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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30 12:55:08
Name becker
Subject [LOL] 북미팀 간단 분석 Q&A - Cloud 9
Q. 북미팀 롤드컵 분석 마지막편이네요. 3번시드 C9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A. C9도 TSM과 함께 3년연속 롤드컵 진출이라 팬들에겐 이젠 익숙한 이름이죠.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이번에 롤드컵에 올라오는 여정은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아니, 힘들다는 말을 떠나 기적과도 같았다고 볼수 있는데요.


Q. 에이 얼마정도이길래 그럴까요?

A. 일단 이팀은 썸머시즌에서 10팀중에 공동 7위를 기록합니다. 한국에서의 7위? 삼성 갤럭시입니다.


Q. 으 아니???

A. 그것도 공동이라 여기서 순위결정전을 한판했는데, 그걸 지면 롤드컵이고 뭐고 강등권 매치에서 싸우게 됩니다. 자연스레 롤드컵 진출전에도 못나가는 거죠.


Q. 근데 그걸 이기고 진출전에서 나진놀이를 했군요!

A. 그냥 나진 놀이가 아닙니다. 준PO에서 0:2 역스윕, PO에서 0:2 역스윕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규시즌 1위팀인 TL을 상대로 최종전에서 3:1 승리를 거뒀죠.



Q. 헐.... 진출전동안의 경기 내용은 어땠나요?

A. 아 좀 묘합니다. 일단 지는 경기에서는 좀 원사이드하게 라인전부터 말리더니 스무스하게 지는 경기가 있는가 하면, 이기는 경기도 깔끔하게 이겼다기보단 누가 덜 못하냐 싸움에서 이긴 기분이 좀 많이 들었습니다. 운영에서 서로 우왕좌왕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러면서도 꾸준히 저력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거뒀다고 할까요?



Q. 보통의 예상과는 동떨어져있네요. 흔히들 북미식 운영의 정점으로 하면 C9을 꼽지 않나요?

A. 저는 시즌3의 C9은 모를까, 시즌4 롤드컵 무렵 부터의 C9은 운영에 딱히 강점을 가진 팀으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운영 - 라인전에서의 스노우볼, 오브젝트 획득, 좋은 한타같은것들은 오히려 같은 지역팀인 CLG와 TSM이 이제 우위에 있다고 봐도 과장은 아닌것 같습니다. 저는 C9의 강점은 다른 곳이 아니라 그들의 멘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멘탈이요? 무슨 솔랭하나요?

A. 솔랭과 팀 경기는 분명 다릅니다만, 분명 경기의 흐름이라는것이 있고 게임이 터질 여지가 있는데도, 그것을 잘 부여잡고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려는 저력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역스윕을 한것도, 탈락의 위기를 몇번이나 맞이하고도 다 이겨냈다는것은 정말 놀라운일이며 (롤드컵 탈락 확정경기에서 전적이 7승 0패였나 그렇습니다), 결국 대담함과 냉철함만큼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Q. 보통 기본기나 피지컬적인 분석을 하는데, 이 부분은 흥미롭네요. C9의 기본적인 전략은 어떤가요?

A. 미드-원딜의 개인기량을 전적으로 믿고 움직이는 팀입니다. 스니키와 인카네이션은 각각 기대치만큼은 아니라도 긁히는 날에는 북체급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편이고, 그렇기때문에 중후반에서의 한타에서 그들의 능력을 믿고 경기를 풀어나가는것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그런 미드/원딜이 뛰어놀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게, 미드에서 정글로 전향한 "C9의 두뇌" 하이입니다.


Q. 하이 은퇴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A. 은퇴했었는데, 썸머시즌 팀의 부진과 함께 메테오스를 대신해서 정글을 맡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정글 전향이 어색했는지 제대로 된 모습을 못보여줬는데 점차 적응하다가, 선발전에서는 TL의 정글러 IWD을 상대로도 좋은 동선과 전략으로 초반부터 조금씩 우위를 점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하이를 굳이 운동선수에 비교하자면 전성기의 박지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개인기나 피지컬은 없지만, 경기내부의 흐름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전투가 펼쳐지지 않는곳에서의 움직임을 통해 보이지 않는 이득을 조금씩 챙겨서 팀에게 우위를 주려는 역할을 도맡아하고 있습니다. C9의 경기를 보면 최근 이상하게 좀 비벼지는 경기가 많은데, 그 역시 하이의 움직임에서 나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Q. C9미드라이너가 유럽의 압도... 라면서요?

A. 인카네이션 말이군요. 사실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은 흑역사를 가진 친구입니다. 무려 공식대회에서 디도스공격을 한 전과가 있는데요. 나름 솔랭 파괴자 출신이라 큰 기대를 했음에도 그렇게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주진 못한 상태입니다. 롤드컵에서 루키와 페비벤, 웨스트도어를 상대로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Q. C9은 죽음의 조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조별 예선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A. 일단 C9의 조별 전망을 하기 위해선 B조의 조합부터 봐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흔히들 B조와 D조를 가장 빡센 두조로 꼽고 있는데, 이 두조의 팀 성향은 사실 매우 다릅니다. D조가 정돈된 운영을 선호한다면, B조는 가장 호전적인 정글러들의 총집합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카카오/레인오버/마운틴 모두 공격적인 성향으로 초반부터 라인을 터트리는것을 좋아하는 선수들이고, 따라서 처음부터 매우 다이나믹한 경기들이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Q. C9은 호전적인 운영을 즐겨하는 팀은 아니지 않나요? 수비지향적인 운영을 펼치는것 같은데요.

A. 맞습니다. C9이 그런 공격적인 팀과 어떻게 상대하는지는 선발전 TIP와의 경기를 보면 대강 감이 잡힙니다. TIP는 북미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인데, C9은 나름 잘 맞서싸우면서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갑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런식의 공격적인 팀을 상대하는게 C9에게는 오히려 호재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앞서 말한것처럼 그런 난전에서 C9의 장점인 냉철함과 침착함이 돋보이기 때문이죠.



Q. 즉 B조에서 C9은 해볼만하다?

A.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이지만, D조의 TSM보단 8강진출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아무래도 선발전에서도 그들의 실력으로 올라왔다기보단 서로 불완전한 모습에서 실수를 덜해서 올라왔다는 느낌이 더 컸기에, 좀 더 기본기가 단단하고 한타의 능력이 좋은 프나틱이나, 전체적으로 팀의 완성도가 좋은 IG, 그리고 대만 1위이자 리그 최대의 다크호스 ahq를 상대로 과연 얼마나 안정된 모습을 보여줄지가 아직 미지수입니다.

Q. 님 밀당쩌네요.... 결국 C9은 어떻게 될꺼라고 예상하는겁니까?

A. 단순하게 예상을 하면 아마 하위권에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데, 또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발휘하는걸 감안해보면 이변은 얼마든지 일으킬수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B조는 사실 그 누가 1위를 해도, 그 누가 4위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조편성이라... 그래도 굳이 예상하자면 1-2승정도가 기대치가 아닐까 합니다. 애초에 팀의 완성도가 그렇게 좋지 못한것은 사실입니다.



Q. TSM때처럼, C9의 8강 진출 시나리오를 그리자면?

A. 계속되는 개싸움과 소규모 난전에서 치고받고 하다가, 묘한 타이밍의 한타에서 묘하게 이겨서 어쩌다보니 한두경기를 승리하고, 하이-인카네이션의 연계가 마침내 들어맞으면 해볼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Q. 결국 북미 3팀의 예상은 CLG 혼자 8강진출, C9과 TSM은 탈락을 예상하셨네요. 북미빠라면서 넘 평가가 박한거 아님요?

A. 사실 북미의 실력자체는 그어느때보다 높아진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시즌내내 북미를 대표하던 두 팀인 TIP와 TL이 막판에 미끌어진게 너무 뼈아픕니다. TIP는 주전미드라이너가 대리적발되서 시즌정지를 먹었고, TL은 코치진의 밴픽/전략에서 연달아 삽질을 하면서 실패한 탓이 크겠죠. 하지만 그 둘이 선발전에서 못한것도 실력이니, 누굴 탓할수도 없겠죠.

결국 한달간의 공백에서, 북미를 비롯한 16개의 팀들이 자신의 공백을 얼마나 잘 메꿨느냐가 중요합니다. C9을 혹평했습니다만 말씀드린대로 하이-인카네이션이 최고의 시너지효과를 낼수도 있고, TSM의 다이러스도 다시 부활할수도 있으며, CLG는 페인게이밍한테 지면서 웃음거리가 될수도 있겠죠. 전망이라는게 그렇게 쉽지 않은겁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북미의 세팀 모두 스스로 살아남을수 있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으며 그것을 얼마나 잘 발휘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보여집니다.


Q. C9의 한줄평가를 하자면?

A. "C9의 기묘한 모험. 멘탈이 피지컬을 이길수 있을까?"


Q. 그동안 하루동안 짧게나마 글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

A. 제가 딱히 전문가도 아니고, 다만 롤드컵을 앞두고 그렇게 크게 눈길을 끌만한 유저컨텐츠가 보이지 않아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정성껏 답변을 했는데 혹시나 다른분들의 의견과 맞지 않아, 혹은 생각이 달라 불편함을 끼친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양해 바랍니다. 어쨌든 롤드컵이 하루앞으로 다가왔고, 누가 됐든 좋은경기를 보여주면서 롤쟁이들이 즐길만한 한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냉정한척하긴 했지만, 북미 세팀 모두의 선전을 기원하며 마찬가지로 한국의 세 팀도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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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지말자
15/09/30 13:08
수정 아이콘
이정도 속도면 변두리 한두팀 정도는 더 프리뷰해주실 수 있을듯! 이왕이면 ahp같은 팀으루다가..
이호철
15/09/30 13:10
수정 아이콘
하이는 진짜 멋진 선수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사과씨
15/09/30 13:54
수정 아이콘
인벤인지 피쟐인지 모르겠는데 하이는 분명히 흑마술사가 분명하다는 댓글 보고 진짜 빵터졌던 기억이 있는데... 그 덧글 다시 찾아 보고 싶은데 어디 있는 지 알수가 없네요. 아무튼 다른 의미로 기대되는 팀입니다 흐흐.
만트리안
15/09/30 14:13
수정 아이콘
그 댓글 제가 피지알에 단건데 저도 찾을수가 없네요 크크크
엘핀키스
15/09/30 14:08
수정 아이콘
그동안 하루동안 짧게나마 글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

이건 저희가 드려야 할 질문인데... 그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변 예상들 보면 북미팀 중 CLG 를 복병으로 많이들 꼽는 것 같던데, 이번 롤드컵에서는 북미팀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whatisfoolycooly
15/09/30 14:30
수정 아이콘
진짜 재밋게 잘쓰시네요!!감사합니다
방민아
15/09/30 15:10
수정 아이콘
C9의 위치가 마치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보는 것 같네요
15/09/30 15:13
수정 아이콘
유럽도 해주시면 좋을텐데~
북미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15/09/30 15:20
수정 아이콘
저도 기회만 되면 유럽도 하고싶은데, 사실 제가 유럽과 중국을 북미만큼 챙겨보지 못했습니다. 거의 다 아시는 정도만큼만 알고 있어서, 딱히 쓸수 없는점 양해바랍니다 ㅠㅠ
외노자
15/09/30 15:35
수정 아이콘
시리즈 전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15/09/30 15:4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5/09/30 15:42
수정 아이콘
하이는 자기가 정글러로서 경험이랑 기량이 모두 모자라다는걸 아니까 남들 아무도 안하는 포식자 쉬바나 픽같은거 자주 들고나와서 운영으로 게임터지는거 비벼서 막고 포식자 터뜨려서 캐리하고 그랬죠. 북미 선수들사이에서 하이의 오더는 절대적이라는 이미지도 있고, 자기 단점도 단기적으로 극복하는 아이디어도 좋고, 참 정말 똑똑한 선수인거 같아요. 피지컬만 좀 더 유지했으면 완벽했을텐데..
Nasty breaking B
15/09/30 15:44
수정 아이콘
추천하고 갑니다 흐흐
15/09/30 17:09
수정 아이콘
간만에 겜게에서 재밌는 글 읽은 듯하네요.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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