점이 있는 선수라서 페네르바체 팀과의 스타일도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프로즌을 제외한 나머지 3명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걱정이구요. 서로 맞춰볼 시간도 매우 촉박했습니다.
하지만 페네르바체 입장에서 행복회로를 돌려보자면 운영은 이미 무브에게 흡수해서 충분히 할 수 있고, 크래쉬가 초중반은 어쨌든 LCK에서도 통했을만큼 무브보다 더 능한데다(페네르바체의 퍼스트 블러드 능력은 팀 전력에 비해 굉장히 떨어집니다. 무브의 성향과도 연관이 있었을듯), 끊김과 쓰로잉이 잦은 크래쉬의 단점은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는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스벤스케런과 얀코스가 리그에선 씹어먹는 것과 같은이치) 라는 점이겠죠. 16서머 막판 크래쉬-프로즌 듀오는 LCK에서도 잘나갔었다는 점까지 고려해보면 지금의 페네르바체도 기대해볼만 한 것 같습니다. 또 정글러교체가 잦은 유럽이나 북미의 사례를 뒤돌아보면, 강팀은 정글하나 바뀌었다고 확 약해지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의외로 강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모탈스의 경우처럼요.(물론 이 경우는 쏭+충분한 시간이 있었음) 크래쉬와 나머지 3명의 호흡에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올 한해를 잘보낸 강팀 페네르바체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겠죠. 크래쉬가 얼마나 녹아드냐에 따라 조 1위나 2위를 예상합니다.
Rampage는 한국인 정글과 서폿을 둔 일본 팀입니다. MSI에서는 1승5패로 탈락. 리프트 라이벌스에서 기가바이트 마린즈를 상대로 2승 1패를 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JPL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가 멤버교체도 이뤄진 상태였고(MSI폼은 아니란 얘기), 램피지가 MSI에선 이겼던 다이어 울브즈에게도 패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강하다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 3위를 예상하지만 전력차가 A조나 C조만큼 크지는 않아 2라운드 진출이 불가능해보이지는 않습니다.
간단하게 적을랬는데 길어졌네용.ㅠ_ㅜ 투머치토커
롤드컵 CD조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