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SKY 프로리그 1R 결승전. 흔히 이 결승전을 보고 뭐가 떠오르느냐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아마 주훈 감독의 제노스카이 4:2 인터뷰나, 10만 관중이라던가, 한빛의 기적의 역전극이라던가... 여러가지 답변들이 있을겁니다.
당시 양 팀의 상황을 살펴보자면, 리그 제도상 11개팀 3전 2선승제 풀리그중 1,2위가 결승에 직행해서 결승전을 벌이는 방식이었고, 한빛이 1위, SKT가 2위로 진출해 서로 결승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한빛 스타즈의 1위는 사실 예상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전 시즌에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긴 했지만 슈마 GO에게 셧아웃 당하면서 시즌을 마쳤고, 그 시즌에 박정석,변길섭이 KTF로 이적함으로 인해 개인전은 물론 팀플레이에서 거의 무적의 조합이었던 강도경/박정석 조합이 깨져버리게 되면서 큰 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나마 박정석의 공백을 박영민이 메우게 되면서(CJ,공군 소속으로 잘 알려진 박영민과는 동명이인) 팀플레이 공백은 메워졌으나, 어쨌든 개인전에서 핵심카드 2명이 빠진것도 컸고, 이 04 SKY 시즌쯤에 박경락도 온게임넷 스타리그 3연속 4강+8강 이후로 스타리그 예선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그나마 또다른 핵심이었던 나도현도 시즌중에 건강문제로 제대로 연습하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괜히 명가가 아니라는듯 뚜껑을 열어보니 엄청난 기세로 승승장구하며 8연승으로 일찌감치 결승 직행 티켓을 예약했습니다. 강도경을 위시로 한 팀플레이가 무려 7승 3패를 한것이 컸고(3전 2선승제였기에 이 팀플레이의 비중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박경락도 개인전 4승 2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에 나도현도 개인전 2승으로 힘을 보탰고 그 외의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승리를 챙겨줬습니다.
사실 시즌 초만해도 SKT는 결승 직행 유력후보팀으로 꼽혔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괴물 최연성과 악마 박용욱이 있었고, 슬럼프이긴 했지만 임요환은 임요환이었으며 이창훈/김성제의 팀플도 기대를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 1승 3패라는 암담한 성적으로 시작하면서 팬들,선수들,코칭스태프들조차 할말이 없어졌습니다. 특히 헥사트론전에서 임요환이 피터에게 무너지며 0:2로 패배하며 1승 3패로 몰렸을때 주훈감독이 선수들과 심각하게 면담할정도였죠. 10경기를 치르는데 초반 4경기에서 1승 3패, 게다가 득실차도 -4로 대단히 안좋았었던데다 11개팀중 최소 2위를 해야했기에 결승이 물건너간걸로 봐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그러나 그때부터 정말 믿기지않는 폭주가 시작됩니다. 6연승, 그것도 12세트 무실세트 연속승리로 7승 3패를 기록하며 기적적으로 광안리 남은 한자리의 주인공이 된것이죠. 3전 2선승제였기에 한세트 한세트의 패배가 뼈아팠는데 그 한세트조차 잃지 않고 모조리 전승으로 장식하며 결승에 진출한다. 그야말로 만화와 같은, 아니 만화로 쓰면 진부하다고 욕먹을만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것이죠.
이렇게해서 결승전에서 한빛과 SKT T1의 대진이 결정된 가운데... 두팀은 이미 결승전에서 한차례 붙은적이 있었습니다. 원년 프로리그 결승, 비가 내리는 서울 올림픽 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거의 대부분이 한빛의 우세를 점쳤지만, SKT의 전신인 동양 오리온스가 4:1 압승이라는 언더독으로서의 엄청난 업셋을 만들어냈고, 그렇게 주훈감독의 눈물과 기쁨의 포효와 함께 영광스러운 프로리그 첫 우승팀은 동양 오리온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딱 1년후, 양팀은 그때와 똑같이 정규시즌 1위(한빛), 정규시즌 2위(SKT)의 위치로 만나게 되었지만 상황은 많이 달라져있었습니다. 6연승을 달리던 SKT의 기세가 워낙 어마무시했던데다 결승전은 7전 4선승제라 한빛에 비해 개인전 폭이 넓은 SKT가 우위로 평가받았고, 팀플 역시 6연승의 강력한 원동력이 된 이창훈/김성제 조합의 포스가 막강했던지라 한빛이 무조건 우세하다고 장담할수 없었습니다. 1년전은 SKT가 언더독이었다면 이번에는 한빛이 1위임에도 불구하고 언더독의 위치에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죠.
거의 대다수의 해설자, 감독, 관계자들이 SKT의 우세를 점쳤지만, 감독들중에는 슈마 GO의 조규남감독, 해설자중에서는 김동수 해설만이 한빛의 우세를 예상했었습니다. 특히 김동수 해설은 자세히는 기억 안나지만 한빛이 이길수 있는 단 하나의 엔트리를 적중시켜야한다라는 논지로 한빛의 우세를 예상했는데, 적어도 하나 기억나는건 박경락이 임요환,최연성 이외의 제 3의 카드를 개인전에서 만나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승전 당일 발표된 엔트리
1세트 노스텔지아 박경락(Z) VS 박용욱(P)
2세트 버티고 플러스 강도경/나도현(Z/R) VS 이창훈/임요환(Z/T)
3세트 레퀴엠 박영민(P) VS 최연성(T)
4세트 헌트리스 강도경/박영민(Z/P) VS 이창훈/김성제(Z/P)
5세트 네오 기요틴 김선기(T) VS 임요환(T)
6세트 버티고 플러스 강도경/조형근(Z/R) VS 이창훈/김성제(Z/P)
7세트 제노스카이 나도현(T) VS 김현진(T)
당시에는 에이스 결정전 제도가 없었기에 7세트 엔트리가 발표되었고, 김동수 해설이 말한 단 하나의 엔트리가 그대로 적중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박경락이 임요환,최연성이 아닌 제 3의 카드 박용욱과 선봉전을 하게 된것이죠.
어느 경기든 그렇지만 특히 결승전은 선봉전이 굉장히 중요한데, 박경락에게는 이 결승전이 정말 큰 의미를 담고있었습니다. 개인리그 예선 이후 깊은 슬럼프의 시작, 그나마 정규시즌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결승하기 얼마전 어머니의 뇌종양 수술로 인해 훈련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 그러나 어머니에게 반드시 우승을 바치겠다는 각오와 함께 오히려 한빛 팀원들을 독려하며 가장 큰무대에서 벌어질 일전의 연습에 집중했습니다.
그 박경락 앞에 서있는 상대는 박용욱이었습니다. 한때 한빛스타즈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었으나 동양 오리온스로 이적하여 그 팀의 프로토스 에이스로 자리잡았고, 원년 프로리그 결승에서 자신의 팀에게 마지막에 우승을 앗아갔던 상대. 게다가 본인의 마지막 개인리그 4강이었던 마이큐브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전에서 충격적인 셧아웃 패배를 안겨준 상대였기에 박경락의 동기부여는 매우 컸을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즌 기적같은 T1의 정규시즌 이야기의 원동력이자 대미를 장식한 박용욱 역시 절대 물러설 마음이 없었고, 비록 질레트 스타리그에서 아쉽게 8강에 그치긴 했지만 스프리스 MSL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면서 마이큐브 스타리그 우승할적 못지 않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역사적인 첫 광안리 프로리그 결승, 대망의 첫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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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대각선. 박용욱은 시작부터 강수를 꺼내듭니다. 초반에 약한 박경락을 가장 잘 노릴수 있는, 동시에 마이큐브 스타리그에서 박경락선수를 쓰러트리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된 질럿러쉬를, 그것도 센터에 게이트를 지어가면서 준비합니다.
그러나 무언가 낌새가 이상했던건지, 이미 한번 당해본 전략이라 그런건지(마이큐브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때 같은맵에서 박경락이 박용욱에게 이 전략에 당했었습니다.) 박경락은 센터에 드론 정찰을 보내어 그 전략을 파악해냅니다. 훗날 이재균 감독이 "센터 게이트가 의심되면 무조건 정찰해보라."라고 박경락선수에게 경기전에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나마 센터 2게이트가 아닌 1게이트였기에 뒤를 도모할 여지는 있었지만 어쨌든 선 스포닝으로 출발했다 해도 박경락의 출발이 박용욱에 비해 많이 좋은건 확실했습니다.
일정수의 저글링으로 상대 앞마당에 진을 친 박경락은, 자신의 앞마당 기지를 활성화 시키고 3해처리째 늘리면서 이 경기의 핵심이 될 에볼루션 챔버 2개를 건설합니다.(6분 33초경) 앞마당 가스가 없고 미네랄이 많은 노스텔지아의 특성을 활용한 이른바 업저글링 전략. 사실 이미 질레트 스타리그때 박성준이 전태규를 상대로 어마어마한 저글링 양으로 프로토스를 압살한바가 있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8분 20초경, 악마의 프로토스의 진정한 첫번째 창이 날아갑니다. 대각선을 가로질러 한부대 가량의 발업질럿과 드라군 1기가 저그의 앞마당 기지로 치고들어간것입니다. 드론과 업그레이드에 신경쓰다 상대의 진출을 보고 앞마당에 성큰을 3개 건설하면서 추가 저글링을 생산하는 박경락. 그야말로 초싸움 끝에 8분 42초부터 시작된 교전, 결국 숨막히는 접전끝에 방업 완료된 저글링과 드론으로 박용욱의 질럿을 밀어내면서 토스의 회심의 첫러쉬는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회심의 첫러쉬가 실패하며 암담해 질법했지만, 박용욱은 그래도 침착하게 뒤를 도모했습니다. 어느새 올라간 템플러 아카이브 테크를 통해 나온 아칸으로 저그의 저글링 역러쉬를 억제했고, 뒤늦게나마 앞마당 넥서스를 따라갔습니다. 어쨌든 질럿 압박으로 인해 저그도 다수 저글링에 투자해야했고, 추가 가스멀티가 있는것도 아니었으니. 그리고 차분히 질템 체제를 갖춰나갔습니다. 센터게이트, 3게이트 발업질럿 러쉬라는 회심의 전략들이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이길 방도를 찾아나가는것은 과연 우승자 클래스를 갖춘 프로토스다웠습니다.
그런데 10분 41초부터 11분 19초경... 저그의 기지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앞마당 노가스 맵인 노스텔지아에서, 오직 1가스만으로 스파이어 건설과 하이브 테크 준비를 하고 있는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가스통에 붙어있던 드론 5마리. 러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상대에게 페이크성 뮤탈 1마리로 체제를 교란시키고, 본질은 업그레이드 잘된 저글링+가디언 콤보를 박경락은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3분 7초 경에 12시 가스 멀티 해처리를 그제서야 피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러커를 생략했다 한들 1가스 하나로 하이브+그레이터 스파이어+가디언에 업그레이드까지 신경쓰는게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드는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스파이어를 올리긴 했습니다만, 글쎄요, 급하게 테크트리 올리고 업그레이드도 동시에 해주고 있기때문에 1가스만으로는 힘들죠.-김태형 해설
이거는... 박경락선수 이게 1가스로 될까요? - 김동수 해설
물론 박용욱도 초반 러쉬에 투자했던 비용이 상당했던지라 업그레이드는 포기할수밖에 없었던 반작용이 있었기에 업그레이드는 확실히 저그의 압승이었지만, 가디언이 나오기 직전 온리저글링만 가지고는 질럿+아칸 조합을 이기기 힘들었습니다. 14분경 같이 가스 기지인 6시 멀티를 시도하며, 아칸 4기의 위엄과 함께 저글링들을 몰아낸 박용욱은 무서운 기세로 저그의 2가스 멀티를 저지하러 12시로 러쉬를 시도했습니다. 물론 박경락 역시 뮤탈 2기씩, 6시 왼쪽, 오른쪽 강쪽에 대기시키며 한수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프로토스의 병력이 강성했습니다. 결국 박경락은 12시를 과감히 내주고 같이 상대의 가스 멀티를 파괴하기 위해 다수의 저글링을 6시쪽으로 남하시켜 공격하지만, 아슬하게 건설된 캐논 3개와 프로브 디펜스로 인해 첫 저글링러쉬가 막히면서 순간 프로토스에게 상황이 호전되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후속 저글링과 함께 6시 강쪽에 그토록 기다려왔던 한수, 가디언 4기가 등장하며 프로토스의 6시에 맹공이 가해졌습니다. (영상 15분경) 단 4기의 가디언이었지만 까다로운 지형이었기에 프로토스로서도 수비가 쉽지 않았고, 자연히 병력 대열이 흐트러지며 저그가 가장 좋아할만한 난전 구도가 만들어지게됩니다. 분산되어있던 소수 질럿과 아칸을 2-2업, 아드레날글렌즈업이 완료된 다수의 저글링이 사정없이 물어뜯으며 기어이 프로토스의 6시 가스멀티도 함락시킵니다.
발끈러쉬인지, 저그의 병력이 6시에 집중되어있다는 판단하에 그랬던건지는 모르겠으나 박용욱 역시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고 1부대 가량의 질럿부대를 저그의 앞마당쪽 러쉬에 투입했고, 스타게이트는 언제 지었는지 깜짝 등장한 커세어로 가디언을 차분히 정리합니다. (15분 50초경부터) 앞마당쪽에 성큰은 있었지만 병력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지라 저그의 위기였으나, 해처리에서 끝없이 나오는 저글링으로 박용욱의 질럿 부대를 정리해냅니다.
큰 난전이후에 서로 다시 1가스로 돌아가버린 상태에서, 박용욱이 선택한 카드는 커세어+다크템플러였습니다. 사실 가디언을 제거하기 위해 커세어를 선택한 상태라 그 길밖에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1가스에 저글링 위주의 저그에게 대항하기 위해 끝까지 이길방도를 찾았고 바로 실행했습니다.
그것을 파악한 박경락선수는 1가스에서 쥐어짜낸 스컬지로 17분 40초경부터 커세어를 줄여주며 커세어가 힘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8분 10초경, 박용욱 역시 1가스에서 쥐어짜낸 다크+질럿+1기의 아칸 병력으로 저그의 저글링을 녹인뒤 다시 시도되는 박경락의 12시 2가스 멀티를 저지하러 갔습니다.
19분 18초경부터 벌어진 교전에서 간신히 12시 멀티를 파괴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러나 토스의 정예병력들은 모두 전사했고, 같이 1가스인 상태지만 종족특성상 자원이 늦게 떨어지는 저그인데다가 12시 수비 과정중 가성비 최강이라는 풀업+아날업 저글링이 갖춰진것만으로도 토스에게는 큰 재앙이었습니다.
단순무식하지만 어마어마한 위력을 자랑하는 공포의 대부대때문에 섣불리 진출을 할수없던 박용욱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시 자원을 짜내어 아칸 2기와 1부대 반 가량의 질럿을 갖춥니다. 그러나 그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박경락이 아니었습니다. 21분 29초, 그동안 저글링의 활약덕분에 세이브해놓을수있던 가스 자원을 바탕으로 센터쪽으로 다시한번 가디언 4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생방 당시에 센터쪽 구조물 위에 떠있는 코쿤 4기를 볼때의 전율은 참... 대단했었습니다.
22분 40초경, 이 김동수 해설의 멘트가 그야말로 프로토스의 상황을 대변해주는것이었습니다. 1시쪽 몰래멀티를 시도하고 있었지만 활성화하려면 한세월이었고 앞마당을 폭격하는 가디언을 막기도 벅찼던 상황. 결국 눈물을 머금고 마지막 질럿+아칸 러쉬를 저그 기지쪽에 감행한 박용욱이었지만, 22분 50초경부터 벌어진 교전에서 공포의 저글링 부대가 프로토스의 최후의 희망을 가진 병력들을 잔혹하게 학살시켜버렸습니다.
그렇게 프로토스의 마지막 희망은 꺼졌고 결국 사실상 자신의 메인기지인 앞마당을 위풍당당하게 공격하는 가디언을 바라보면서 박용욱은 GG를 선언하고 말았고, 2가스 멀티를 꿈도 못꿀정도의 대 혈투는 박경락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경기가 끝난 순간, 저는 두 선수에게 그저 박수갈채밖에 보낼게 없었습니다.
초반에 회심의 전략이 조기에 발각당했고, 뒤이어 강구한 2차 전략마저 막힌 상태라 왠만한 프로토스였다면 그대로 주저앉법했지만, 결승전에 나온 팀 선봉답게 팀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특유의 집요함과 날카로움으로 박경락의 간담을 서늘케한 박용욱은 괜히 왜 자신이 T1의 프로토스 에이스인지, 어떻게 개인리그 우승을 했는지를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초반 2번의 강수를 간파하여 막아내고, 준비된 운영이라고 해도 결승전이라는 변수가 많은 큰 무대에서 오직 1가스의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대단한 자원 관리능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상대의 날카로운 반격에도 핵심을 놓치지 않은 판단력, 또한 당시 본인의 선수생활자체에서는 최전성기가 지났지만 그 어느때보다 간절했을 외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절실함으로 무장한 박경락의 투혼은 결국 최고의 경기력으로 악마의 프로토스 박용욱을 끝끝내 잠재웠고, 이 노스텔지아 맵 저프전 역사에, 역대 최고의 프로리그 결승중 하나로 꼽힐 이 결승전의 역사에 남을 혈투의 승자가 될 자격이 충분함을 증명했습니다.
명승부예요. - 김동수 해설
20여분이 넘는 경기에서, 앞마당 이외의 멀티가 없었다는거, 그만큼 치열하고 처절했다는 거죠. - 김태형 해설
이 두 해설의 경기 끝나고 멘트가 이 경기를 잘 정리해준다고 봅니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첫 광안리 프로리그 결승의 첫세트에 걸맞는 대단한 명경기였고, 이 승리를 바탕으로 한빛은 내리 3세트를 잃었음에도 반격의 여지를 잃지 않았고 기적적인 대 역전승으로 드라마틱한 우승을 거머쥐게됩니다.
개인적으로 선수시절 박용욱해설을 굉장히 좋아해서 저 경기는 아쉽기도 했지만, 스타일리쉬하면서 포스넘치는 플레이로 스타리그 3연속 4강을 가면서 당대 최고의 저그라인 조진락의 한축으로 자리잡았던 박경락선수의 임팩트 있는 모습을 역시 인상적으로 본 사람인지라 이후 깊은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을때 굉장히 안타까웠는데, 저 경기에서 그 공공의 적 시절 박경락의 모습을 볼 수있어서 기쁘기도 했네요.
1:3의 위기에서 임요환을 잡은 김선기, 제노스카이에서 김현진을 상대로 불리했던 경기를 뒤집으며 팀에 우승을 안긴 나도현이 공동 MVP로 선정되었지만, 저는 이 결승전 최고의 명승부는 단연 이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로 잊지못할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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