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기에 클로얄 글이 자주 올라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게임을 시작하면서 정해둔 저만의 소소한 목표인 4000점을 달성해서 이렇게 몇자 적어봅니다.

클래시로얄이 출시한지는 이미 1주년이 되었는데, 저는 폰게임을 원래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딱히 하는 게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부서변경으로 외근시간이 많아지면서 차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엄청 많아졌는데, 그 시간을 때우자는 적당한(?) 핑계거리가 생긴지라 작년 12월쯤부터 모바일게임을 하나쯤 해볼까 해서 클로얄을 시작한지 3달쯤이 되었네요.

앞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과금유저입니다...크크; 그래서 아쉽게도 무과금으로 4000 가는법 이런건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ㅠㅠ 그렇다고 과금이라서 돈을 마구마구 들이붓는 타입은 아니고 정말 가성비가 괜찮으면 사는 편입니다. 클래시로얄 같은 경우는 아레나팩 + 특가상품만 구매했네요. 가끔 상점에 나오는 전설이 마음에 들면 쟁여둔 젬으로 열심히 그랜드도전으로 골드를 모았고요.

대망의 4천점을 찍은 덱을 공유하자면 이겁니다:


기본적으로 덱 구성은 한동안 유행했던 볼무빙덱에서, 패치로 효율이 급 좋아진 독마법을 얼음 대신 넣은 덱입니다. 무덤덱을 쓰게된 계기는 다름이 아니라 호그덱을 쓰다가 볼러 + 무덤에 영혼까지 털리고 있었는데, 때마침 상점에 무덤이 떴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좋아보이는거 내가 직접 써보자! 싶어서 한장을 사고 무덤덱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무덤이 정말 좋은 카드라고 느낀게, 별 적응기 없이 쉽게 3500점을 찍었습니다. 올라갈수록 사람들이 대처를 잘하긴 하지만, 확실히 실수 한번만 잘노리면 한방이 엄청 강력하더군요. 역전승도 심심찮게 하게 되고요.

처음에는 기사랑 도끼맨으로 방어하고, 역습할때 무덤 빙결으로 가는 무덤덱으로 재미를 봤는데, 트로피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빙결은 타워 못날리면 역습을 쳐맞고 멸망하는 빈도가 많다는걸 알게 되어서 빙결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독마법이 상향되어서 독으로 바꿨는데, 빙결이 없으니 기사로는 무덤 들어갈때 탱킹용으로는 부족한듯 해서 자이언트로 바꾸고, 자이로는 기사처럼 효율적인 엘바 방어가 불가능해서 엘바 방어를 위해 볼러를 넣었습니다. 대신 라바같은 공중덱에 좀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토네이도가 있어서 운영만 잘 하면 할만 하더군요.

그렇게 이 새 덱에 적응한지 1달쯤인 어제 드디어 4천점을 찍었습니다. 박제해두고 드래프트상자 먹고싶은데 그러자니 시즌종료가 너무 많이 남았네요....ㅠㅠ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구간별로 느낀 점을 몇가지 적어보자면:

0~2000 구간: 유닛상성만 잘 이해해도 무난하게 돌파 가능합니다. 카드 레벨도 클랜상자가 생기고 2000점 도달 가능한 수준은 비교적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00~2500 구간: 슬슬 카드레벨의 벽이 실감되는 구간입니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에픽카드 4렙과 전설카드 2렙에 멘탈이 자주 박살나는 구간이기도 하죠. 출현하는 덱이 비교적 다양하고 상대방의 덱 밸런스들도 썩 최적화되지는 않은 모습이라 사람들이 추천하는 좋은 덱 하나 골라서 상황별 상성유닛으로 수비하는 법만 익히면 돌파 가능하긴 합니다.

2500~3000 구간: 어그로관리와 스펠이 정말 중요해지는 구간입니다. 자신과 상대방의 스펠 유무를 조금씩 더 신경쓰게 됩니다. 유닛 상성 하나만 믿고 수비하는 게 그동한 익숙했지만 스펠로 정리당하는걸 몇번 겪고 서서히 정신차리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엘바/호그 + 감전/통나무가 진짜 잘먹히는 구간입니다... 정직한 수비에 정직한 스펠 대응으로 타워 하나가 금세 정리되는 마법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건물 어그로를 이용한 호그/자이 수비도 다들 곧잘 하게 됩니다.

3000~3500 구간: 여기서부터는 전설카드가 상점에서 뜨기때문에, 별의별 카드들과 덱조합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덩달아 수비 난이도가 엄청 올라갑니다. 자신의 덱 약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이 게임이 공격하는 게임이 아니라 수비하는 게임이라는 걸 깨닫게 됨과 동시에 비기는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엘릭서 소모에 대한 개념이 좀 더 정립되고, 깔끔하게 막기보단 좀 얻어맞더라도 싸게 막는게 좋다는걸 깨닫게 됩니다. 코스트가 (특히 스펠이) 낭비된걸 보이는 순간 게임이 바로 터져나가기 시작하는 구간입니다.

3500~4000 구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로자 밭입니다... 심심찮게 보이는 12~13렙 로자들을 상대하다보면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싶으면서도 매일마다 클랜요청에 뜨는 로자들만 보면 "어... 정말 좋나? 나도 써볼까?" 하며 혹 하게 됩니다. 클랜내 유저순위를 보니 1위인 유저분이 13렙 로자덱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모두 로자 게이...머 가 되는건가 싶다가, 굴하지 않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다 보면 어느새 로자밭을 뚫어내는 자신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하면서 느낀건, 게임중에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알아낼때마다 점수가 오른다는 느낌을 늘 받습니다. 토네이도로 킹타워 열기 마스터하고 한 200~300점 올렸고, 일법 & 감전으로 타켓팅 리셋 익히고 한 200~300점 올렸고, 결정적으로 4천 찍기 직전에는 한쪽라인 수비하고 공격은 반대라인으로 가는 유닛 위치를 몇군대 개발해서 또 한 200점을 올렸네요. 그리고 중간중간에 몇번 다른 덱으로 외도도 해 봤습니다. 해보니까 그 덱들의 약점이 체감되고 그걸 또 원래 덱에서 이용해먹게 되더군요. 덱 바꿀때 트로피는 좀 떨어지겠지만 그걸 두려워하지 않으면 다음에 원래 덱으로 올라갈때 더 높이 올라가게 되더라고요.

이렇듯이 클래시로얄은 참 고민을 많이 해봐야하는 게임 같습니다. 지금은 내가 처음 할때와 같은 게임을 하고있는게 맞나 싶을 정도네요. 크크; 그리고 무과금으로 4천 오신 분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저는 인내심이 없어서 카드렙 노가다 하다가 접었을 것 같네요...흐흐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새 메타에 대해 짧게나마 평가하자면 빅덱들이 많이 죽은것 같습니다. 호그 순환이나 기타 짤짤이덱들이 다시 판을 치고 있네요. 스펠 유도형 짤짤이덱들이 고블린갱의 등장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더군요. 그래서 요새 누가 덱 추천해달라고 하면 일단 고블린통 고블린갱 해골군대 넣고 입맛에 맞는 스펠, 건물 하나랑 딜탱 (기사, 호그 등)몇개 넣으라고 합니다. 상대방 스펠 남발하다 고블린 시리즈 막을거 없어지면 스펠 대신 별의별 이모티콘을 날려주더랍니다...

암튼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목표는 그랜드 12승으로 잡고 있습니다! 9~10승에서 랭커유저들 만나고 계속 막혀서 쉽지가 않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