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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아는 카드게임입니다. 하스스톤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카드게임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페어리아만의 카드게임으로서는 꽤 특이한 요소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카드 게임 중에서 탑티어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걸 먼저 말씀드리는 게 낫겠네요.
- 스팀 무료 게임인데, 공식적으로 출시된 건 3월 8일입니다.
- 커뮤니티 글쓰기에 거의 관심이 없는 제가 처음 소개할 정도로 인지도가 바닥이라, 한국 플레이어들이 총 1000명은 될지 모르겠습니다.
- 한글화가 안 되어 있습니다. (진행중이라고 본 것도 같은데.. 사실 영어 자체는 중학교 영어수준이기는 합니다)
저는 거의 한 달 정도 플레이했는데, 혹시나 누가 소개글 써 주지 않으실까 기대해봤지만 그런 거 없었습니다. 현재 심각하게 듣보게임이라 대세게임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 기대로는 워낙 게임퀄리티가 좋아서 한글화만 된다면 1~2년 안에는 꽤 알려지고 하는 사람도 늘 것 같기는 한데.. 모르죠 뭐.
게임의 간략한 소개로는 카드게임 매니아로 알려진 gravekpr님의 스팀 평가글이 제일 적절합니다.
설명에도 나와 있지만 페어리아에서는 기존카드게임처럼 단순히 자원으로서의 지형이 아니라,
[실제 크리쳐들의 이동경로와 생성위치를 결정하는 요소로서의 지형]이 도입됨으로써 게임의 깊이와 선택지가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요소들이 하스스톤와 동일하다고 보셔도 되기 때문에 차이점에 대해서만 간단히 소개드릴게요.
기본적으로 페어리아에서는 지형이 깔리지 않은 공간은 바다로 취급되어서 유닛의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어느 경로로 진행해 나갈지를 결정하고 그 쪽으로 지형을 깔아야만 전진이 가능합니다. 전진의 목적은 당연히 상대방 명치(그림상에서 오브)를 치는 거겠죠..
이 지형깔기에서부터 선택이 강요되는 이유는 맵에서 보이는 파란색 구체 4개 때문인데,
[매 턴 시작마다 구체 옆에 유닛이 있으면 마나 1개씩을 수집합니다]. 카드 꺼낼 때 소비하는 그 마나 맞습니다. 매 턴 기본 지급되는 마나가 3이기 때문에, 내 진영의 구체 2개를 확보한다면 매턴 5마나가 무리없이 내가 확보할 수 있는 기본 마나라고 봐도 되겠네요.
마나 수집 차이만으로도 게임이 기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저 지형깔기에서부터 실력차이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지형까는 방향은 덱 성격과도 연관이 깊은데요, 저 그림에서 아래 진영 (플레이하는 사람) 쪽은 어그로덱으로 자기 진형 쪽 마나 수집은 버리고 적진으로 직진, 위 진영 (상대방) 쪽은 무난하게 한쪽 우물 확보하고 있네요. 저 우물이라는 존재 때문에 무난히 디펜스를 해내면 수비적인 컨트롤덱, 미드레인지덱이 더 많은 마나 수집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 지형깔기가 진짜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매더개 또는 판마 해보신 분들은 익숙하신 그 속성지형 때문인데요. 페어리아에서는 카드 또는 스펠을 꺼내기 위한 속성지형은 턴당 1개 깔 수 있지만, 별다른 기능이 없는 이동경로만 제공해주는 중립지형은 턴당
[2개]가 깔립니다. 지형선택에 따라 진행템포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나는데, 속성지형이 많이 깔릴수록 강력한 속성카드들이 빨리 나올 수 있지만 활동범위가 제한됩니다. 중립지형을 많이 깔수록 기동범위는 늘어나지만 속성지형을 많이 요구하는 카드가 나오는 시간이 늦어집니다.
위의 그림에서는 어그로덱은 중립지형만 연속 2턴 깔면서 엄청난 속도로 근접했네요. 속성지형이 하나도 없어서 카드는 하나도 안 꺼냈습니다. 상대방은 속성(숲)지형만 2번 깔면서 크리처 하나 꺼냈습니다. 숲 지형이 3개인 이유는 저 유닛 특성이 나오면서 숲 1개 더 까는 능력이 있어서.. 네 하스스톤 battlecry와 동일합니다 여기서는 gift라고 명칭만 다르고요.
상대방의 플레이는 너무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어그로덱은 3턴만에 상대방 우물 하나를 장악했습니다. 저 밝은 사막지형에서 러쉬유닛들이 깔리기 시작하고 명치방어전이 벌어지겠네요. 유닛싸움 하나없이 지형깔기만으로 3턴만에 판의 구도가 잡혀버렸습니다. 상대방이 중립지형으로 한번 정도 우물쪽 경로를 막았다면 명치방어전이 아니라 우물방어전이 됐을 수도 있었는데..
페어리아에서 또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마나를 턴마다 다 소비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남은 마나는 그대로 다음 턴으로 누적됩니다. 이런 사소한 특성 하나 때문에 위의 어그로덱은 마나를 세이브하면서 전진이 가능했습니다. 반대로 기존 하스스톤의 1234로 대표되는 빡빡한 마나사용이 강제되지 않아서, 마나 커브가 강제되는 경향이 매우 약합니다. 실제 플레이해보면 아시겠지만, 덱 짜는데에 있어서 유연성이 상당히 높은 느낌입니다.
지형깔기를 집중적으로 언급했는데, 사실 턴마다 꼭 지형을 깔지 않아도 됩니다. 그 대신
[턴마다 드로우, 또는 마나 +1 선택 또한 가능합니다]. 플레이어에게는 턴마다 또 하나의 선택지가 주어진 겁니다. 초중반이야 당연히 지형전개가 필수적이지만, 어느 정도 판이 깔리고 나면 추가적인 선택이 가능해져서 이후 전개는 상당히 유연해집니다. 그래서 드로우가 여전히 중요하기는 하지만, 드로우에 너무 목매여서 덱을 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위의 경우는 극단적인 어그로덱(하스스톤으로 치면 구 사냥꾼 어그로 정도)이고, 위의 그림같이 우물 하나씩만 잡아놓고 라인배틀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에 아래와 같은 카드들은 플레이어들의 머리를 쥐어뜯게 만듭니다.
Charge X: X칸만큼 직선이동 가능 (장기에서 車)
Aquatic: 물 지형만 이동 가능 (바다 포함)
Jump: 2칸 이동 가능 (체스의 knight)
Flying: 지형이 깔리지 않아도 이동 가능
여기에 지형, 유닛이동스펠까지 생각하면.. 절레절레..
보드판으로서의 지형과 저런 기동유닛들의 조합으로 인해 게임 진행 자체가 엄청나게 입체적인 느낌이 듭니다. 사실 페어리아에도 운빨카드들이 꽤나 존재하는데, 저 지형깔기와 유닛전개가 상당히 난해해서 결과적으로는 거의 기8운2 정도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솔로플레이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 묘수풀이에 해당하는 puzzle을 하면서 저절로 페어리아만의 특징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보상도 잘 주고요.. 생각보다 어려운 스테이지들도 꽤 있습니다만..
종족에 해당되는 속성이 4개가 있고, 다속성 덱이 있고, 뭐 이런 얘기도 하자면 꽤 많은데요.. 사실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페이지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저는 가장 특징적인 부분만 소개드리는 수준에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워낙 듣보게임이다 보니 커뮤니티 자체도 찾기 어려운데, 일단은 아래 2개만 참고해도 할만합니다.
https://tinyurl.com/lpjr2tk :
[갓무위키]. 현재 기준 최종수정일 3월 21일 ㅠ
https://tinyurl.com/kjyuzwn :
[페어리아 디씨 마이너 갤러리]; 놀랍게도 마이너갤치고 상당히 돌아가는 편이고 실질적으로 여기가 페어리아 관련 제일 활성화된 페이지인 듯 ㅠ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faeria&no=3315&page=1 : 위의 디씨 갤러리 공지글인데, 카드게임 매니아이신 gravekpr님이 정리하셔서 그런지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실 제 소개글은 필요없을 정도로 잘 되어 있습니다 ㅠ
솔직히 게임이 좀 매니악한 감도 있어서 대중적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TCG류 게임 좋아하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은 있어서 소개드렸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게임 시작하시려고 하는 분들은 추천인 필요하시면
http://blog.naver.com/gravekper/220977796790 참고하시고 euclidean으로 해주셔도 됩니다. 이 부분은 광고로 간주된다면 운영진께서 직접 지워주셔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