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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21 13:54:43
Name Yi_JiHwan
Subject [스타2] NAVER Starcraft 2 StarLeague 2015 : 결승전을 바라보며
NAVER StarLeague 2015 S1 결승은 ‘Jin Air Greenwings Maru’ 조성주와 'SK Telecom T1 Dream' 조중혁의 대결로 결정되었습니다. 테란의 최강자를 결정하는 대결이라 봐도 무방할 이 대결이 오늘 펼쳐진다니 군대에 있는 저로서는 매우 슬픈 마음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그 김에 그냥 군대 주말 할 것도 없겠다. 글귀나 몇자 써 볼까 해서 써보는 글입니다. 물론 기록에 대해서나 경기를 자세히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에 대해서 썰 조금 풀고 끝날 수 밖에 없는 그런 글이지만 뭐 모쪼록 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조성주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합니다. 조성주야 뭐 말할 필요가 딱히 없는 테란 최강자 중에 한 명입니다. 그 시작은 정말 미미했지만 어느새 거목으로 성장한 게이머가 되었습니다. 게이머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주목은 많이 받았던 선수였습니다. 기량보다는 나이로, 세리머니의 상대로 화제가 되었지만 기량은 그저 그런 GSL 기준으로 분류하지만 코드 S와 A를 왔다갔다하는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평가였습니다. 그런 그가 군단의 심장 발매 이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군단의 심장 베타 때나 래더에서는 기량이 분명 증명된 선수였습니다. 그러나 뭔가 모르게 방송에서 기량발휘가 안 되는 편이었고 앞서 말씀드린 그저 그런 선수로 끝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온게임넷에서 진행한 2013 WCS KR S2 : Auction All-Kill StarLeague에서 그는 대 반전을 이뤄냅니다. 32강부터 진행된 기세는 대폭발을 이루게 되는데 그 시점은 바로 2013 WCS S1 Finals의 우승자이자 당시 최강이라 불린 꺾을 수 없을것만 같았던 이신형과의 대결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조성주의 패배를 이야기했을 때, 조성주는 오히려 괴물같은 경기력으로 이신형을 가볍게 4:0으로 꺾어내며 결승에 진출합니다. 그리고 맞선 상대는 당시 SKT 소속이던 정윤종이었습니다. 결과는 모두 아시다시피 4:2로 조성주의 우승. 그렇게 조성주는 그의 ID대로 ‘마루’ 정상에 올라섭니다. 그 뒤로도 파죽지세의 기세를 보여주며 다음 시즌인 GSL에서는 4강, 핫식스컵에서도 4강을 기록하며 본인이 최정상급 테란임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그 증명이 실제적인 트로피로 개인에게 돌아온 것은 안타깝게도 없었습니다. 정상과 가장 가까운 테란임은 분명하지만 정상에는 어쩐지 닿지 못한, 어쩌면 또 한 번의 벽에 가로막힌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 StarLeague에서는 국내 리그 결승에 오랜만에 오르게 됩니다. 박령우, 전태양을 잡아내고 8강에 오르고 8강에서는 이동녕을 3:0으로 완벽하게 잡아내며 클래스를 온 몸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김대엽과의 4강전도 4:2로 올라와 국내리그 결승에 실로 오랜만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나게 된 상대는 공교롭게도 16강 첫 경기에서 자신을 잡아낸 조중혁. 진에어 이적 이후 이어지고 있는 SK Telecom과의 질긴 악연이 결국 결승전에서 다시 되돌아온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 역시 본인의 몫인만큼 조성주는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야 합니다. 마치 비슷한 이름의 리그에서 자신이 4강과 결승에서 맞이했던 것 같은 위기를 극복해냈던 것처럼, 지금의 조성주에게도 다른 위치에서 비슷한 숙제가 던져진 셈입니다.

이제는 조중혁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조중혁. MVPDream 시절 과연 조중혁을 주목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있었을까 싶습니다. 의료선 견제를 사방 팔방으로 해대며 화려한 플레이로 승리를 가져오는 선수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거기까지 딱 거기까지 였던 선수였습니다. 물론 잠재력은 엄청나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지만 잠재력이 실현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기에 어쩌면 지지부진하게 게이머 생활을 끝낼 수 있겠다 싶은 선수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옵니다. SKT로의 이적은 분명 그에게 기회였을 것입니다. 테란의 명가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2014년은 테란이 없다시피 한 채로 프로리그에 출전했고 결승전까지는 올랐지만 결국 패퇴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던 SKT. 결국 야심차게 테란의 거성 중 한 명인 이신형과 테란 유망주 중 한 명인 조중혁을 영입해 2015년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이신형은 2014 GSL Season 3를 우승하며 화려한 자신의 재기를 알렸습니다. 그러나 조중혁은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무대를 들어가기에 급급한 상황이 2014년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이 시작되면서 조중혁은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프로리그에서도 좋은 흐름을 보이더니 양대리그 16강에 진출하며 유망주 꼬리표를 떼낸 것입니다. 물론 GSL에서는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지만 StarLeague에서는 16강에서 조성주를 잡아내더니 저그 유망주로 불리고 기량을 펴려던 팀 동료 박령우를 잡아내고 조 1위로 8강, 8강에서는 예전 팀 동료 서성민을 3:0 완파하고 4강 진출. 4강에서는 당대 최강의 저그 이승현을 만납니다. 둘의 대결은 매우 치열했습니다. 풀세트 접전 끝에 4:3으로 신승을 거둔 조중혁은 결승에 올라 조성주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조중혁의 지금까지의 스토리는 마치 조성주가 우승을 했던 그 시즌을 떠올리게 합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선수가 4강에서 시대의 최강자를 격파하고 또 다른 최강급 선수를 만난다는 스토리는 조성주가 우승을 거둔 시즌과 매우 흡사해보입니다. 이 스토리 끝에서 웃는 자를 본인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도 조중혁은 게임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두 선수의 게이머 생활을 짧게나마 이야기 하고 이번 시즌의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제는 스토리를 가지고 이 대결을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성주는 이제는 강자의 자리에 서서 자신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올라온 조중혁을 맞이합니다. 자신이 우승을 차지했던 시즌과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를 만난다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수성해야하고 조중혁에게 자신의 스토리를 물려줄 수는 없을 겁니다. 조중혁은 조성주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올라가 이제 그 과정을 겪었던 조성주를 만납니다. 자신의 팀과는 악연이 있는 선수이지만 그 악연은 조중혁 입장에서는 좋은 인연일 만큼 진에어 이적 이후 조성주는 SKT에게 약합니다. 또 다른 소년만화 같은 스토리를 이룰 수 있는 지금의 기회를 잡아 조중혁은 이제 완벽히 강자의 자리에 오르려 합니다.

여러분은 누구를 응원하십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조중혁을 응원하며 결승전 결과를 기다릴 예정입니다. 또 다른 강자의 탄생은 절대 강자의 탄생보다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서도 있고 테란 강자가 몇 명 더 등장한채로 공허의 유산으로 펼쳐질 리그를 보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아서입니다. 누구를 응원하든 간에 상관없이 재미있고 치열한 공방전 속에 결승이 끝나고 시청자분들도, 선수들도, 스태프들마저도 좋은 결승이었다고 평할 만한 결승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곧 펼쳐질 결승 즐겁게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또 다른 기회가 될 때, 혹은 내일 시간이 된다면 다른 글들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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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 군대에서는 잘 있습니다. 몸 건강히 전역해서 이전 모습과는 조금은 달라진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많이들 그리워하시는 그 모습은 아마 그 때가 끝일 수도 있습니다.
P.S 2 : 그리워해주시는 그 모습을 기억해주셔서, 저를 가끔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참 감사합니다. 몸 건강히 전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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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프리
15/03/21 14:26
수정 아이콘
군생활 잘해서 건강히 제대하시길 글잘보고갑니다 이제 결승도 몇시간안남았네요 기대됩니다 누가이기든 풀셋트가까이가는 명경기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광개토태왕
15/03/21 14:44
수정 아이콘
군대 가셨었군요.....
미즈키 나나
15/03/21 15:50
수정 아이콘
둘 다 속도전이 특기인 선수들이라 그런가.. 끊임없는 난전이 머릿속에 펼쳐지네요. 조성주가 우승하며 이신형과 함께 테란 2톱의 자리에 오르는것도, 조중혁이 우승하며 Tㅔ란 명가 T1의 계보를 잇는것도 둘 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흐흐
염력의세계
15/04/01 00:48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건강하게 지내다 전역했으면 좋겠네요. 군복이 열정을 가리진 못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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