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버워치 인기 방송을 보다보면 핵 유저들을 꽤나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으로 핵 유저를 본건 MIG Arhan님 방송이었습니다.
당시 트위치인가 아프리카에서 시청자 숫자가 2000명 넘는 방송이었죠.

핵 유저 3인큐가 들어오더니 라인하르트, 바스티온, 맥크리를 고르고,
바스와 맥크리가 미친 에임을 보여주면서 경기 시작 1분도 안되서 '얘네들 핵이네' 라는걸
같은 팀과 상대팀 모두 눈치챌 수 있게 해줬습니다.
라인은 게임내내 바스를 가리는 역할이더군요.

그때는 이렇게 생각했죠.
'하필 핵쓰는 놈들이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보는 방송에 같이 큐가 걸리다니,
얘네들은 100% 정지먹겠다. 핵을 너무 티나게 쓰네 쯧쯧' 라는거였죠.

바스티온이 POTG를 먹었는데 라인하르트에 가려져서 아예 시야가 아무것도 안보였는데,
에임이 순간이동을 팍팍 하면서 다 때려잡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웃긴건 이 핵쟁이들이 실력이 완전 형편없었습니다.
에임 좋은거 빼고는 너무 게임을 못해서 핵쓰는데도 게임을 집니다.

워낙 티가 나는 조잡한 수준의 핵이었고, 핵쟁이들이 티나게 3인큐를 돌렸기 때문에,
'블리자드라면' 이 방송 하나만으로도 얘네들 3인은 100% 정지먹겠구나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POTG가 나왔던 바스티온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그 뒤로 2주 이상 계속 핵을 쓰면서 게임을 했지만 정지를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 지금도 정지를 먹지 않았을겁니다.


이상한 것은 그 뒤의 일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이 많이 보는 방송 - 명훈, 류제홍, 러너 등등 - 에서
유독 핵 유저들이 같이 큐가 많이 잡힙니다.

명훈님이 4인큐를 돌리는데, 상대팀에 핵 4인큐가 들어옵니다.
류제홍님이 2인큐를 돌리는데, 같은 팀이나 상대팀에 핵 2~3인큐가 들어옵니다.
처음에 아르한님도 2인큐였는데, 같은 팀에 핵 3인큐가 들어왔던 거죠.

이제는 큐만 잡혀도 사람들이 '얘네들 핵이다' 라는 것을 모두가 알 정도로,
핵쟁이들의 아이디를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얘네들이 정지가 안되고 있습니다.

이때쯤 되니까 슬슬 눈치를 챌 수가 있었습니다.
'재수가 없어서' 유명 방송에 같이 큐가 잡혀서 핵인걸 들키고 정지당한게 아니라,
'일부러' 핵 유저들이 사람 많이 보는 방송을 저격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죠.


지금 방송되고 있는 인벤의 오버워치 사관학교 준바님 편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핵 유저들이 방송을 저격했습니다. 물론 실력은 완전 형편없어서 준바님이 손쉽게 발라버렸습니다.
하지만, 인벤측은 이런 핵 유저의 저격때문에 방송 도중에 사용자 지정게임으로 바꿔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인들로만 12인을 채워서 스크림 형식으로 방송을 했죠.

경쟁전을 돌리던, 빠대를 돌리던, 솔큐를 하던, 3인큐를 하던, 6인큐를 하던,
핵 유저들이 이걸 다 조건을 맞춰서 저격을 할 것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일겁니다.

핵 유저들에게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평소에는 거의 핵 유저들이 6인큐를 많이 돌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송을 하는 사람들을 저격하기 위해 2~3인큐를 돌리고 있는거였죠.


방송을 저격하는 이유는 단 하나, '핵 판매 홍보' 때문일겁니다.
유명한 방송에 같이 걸려도 게임 도중에 아무리 머리가 휙휙 돌아가도 정지가 안 당한다
라는게 방송을 통해 증명이 되었거든요.
너무 티나게 핵을 써서 머리가 360도로 순식간에 돌아가던 그 맥크리가 정지를 안 당했거든요.
그리고, 핵 바스티온이 정지를 당했는데, 그 바스티온과 같이 큐를 돌렸고, 바스티온만 가리고 있던 라인하르트도 정지를 안 당했습니다.

이건 핵 판매자들에게는 홍보 성공이나 다름없습니다.
완전 티나는 핵인데도 블리자드가 정지를 안 시킨다 + 핵 유저와 다인큐는 아무런 제재가 없다.

IP우회로 만든 미국 계정 (이메일 인증이면 생성 가능) + PC방 무료가 결합되면서 이게 심각해집니다.
핵을 쓰는 '버리는' 계정을 하나 만들어서 이걸로 핵을 쓰고,
핵 계정과 다인큐를 하면 점수를 쉽게 올릴 수가 있게 되는거죠.
일단 정지도 잘 안당하는데다가, 정지당해봐야 버리는 계정이라 별로 타격도 없고, 같이 돌린 다인큐는 정지랑 상관도 없고 말이죠.


심지어 이 핵 판매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며칠전 다음팟에서 에임핵 방송이라고 대놓고 제목에 쓰고,
게임내내 아주 티나게 핵을 쓰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실시간 정지' 라는 형태로 나타나면서 정의 구현이다 뭐다 말들을 했지만,
이 방송이야말로 핵 판매자들이 원했던 홍보 효과를 제대로 냈을 것입니다.

왜냐면 그 방송에서 핵을 6인큐를 돌리면서 6명이 거의 다 핵을 썼는데,
정지 당한건 방송한 그 한 계정 뿐이었습니다.
나머지 5계정이 아무런 문제없이 그 뒤로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는 제보가 나오면서,
블리자드의 핵을 검출하는 능력이 형편없다는 것이 알려진 셈이죠.
'실시간 정지'보다도 같이 큐돌린 5명의 핵 유저가 멀쩡하다는 사실이 더 심각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러니까 아르한님 방송에 나왔던 그 핵 3인 중에 2인이 그 뒤로 몇주동안 핵을 계속 써도 정지를 안당했구나 하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여러 방송에 노출되었고, 핵 유저로 확실하다고 입을 모아서 얘기하는 사람들 + 핵 유저와 같이 다인큐로 게임한 사람들의 명단입니다.

MangGame,
정은지,
폭렬의화염술사,
포카칩,
Makina,
여단장,
뉴코드001,
도현짱짱123,
루시우,
새부 (다음팟 방송 중 실시간 정지),
번듯한바지,
Aimbot,
Reknox,
Sakura,
한조,
KOR,
LIOS

이 중에서 일부는 이미 정지를 당했거나, 아니면 그냥 게임을 안하고 있는 중일수도 있습니다.
일단 최상위권 방송에 노출된 사람들만 해도 이정도입니다.
여기 쓴 것보다 점수대 아래로 내려가면 핵 유저가 훨씬 더 많을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블리자드의 핵 대처에 대해서 막연히 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기 방송에 노출된 핵 유저들조차 오랜 기간동안 정지가 안되고 있는 이 상황이
사람들에게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블리자드 게임들에서 과연 핵을 잘 막았었나..? 돌이켜생각해보면.. 글쎄요...
WOW 서버들의 경제를 다 망쳐놓았던 중국 짱깨 두더지들을 몇년동안 안 잡았는데...
스타크래프트에서 원순철님의 w런처가 왜 나왔었나만 생각해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