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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16 02:49:28
Name 뉴[SuhmT]
Subject 매니아가 만들어가는 문화, 대중이 변질시키는 문화.

  엽기 문화를 아시는지..

불과 2,3년 전에 아주 큰 히트를 치다, 결국은 잠잠히 사라져버린 ... 아니 죽어버린 문화입니다.

지금은 쓰지도 않고, 기억하는 이도 별로 없는 이 문화. 처음엔 소수의 매니아로 시작되었습니다. 엽기적이다 함은, 처음에는 그야말로 '엽기적 살인사건. 아녀자를 죽인뒤 X간 한 흔적이 보인체로 뒷산에서 시신발견' 등에나 쓰일 말이었습니다만, 후에는 매니아로 인해,

  기이하고, 평범하지 않은, 재미있는 그 무언가. 로 정립이되었고 어느정도 문화로서
꽃이 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를 매니아 적 문화로 볼수 있습니다.

  이후, 인터넷 포탈등에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대중적인 문화로 변모되면서, 그 뜻도
평범하지 않은, 재미있는..의 쪽 보다는.. 그.. 딱히 이름붙일수 없는 '희안한것(?)'의
총체적인 표현으로 쓰이더군요. 별거 아닌것에 엽기다. 엄밀히 말해 엽기는 아닌데도 엽  기다.. 등등. 엽기라는 단어가 마치 일부 공통점을 가진 단어들을 포괄하는듯한 단어가
되었습니다.

  결국 엽기 문화는 대중들에 의해 크게 부각대고, 대중들에 의해 소리없이 사라졌습니다.

  제 생각이 짧아서 인지는 모르지만 '문화는 매니아적일때 가장 이상적 발전을 한다' 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매니아 적일때 가장 그 순수한 본질의 뜻을 잃지 않을수 있다고
여겨서 이지요.

  문화가 대중적인 문화가 되어버리면,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킬수는 있을지어정,
그 순수성이 보장되라라고는 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우습게도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문화생활을 하고있는 사람들은, 타인이 그
문화생활에 끼고자 하는것을 받아들이고 싶어하기 마련이며,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그게 옳기 때문이죠. 모든 문화생활이 그렇지만, 좋은것은 함께 해서 더 즐거우니까요)

  이곳 PGR 에 온지는 얼마 안되었습니다. 즉 PGR 의 문화에 끼고자 하는 사람이고,
그리고 몇몇 글을 올릴땐 의도적으로 그 글에 공감하시든 공감하지 않으시든 나름대로의
의견을 밝혀주시기 바라는 표현이 깔려있었습니다. 대화는 그것이 논쟁이든 속삭임이든,
사람과, 사람을 알게 해주니까요.

  PGR 의 문화생활에 끼고싶어서 저는 들어왔고, 지금도 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새 멤버가 생기게 되면, 기존 멤버와의 마찰도 빚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기본적으로, 기존의 멤버들 간의 사이에서 지켜왔던, 그 무언가가 있다면 새 멤버는
그 멤버들 사이간에 지켜왔던 그 '무언가' 를 지키려 노력해야하고, 그 방침이 다소 싫더라도 따르는게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한편, 새 멤버는 그 무언가를 지키면서, 자신이 생각할때 이 문화에는 이런 점이
보완되는것을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그 '무언가' 를 바꿔갈수도 있습니다.

  그 바꿔가자는 의견이 먹힐지 안먹힐지는 모릅니다만, 먹힌다와 안먹힌다의 의견대립이
있고, 논쟁을 벌여가며 문화는 조금씩 발전해 가는거라 생각합니다.


  아.. 너무 횡설수설했네요^^;

요컨대 말하고 싶은것은 이겁니다.

  기존의 어떤 집단에 끼고싶으면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것이 필요하고
  기존의 어떤 집단원은 그들이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있다면 따스히 맞아줘야합니다.
  기존의 집단원 사이에서든 새 집단원 사이에서든 대립이 있다면, 그건 그 문화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좋든,나쁘게든 발전을 하게는 되어있습니다.

  뜬금없이 왠 문화소리냐구요?.. 에;;글세요^^; 전부터 마음에 담고있었던 말이어서요.

전 TRPG(이것땜에 맨날 PGR 을 PRPG..로 써버린답니다^^) 라는 문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6,7 년 가까이 되어오면서 생각도 조금씩 하면서 제가 가진 문화를 제 나름대로
소신껏 즐겨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즐기려곤 하지않고 놀려고 하시더군요.

'노는것' 과 '즐기는것' 이것이 대중적으로 확산이 된 문화 와 매니아적 문화 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는 그 순수성을 잃었을때 이미 그 결과가 눈에 보이기 마련입니다.
굳이 예외가 있다면 스타크래프트 더군요. PGR 의 예의바르고 정숙한 문화(;;;걍 제생각)
와 DC 스타겔 의 '놀아보자 잇힝' 문화 (이것도 지극히 주관적인 제 판단이자 생각입니다
실제로, PGR 에서 임선수를 보고 먹튀..라고 부르고 정수영 감독을 쉐키정 이라고 부르 는건 못봤습니다) 가 서로가 섞일듯 섞이지 않으면서 제 고유의 색을 내더군요.

  어느쪽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쪽에 가서 놀면 되죠^^
(굳이 비교를 하자면, PGR 은 매니악한 면이.. DC는 대중적인 면이..있다고 봅니다.
MC용준의 이슈를 거론해보아도,  PGR 에서는 그런 것이 나오기 힘들죠. DC보다
사람이 적기도 하거니와, 그것이 대중적인 면과 매니악한 면과의 차이 중 하나이니까요)

  최근 PGR 에서는 게시판 글의 무게없음에 대해(예전보다) 한탄하시는듯한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듯 합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리기엔 뭣합니다만,
사람과 사람이 섞여있고.. 거기서 한 문화가 이미 정착되어 있다면, 새로운 사람이 섞일 경우엔 예전과 다른 모습이 나오는게 당연한 모습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저도 필력도 딸리고 하고픈말 다 잘하지도 못하고, 조리있고 맛깔나게 말을
잘하는건 못합니다만..;

  하지만, 소수에서 소수로 이어지는 이 문화는 아직까지 순수한 매니아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퇴보에 가까운 발전은 있을지언정 변질은 없으리라는건 말씀드릴수 있겠습니다.

  언제나 RPG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왔고, 다른 분들에 비해 운좋게 몇년 더 일찍
엽기 문화속에 있어보고, 그것이 변질되어가고, 잊어진것을 보고.. RPG ..그리고 제가
속하고자 하는 문화들에 대해서 염려를 많이 합니다. 대중화되지 않아야 하는데..라구요.

  너무 편협하고 에고가 강한가요^^;;  예, 전 이기심이 많고 속도 좁습니다.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문화를 잃는거 보단 나을테니까요.
RPG 문화, 스타크래프트 문화, 그 모든것이... 변질되지 않고 순수성을 간직한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 문화를 영위해 나가고 싶다면, 변명일라나요^^

  전, 인간이기에 이기적인 모양입니다.

PS. 도데체 무슨 글인지 모르겠다!! 싶으신 분들..죄송합니다;;

PS2.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3. New[SuhmT] 배넷에서 보시면 아는척 좀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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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16 03:03
수정 아이콘
정말 기네요 --a
잘 읽었습니다 ㅇㅇ/
본호라이즌
04/06/16 03:46
수정 아이콘
문화에 대한 통찰을 잘 담아내셨네요~ ^0^
Return Of The N.ex.T
04/06/16 03:55
수정 아이콘
엽기.. 아직 엽기 길드는 남아 있죠..^^;
안전제일
04/06/16 03:56
수정 아이콘
이룰수 없는 꿈이죠.^^;
참 사람이란게 묘한것이...어찌 모이기만 하면 늘 비슷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가게 마련인지라....흠흠.

무엇보다 그 해당되는 화제에 대한 애정도와 식견의 차이랄수 있지요.
많이알고 적게 아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공감대의 차이랄까요.
예를 들자면 모팀의 유니폼을 두고 로봇청년이냐 아동복이냐..라는 말을 한다면 저와 제 친구들 사이에서는 유머가 되겠습니다만 공개된 게시판에서 하게된다면 누군가를 기분나쁘게 할수 있는 저급 유머가 될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이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말하는 이의 배려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죠.
공개된 게시판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감대는 그 화제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 뿐이겠지요.
글쓴이도 읽는 이도 이점만을 잊지 않는다면 사소한 충돌도...문화의 매니악함과 대중성에 대한 다툼도 훨씬 줄어들겠지요.

아아..다시 맨처음으로 돌아가서..그러나 그렇지 못하는게 사람인지라...
으하하하(달려간다.-)
Rock[yG]
04/06/16 04:20
수정 아이콘
네 엽기 길드는 남아 있습니다 ㅡ,.ㅡ;
Aim.Dream.
04/06/16 08:2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크게 공감이 가네요. 문화란 매니아적일때 그 순수성을 가장 잘 간직한다는 부분에서 특히.. ^^

몇년전(그래봐야 2년이지만;;)부터 PGR의 글들을 읽어왔기 때문에 요즘 글들은 무게가 그때에 비해선 좀 떨어진다고는 생각합니다. 저도 얼마전에 아주 오랜만에 글을 썼기 때문에 이런말을 한다는게 상당히 속으로 찔리는 부분이긴 하지만,, 특히 요즘 글을 올리신 분들께서 제가 한 말을 보시고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예전 제가 왔을 때와 상대적으로 비교해보는 것이고 저의 주관적 생각일 뿐이니까요. ^^; 그래도 요즘이나 그때나 PGR은 최고의 사이트입니다.
포켓토이
04/06/16 08:33
수정 아이콘
엽기문화가 사라졌다는 말씀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엽기라는 단어야 예전만큼 많이 안쓰이는게 분명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터넷 문화의 분위기는 비슷한데요. 엽기문화가 사라진게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서 더욱 광범위하게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졸린눈
04/06/16 09:21
수정 아이콘
사람 사는곳, 다른거 하나 없습니다. 통신 생활 11년, 어느 동호회, 어느 커뮤니티나 별 차이없다는게 결론입니다.

좀 웃긴건 그 소속원들은 "여기는 다른곳과 다르다!"라고 느끼고 있다는것이죠. 항상.
이호산
04/06/16 09:2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59분59초
04/06/16 11:02
수정 아이콘
네 공감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졸린눈님 저도 덧붙이자면... 얼마전에 지금 대딩졸업반인 01, 00학번 후배들 만났는데요..
과 분위기 얘기 하면서.. 우리때는 안그랬는데.. 왜 이렇게 변한거니...그러면서 저희들끼리 얘기하는 것보고 피식 웃었습니다.
저도 한마디 했죠. "우리도 너네들 보면서 그랬다" 선배들도 우리보면서 그랬겠죠? 뭐 그런거죠.. 사는게..^^
04/06/16 13:59
수정 아이콘
PGR은 미라쥬 나이트 오렌지 라이트
스갤은 미라쥬 나이트 그린 레프트

FSS를 모르신다면 낭패입지요..-_-;
뉴[SuhmT]
04/06/16 14:01
수정 아이콘
파이브스타 스토리..인가요-_-;;;;
하얀냥이
04/06/16 14:37
수정 아이콘
'노는'것은 틀렸고 '즐기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부터 괴리가 생기는 것 아닐까요.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다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04/06/16 14:48
수정 아이콘
조리있고 맛깔나게 말을 잘 하시지 못하시는 지는 모르 (이게 말이 되는 말인지 안 되는 말인지) 겠지만,
글은 맛깔나게 조리있게 잘 쓰시네요.
[SuhmT] 님, pgr에서 새롭게 기억하고 싶은 닉넴이 생길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 아시는지요. 맑은 실개천이 흘러 들어 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 말입니다.
세인트리버
04/06/16 15:27
수정 아이콘
언제나 매니아가 아닌 라이트 유저를 지향하는 저로써는..
어떤 것을 좋아하면 그 것이 수면위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DDR의 열풍으로 오락실이 게임센터로 거듭났다던가, 늘 아웃사이더에 가깝던 윤밴이 어느새 국민밴드로 부상한 것이 저는 너무 좋습니다.
스타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임요환 선수나 홍진호, 박정석 선수가 다른 스포츠 스타들처럼 공중파 스포츠 뉴스에 나오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어렸을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그 게임을 몰래 즐겨야 했던 탓일까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문화가 남들에게 인정받고 모두가 즐기는 그런 문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혹, 그 것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본질은 흐려지지 않을거라고 믿고, 또 저는 그 본질을 그대로 즐길 수 있을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츠야-_-닷
04/06/16 16:28
수정 아이콘
저도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선 대중화되는 것이 필수라고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매니아들만의 문화이길 바라고 있으니.. 참 맘이 뒤숭숭합니다^^;
어쨋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PGR이든 스갤이든.. 어떤 사이트든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융합해서 더 멋지게 발전했으면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집단에 들어오고싶으면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야한다'는 말씀에 심히 공감합니다.
아케미
04/06/16 18:33
수정 아이콘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많은 사람들도 알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만 순수하게 즐기고 싶은 바람. 둘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고르라면 못하겠습니다. ^^;
확실한 건 어떻게든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 그 변화를 최대한 좋은 쪽으로 만드는 것이 팬들의 몫이라는 것.
글 잘 읽었습니다.
04/06/17 09:36
수정 아이콘
매니아 중에서도 항상 마이너를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
으음,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꿈을 접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꿈도 달라지는건 당연합니다. 아케미님 말씀처럼, 우리가 해 가야하는 일이겠죠?
^^;;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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