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투니버스로 간간히 스타리그를 보다가 방영된 2000년 왕중왕전에서 기욤 패트리선수의 국기봉선수상대로의 기적적인 역스윕을 본 저는 기욤이 당연히 스타 1 절대무적인줄 알고있었습니다.
아마 기억나는게 그때 투니버스에서 왕중왕전 결승전을 1,2경기만 보여주고 다른날에 3,4,5경기 따로 보여줬던걸로 아는데... 1,2경기 국기봉이 기욤의 저그와 테란을 압도하는걸 보고 당연히 국기봉이 우승했겠구나했었습니다. 그러다 며칠후였나? 우연히 다른날에 3,4,5경기를 보는데 기욤이 토스로 말도안되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역스윕하는걸보면서 신세계를 느꼈달까....
뭐 아무튼 게임큐나 다른리그에 매우 무지했던 저는 기욤을 누가 막나 싶을정도였습니다. 사실 왕중왕전 뿐만 아니라 하나로통신배때 강도경선수 잡고 우승한것도 기억에 남았었기에 더더욱...
그러다가 집에 온게임넷이 나오게되고 우연히 한빛소프트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개막전을 보게됬습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역사상 최초의 생중계였죠.
사실 원래 프리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준우승자인 김동수선수와 봉준구선수도 시드로 출전했어야 했는데 왕중왕전에서 우승,준우승한 기욤,국기봉선수가 우승,준우승 시드를 받는 바람에 두선수는 예선을 치렀고, 거기에서 탈락을 했던 황당한 사태도 있었습니다. 근데 저 당시에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갔던...
어쨌든 왕중왕전 우승자 자격으로 온게임넷 스타리그에 출전한 기욤 패트리선수는 제가 잘 알지도 듣지도 못했던 저그 장진남선수를 상대하게 됩니다. 당연히 이길줄 알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불운도 있었지만 어이없게 센터게이트가 막히면서 충격적인 개막전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더 충격적인건 두선수가 이 대회 4강에서 재대결했는데 거기서도 장진남이 2:0으로 승리를 거둔거;;
아무튼 시작부터 매우 충격적이었는데....
다음 경기에서 '그분'의 화려한 온게임넷 스타리그 데뷔전이 벌어집니다. 사실 당시 임요환에 대한 인상은 좀 재밌는 선수정도였습니다.... 쉐르파배 오픈이었나? 거기서 광탈하고... 이후에 서든데스라는 게임방식으로 치뤄진 엽기대전에서 랜덤전 계속하는데 계속 운좋게 테란 걸려서 기발한 모습 보여주다가 4강쯤에서 저그 걸려서 탈락했었나?(그걸 어느방송사에서 봤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온게임넷 맞나... 아무튼 그 엽기대전은 한빛소프트배 이전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스타일은 재밌지만 실력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세상에, 저그 정완수를 멋지게 잡더군요. 게다가 당시에 제가 손스타를 했을때 그냥 폼인줄 알았던 테란 건물 띄우기 기능과 SCV 수리기능을 그렇게 잘 활용하다니...
게다가 알고보니 이 선수가 저 대회에서 선수들간의 설문조사에서 우승후보 1위로 꼽혔다고;; 아무튼 드디어 참가한 첫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저런 화려한 데뷔전을 보여준 임요환은 승승장구, 결국 4강에서 허용한 단 1패를 제외하곤 모조리 승리를 거두며 역대 온게임넷 스타리그 최고승률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경기. 훗날 E-스포츠를 대표할 또 다른 스타가 온게임넷 스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바로 폭풍저그 홍진호였는데요. 상대는 현 유대현 해설인 유병준선수였습니다. 홍진호는 쉐르파배 오픈때 출전을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성적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고.... 유대현 해설은 경기를 봤던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중계진이 우주방어 테란이라고 하길래 그런가보다했는데...
경기가 시작되고 온게임넷 스타리그 데뷔전부터 폭풍저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황신, 그리고 그 황신을 상대로 우주방어 테란이라는 별명이 허명이 아니라는듯한 혼신의 방어를 보여준 유대현 해설의 모습에 넋을 잃고 봤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2001년 경기이기때문에 2015년인 지금에 보면 좀 수준이 그렇게 보일진 몰라도 당시에는 엄청 재밌게 봤습니다.
결국 승리는 끝끝내 자신의 공격성을 잃지 않고 밀어붙인 홍진호에게 주어졌습니다.
홍진호는 저 대회 8강까지 진출하지만 기욤과 박용욱에게 일격을 맞고 탈락.... 다음시즌에 더 큰 비상을 위한 준비기간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역사적인 개막일의 마지막 경기. 이운재선수와 김갑용선수의 대결. 두선수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던 저는 마지막경기까지도 꿀잼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엄청나게 치고받는 공방전끝에 당시 기준으로 화려한 마린컨트롤을 보여준 이운재선수에게 경기 승리가 돌아가고, 역시 스타리그 데뷔전이었던 이운재선수는 바로 살아있는 마린이라는 별명을 얻게됩니다.
여담으로 이 한빛 소프트 스타리그는 16강에 참가한 16명중 기욤,국기봉 두 시드자를 제외한 나머지 14명이 첫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이었다고.... 뭐 어쨌든 이런 개막전부터 터진 적절한 이변, 훗날에 역대급 스타들로 자리잡을 선수들의 화려한 데뷔, 그리고 마지막에 살아있는 마린의 탄생까지...
그걸 무려 생방송으로 볼수있었다는게 행복했고, 매주 이 대회를 기다리느라 시간가는줄 몰랐던 기억이 나네요.
심지어 결승전이 3:0의 일방적인 스코어로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매우 재밌게 봤었습니다.
역대 여러대회 개막일 경기들을 봐왔지만, 저에겐 이때의 임팩트를 뛰어넘는 개막일을 보여줬던 대회가 딱히 떠오르지 않아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