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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8 21:06:52
Name Quelzaram
Subject [기타] [WOT] 월드오브탱크 코리안 리그 2013-2014 최후의 결승전
월드오브탱크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아는 분들은 아는 게임이지만요.
제목대로 탱크를 빵야빵야 쏴대면서 싸우는, 최대 15 대 15가 가능한 (무려 이게 노말모드) 게임입니다.

현재 세계 MMO 게임 시장의 35% 정도를 LOL이 먹고 있다면
15% 정도는 바로 이 월드오브탱크가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게임으로
전 세계 동시접속자가 180만에 육박하는, 명실공히 현 세대 세계 최고의 게임 중 하나입니다.
러시아에서만 인기 있는거 아닌가? 하실 수 있지만 유럽 쪽과 북미 쪽에서도 상당한 인기가 있으며
중국내 게임 순위에서도 10~15위 권에는 드는, 확실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월드오브탱크가 작년에 e스포츠화를 선언하면서 만든게 WGL이라는 글로벌 리그인데,
그 지역에 한국도 포함이 되었습니다. (러시아, 유럽, 북미, 한국, 동남아 + 중국)
솔직히 월드오브탱크는 러시아, 유럽이 워낙 강력해서 도타2의 경우처럼 한국이 쫓아가는 입장이지만,
이 좁은 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팀들이 생기긴 했습니다.

조금 전 4강 2번째 경기에서 노아 팀이 바이퍼스 팀을 상대로 4:1로 거두며 결승 진출,
먼저 결승에 오른 아레테 팀과 만나 작년부터 이어진 한국 월탱계의 오래된 경쟁 구도의 마지막 대결을 남겨두게 됐습니다.


NOA

WTKL 오픈 시즌 우승
민스크 토너먼트 준우승
WTKL 시즌 1 준우승
WCG 국가대표 선발전 준우승
한일전 대표선발전 준우승

2등의 향기가 가득해...노아 팀은 총 3개 시즌으로 진행된 월드오브탱크 코리안 리그에서 첫 대회를 우승한 초대 챔피언입니다.
어찌 생각하면 타 팀들의 경쟁력이 없을 때 치고 나온 것이 아닌가 할 수 있지만 그 뒤의 성적도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애초에 이 팀 자체가 북미시절부터 4,5천 게임 씩 뛴 유저들로 구성된 팀이 아니기 때문에
시기를 잘타서 우승했다는 말도 어울리진 않습니다. 뭣 보다 시기 잘 탄걸로 저 많은 결승을 갈 수는 없죠.
다만 라이벌이라 부를 수 있는 팀에게 연전 연패 한 것이...

팀장 Evenfall 송호성 선수의 안정적이고 유기적인 오더를 중심으로
한국 최고의 경전차 및 클립식 전차장으로 불리는 '시후파파' 방정한 선수가 간판스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애 아빠입니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는 강하다)

기존 한국 팀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탈 한국급 경지에 오른 팀이라고 볼 수 있는데,
NVIDIA 토너먼트에서 기존의 강자로 군림하던 동남아의 많은 팀들을 모조리 누르고 아시아 대표 티켓을 따낸 바 있습니다.
비록 본선에서는 세계 최강 팀 중 하나인 독일의 마우스 이스포츠 팀에게 2:0으로 완패하며
세계의 벽은 아직 높다는 것을 실감하긴 했지만
적어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충분히 인정받는 강 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노아 팀은 팀장인 송호성 선수의 전략 전술 구상도와 오더의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습니다만
오픈 시즌 이후 중요한 무대마다 후술할 라이벌 팀에게 패해 미끄러지면서 기존의 연습 방식을 변경,
연습량도 대폭 늘리고 팀원 개개인의 샷 정확도와 교전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면서
몇몇 선수와 오더에 의존하던 팀 컬러에서 벗어나 선수 전원이 에이스화 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2 이전까지의 노아 팀은 분명 타 팀들과는 격차가 있지만
주도적으로 싸움을 벌여서 전장을 지배한다기 보다는
작은 이득을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 팀이 자멸하는 이른바 말려죽이는 플레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막상 교전에 들어가면 일점사 능력이라든지 기동전이라든지 하는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죠.
하지만 이번 시즌 2에 들어서는 전체적으로 화끈한 공격도 취할줄 알고,
맵의 중요 포인트를 찾아내거나 활용하는 모습, 교전 판단과 실력 등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팀 전체가 마치 한 마리의 뱀처럼 움직이며 사냥을 하고,
특정 맵에서 보여주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 만으로도 득점을 할 줄 아는 한국에서는 몇 안되는 팀입니다.
특히 경전차-클립식 전차 라인의 전투력은 국내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의외로 시가지 맵에서의 힘전투 역시 상당히 잘 합니다.



ARETE

WTKL 오픈 시즌 16강
민스크 토너먼트 4강
WTKL 시즌1 우승
WCG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WCG 8강)
한일전 대표선발전 우승 (한일전 우승)


전투 민족, 혹은 정복 민족으로 불리는 ARETE 팀입니다. 2ne1 팀 시절부터 온라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오프라인 무대만 가면 박살이나는 모습 때문에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으며,
오픈 시즌 때는 ARS라는 팀명으로 리그에 참가했으나 드라키 팀에게 전설의 패패 승승승 스코어를 선물하며 광탈,
(경기 내용도 유리한 거 말아먹고 점령 게이지 못끊고 기다리는 상대에게 달려들어 조공하고...)
민스크 토너먼트 때도 살모사 팀의 상대 정신줄 갉아먹는 끈적끈적한 지공에 휘말려 광탈...등
(4강 탈락이라고 썼지만 사실 토너먼트 자체가 4팀으로 이뤄진 토너먼트라...)
자칫 팀이 와해될 뻔한 역사가 있습니다.

시즌 1에 들어서서, 소도둑이란 닉네임으로 알려진 팀장 송준협 선수를 중심으로 팀 전체가 다시 뭉쳐
일반인 게이머들 치고는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하고 (대학생, 직장인들이 모여 하루 4,5시간 연습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죠)
해외 대회를 적극적으로 참고하면서 얻은 전술, 전차 선택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파죽 지세의 연승을 달립니다.

결승전에서 바로 전 대회 챔피언이자 2연패에 도전하던 노아를 4:1로 압살하며
사실상 월탱 한국 지역의 패자가 바뀌었음을 선언하는데까지 이릅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지만, 유독 눈에 띄는 선수는 해외에서 뛰어도 충분히 할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토그 ii 강정모 선수와 크리스티나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준수 선수입니다.

이번 월탱 리그 들어서는 형제 팀인 ARPS와 4강 내전을 치렀는데, 스코어는 4:1로 이겼지만
경기 내용 상으로는 박빙 우위로 끝나 아레테도 무적은 아니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습니다.
흔들리는 모습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틈이 없지는 않다 라는 거죠.

이 팀은 어느정도 개인기량의 우월성을 바탕으로 찍어누르는 경향이 강하지만 그렇다고 오더가 약하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기존에는 워낙 기량들이 좋다보니 오히려 오더를 무시하고 본인이 판단을 내려 일을 그르치곤 했는데
역시 애 아빠인 (아버지는 강하다!) 투수 최민수 선수의 오더가 정착되면서
자유분방하면서도 일관성 있는 움직임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두 팀은 지금까지 총 3번을 맞 붙었는데 이 3번이 모두 결승전에서만 만난 것도 특이합니다.
그만큼 타 팀들과의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최초의 맞대결이었던 WTKL 시즌 1 결승전에서 아레테가 노아를 4:1로 압도하면서 우승했고
WCG 국대 선발전에서 역시 4:1로 아레테가 승리했으나 경기 내용은 꽤 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한일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노아가 2:1 매치 포인트까지 만들었으나 아레테가 간신히 3:2로 역전승을 거둬
역대 전적은 3:0 세트 스코어로는 11:4가 되었습니다.
상대전적에서 많이 밀리면서도 누가 아레테를 잡을 수 있을것인가? 라는 질문에 그래도 한 팀을 고르라면
노아 외의 팀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시즌은 ARPS라는 복병 팀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또 보다시피 뒤로 갈수록 노아 팀이 추격하는 모양새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번 시즌의 중론이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두 팀간의 대결은 기본적으로 기지방어에 의존하는 타 팀들과는 달리 서로 화끈하게 주고 받는 경기가 많이 나옵니다.

여담으로 두 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이븐폴 송호성 선수와 소도둑 송준협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먼 친척이라고 하네요.
프로필 촬영 및 인터뷰를 하러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송준협 선수가 위, 촌수는 송호성 선수가 위...)

송준협 선수는 거침없는 마이크웍으로도 유명합니다.

Q 결승 상대인 노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똥같아요 (...실제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택용 선수의 보험 발언 이후 최고의 도발이 아닐지?)
   노아는 이제 좀 지겹지 않나요?
   제발 저희를 좀 깜짝 놀라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기타 등등...


이번 결승전은 정말 많은게 걸려있습니다.
7천만원의 우승상금 (7 대 7 대결이므로 두 당 천 만원)
2013년 내내 이어진 라이벌 관계의 최종 판결 (4번 만났는데 그게 모두 결승)
그리고 3번의 시즌 동안 벌어놓은 포인트 정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각 지역 리그의 포인트 합계 1위는 LOL로 치면 롤드컵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에서 열리는 그랜드 파이널에 직행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거든요.
포인트 랭킹은 현재 노아가 1위, 아레테가 2위로, 이번 시즌에 우승해야만 상대를 제치고 1위로 직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승을 차지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월탱이 비록 게임과 리그 모두 한국에서는 비주류인 면이 있지만
어엿하게 활동하는 팀이 있고 선수가 있고 세계 대회가 있는 리그인데다가 그 대회에 나갈 팀을 가리는 경기이니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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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recrow
14/01/18 21:10
수정 아이콘
월드오브탱크 많이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
솔직히 즐기는 게임이지, 보는 재미가 상당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 1인칭 시점을 따라 볼 수도 없고
뭐랄까 옵저빙의 한계가 존재한다고 해야하나요..?

월탱이 개인적으로 많이 흥했으면 하는데 좀 아쉬움미 많습니다.

요즘도 아레테가 강세인듯 하긴 한가보네요.
두팀 다 힘내서 누가 나가든 한국이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주는 경기를 해주기 바랍니다.
Quelzaram
14/01/18 22:50
수정 아이콘
저도 옵저버는 상당히 아쉽습니다. 1인칭 시점만 보여줬어도 굉장히 박진감이 있었을 건데요...
다만 이 부분은 월탱 자체가 원래 이스포츠를 겨냥해서 만들어진 게임이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을 거 같습니다.
사실 지금 스타2나 도타2의 옵저버 시스템에 눈이 높아지긴 했지만 스타1만해도 옵저버로 알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었기도 했구요...
루키즈
14/01/18 21:50
수정 아이콘
아레테는 이미 우승이라고 생각하는거같던데... 과연 어떨지.. 흐...
팀장 생각하면 노아가 이겼으면 싶은데 팀원 생각하면 아레테가 이겼으면 하고....
수부왘
14/01/18 21:50
수정 아이콘
263트리 뚫고 접었는데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그때당시만해도 지나치게 수비적이고 루즈한 몇몇 골탄을 받아낼수 있는 특정 헤비와 구축 위주의 라인긋기가 대세였고 그와중에 공격적인 전략의 경우 백이면 백 압도적인 DPS의 미 클립식이나 바샤티옹으로 도배하는 방식이라 e스포츠로 흥하긴 힘들다고 봤었는데..
Quelzaram
14/01/18 22:46
수정 아이콘
지금 결승에 오른 두 팀이 그런 수비적인 성향의 팀들을 다 때려잡고 올라왔죠. 4강 전 경기들은 상당히 경쾌한 느낌이라 재밌습니다. 8강 경기들은 좀...비추천이긴 하죠.
14/01/18 23:22
수정 아이콘
슈팅 액션 게임은 뭔가 혁신적인 관전 시스템이 없으면 힘들다고 봅니다. WOT도 그 중에서 좀 심한 편이긴 한데, 어지간한 F/TPS 자체가 관전이 재미가 없어요. 그나마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자금 관리 같은 요소도 있어서 보는 재미가 더 있었던거고요.(자금에 따라서 양 측이 동등하지 않고, 이걸로 권총만으로 중무장한 적을 잡아낸다거나 하는 재미가 있었죠.)
지나가던한량
14/01/19 00:19
수정 아이콘
월탱은 다른 총싸움보다는 패턴이 느리고 피지컬보단 전략성이 한층 우선되는 편이니 스타나 롤처럼 위에서 내려보는 구도를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면 보는 맛을 살릴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많은 인원&시점에 알맞은 크기의 맵이 필수적이겠군요
세계구조
14/01/19 03:40
수정 아이콘
저도 쏘연이랑 프랑스 8티어까지 뽑고 그러다가 접게 된 게임인데... 당시에는 동접자가 1만 넘고 그러더니 요즘에 들리는 얘기로는 많이 죽었다고 하더군요.
안티노라님 요즘 방송 보니까 그 분도 상당히 의욕을 잃으신 것 같더라고요. 롤 초반에 친구가 하자고 할 때 할걸 하면서요.
농담도 있겠지만, 그 중에 와닿는 말이 '롤과 달리 월탱은 중간에 걍 죽어도 상관이 없는 게임'이라고 하는거에요.
이게 게임 내 각각 유저들의 역할 할당과 수행의 문제인 것 같은데 제가 봐도 월탱 대회와 일반 유저들의 게임은 전혀 닮지 않았어요.
그래서 게임과 대회와의 괴리도 있는 것 같고요. 한때 굉장히 뜰 것 같은 게임이었는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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