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게임을 못한다.
스타? 온 국민이 다한다고 하는 스타는 난 컴터와 1:1로 떠도 가끔씩 진다. (특히 테테전, 컴터의 마메러시는 장난이 아니다. 이런....)
워3? 워3 정리를 올리는 나이지만, 불행히도 난 워3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덕분에 프로즌 스론 초기에 유닛 새로 나오고, 이름이 마구 바뀔때의 헛갈려 했던 적이 있었다.)
그 외의 게임? 솔직히 레이맨도 1탄 중간에서 못 깼고... 롤러 코스터 타이쿤도, 뒤의 미션은 손도 못댔다. 심시티는 적자 투성이고,(카드 빚의 무서움만 새삼 알았다.) 삼국지는 엔딩에서, 30년 뒤에 외적이 쳐들어와 꼭 나라가 망했다.(그래서 요즘은 삼국지 잘 안한다.)
정말 난 게임을 못한다.
하지만, 난 게임리그를 좋아한다.
물론, 처음 시작부터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나 자신이 몰라도 그냥 좋아졌다.
투니버스에서 스타크 중계한다고 할 때, 아 그런가보다 했던 학생이 어느덧 매일의 결과를 노트에 옮겨적고 있는 그런 학생이 되어 버렸다.(스타의 경우, itv와 게임TV의 전 경기가 다 있었다면, 그것도 적고 있을지도 모른다. 워3도 예선전의 전 경기 기록이 있었다면, 역시 적었을 수도....)
노트에 오늘의 스타와 워3리그의 결과를 옮겨 적으며, 참 많은 생각이 든다.
만약, 오늘 이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선수들의 심정?
어느 정도 공감이 가게 된다. 그들이 경기 하나에 일희일비 할 수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만약, 도진광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이겼다면, 그는 8강은 무난 했을텐데.... 만약, 코크배의 8강 재경기때, 라그나로크가 걸렸으면, 아마 결승은 테테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만약에 그때, 김대호 선수가 이겨서 결승에 갔다면, 오크의 역사는 바뀌지 않았을까....
글쎄, 이런 생각이 아무 의미가 없을런지도 모른다. 이미 끝난 것인데 뭘.
하지만, 상상 속에서는 모든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어느새, 그들의 과거를 읽고 있는 나를 본다.
처음 강민 선수의 모습이나, 조정현 선수의 아주 처음적 이야기....
음, 어느덧 나도 그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것일까.
결승에서 계속 좌절하던 이중헌 선수나, 홍진호 선수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 했고,
힘들어하던 선수들이나, 잠시 부진에 빠진 선수를 보면, 안타까움이 절로 든다.
그렇다. 난 게임팬이다.
게이머들의 경기에 울고 웃을 수 있다.
그들이 보여주는 경기 하나하나에 난 웃음을 띠고, 눈물을 지고, 감동을 받는다.
홍진호 선수가 7월 그 결승에서 아쉽게 졌을때, 너무도 안타까웠고, 서지훈 선수가 우승하면서, 흘린 눈물에 나도 공감했다.
스폰때문에, 대회가 잘 열리지 못하면, 안타까웠고, 내가 힘을 쓸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열리기라도 하면, 그 자체로도 좋았다. 그리고 더욱 잘 되길 빌었다.
mbc의 히어로 아레나가 끝난다는 얘기를 봤을 때, 놀라고 아쉬웠다.
하지만, 글 마지막의 여러분이 기다리던 전설이 돌아온다는 얘기에 몹시 환호했다.
그리고 그 어려운 일들이 잘 풀렸나 보다 할 수 있었다.
이재균 감독님이 자기 선수를 떠나보내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고,
조용히 피망컵의 결승에서 울면서 정석이와 길섭이가 같이 있었으면 더 영광이 빛이 났을 거라는 말을 듣기를 소망하기도 한다.(너무 잔인하다는 것정도는 안다.)
가만, 그런데, 난 왜 그런 일까지 환호하고, 같이 안타까워 하게 되었지?
짝사랑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이야 깨끗이 잊었지만,
그때, 난 내가 좋아하던 애가 기뻐하면, 괜히 나도 기뻤고,
그녀가 힘들거나 우울해하면, 꼭 그녀를 위로해 줘야지 하고 마음 먹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모습을 보면 이유없이 좋았다.
때로, 그녀가 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을때는 이유없이 속이 상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사랑이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모듬아 안는 것이야 하고 참았다.
가끔 그런 나에게 누군가 물었다.
“니가 뭔데 걔한테 그렇게 행동하냐?”
사실 할말이 없다.
속으로...“ 좋으니까....”라고 할 뿐이다.
내가 어느새 같이 환호하고, 같이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좋아하니까.
어느새 그들의 울고 웃는 모습에 좋아하니까.
때로는 정말 실망스러운 일도 있고, 화나는 일도 벌어지지만, 그래도 그것까지 보듬아 안는게 팬으로서 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조용히 다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나를 본다.(물론, 따끔한 충고는 당연히 하게 된다.)
니가 뭔데, 그렇게 게임에 관심을 갖고 그러냐고?
난 프로게임 팬이다. 그래서 난 그들을 좋아한다.
나는 프로게이머들이 좋다.
그들의 경기가 아닌, 그들 자체를 좋아한다.
난 그들에게서 열정은 본다.
앞을 보고, 달리는 그 힘찬 열정을 본다.
안다. 그들이 언제까지나 선수로 뛸 수도 없다는 사실을.
언젠가 떠나가고, 잊혀질 수도 있다는 점 안다.
그리고, 뒤에 남겨진 인생의 행로가 그들에게 미소를 지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소한 지금의 게이머 생활이 그들의 미래까지 보장하는게 아님도....
하지만, 난 그들이 그걸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그들이 이 길을 걷는 것은 열정이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수험 생활을 하면서, 내가 부러웠던 것은 그들의 열정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이를 감동으로 바꾸어내는 열정.
그 열정이 있는 한, 나는 계속 프로게이머들을 좋아하고, 프로게임의 팬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가지 꼭 바라고 싶은 것은 있다.
내가 말을 안해도, 다 알고 있지 알고 있지 싶다.
늘 항상 처음 마음대로 게임을 해 달라는 것. 스타든 워3든, 아니면 피파나 카스나 혹은 그 밖에 관심을 아무도 갖지 않는 게임이든.... 그들 곁에는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늘 처음의 열정어린 그 모습을 봤으면 하는게 내 소망이다.
그리고 훗 날 내가 이런 말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자본이 들어와 열정을 망쳤다는 것이 아닌.
자본과 열정이 함께 공유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을 난 좋아했고, 좋아하고 있고, 앞으로도 좋아할 거라고.... (지금, 충분히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난 프로게임의 팬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팬이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편의상 경어를 생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