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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03 11:56:23
Name Chobob
Subject 조진락? 업그레이드 홍진호..
버스운전사의 패배를 직감한 것은 어제 경기 시작 전 이었다. 내가 50억지구인 또는 태양계를 포함한 은하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아무것도 없지만 웬지 나의 예감이 안 좋을 경우 그 예감이 맞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T1과 SG패밀리의 경기당일.. 난 도서관에 있었다.. 물론 T1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하면서도 난 내 생활에 충실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보니 주훈감독이 팔뚝에 근육을 드러내며 좋아라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고 그렇게 T1은 광안리로 갈 수 있었다.

최연성과 박성준의 경기는 이번주 내내 기다렸고 어제는 아침부터 도서관도 가지 않았다. 뒹굴뒹굴하면서 7시까지 기다리는 것은 너무도 힘들었고.. 7시가 되었을 때 난 최연성의 패배가 은근히 걱정되었다.  내생활을 바르게 하지 않고 내가 응원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하늘이 허락치 않을 것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1,2경기를 모두 내주고..   다시 한번 오늘 하루를 돌아봤다.   역시... 이렇게 되는 구나.. 그리고 3,4경기 따내고 다시 노스텔지아... 동일맵의 다른 전술을 구사하는 박성준에게 무릅을 꿇었고..  나 역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의 패배가 가슴아픈 만큼 내 자신이 준비하는 작은 도전에 실패했을 때 다가올 아픔을 미리 상상하며 다시 한번 생활의 고삐를 단단히 조여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서두가 너무 길었군요..

어제 박성준은 정말 잘했죠.. 방송경기에서 떤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원래 박성준의 실력을 90%이상 발휘한 좋은 경기였습니다. 5경기가 끝나갈 무렵 엄재경 해설위원이 약간 격앙된 음성으로 진화의 끝.. 폭풍스타일은 홍진호처럼.. 목동스타일은 조용호처럼...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데... 박성준 그는 그들과 약간 다른 듯 합니다.

완성형저그라 하며.. 조진락의 혼합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약간은 다른 듯 합니다.

조 :  조용호는 초반 생산에 치중하며 중후반의 물량을 노리는 스타일
진 :  홍진호는 온갖 얍삽함(?)을 동원하여 상대를 흔드는 스타일
락 :  박경락은 오버로드 수송기능을 이용한 상대교란

(저자주)온갖 얍삽함 : 스탑럴커 및 빈집털이 등  다양한 형태의 게릴라

반면의 박성준은 한가지 패턴이지만 굉장히 강력한 어택을 가합니다. 일명 김동수식 하드코어 질럿러쉬와 비견될만한 저글링과 럴커 공격...    저글링럴커공격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지만 그 파괴력이 굉장히 날카롭고 강렬합니다. 마치 질럿러쉬는 누구나 구사하지만 그게 가림토스일 수 없는 것 처럼...

스탑럴커나 빈집털이.. 오버로드 드랍은 지양하는 듯 합니다. 굳이 과거의 선수와 비교하자면 장진남 선수와 오히려 유사한 듯 합니다. 초반부터 9드론을 즐겨쓰고...  박성준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1.07때 스포닝풀 150하던 시절의 플레이가 생각납니다. 9드론 간신히 막고 조금 있으면 럴커에 끝나는.....

이제 결승전이 남았는데... 나도현 선수가 올라와도 태생상 재미있는 테vs저가 되어서 좋고.. 박정석 선수가 올라오면 경기가 재미있을 뿐 아니라 흥행적인 측면도 어느정도 확보가 된다는 점에서 질레트사가 좋아서 좋고... 다 좋군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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