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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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08 04:59:07
Name skzl
Subject 게시판 삭제 규정의 명문화
사실 제가 pgr을 찾아오는 이유는 두말할 나위 없이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시판 그간 적지 않게 게시판 논쟁을 경험해본 제게 있어 pgr의 토론 문화는 꽤나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익명 게시판은 아주 혼란스러운 곳 밖에 없었습니다. 소위 네티즌이라는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곳은 기분 나쁜 일에 시비나 걸 줄 아는 신경전이 대부분이었지요. 게시판 혼란을 방지하는 방법은 대부분 실명게시판을 활용하는 것 정도 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곳 pgr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동의 아래에 '삭제'의 원칙이 허용되는 곳이었습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예의를 중시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욕설과 인신공격으로 점철된 다른 사이트 보다는 훨씬 양호한 것 같았습니다. (동의에 의해) 특정 부분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가 오히려 게시판 유지에 더욱 유용하다는 것.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pgr사이트에서 발생했던 토론을 관심있게 지켜보았습니다. 물론 그 사건은 (pgr에서는 언급 자체를 꺼리는 듯 하지만) KTF 사건이었지요. 제가 기억하기론 선수 훈련 과정에서 구타의 정당성 여부와, 구타 사건의 진위 여부가 논쟁의 핵심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쪽글 답변이 400개가 넘어 간 걸로 알고 있었는데, 상당히 지루한 논쟁이었지요..

논쟁이 진행되면서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KTF에 문제제기를 하셨더 분들은 PGR에서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요구하셨습니다. 진위여부를 따지고 싶으셨다면, KFT홈페이지를 찾아가셨어야겠지요. 인터넷 만으로 행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강제력은 별로 없습니다. 이 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기껏해야 이 곳에서 보고 겪은 일을 근거로 판단하고 실망하는 일 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게시판 글 삭제 과정에 있어서, KTF와 PGR의 공정성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동의 없이 삭제한다'는 말은 최소한 글을 삭제하는 사람의 판단이 삭제당한 글을 쓴 사람의 판단보다 성숙되었다는 것이 전제가 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운영자님께서 보여준 행동은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듯, 그렇게 성숙된 행동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현재 운영자님 뿐 아니라 어떤 운영자가 되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거라는 것이지요.. Pgr이라는 사이트 안에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게시판 삭제 규정의 명문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공정한 규정은 이럴 때를 대비해 있는 것이지요.. 이런 큰 사건이 터졌을 때, 그것을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별 내용 없이 긴 제 글을 요약하면 이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1. 최근 발생한 몇몇 삭제 사건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었다.
2.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불만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이다.
3. 따라서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삭제 규정을 명문화 할 필요가 있다.

토론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회원들 간의 인터넷 투표도 가능하겠지요. 이 글을 쓴 이유는 운영자님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매번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운영자님 혼자서 고생하시는 것 같아, 몇몇 규정을 정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를 함께 책임지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습니다. pgr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쓰면서 제 글이 삭제가 될지, 안될지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군요.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뭐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만약 삭제가 된다면 앞으로 이 곳에 가지고 있던 두 가지 흥미 중 하나는 접어야만 하겠지요.

끝으로, 진위 여부를 밝히라는 요구를 하지는 못해도 당당하지 못한 KTF에게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만에 하나 과실이 있었다고 해서 팬들이 잡아먹기야 하겠습니까..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면 그걸로 충분히 용서가 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KTF를 방송에서 볼 수 있었을텐데요.. 운영자님의 말을 빌려 정말 앞으로는 보다 성숙한 프로게임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밀림원숭이
04/07/08 07:48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은 언제나 민감하게 받아들여 지네요.
저의 짧은 생각은.. 이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하고 계시는 분께서는..
이곳이 이렇게까지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많이 찾을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고민과 근심은 쌓여갈것 같네요.
이곳이 유료사이트도 아니고,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이트도 아닌이상..
슈퍼운영자를 기대하고 바라는 건 우리의 욕심이 아닐까요?
낭만드랍쉽
04/07/08 09:20
수정 아이콘
삭제규정은 명문화 되어있습니다.
이글 바로 위를 보시면 <pgr21.com 이용안내 및 삭제규정> 이라고 공지가 떠 있죠-_-;;;
04/07/08 09:21
수정 아이콘
운영자분들의 입장도 좀 고려해 주세요. 법률적인 문제로 조언까지 구해봤다고 하시지 않습니까? 아닌 말로 KTF측에서 소송이라도 걸면 어떡할겁니까? 피지알의 삭제규정은 제가 보기엔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난폭토끼
04/07/08 09:37
수정 아이콘
pgr21님의 이용안내및 삭제규정 글 보신적 있나요?

비록, 이제는 그리 애정을 갖진 못하지만(이유는 누구나 알테지요.) 피지알은 내 글이 삭제되어도, 운영진 분들이 어떤일을 하여도 기분 좋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피지알이 많이들 변하고 있죠, 그중에 제일 안타까운건 뭔가를 요구하는 글들입니다. 그저, 함께해 주시는것, 애써 주시는것 만으로 고맙고, 믿을 수 있는 항즐이님, 호미님, 다른 운영진분들... 그 어디에도 없는것이 있던 피지알입니다.

이미 읽어 보셨다면, 한번쯤 더 저위의 글을 읽어보시겠습니까?
다미아니
04/07/08 10:16
수정 아이콘
바뀐 교통체계로 인해 화나는 것을 굳이 시청 찾아가서 싸우지 않고, 그냥 집안 식구들과 얘기나누고 관계자들 욕하면서 쌓인 것 풀듯이, 피지알도 그런 내 집 같아서 그러신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너무 과격하고 날카로우면 가정도 불화나겠지요.
hero600(왕성준)
04/07/08 12:02
수정 아이콘
이건 내가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을 은근히 말하고 있는 것 같아 괜시리 마음이 아픈데요.
The Drizzle
04/07/08 12:37
수정 아이콘
난폭토끼님 말씀에 상당히 공감이 가는군요. pgr에 처음 글쓰기가 상당히 어렵고 떨렸지만 그만큼 애정이 가는 곳이었지요.
관리자
04/07/08 14:44
수정 아이콘
삭제규정은 명문화 되어 있습니다. 공지사항을 확인해 주셔야죠 ^^

그리고 이번 삭제 이유는 법적으로 타당한 권리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 이해해 주십시오. ^^
04/07/08 16:53
수정 아이콘
삭제게시판을 모든 레벨의 pgr인들에게 공개하여 어떤글이 삭제되는지
정확하게 예제로 보여주면 삭제되는 글의 수를 줄이는데 큰힘이 될것같습니다.
총알이 모자라.
04/07/08 18:24
수정 아이콘
흠...letter님 그럼 삭제의 의미가 없죠.
그나저나 요새는 염장공격 안하시네요.
04/07/09 02:02
수정 아이콘
19금 이하레벨의 아이디어 고갈이죠.
19금 이상은 무궁무진하나 아이피 차단당할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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