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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0/19 18:07:27
Name Love.of.Tears.
Subject [스타2] 러브오브티어스입니다
러브오브티어스입니다 저는 오늘도 오물을 뒤집어 쓴 기분입니다
스타 1 때부터 스타 2까지 현재도 제일 많이 즐기는 건 스타 시리즈입니다
그리고 공허의 유산도 예약 구매 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제가 프로게이머 한다고 기웃 거릴 때요
부끄러운 말씀입니다만 내일 모레 서른 중턱이고
프로게이머의 꿈을 꾼 지 14년입니다만 아무것도 이뤄 놓은 건 없고
실력도 거지 같습니다


결과적으론 말만 앞선 생각이 되었고
쪽 팔린 이야기가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저는 솔직히 말씀드려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6년 2개월 뒤면 불혹입니다만
예선이라도 꼭 참가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저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제가 예선에 들어서 본선 진출한다든가 하는
꿈이 있진 않았습니다


결과는 소위 발리는 형태로 2:0일 것이고
상대하는 선수는 그야 말로 희희낙락일 겁니다
그러다 혹여 인벤/TIG/포모스/데일리 같은 언론에서 인터뷰가 들어온다고 해도
굉장히 처연한 형태가 되겠죠
그러다 금방 식을 겁니다 대중들 앞에서요


그렇다 해도 전 하고 싶었습니다 자날 때는 정말 열심히 했고
군심 초반에는 실통령 까지 갔다가 15위 마감하고 했지만
그 후에 사정상 못하게 되고
지금은 여러 곳에 글을 남기는 라이터(Writer)로 지냅니다
생판 다시 배워야 할 판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게임은
그리고 e스포츠는
글과는 다른 형태로 제 심장을 뛰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워낙 신중한 편이라 무모한 도전은 싫어합니다
하지만 e스포츠는 예외입니다
무모한 도전이라고 해도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제 인생이 원래 무모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이것만은 무모함으로 채우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포기 안 하고 있는 겁니다
오픈 시즌부터 그랬습니다
“골드만 가자.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잡금이 되자.”
늘 이래 왔습니다


결국 못 갔고 미뤄져 왔습니다
그리고 훗날 골드가 혹은 실버 상위를 탈환하게 되었을 때
준비하려고 공유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열정에
아직 불씨만은 가득 남은 제 심장에
누군가 쓰레기를 쏟아 버렸습니다


여러분이 사랑하셨던 고 박승현 선수와
LOL에 외국인 선수
두 분 모두 자랑스럽고 대단하죠


그런데 그들은 따지고 보면
운동신경만큼은 살아 있는 분들입니다
저 같은 경우 운동신경에 문제가 있어서
왼손은 아예 못 쓰고 오른손도 완벽한 건 아니라서
마우스를 많이 가립니다


마우스가 맞아도 조금만 긴장해서
삐끗하면 바로 패배로 직결됩니다
그런 제가 이 바닥에 눈을 두었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그런데 누군가 제게, 아니 모든 분들에게
오물을 씌웠습니다
승부조작이요? 얼토당토 않는
기가 차는 노릇입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이 판을 사랑했습니다
그 마음이야 타인에 비해 한참 모자라지만
선수들의 노력 때문에
중계진의 떼창이 시끄럽다는 해코지에도
그렇게 봐 왔습니다


저는 지난번에도 그랬고
지금도 e스포츠가 망한단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더 많이 성장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한 번 일어난 일은 두 번 일어날 수 있고  
두 번 일어난 일은 계속 일어날 수 있다는
원리가 더 무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진정한 승부사 2명이 있는 그 날까지
e스포츠를 사랑할 겁니다


“승부의 패배로 수익을 얻으려 하는 자들은 이곳에 오면 안 됩니다
       상대에게 내 사운드가 들리는 아마추어끼리의 게임에서도
        이겨보려고 땀 흘리는 이가 있는데 말입니다….”


Written by Love.of.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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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알에스
15/10/19 18:28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합니다. 이 사건이 스타2는 죽지않고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Jace Beleren
15/10/19 18:52
수정 아이콘
통산 4200 안타라는 금자탑을 세운 피트 로즈가 승부 조작에 위증을 일삼아 영구 제명이 되고, 기록을 둘로 나눠도 명전에 간다던 우리 세대의 루스, 테드였던 베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가 약물로 인해 명전에 발도 못 붙일 한심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한 팀이 월드 시리즈에서 고의 패배를 기록해 조 잭슨 같은 레전드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선수가 세탁소나 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등, 정말로 불미스러운 일이 수도 없었던 곳이 바로 세계 최대 자본 규모 스포츠 리그인 MLB죠. 그와 자웅을 다투는 유럽 축구도 유벤투스같은 초명문 구단이 승부조작에 연루되서 하부 리그에서 몇년을 보내다 겨우 승격하고, 아마추어들의 세계 축제라는 슬로건을 달고 있는 올림픽에서도 수많은 부정들이 벌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그 스포츠판을 돌아가게 하는 진짜 열정에는 박수를 보냅니다. 로저 클레멘스와 본즈의 치팅도 고교 야구팀 출신 최고령 신인 투수 짐 모리스의 열정을 덮을 수 없었으며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4566] 블랙삭스 스캔들의 더러운 단합도, 클리블랜드 팀원들의 국경과 나이를 넘어선 진정한 팀웍과 인간애의 빛남을 가로막지는 못합니다 [http://playmlb.imbc.com/pro/view.aspx?idx=148955&page=1&type=0] 세계에서 가장 사이클을 잘타는 남자 랜스 암스트롱은 승리자가 아니라 비겁자로 밝혀졌지만, 같은 종목의 데릭 레드먼드와 그의 아버지가 박수받아 마땅한 승리자라는데에 토를 달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2G8KVzTwfw]

저는 아직 세상을 충분히 오래 살지 않았지만, 충분히 오래 살았다고 해도 미천한 한 개인일 뿐이라 감히 사람의 인생을 이거다라고 정의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내가 원하는 단 한번의 한 위대한 승리'는 채 100년도 안되는 인간 일생에 있어서 충분히 가치있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피지알에 가입한지 얼마 안돼서 러브 오브 티얼스님이 정확히 어떤 분인지는 이 글에 나와있지 않은 부분은 잘 모릅니다만, 러브 오브 티얼스님이 꼭 원하는 목표를 이루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열정에 좋은 자극 받고 갑니다.
Love.of.Tears.
15/10/19 19:23
수정 아이콘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가루맨
15/10/19 22:40
수정 아이콘
글을 읽으며 열정과 순수라는 가치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되네요. 잘 봤습니다.

흔히 e-sports를 상징하는 단어로 열정과 순수를 들곤 합니다.
저들에게 순수한 열정이 Love.of.Tears.님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남아있었다면 과연 저런 추악한 짓을 저질렀을지? 단연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각자의 사정이라는 게 있었겠죠. 하지만 그런 건 절대 면죄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조작의 유혹에 항시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이를 단호하게 거부한 김민철, 강민수, 이영한 등의 모든 선수들이 정말 고맙고 대견스럽네요.
그리고 이 판에는 아직도 안상원, 정명훈을 비롯해서 누구보다도 순수한 열정을 가진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그들을 끝까지 응원하고 지지하렵니다.
Love.of.Tears.
15/10/19 23:09
수정 아이콘
제가 열정이 가득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예선에 참여하지 못하는 날이 오더라도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려고요
그리고 e스포츠의 애정도 놓지 않으려 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가루맨님!
15/10/19 23:37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오히려 우리 게임팬들에게 게임과 승부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alchemist*
15/10/20 13:09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저런 일 따위 양심을 버리는 일 따위 위에서도 말씀하신 분이 있는 것처럼 초연하게 거절하면서 정직하게 땀을 흘리는 분들 또한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고스페 선수 거기서는 잘 계시겠지요? 말씀하신 거 보다보니 갑자기 울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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