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유기적인 시야장악을 통한 조직적인 스노우볼이 나와서 글로 한 번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평소에 프로들의 시야 장악을 통한 운영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부족하나마 제가 하는 게임, 특히 불가능할 것 같은 솔랭에도 적용하는 걸 게임의 즐거움으로 삼고 있어서 이 경기는 특히 복기해볼 가치가 있었습니다.

정말 최고수준의 의사소통을 통한 스노우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미니맵 스샷이 많아서, 실제 경기를 보시지 않았다면 초반 10분 정도 관전하면서 보시는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경기에서는 초반 10분 SSW가 탑 로밍을 통해 퍼블을 따내면서 동시에 용까지 가져가는 평소에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왔습니다. 탑에서 인원수를 앞세워 이득을 보면 보통 용을 상대에게 내주게 되거나, 탑만 이득보고 다른 라인은 소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SSW는 팀원 전체의 유기적인 의사소통과 맵장악을 통해 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초반 봇라인전 우세한 딜교를 성공한 SSW, 그러나 체력을 꽤나 빼서 이후 라인전이 유리해지기는 하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상황은 아닙니다. 여기서 마타는 잔나의 Q 스킬을 명백하게 미니언에게 써가면서 첫 대포 웨이브에 빠르게 라인을 밀고, 귀환을 합니다.

보통 봇 라인전에서 딜교 이득을 봐뒀으면 그걸 토대로 cs 수급에서 차이를 벌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시야장악을 위해 다르게 플레이하는 모습입니다.





귀환한 마타가 적 블루 정글쪽 깊숙히 와드를 하는 모습입니다. 총 두 군데 와드를 설치하게 되는 모습인데요.





네.. 빨간색 동그라미를 친 곳에 와드를 두개 설치하였습니다. 블루 정글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두 길목을 모두 체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늑대를 먹는지도 확인할 수 있고요. 와드 설치 시점이 4분 20초 정도입니다.






시간이 흘러 2분 정도 뒤인 6분 41초의 미니맵입니다. 피즈가 직스를 상대로 성공적인 라인전을 하고, 먼저 라인을 푸쉬한 뒤 귀환 타이밍을 잡는 모습입니다. 양쪽 정글 모두 탑쪽 버프로 시작했기 때문에 귀환한 뒤 라인에 복귀하면 바로 블루버프를 챙길 수 있는 좋은 타이밍입니다. 직스 또한 미니언을 정리한 뒤 집에 가려는 모습입니다.




6초 뒤인 6분 47초의 미니맵입니다. 직스는 미니언을 정리한 뒤 귀환을 시도하고 있는데, 피즈는 귀환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용쪽으로 내려오던 카직스가 마타가 설치했던 와드에 의해 모습이 보였고, 피즈는 그 쪽으로 이동합니다.





왼쪽의 상태창을 보시면 피즈의 체력은 관리가 잘 되어 있으나, 마나가 많지 않아 원래 귀환하는 것이 맞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잠깐 카직스랑 놀아주면서 카직스에게 미드라인을 잠깐 볼 것을 강요합니다.





7분 14초 시점입니다. 피즈가 아직 귀환을 하지 않고 미드라인에서 계속 카직스를 붙잡아두고 있는 미니맵입니다. 이 때 카직스를 붙잡아 두면서 귀환한 뒤 라인에 돌아온 마오카이에게 적 레드 와드를 콜합니다. 마오카이가 바로 적 레드쪽으로 이동하는 미니맵입니다.





바로 2초 뒤의 모습인데요. 마오카이는 적 레드에 와드를 설치하였고, 카직스는 다소 늦게 레드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자르반과 피즈는 블루를 잡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다소 흐른 뒤 8분 45초의 모습입니다. 봇라인 딜교는 SSW가 성공적으로 수행하였고 주변의 자르반이 블루에서 용으로 내려오는 길목에 와드를 설치하고 미드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바로 위로 올라와서 시야장악을 도와주는 자르반입니다.





9분 4초입니다. 카직스가 레드를 먹고 귀환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탑에서 하드하게 딜교를 해주는 모습입니다. 라이즈의 체력과 마나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 미니맵을 보면 원래 용 타이밍을 잡기 위해 SSW의 정글과 봇라이너들이 모두 귀환하는 모습입니다.




9분 26초입니다. SSW의 봇라인 귀환에 맞춰 EDG의 봇라인도 귀환하고 있습니다. 이 귀환을 아까 자르반이 박아뒀던 와드를 통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나미의 귀환위치) 코그모의 귀환 위치에도 핑이 찍히면서 귀환을 확인한 상황입니다.

또한 직스와 카직스의 위치도 파악된 상황입니다.





탑 라이즈의 체력이 좋지 않음에도 귀환하지 않자 바로 로밍가는 모습입니다. 핑와를 통해 확인하고 있지만 카직스와 직스 모두 잘 성장한 피즈를 일직선으로 따라갔다가는 지원이 더 빠를 마오카이에게 합공당할 수 있기 때문에 레드쪽으로 돌아서 지원가게 됩니다.





벽을 바로 넘어 일직선으로 로밍가는 피즈를 따라가기에 늦었다고 판단한 직스는 라인으로 돌아가고, 카직스는 뒤늦게 돌아서 탑에 지원을 갑니다. 카직스가 지원가는 것이 아까 7분경에 마오카이가 박았던 와드에 의해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마 직스는 탑에 손해를 입었으니 미드 라인을 푸쉬하고, 용쪽을 노려볼 생각을 한게 아닌가 싶군요.





깔끔하게 퍼스트 블러드. 카직스는 이제 작골쪽에 있습니다. 작골에는 와드가 없지만, 레드쪽 깊숙한 위치에 와드가 박혀있기 때문에, 다시 돌아 내려오지 않았음을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마디로, 카직스가 용에서 아주 먼 것을 알고 있습니다. 퍼블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봇듀오와 정글은 용을 시도합니다.





이미 용을 빼서 먹고 있는 상황인데요. 중요한 것은 EDG의 봇듀오와 미드라이너의 위치가 모두 파악이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코그모는 마타가 설치한 와드와 미니언에 의해, 나미가 오는 길목은 자르반이 설치했던 와드에 의해, 직스가 내려올 길은 피즈가 설치한 핑와에 의해 모두 파악되고 있습니다.




용을 깔끔하게 먹었고, 적의 위치는 모두 파악된 상태입니다. 체력관리도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빠지고 있고, EDG는 라이즈가 죽은 상태이고 체력/마나 관리가 잘 된 편인 마오카이의 텔포가 살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결국 SSW의 일방적인 이득으로 상황이 종료됩니다.




네... 여러 장의 스샷이 있고 내용이 길었습니다만,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봇라인의 1렙 딜교 우위를 바탕으로 잔나의 극초반 적 블루 진영 장악

이를 통해 피즈가 귀환을 늦추면서 적 카직스를 미드에 붙잡아 둠

이 사이에 마오카이는 적 레드 깊숙한 곳에 와드를 통해 카직스의 위치 파악

자르반 또한 와드를 보조하며 적 카직스와 직스의 위치 파악에 도움을 줌

카직스가 미드와 봇 사이쪽에 있음을 알고 있는 마오카이는 적극적인 딜교환을 시도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자 탑로밍과 용 트라이를 동시 감행

적 카직스는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며 뒤늦게 탑에 커버를 가려 하지만 이것도 늦은 상황에 위치가 모두 파악된 상황

적 정글과 적 라이너의 위치를 모두 파악한 SSW는 깔끔하게 용 획득.



이후는 이 때 본 이득을 바탕으로 SSW의 일방적인 탈수기 운영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탑에 로밍을 가면서 동시에 나머지 셋이 용 트라이를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봤더니 SSW가 카직스의 위치를 레드쪽 와드를 통해 모두 다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언제 레드에 와드를 할 수 있는가를 찾아보았더니 피즈가 귀환을 늦추고 카직스를 붙잡아 타이밍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피즈가 귀환을 늦추고 카직스를 붙잡을 수 있었던건 초반 잔나의 와드 덕분이었습니다.


극초반 봇듀오의 선 2렙 딜교환 우위가 어떻게 큰 스노우볼로 굴러갈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전까지 cs는 거의 동일하고, 글골 차이도 0.1K 차이에서 왔다갔다 할만큼 없었거든요. 정말 대단한 운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