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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05 22:38:38
Name 풍경
Subject [기타] 디스아너드 한글패치에 관한 씁쓸함.
피지알은 아무래도 온라인 중심의 게임에 관해서 즐기시는 유저가 더 많으셔서
이런 글을 쓰기가 애매하긴 한데 어디다 글을 써야 하나... 하다가 여기에 남겨봅니다.

저는 디스아너드란 게임을 작년 봄쯤에 알게되었던거 같습니다. 게임명가 베데스다에서 나오는 타이틀이란 걸로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죠.
x-com 이랑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는데 제가 당시 엑스컴만 구매하고 디스아너드는 좀더 보류했던 이유는
엑스컴은 한글화되었다는 점이었죠. 즉 디스아너드는 한글패치가 나올때까지 좀더 느긋하게 기다릴 셈이었습니다.
애초에 한글화 되어 나온게임이 아니니까 항상 그랬듯이 유저들의 비공식 한글패치를 기다리자 했던 것이죠.
즉 애초에 출시때부터 살게 아니니 패키지를 궂이 사는거보다 스팀 세일을 통해 좀더 싸게 사는게 났겠다 싶었고,
그래서 작년 11월말쯤에 아마 50% 세일할때 샀던거 같네요.

게임을 사고나서야 아직 한글패치 나왔다는 소식 없나.. 이러면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한다는 말이 보였습니다. 아예 유통사와 연계를 맺어서 한글패치를 낼것이라고..
근데 그 나중의 배포를 패키지 고객에게만 한다고? 그런 걸 알게되었지요. 이유를 보니, 스팀판매쪽은 한국의 매출에 포함이 안되기 때문에 게임회사에 어필이 잘 안된다는 거죠. 그러니 패키지 고객에게만 배포하려는 생각이다. 그때 당시는 그냥 일리도 있는 말이다 그러고 넘어갔고 아직 패치가 나왔다는 말도 없으니 그냥 그렇게만 알았는데..

제가 저번 주말쯤에 또한번 혹시 한글패치 소식있나 해서 검색을 했더니, 배포가 되기 시작했다는 말이 뜨더군요.
그런데 정말 패키지 고객에 한해서, 그것도 그 방식이 굉장히 이상한게 패키지 자체에 패치도 동봉하는 형태가 아닌,
패키지 고객이 거꾸로 배포자에게 자신의 이메일주소, 스팀아이디 인증샷을 찍어서 증명해서 보내면 패치를 메일로 보내준다는 그런 글들이더군요.

저도 한글화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게임이 좋아서 한글화를 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되기에,
(게임은 정작 못하면서 한글화만 미친듯히 해야하는 상황이 되지요)
한참을 씁쓸해 하다가... 그냥 어제 패키지를 별도로 구매했습니다. 그냥 마냥 기다리기엔 너무 작년부터 기다려온 게임이기도 하고
그냥 4만5천원 다시 주는게 더 효율적인거 같아서요.

그리고 그쪽에서 요구하는대로
방금 제 스팀아이디와 제 이메일주소를 종이에 적어서 게임 패키지 개봉한 상태로 카메라로 찍은 인증샷,
제 구매처가 있는 구매영수증, 스팀에 디스아너드란 게임이 등록된 스샷, 세가지를 보냈습니다.



제 불만은 이렇습니다.

1. h2인터렉티브(디스아너드 유통회사입니다)는 왜 애초에 정식 한글패치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도 아니라면 왜 루넨스와 정식 번역계약을 맺고서 유통을 하지 않았을까요.. 지금의 형국은 루넨스는 무일푼으로 한글패치를 만들었다는데 결국 한글패치 자체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형국이 되어버렸지요. 스팀으로 이미 구매한 고객이 패키지 새로 샀을 경우 증명하는 방법이 있길래 더 웃겼습니다.
결국 중복구매하는 구매자가 생기는 걸 예상한 것만 봐도 노골적으로 상업적으로 이용된 한글패치가 된거죠.

문제는 이 패치가 베데스다와는 전혀 별개로 나온 유저의 패치라는 겁니다. 애초에 로컬화류는 모두 저작권이 게임회사에 있습니다.
한글패치의 저작권? 그딴거 사실 없지요. 정식패치라면 번역자가 게임사와 계약을 맺을테니 저작권이 분리될 일도 없구요. 즉 별개의 한글화 저작권이 가능하려면 애초에 한글화를 하기 전에 게임회사에 문의를 해서 당신네 게임으로 이런작업을 하는데 나의 2차 저작권을 인정해달라, 그래서 인정받아야 가능할까요. 근데 애초에 대개의 한글패치는 유저가 게임을 뜯어서 그냥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출발이 사실은 첨부터 불법입니다. 물론 대개의 게임회사는 그런 로컬화를 묵인하지만 엄연히 따지면 게임회사가 문제를 삼으면 유저들은 절대 게임을 그렇게 번역해서 로컬패치를 배포할 수가 없지요.

즉 디스아너드 한글패치는 모양새는 유저가 정식 계약을 맺지 않고, 그냥 유통사가 도와준 형국의 비영리 패치라는데,
사실상 패키지를 인증하는 고객에게만 배포를 하는 형국이니 영리 패치가 된거죠. 그럼 영리패치가 되려면 아예 처음부터 정식으로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방식이 된 거죠.

2. 즉 처음부터 게임에 포함된 것도 아니고, 나중에 따로 배포를 하려니
유저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아주 불쾌한 모양새가 나온 거죠. 구매처까지 인증하게 되면 사실상 본명, 이메일, 스팀아이디 삼박자를 공개하는 형국입니다. 요즘 세상에 주민번호 못지않게 이메일주소도 중요한 법인데, 이런 정보를 정식으로 요구할 권리도 없으면서
단지 비공식 한글패치를 배포한다는 이유만으로 수집하는 게 저는 기분이 나빴던 거죠.

3. 거기에서 가장 나쁜 건, 나름 좋은 목적에서 그런 제한을 걸려고 했던 루넨스님 보다도
그게 법적으로 충분히 문제가 되고, 또 불법적인 소지가 있다는 걸 충분히 알만한 유통사가
그런걸 모조리 무시하고 번역을 사실상 공식적으로 맡겨놓고, 그 결과물을 영리로 이용하면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서는
(저야 요즘 검색하면서 알았지만, 한글패치가 나올거라고 하면서 공동구매 행사도 했었더군요. 물론 공동구매하면 한패도 같이 오는 줄 알고 공동구매했던 사람도 은근히 있었던데 한패는 물론 최근에서야 나왔구요.)
그런 수고를 한 사람이 자기는 돈 안받겠다고 하니 존중한다... 라는 말을 하면서 돈을 챙긴 유통사라는 거지요.

정식 한글화팀을 계약을 통해서 고용해 번역할 형편이 안되서 한글패치를 못낸 거라면,
항상 그래왔듯이 그걸 영리적 목적으로 연결지어서는 안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품 구매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도
오히려 수고는 하기 싫고 돈만 챙긴 약아빠진 유통사라는 생각만 들게 만들었구요.




결국 명쾌하지 못하고 아주 이상한 유통구조를 만든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h2인터렉티브라는 회사를 보니 문명5, 엑스컴, 멕스페인 등 상당히 많은 게임을 유통하는 큰 유통사인데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굉장히 실망이 컸어요.


정품 구매 유도를 하자는 취지였다는데 저는 오히려 앞으로 h2에서 나온 게임은 왠만하면 패키지로 안사야겠다는 마음만 들었으니까요.
즉 역효과만 불러왔고, 그건 저만 그리 생각하는 건 아닌거 같더군요. 이번 일에 대해서 씁쓸해하는 구매자가 흔히 보였습니다.
디스아너드 한글패치 사건이 가장 최악의 케이스가 될지 아니면 성공한 케이스가 될지는 모르지만(적어도 패키지 판매로 봐서는 성공적이었다지만) 저한테만큼은 최악이었던 거 같고... 다시는 이런 이상한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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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링
13/02/05 22:49
수정 아이콘
음 이거 얘기가 많았죠. 유통사가 한글패치를 이용하려고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선례를 보여줬다고 봅니다. 당연히 비공식, 그것도 아마추어들이 만든 한글 패치가 자기들 이득을 보기 위해 사정이 좋게 딱딱 나와줄수가 없는거거든요. 루넨스님을 비롯한 한글화 팀도(뭐 나중되면 다 빠져서 두어명이 작업해서 팀이라고 할것도 없다고 하더라만은...) 얻는건 하나도 없으면서 욕만 먹는 형국이 되었으니 참 답답한 일입니다. 이메일 보내서 한글패치 받는것은 맥스페인때도 그랬고, 한글패치가 유출되지 않았다는점을 보면 긍정적으로 봅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 되었으니 이런면마저도 개인정보 유출이라고 욕을 먹는거죠.
피로링
13/02/05 22:58
수정 아이콘
하여간 스카이림 전후쯤 될까요. 그야말로 예전에 비해선 대 한글패치 시대가 열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그런만큼 여러가지 이슈가 많더군요. 파크라이3도 그렇고...(이건 다행히 한필드 쪽에서 내준다고 합니다만) 한글패치도 좋지만 가장 좋은건 정발 한글화일텐데 이런 한글패치의 난립으로 정발 한글화를 포기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물론, 한글패치가 정발 한글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잘 팔리면 한글화를 해주지만. 한국시장에서 잘팔리는 패키지 게임은 한정적이니까요.
13/02/05 23:11
수정 아이콘
그래도 2k사의 경우를 보면 정발 한글화의 효과가 분명 있는거 같습니다.
물론 게임회사 입장에서는 별로 돈이 안되기에 한글화 잘 안해주는 편이겠지만,
그래도 문명5는 꾸준히 팔라고 있다고 하던데 그게 게임성도 게임성이지만 한글화가 한몫하니까요.
그리고 한글화가 안되니까 한글패치가 나오는거니까..비공식 패치때문에 공식패치가 걱정할일은 없지 않을가요?
(설마 안해줘도 니들이 알아서 다 만들잖아 이러면서 안해준다는 뜻인건가요 후덜덜).

그래도 한국도 문화가 은근히 바뀌긴 바뀐거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예외가 아니기도 하구요.
저는 정품인증샷 이런건 약간은 어린 사람들의 허세욕구도 좀 있다고 보긴 하지만, 그런 인증샷 분위기 자체는 충분히 좋은 현상이니까요. 요즘은 그래도 서서히 정품구매가 더 좋다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는거 같아요. 몇년 더 지난 뒤를 기대해도 되겠다 싶긴 합니다. 한글화 해주다가 손뗏던 게임회사들이 다시 해주리라는 기대랄까요.
피로링
13/02/06 00:05
수정 아이콘
문명5는 일단 영문판으로 나오고 한글패치가 나온다음 이게 이슈를 타면서 팔리니까 한글화를 해준경우죠. 맥스페인도 비슷한 경우고요.(맥스페인은 잘 팔렸는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겉으로는.)
앞서 말씀드린것과 같이 한글패치 할거니까 한글화 안한다는건 굉장히 영향이 미미한거고.(그런 아마추어같은 유통사라면 이번 디스아너드건 같이 쓴맛을보게되겠죠.) 가장 큰건 한글화 안해도 살사람은 다 사고, 그게 문명 5정도의 이슈가 되지 않는 이상 그 판매량은 크게 변동이 없다는 점이겠죠. 다만 워낙에 시장이 작다보니까 한글패치의 그 미미하기 짝이없는 영향력마저도 신경써야되는...그런 슬픈현실이랄까 뭐 그렇습니다.

스팀이 대두되면서 패키지 사는 인원수가 많아졌긴 한데... 이게 그냥 스팀이라는 폴랫폼이 생기면서 그 전에도 계속 사던 사람들이 사주는건지, 아니면 점점 인원이 늘어가고 있는건지 가늠은 못하겠더군요.
13/02/05 23:28
수정 아이콘
좀 어처구니가 없긴 했습니다. 유통사와 루넨스팀 양쪽이 서로 배째는 희극이 벌어졌죠..
분명히 구입한사람들은 한글화 보고 패키지를 산건데 .,,
절름발이이리
13/02/05 23:52
수정 아이콘
무단 한글패치도 저작권이 있습니다. 단지 남의 저작권을 해치고 있는거죠. 둘은 불가분이 아닙니다.
13/02/06 00:16
수정 아이콘
저는 한글 패치 등의 제공은 무조건 간편하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결과물이 불법으로,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유출된다고 해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저는 괜찮은 수준의 한글 패치가 나와도, 그 구조가 폐쇄적이면 그냥 포기하고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가 폴아웃 : 뉴베가스였는데, 몇년이 지난 작품이 한글 패치의 질은 너무나 떨어지면서 한번 패치를 받기 위해서 단순히 인증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방식이라서(지금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냥 영어를 읽어가면서 엔딩까지 봤지요.

디스아너드 건은 제가 해당 게임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별로 좋게 보지 않는 이유라면 자사가 판매하는 제품은 정품이고, 스팀이나 여타 플랫폼으로 구매한 제품은 정품이 아닌 것처럼 구는 태도일겁니다. 애시당초 자사 제품의 판매 증진을 위해서 한글패치를 만들었고, 그걸 위해서 배포 과정을 엄격히 제한했다면 불편할지언정 크게 문제를 삼진 않았을테고요.
큐리스
13/02/06 00:31
수정 아이콘
요구조건이 너무 황당하네요.
저 같으면 영어로 하거나 아예 안 하고 말지 저런 조건 다 들어주고 한글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군요.
LingTone
13/02/06 00:35
수정 아이콘
H2인터렉티브 라는 유통사에 대한 실망이 컸습니다.
고등학생인 루넨스에게 한글패치 제작과 배포도 모자라 최근 일련의 사건에 대한 책임까지 떠넘긴 모양새죠.
아무리 한패팀이 H2측의 보상을 거절했기로서니 각종 책임까지 몽땅 뒤집어써라...
이 회사가 유통하는 게임은 패키지로 안 살 겁니다.
13/02/06 01:05
수정 아이콘
얼핏 주워듣기로 유통사가 한국어화를 했기에 스팀판은 안 된다!라고만 알았는데 좀더 복잡했군요.
유통사 입장에서도 돈 준다는데 안 받는다고 하니까 일이 좀 꼬였을 거 같네요.
저는 유저 한국어화 자체가 악기능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신 게임에서요. 고전 게임은 뭐.. 그렇다 치고요.
불법복제를 유발하는 문제도 있고, 유통사에게 유저들이 알아서 하겄지.. 란 심보를 심어주는 것 같아서...
호야랑일등이
13/02/07 02:43
수정 아이콘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H2에서 먼저 돈주고 계약하려는데 그걸 거절한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모양새가 이상해져버렸어요.
13/02/06 19:48
수정 아이콘
패키지 시장이 망해서 별일이 다 일어납니다. ㅠ
작년에 세인츠로우3가 사려고 했는데 스팀은 한글지원 안 하고 패키지만 지원하더라고요.
그런데 패키지는 품절에 추가 생산 계획 없음.. (나온 지 1년도 안 된 시점으로 기억합니다.. ㅠ)
결국 힘들게 구하긴 구했는데 그때 생각하면 한숨만 나옵니다.
호야랑일등이
13/02/07 02:31
수정 아이콘
뭐 세인츠로우3 같은 경우에는 정식으로 한글화를 했고 한국 구독권이 따로 있었으니까 스팀에서 구매한 게임은 지원이 안되는게 맞죠. 다만 품절 이후 추가 생산이 없어서 유저들이 참 아쉬워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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