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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09 18:40:05
Name xkaldi
Subject 최근 Nada의 하락세에 관하여...
어제 서지훈 선수가 10번의 패배 끝에 이윤열 선수를 이겼습니다. 그리고 이윤열 선수는 MSL 결승전 이후 계속되는 하락세를 보여주었지요.
최연성 선수가 말했던 '그 자리를 흔들고 싶다' 던 멘트는 현실이 되었고, 그 자리는 뿌리채 흔들리는 것 같이 보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이윤열선수만 넘어서면 최강의 자리가 보이는 서지훈 선수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임요환 선수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최근 이윤열 선수의 하락세의 주된 원인은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듯, '자신감 상실'을 겁니다. 분명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일까요?
그의 최근 슬럼프는 약점이 파악되었거나 그가 잦은 실수를 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과거 프리미어 때의 13연승 달릴때보다 연습상대가 부족해서도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지금 이윤열 선수 앞에는 거대한 벽이 버티고 있습니다.
한 때 스타의 지존, 궁극의 테란이라고 불렸던 그가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을 당시 그를 이길 수 있는 게이머는 없을 것 같았죠. 그 후 몇몇의 패배가 있었음에도 이윤열 선수가 최고일 수 있었던 것은 그 패배가 대부분 플레이 중의 실수나, 상대의 필살기성 전략에 휘말렸기 때문에 제대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던 것들이 많았습니다.
요컨대, 그와 제대로 붙어서는 이길 수 없다는 이미지가 건재했다는 것이죠. 이것은 그를 지켜보는 팬들 뿐 아니라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심지어는 그 자신조차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이윤열 선수만의 힘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연성 선수가 나타났습니다.
이윤열 선수에게 최연성이란 존재가 벽이 되기 시작한 시점은 대략 KTF에버컵 프로리그 신개마고원에서의 경기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경기에서 이윤열 선수는 정말로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력이 완벽하게 괴멸당하며 본진이 초토화되고, 엄청난 능력을 발휘해 5시에서 부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약점을 내보이지 않은 최연성 선수의 플레이에 GG를 치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그 경기에서 이윤열 선수가 [매우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졌다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이윤열은 매우가 아니라 꽤 잘 했어도 지지 않는 선수였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만약 자신의 실수로 졌다면, 실수를 보완하면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재수없게 빌드가 엇갈려서 빌드싸움에서 졌다면, 다음에는 이길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윤열 선수는 거의 잘못한 점이 없는대도 져 버렸죠. 이러한 전개는 MSL결승전에서도 나타납니다.
자, 그럼... 이윤열 선수가 최연성 선수를 이기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아무도 이에 대해 단언할 수 없습니다. 이윤열 선수가 고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최연성 선수의 약점은 무엇인지...현재 '이렇게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점이 가장 문제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서지훈 선수VS이윤열 선수의 기존 10경기에서도 나타납니다.
두 선수가 맞붙었을 때, 서지훈 선수가 중요한 실수를 했거나, 이윤열 선수가 운이 엄청 따라서(대박 마인이라던지...) 진게 아니란 말입니다. 때문에 서지훈 선수는 다음 번엔 조금더 열심히 연습하는 것 밖에 할 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졌죠. 하지만 여전히 뭘해야 이길 수 있는지 모릅니다. 어제 서지훈 선수가 이겼지만 아마 아직도 서지훈 선수는 어떻게 해야 이윤열 선수를 이길 수 있는지 알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이 쯤에서 임요환 선수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지요. 임요환 선수의 안티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치즈 챔피언"이기 때문입니다. 치즈 챔피언이란 치즈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즉 약점이 많은 챔피언을 말합니다. 임요환 선수는 누구에게나 뻔히 보이는 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약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약점이랄만한게 거의 없다고 평가되는 이윤열 선수와 대등한, 혹은 그 이상으로 대접받고 인기도 많습니다.
그러나 약점이 뻔히 드러나있기 때문에...팬들도 알고 그 자신도 알고 있기 때문에...온겜넷에서 재차 우승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임요환 선수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알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고 있다면 남은 것은 자신의 노력과 대회에서의 운 뿐입니다.

약점이 있다는 것은 더 강해질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임요환 선수에게는 그 많은 약점을 가지고도 이윤열 선수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는 최고의 프로게이머 중 한명입니다.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욱 강화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강이 되는 정도(正道)가 아닐까요?

이윤열 선수는 아직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지 못한 듯 합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하는 것, 그것이 첫번째 과제이고, 그에 대해 어떻게 해 나아갈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이윤열이 다시 이윤열 Ver2.0으로 거듭나는 방법일 것입니다.

P.S : 넘어야 할 벽이 있다는 것은 기뻐할만한 일이다.
P.S2 : 시련이 그대를 더욱 강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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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뿌니사과
04/07/09 18:45
수정 아이콘
흠.. 꼭 이윤열 선수에게가 아니더라도 많은 시사점을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안전제일
04/07/09 18:5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한동안 넘쳐나는 나다 관련글에 조금 뻗어 있었는데...
자칫했으면 놓쳤을뻔했군요. 잘 읽었습니다.^_^
04/07/09 18:51
수정 아이콘
언제나 가장 큰 적은 자기자신이죠..
이윤열 선수.. 제가 알기론 최근 10전이 3승7패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자기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나서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길 바랍니다~
젤로스or제로스
04/07/09 19:20
수정 아이콘
멋진글입니다..
언제가는 이윤열선수에게 올꺼라 생각되었던 슬러프라면 슬럼프지요.
이걸 극복해야 더 나가가지않을까요
나다 화이팅 ^^
honeyspirit
04/07/09 19:44
수정 아이콘
최근 읽은 나다와 박서 관련 글 중 제일 탁월한 것 같습니다.
무적이 아님을 자각한 나다.
치즈챔피언 박서.
그러나 분명 절대무적이란 개념에 가장 근접했었던 이들의 다음 행보는?




요즘처럼 팬들이 나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무 잘 해서 질려 하는 이들이 참 많았는데.....
저 어리고 앳된 소년, 인터뷰도 제대로 못하는 미숙한 소년에게 그동안 최강이라는 짐은 우리 상상 이상으로 무거웠을 겁니다.
나다가 조금은 더 홀가분한 상태에서 초심으로 돌아가길, 최강자의 자존심은 올곧게 살리고 부담은 털어버리길, 그리고 이러한 팬들의 걱정과 격려를 맘껏 즐기길 바랍니다.

아참, itv 랭킹전 지난 vod를 최근에 봤는데 최연성선수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보다도, 누가 최연성을 물리칠 수 있는지가 사회자들의 관심거리더군요. 허나 머슴도 인간이니 지금 나다에게 쏟아지는 이런 격려 받을 날이 언젠가 한번은 올 겁니다. (벌써 쥴라이에게 연패하면서 아주 작은 균열은 시작됐죠)

만신창이 챔피언 박서는 이제 곧 부활할 겁니다.
나다도, 우브도..... 한번 제대로 깨져본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돌아올 겁니다.
이들 모두의 화이팅과 절대궁극의 명승부를 기대합니다^^
김선춘
04/07/09 20:2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저도 나다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요즘 무너지는 그의 모습이 무척 안타깝네요..
METALLICA
04/07/09 20:26
수정 아이콘
깨달음을 얻은 나다....그 나다를 빨리 보고 싶군요.
♧테디☆~
04/07/09 20:51
수정 아이콘
이윤열선수 너무 완벽하기에 어느것이 잘못된지 모르기에 한번 하락세를 타면 심하게 탈거 갔습니다.
Reminiscence
04/07/09 22:5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윤열선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듀얼과 메이저마이너결정전에서 깨달음을 얻은 모습을 보여 줄 거라고 믿습니다.
가격인하대
04/07/10 00:17
수정 아이콘
약점을 찾기 힘들다..그런데 하락세이다..그 약점을 찾아야 다시 상승세를 탈수있다..참 어려워 보이네요..하지만 나다 이기에 해내라 믿습니다!! 이윤열선수 화이팅이에요!!
04/07/10 04:49
수정 아이콘
친구와의 대화입니다.

"야 이윤열이 서지훈한테 졌어... "
"야 슬럼프긴 슬럼프인가부다"

이 말에 발끈해서는 -_-;
"지금까지 그 전적이 이상한 거지 졌다고 해서 슬럼프인 건 아니지. 하지만 사람들은 분명히 젤로스에게 진 나다를 두고 슬럼프가 분명하다고 못을 박겠지. "
" ......."
-_-
" 하지만 이윤열이 슬럼프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 요즘 최근전적이 3승 7패야."
" 히야~ 장난 아니네~"
친구를 한번 째려봤더니 아무 말 하지 않더군요;;
" 하지만 언젠가는 올 날이 요즘 시기에 왔다는 건 아무래도 께름칙한거지뭐... "

이윤열선수의 약점이라.
자신도 모르는 것을 남인 제가 알 리도 없겠지만 중요한 건 나다의 마음가짐이라는 거죠. 예전에는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그의 그 기본이 심한 플레이도 다 그의 마음가짐과 연관된 게 아닌가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린 메딕 따로놀기 신공은 -_-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누군가의 등을 보며 달릴 때와 자신이 스스로 앞장서 나가야 할 때.
목표의식을 남으로부터가 아니라 자기스스로 만들어내어야하는 것은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인간이란 존재가 그렇게 강인하고 생각만큼 쉽게 움직여지는 존재도 아니죠.

그랜드슬램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달성한 나다.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단지 성적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완성해가는 것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힘들겠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나다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04/07/10 12:38
수정 아이콘
서지훈 선수에게 칭찬해줄말은 지금 자기가 해야할것을 계속 준비해왔다는것입니다 .. 이것은 곳 나다에게 하나의 교훈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멀 해야할지를 모르기보다는 더쉬운길은 찾는것이아닌가 .. 지금도 밤을 새며 내일의 임요환 강민 .이윤열을 꿈꾸는 선수들이 있을겁니다 .. 그리고 이윤열=천재 이것 정말 너무좋지않다고 봅니다 .. 제가 생각하는 천재란 가진능력에 발전성까지갖춘 완성형 천재를 꼽고 싶습니다 .. 이제껏 피고 진 프로게이머 중에 소질만을 따져서 천재같았던 선수들은 적지만은 않았으리라 봅니다 .. 끝없는 노력이 따르 지 않는다면 결국은 밀려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부분에서 지금 나다에게 투신 박성준 선수의 연습실 고대로 옴겨가기(;;) 능력을 익혀보길 권합니다 .엠게임 이던 온게임이던 박성준 선수의 선수석은 나른하게 가라 앉아 있습니다 ..흡사 연습실에서 일상으로 하는연습을 하는듯한 모습입니다.... 상대를준비하지만 자기자신또한 준비가 필요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그모든 것을 다해서 정말 글쓰신분말씀 과 같이 ver.2.0 이 된다면 또한단계 프로 게임 계가 성숙되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 노력은 혼자 하는것도 좋지만 다같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 sg패밀리 감독이하 스텝진에게 노력을 당부드립니다 ..
꽃단장메딕
04/07/11 20:01
수정 아이콘
오랫만에 만난 친구한테 이윤열선수의 팬이라고 했더니,
자기는 최연성선수의 팬이라고 하더군요.

"이윤열 이번에 떨어졌던데..."
"최연성도 떨어졌어"

"최연성이 뭐가 좋아?"
"물량...."

"윤열이가 물량 뽑아낼 때는 다들 재미없다고 하더니..."
"연성이 물량은 이윤열이랑 비교가 안되잖아"

이후엔 대화가 아닌 전쟁이였죠.

이윤열이 절대 물량일 때는 전략적인 경기가 재미있다고 하더니,
이윤열이 전략적인 경기를 보여주니까 절대 물량이 멋있다고 하더라...

그동안 쌓아두었던 윤바 특유의 불평, 불만을 잔뜩 늘어놓았더니
그 친구는 제게 gg를 선언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버리더군요.

그가 요즘 불안한 모습이 아니였다면 웃어 넘길 수 있었을텐데...
나다의 부진에 부쩍 예민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저 팬일 뿐인 제 마음이 이런데, 본인은 더 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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