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3년도 끝나가고, 게이머라면 2014년에는 무슨 게임이 나올지 기다리면서, 스팀 등의 각종 할인 행사를 기다릴 때입니다. 사실 올해는 제 개인적으로는 기대했던 작품 상당수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참 실망했던 해였습니다.
내년에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는데, 일단 상반기에서는 딱 네 가지 정도를 꼽고 싶네요.
[1. 타이탄폴]장르 : FPS
개발 :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발매 : 2014년 3월 11일
- '타이탄폴'의 등장 로봇 중 하나인 오우거 소개 트레일러
- 게임스컴 2013 당시의 플레이 데모
초창기의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개발해왔던 인피니티 워드 출신의 개발진으로 구성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첫 작품인 타이탄폴입니다. 타이탄폴이란 등장하는 로봇이 타이탄이며, 호출하는 방식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죠.
타이탄폴은 기존의 밀리터리 FPS 게임에 비교하면 굉장히 색다른 편입니다. 레이저가 오고 가는 전투는 벌어지지 않지만, 육중한 로봇과 건물을 뛰어넘어 다니는 보병들의 모습은 오히려 퀘이크나 언리얼 토너먼트의 그것을 연상케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타이탄이란 로봇입니다. 만일 이 게임이 단순히 보병만이 나오는 수준의 게임이었다면 이렇게 관심을 못 받았을 겁니다. 오히려 저는 그렇게 우호적으로 보지 않았을테고요. 그러나 타이탄이란 요소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배틀필드 시리즈처럼 전차나 전투기 등이 나오는 게임은 있었습니다만(그리고 2142는 로봇이 나오긴 했죠.) 게임 내에서의 비중은 많이 다릅니다. 일단 타이탄은 누구나 탈 수 있습니다. 배틀필드 시리즈처럼 아군의 일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보병 간의 교전이 벌어지다가도, 갑자기 로봇끼리 치고 박는 게임이 되는거죠.
또 단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타이탄폴은 싱글 플레이 컨텐츠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게임의 설정이나 배경을 설명해주는 것은 멀티플레이 게임 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구현해놓은 정도죠. 개발진의 언급에 따르면 단기간에 몽땅 소진되는 싱글 플레이 컨텐츠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싶지 않았다곤 합니다만, 아직 신생 개발사여서 여력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유통은 EA가 맡고, 오리진으로만 출시할 것이며, 한국어 지원이 결정되었습니다.
[2.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장르 : RPG
개발 :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
발매 : 2014년 4월 예정
-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의 게임 플레이 티저 트레일러
발더스 게이트를 아십니까? 혹시 그 시리즈의 팬이시라면 2014년에 나올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를 기대하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비록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는 폴아웃 : 뉴베가스의 개발 정도만을 맡았습니다만, 사실 이 개발사는 발더스 게이트를 제작했던 블랙 아일 스튜디오의 인력을 흡수한 개발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개발사가 킥스타터로 시작한 프로젝트 이터니티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란 이름의 게임으로 공개되었는데요. 발더스 게이트와 똑같은 RPG 게임입니다. 그것도 전투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의 것을 발더스 게이트 그대로 계승한 게임이죠. 이미 공개된 티저 트레일러만 봐도 딱 발더스 게이트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개발진도 주목할만한데,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를 만들었던 크리스 아발론과 폴아웃 1~2를 만들었던 팀 케인이 개발진에 합류한 게임입니다. 그야말로 옛 RPG 명작들을 만들었던 개발자들로 가득한 게임이죠.
그러나 발더스 게이트와의 차이점이라면 던전 앤 드래곤을 소재로 하지 않은 게임이란 점입니다. 그래서 배경이나 설정 같은 요소 모두 스스로 만들었죠. 공개된 정보나 일러스트를 보면 직업이나 세계관이 굉장히 독특하기도 하더군요.
다만 킥스타터로 만든 게임인만큼 대형 유통사는 당연히 없으므로 한국어와 정식 유통은 매우 불투명합니다. 저도 정말 기대는 되는데, 이 게임을 영어로 즐겨야 한다면 제대로 몰입하긴 어려울 것 같거든요.
[3. 와치 독스]
장르 : TPS
개발 : 유비 소프트
발매 : 2014년 봄 예정
- '와치 독스'의 아웃 오브 컨트롤 트레일러
원래 2013년 하반기 발매였습니다만, 게임의 완성도를 이유로 내년 상반기로 연기된 와치 독스입니다. TPS 장르고, 오픈 월드이기 때문에,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뽑히는 GTA 5와 많이 비교되긴 했는데요. 사실 두 게임 자체는 성격이 많이 다를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유비 소프트가 더 디비전 같은 게임과 함께 야심차게 준비한 게임이죠. 엔진부터 자체적으로 새로 제작한 엔진을 쓰기도 했고요. 특히 공개된 영상을 보면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자잘한 요소가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와치 독스의 가장 기대되는 점은 색다른 멀티 플레이입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광활한 오픈 월드에서 단순히 몇명이 모여서 같이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해킹을 통해서 정체를 밝혀내고, ArmA2의 인기 모드인 DayZ처럼 생존 게임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와치 독스는 한국어를 지원하여 정식 발매할 예정이란 점도 희소식인 게임입니다.
[4. 워게임 : 레드 드래곤]
장르 : RTS
개발 : 유진 시스템
발매 : 2014년 상반기 예정
- 게임 내에서 쓰일 유닛의 초상화, 좌측은 대한민국 해병대, 우측은 적위대라고 하네요. 고증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게임이라서 수시로 자문을 구해서 수정한다고 하네요.
냉전 시기의 전쟁을 다룬 밀리터리 RTS인 워게임 시리즈의 후속작 레드 드래곤도 제가 기대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트레일러도 없는 게임입니다만, 개발진이 개발 포럼에서 수시로 정보를 공개해주고 있어서 상당한 양의 정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워게임이란 이름답게, 지극히 현실적인 현대전을 다룬 게임입니다. 그리고 전작은 유럽을 배경으로 했었는데, 이번 작품은 레드 드래곤이란 이름처럼 아시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또 해전이 구현되어서, 고속정 같은 병기를 쓸 수 있게 된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등장 진영으로 대한민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이나 중국까지 모두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이미 공개된 바에 따르면 개발진은 대한민국이나 북한 관련 유닛을 만들면서 유닛 명칭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자문을 구하기도 했었고요.
전작인 에어랜드 배틀은 개발사에 의해서 정식으로 한국어도 지원했고, 뒤늦게나마 정식 출시도 했는데, 배경이 배경이라서 과연 정상적으로 출시가 될지 궁금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RTS를 좋아하는 편이고, 에어랜드 배틀까지 재미있게 즐겨서 이번 작품도 많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