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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12 06:23:37
Name 라뉘
File #1 kiu23_2.jpg (12.5 KB), Download : 22
Subject 주인공


어린 시절에 커다란 즐거움은 비디오를 빌려보는거 였었습니다.
특히 "후뢰시맨" 같은걸 한번 빌리면 꼭 2~3번은 본 다음에야 갖다 주곤 했죠.

"누가 착한편이고 누가 나쁜편이야? "

보통 멋지고 잘생긴 사람은 착한편이고 반대로 못생기고 바보같은 사람이 나쁜편이었죠.
그래서 그 시절만큼은 어떤것이 선이고 어떤것이 악인지 구분하는게 어렵지 않았나 봐요.
항상 착한편은 승리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나이가 들고 세상을 알아가면서 이제는 그런 유치한 질문은 이제 안합니다.
그냥 투덜거리고 나오는 욕만 뱉어낼 뿐이죠.

그때 보다 아는것도 훨씬 많아졌는데 ..
이제는 그 어렵던 꼬부랑 글씨도 읽을줄 아는데 ..

왜 착한편과 나쁜편도 구분못하게 된걸까요.
세상은 이미 악당들에게 점령 당한걸까요?

아무리 봐도 악당인거 같은데 왜 항상 이기는거죠?

아니...
어린시절 날 들뜨게 하던 주인공들은 어디로 가버리고 악당만 남은걸까요. . . .




━━━━━━━━━━━━━━━━━━━━━━━━━━━━━━━━━━━━━━━━

요즘에 보이는건 나쁜놈들 뿐이지 착한놈은 찾아보기가 너무나도 힘드네요.

대통령도 나쁜놈이라고 하고, 서울시장은 죽일놈이라고 하고 ..
생각해 보니 안 죽일놈이 하나도 없네요.

부시도 나쁜놈이고 테러리스트도 나쁜놈이고 전쟁을 일으킨 양키도 나쁜놈이고 쪽바리은 그냥  나쁜놈이고 역사는 자기 마음대로 바꾸는 떼놈도 나쁜놈들이고..

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요?
언제부터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것들이 악으로 가득차고 온통 나쁜놈 천지가 되어버린걸까요?

아니.. 변한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 하나 변한게 있다면 바로 "주인공"이 변한거 뿐이죠.

다른것을 사랑하고 지키기위해 악과 맞서 싸우던 "주인공"이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현실이란 이름의 비겁함으로 걸어가 버렸기 때문이죠.
언제까지나  정의만을  외칠수 없다고 변명하며 주인공은 점점 나쁜놈으로 변했으니까요.

아직도 비가 참 많이 내리네요.
비가 오는 날에는 모든것들이 그리워진다죠.
지금 정말로 그리운것은 어린 시절 보았던 멋진 "주인공" 입니다.
.. 조금 더 솔직히는 예전의 주인공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세상이 아름답다고 굳게 믿던 그 주인공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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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시
04/07/12 06:36
수정 아이콘
전 가끔 유치해져본답니다. 식상한거 어려운거 다 때려치우고, 옛날에 했던 행동 말투 장난 놀이 등등... 재밌어요. 유치해져보아요^^*;;;
마젤란 Fund
04/07/12 09:39
수정 아이콘
중학교때 사회시간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우리나라 아이들,젊은 이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잘못되었다.
모든것을 즉각적으로 좋은편 ,나쁜편,즉 착한놈-우리편,나쁜넘-남의편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바라볼려고 한다.
따라서 이런한 시각을 교정시켜줄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들은게 생각나네요.(절대 태클거는거 아닙니다.괜히 오해하지 말아 주십시요)
만화나 각종 드라마같은 언론매체때문일까요?암튼 맞는 말씀인거 같습니다.그때가 80년 초중반이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가요?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아주 특수한 소위 말하는 인간쓰레기류의 인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선하다고 봅니다.다만 현실에 부대끼며 살다보니 현실이라는 제약속에 갖혀서 한번씩들 의사결정에 있어 최선의 결정을 못하는 경우가 있겠죠.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기엔 그러한 결정이 아쉽거나 공감을 못하는 불충해 보일수도 있겠지만 당사자입장에선 그럴수밖에 없는 의사결정일때도 많겠죠.
고등학교에 가니깐 윤리시간에 선생님께서 "역지사지"라는 말을 칠판에 쓴후 한시간동안 이것에 대해 말씀하신게 또한 쓰다보니 생각나네요
나쁜넘이라고 바라보기 전에 한번쯤 그사람이 처해 있었던 현실,상황을 고려해 본 후 판단하는게 정도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공허한 욕심,욕망이 판단을 흐리게 하겠죠.이런생각도 드네요
아바이
04/07/12 09:57
수정 아이콘
잘생기고 멋진 사람이 꼭 착한놈은 아니라는걸 알았기 때문이겠죠^^
대통령이나 서울시장님이나 어떤무리에서 보기엔 나쁜놈일지 몰라도 어떤무리에서 보기엔 착하기만 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저 다수가 나쁜놈이라고 하고 있다는것 뿐이죠...
후에 역사는 지금 나쁜놈이라 하는 사람들은 영웅으로 평가할지도 모르는 겁니다.
분명한건 나쁜놈이 많아진것보다 자꾸만 삐딱하게만 보아가는 저의 시선만이 나쁜놈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제이디
04/07/12 10:08
수정 아이콘
전 이런글이 정말 좋습니다ㅠㅜ 오랜만에 가슴이 후련해 지는것 같군요
04/07/12 10:41
수정 아이콘
흠, 사실 그놈(?)들은 나쁜 놈들이 아니고, 이용해먹어서 우리 나라가 발존해야 하는 그런 존재들이지요..(?)
04/07/12 12:08
수정 아이콘
사진은 가면라이더 아닙니까 ? 가면라이더 슈퍼원~~ 중학교 다닐때 보던 기억이 나는데, 글쎄 주인공들이 당시 슈퍼카로 통하던 '부리사'를 타고 다녔습니다. 국내에선 Pony 택시 이전에 부리사 택시가 아주 많았었죠. 부리사 -> Pony -> 제미니 -> Pony2 -> Stella..

70년대말인가 80년대 초반 즈음에 봤던 만화가 생각나는데, 주인공은 5명의 전사이고 각각 작은 로봇(자동차, 헬리콥터 등)을 조종하다가 마지막 순간에는 꼭 합체를 해서 피니쉬를 하죠. 근데 그 만화의 마지막 회가 압권이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따로 싸우면서 악당을 죽음의 궁지까지 몰아놓고 잘 나가다가 합체를 하고 나서 신나게 얻어맞고 결국 주인공이 전멸 당하죠. 그러면서 악당이 이기는 보기드문 결말이었습니다. :) 제목이 생각이 안나니 답답하군요.
꾹참고한방
04/07/12 12:49
수정 아이콘
후레쉬맨 아닌가요? 저 빨간 옷 입은 친구가 진 이었던걸로 기억나는데요 ^^;

라뉘님 매번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04/07/12 13:55
수정 아이콘
헷갈릴때는 Flashman이라고 하면 땡
Tormento
04/07/12 15:01
수정 아이콘
예전의 주인공이나 지금의 변해버린 주인공도 결국은 주인공인 걸요.
세상은 자신이 만들어갑니다.
민아`열심이
04/07/12 16:58
수정 아이콘
저도정말이런글이좋습니다^^
어린시절 .... 후레쉬맨에싹빠졌던때가생각나네요 ...
그땐진짜아무생각도없이 ...........
아 .... 왜 이렇게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 후회막심입니다 ..
안전제일
04/07/12 18:44
수정 아이콘
특촬물에 빠져본 기억이 없었던지라.....(왜 그랬는지.)
늘 만화에 나오는 악역은 말이 왜저렇게 많을까...혹은 저렇게 매주 한대씩 새로운 로봇만들돈으로 한번에 공격하면 좋을텐데..혹은 그냥 쏴죽이면 안돼나...하는 의문을 가졌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뭐...지금은 그런것도 악역만의 로망!이라고 생각합니다만.으하하하!
수다쟁이가 아닌 악역들..상상되십니까? 너무 어색하잖아요!


세상에 필요한건...주인공이었다가 더이상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절망보다는 담담한 받아들임..말이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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