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쌈장 그리고 황제
멋모르고 오락실에서 KOF를 하면서 방과 후 시간을 보냈던 초ᆞ중등 시절에 한 광고는 나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놀라게 만들었다.
' 코넷 아이디 쌈장 ' 게임 실력 하나로 공중파 티비 광고를 찍었던 이기석 전 선수는 우리들의 가슴에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강하게 인식 시켜 줬었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iTV 스타 방송을 보면서 누가 최고다 하는 중학생들의 나름 진지한 토론을 종식시켜준 것은 황제 임요환 코치였다.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전 연승하고 우승하는 모습에 우리는 공부 보다도 스타를 잘 하고 싶었고 나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갖고 싶다라는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시절 프로게이머들은 우리들에게는 아이돌 이상으로 숭배하는 존재였다.
2. 멋진 모습 뒤의 어두운 그림자
임요환, 홍진호, 박정석, 이윤열 등의 게이머들이 횔약하면서 억대 연봉으로 주목 받고, 광안리 프로리그 결승전이 대박 흥행을 거두면서 이스포츠는 게임 이상으로 영원히 젊은 이들의 마음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무렵 스타 보다 워3에 더 빠져있던 나에게 프라임리그의 Play your dream이라는 말은 정말 가슴속의 무언가를 울리게 하는 말이었고 그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처럼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었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조작 사건을 비롯해서 스타에 몰려있는 방송들, 목 디스크 등의 부상들, 은퇴 뒤의 막막한 앞길 등이 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주변 사람이 한다고 하면 적극 말리고 싶은 안 좋은 직업으로 인식이 바꼈었다.
3. 자신들이 선택한 그 길을 부러워하다
그러나 게임을 평생 좋아하던 나에게 문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 프로게이머를 주변 사람ᆞ환경 때문에 강제로 하는 사람은 없잖아?'
의대 학비를 벌기 위해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스테파뇨, 서울대생으로 어학 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최성훈 선수 등...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또 다시 그 길을 개척하는 자들의 등장...
20대 중반이 지나면서 진로를 고민하던 나에게 다시 한 번 프로게이머들이 우상 같은 존재가 되고 있었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 활동하는 선수들은 거진 다 동생뻘들 이라는 것 정도?
4. 현재에 충실한 그 들에게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1주일 전에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을 시작했고, 호기심에 아주부 프로스트와 CJ의 경기를 감상했다.
핀치에 몰리자 다급해지는 그틀의 표정, 할 수 있다는 그들의 표정, 역전에 환호하는 우리들의 모습...
짧다고 할 수 있는 플레이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그들의 모습에 과거 나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 시작했다.
나도 저랬었지...
나도 열광했지..
우리도 좋아했었지...
우리도 미쳤었지...
과거의 향수와 함께 이스포츠의 경기를 지켜보는 자들과...
새로이 이스포츠의 경기를 즐기는 자들...
그들에게 감히 말하고 싶다...
지금의 열정을 더욱 즐기라고...
그 열정은 돈으로도 살 수 없고...
술자리에서 최상급 안주가 될 수 있다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길을 어린 나이 부터 선택한 프로게이머들의 존재가 다시 부러워 지기 시작한 내 모습을 상기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