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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04 00:02:30
Name 공룡
Subject [연재] 판타스틱 파이널 판타지(무림편) 6편 <추풍(秋風)에 낙엽(落葉)이 떨어지니…>
<추풍(秋風)에 낙엽(落葉)이 떨어지니…>

석양이 지는 저녁, 점창파(點蒼派)의 훈련장이 모두 내다보이는 산 중턱에 중년의 사내가 홀로 앉아 있었다. 사내의 앞에는 인공의 돌로 된 탁자가 있었고, 반쯤 찬 맑은 술이 든 술잔과, 멋진 글귀가 새겨진 호리병 모양의 술병이 놓여 있었다. 벌써 여러 잔을 마신 것인지, 사내의 볼에는 홍조가 일고 있었다. 멍한 표정으로 훈련장을 바라보던 사내는 작은 인기척에 조용히 일어났다. 일부러 기척을 숨기는 것도 아닌 발걸음 소리는 곧장 사내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 일대에서 사내의 사색을 방해할 수 있는 인물은 단 한 명이었다.

“주훈 장문인께서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한 때는 은거 고수였지만 이제 어엿한 점창파의 장문인인 초시계(超視計) 주훈이 산자락을 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턱수염을 곱게 기른 온화한 인상의 그 노인이 50년 전 강호를 피로 물들게 한, 무림의 공적이었다고 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이곳에 올라 홀로 술을 마시는구나. 네 녀석 덕분에 술이 남아 나질 않겠다. 나도 한 잔 주겠느냐?”

사내는 고개를 약간 숙였고, 돌로 된 자리의 상석으로 주훈을 인도했다. 말없이 주훈이 앉았고, 사내는 반쯤 남은 잔의 술을 단숨에 비운 뒤 조심히 술잔을 건넸다. 술병 안의 술이 잔을 따라 흐를 때, 그 위로 단풍잎 하나가 떨어진다. 붉은 빛이 도는 예쁜 낙엽이었다. 주훈은 단풍잎을 걷어내고 단숨에 술을 비웠다. 사내는 다시 빈 잔에 술을 따랐다.

“또 가을이 왔구나. 우리가 점창파를 세운 지 벌써 몇 년이지?”
“3년 하고도 한 달이 지난 것으로 아옵니다.”
“그렇구나…… 그래, 단풍이 곱게 물든 늦가을이었지.”

주훈은 다시 술잔을 비웠고, 이번에는 사내의 손에 잔을 들려주었다.

“요환이 너도 한 잔 받거라.”

사내는 고개를 약간 숙인 상태로 공손히 잔을 받았다. 그의 이름은 임요환, 바로 무림황제(武林皇帝) 임요환이었다. 모든 강호인의 절대적인 추앙을 받고 있는 인물인 그였지만 지금 보이는 그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았다. 반쯤 잔을 비우고 가만히 탁자에 내려놓는 요환을 지긋이 바라보던 주훈이 말을 꺼냈다.

“요즘 안색이 좋지 않구나.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게냐?”

요환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제가 점창파를 떠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주훈은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더냐? 점창파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네가 떠나가면 네 아우들이나 제자들은 어쩌란 말이냐? 더구나 네 말투는 점창파가 아닌 강호 자체를 떠난 다는 말처럼 들리는구나.”
“제가 없더라도 주훈 장문인이 계신데 무슨 걱정입니까? 그리고 이제 아우들은 더 이상 제가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이미 그들은 저를 뛰어넘었습니다.”

주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설마 군대(窘大)라도 가려는 것이냐? 너답잖게 약한 소리를 하는구나. 넌 누가 뭐래도 무림의 황제다. 너를 뛰어넘을 이는 앞으로도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설마 최근 무림대회에서 젊은 고수들에게 패한 경험 때문에 그러는 것이냐?”
“아닙니다. 그저 제 자리를 찾아가 보고자 할 따름입니다.”
“네 자리는 다름 아닌 여기다. 그걸 모르겠느냐? 설마 이렇게 하려고 바다를 벗삼아 유유자적 하던 나를 강호에 불러들인 것이냐?”

약간의 엄해진 목소리로 주훈이 꾸짖는다. 원래 주훈은 강호에 피바람을 일으켰던 과거의 업보를 참회하는 뜻에서 숨어 지내고 있었다. 그런 그를 찾아내 삼고초려로 데려온 이가 바로 임요환이었던 것이다.

20여년 전, 무당과 화산파가 강호를 좌지우지 하던 시절에 두 문파의 장문인들은 큰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무림이 너무 강성한 두 문파로 갈리게 되면, 다른 군소 문파들의 의지를 꺾는 것이고, 무림의 발전에도 저해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무당파와 화산파가 대부분의 무림대회를 석권하다시피 할 정도였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무당파는 임요환을 주축으로 한 점창파와, 송호창이 주축이 된 종남파까지 셋으로 나뉘게 되었고, 화산파 역시 무림대회를 석권한 물량토수(物量土手) 박정석, 북해빙주(北海氷主) 변길섭 등 수많은 인재들을 다른 문파로 보내면서까지 최소한의 인원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물론 소림사처럼, 오히려 인재들을 더 끌어 모아 더 큰 문파로의 변화를 꾀한 이들도 있었지만, 무당과 화산의 노력으로 각 문파는 적절한 균형과 함께 많은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점창파를 이끌던 임요환은 자신이 장문인이 되기에는 많은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 전설적인 고수였던 주훈을 찾게 되었고 결국 장문인의 자리에 앉히는 데 성공하게 되었다. 조금은 어지러워 보이는 이러한 문파들의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강호인들이 각 문파에 대해 변함없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것에는 황제 임요환의 힘이 가장 컸다. 오로지 그 하나만을 추종하고 성원하는 강호인의 수가 무려 47만이니 그가 강호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20여 년이 흐르면서 무림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특히 임요환과 몇몇 절정 고수들이 발견해 낸, 애이피행(涯異皮杏) 신단과 리불래이(理彿崍怡) 내단은 젊은 무림인들이 노력만 하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강력한 내공과 외공을 갖출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모두가 보는 가운데 행하는 수많은 비무들은 재능이 뛰어난 무림인들을 빠른 시일 내에 고수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일반인들도 무예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젊은 무림인들이 임요환이나 홍진호와 같은 뛰어난 고수가 되겠다는 마음을 품고 여러 문파의 문을 두드리게 되어 무림계는 제 2의 중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월은 속일 수 없는 법! 한 때 절대 이길 수 없는 인물로 여겨지던 임요환은 물론, 홍진호, 강도경, 장진남 등 수많은 절정고수들이 신진 고수들에 의해 패하는 일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오히려 그들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도 속속 나타나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군바리(軍發利)라 불리며 업신여김을 당하는 군대(窘大)라는 수행장에 스스로 들어가기도 했고, 심지어 서양의 무술인 오구래부투(吳口來部鬪)를 수행하기 위해 떠난 이들도 많았다. 과거 고수들과 달리 최근의 신진 고수들은 내공과 외공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침이 없이 완벽한 이들이 많았는데, 특히 임요환의 수제자인 관광태안(瓘光泰安) 최연성은 처음 강호에 나타났을 때, 현 무림에 나와있는 모든 무공에 다 정통한 모습을 보여 세인들을 놀라게 했고, 곤륜파의 장문인 태양(太陽) 하태기에 의해 갓난아기 시절부터 비밀리에 양성된 대왕적의(大王赤衣) 박성준은 구두온 적의인(九頭瘟 赤衣人)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간 궁극의 절예인 사두온 적의인(死頭瘟 赤衣人)을 대회에서 선보여 무림인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

  물론 오랜 세월의 속에서도 내공과 외공이 착실히 다져진 초감태안(超感泰安) 김정민이나 귀공자(貴公子) 정영주 같은 경우에는 요즘에 오히려 더 강력한 무예로 귀감이 되고 있지만 모든 이들이 그럴 수는 없었다. 과거의 고수들은 내공과 외공 중에 내공 쪽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어느 한 쪽만 극상으로 올리면 결국 절정의 고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내공과 외공 모두가 극상에 올라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황제 임요환의 경우에도 해당되었다. 내공과 외공이 비교적 고른 편인 그였지만, 그래도 내공쪽으로 수련이 많았고, 힘을 비축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쓰려는 버릇이 다리를 잡은 적도 많았다.

그도 새로운 수련법을 통해 외공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미 기존의 수련법을 수십 년 가까이 해왔기에 단시일에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거기에 그런 수련의 기간을 기다려줄 세인들이 아니었다. 강호의 사람들은 임요환이나 홍진호와 같은 고수들이 새로운 시도로 인해 조금만 무력한 모습을 보여도 강한 비난을 보내곤 했다. 그런 이유로 수많은 고수들이 은퇴를 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임요환은 점차 무림대회의 들러리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에 쌓이게 되었다. 그가 이끄는 점창파는 신진 문파이긴 하지만 악마토수(惡魔土手) 박용욱, 무직애(無織靄) 김성제, 벌초(伐礎) 김현진, 신풍(迅風) 이창훈, 로엄불(路嚴佛) 윤종민, 관광태안(瓘光泰安) 최연성 등, 굵직한 신진 고수들로 이루어져 있어 무림대회를 자주 석권하곤 했고, 그럴 때마다 그 주역은 임요환이 아니었다. 주위에서 쏟아지는 평가도 그의 여린 마음을 어지럽게 했다.

‘석양에 지는 별’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옛 친구 김정민이 가끔 그를 찾아와 위로를 했고, 힘을 북돋워 주기도 했다. 임요환 역시 과거 김정민이 어려움을 겪을 때, 그렇게 위로를 해줬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런 위로가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는데, 결과는 항상 술의 승리가 되곤 했다.

언성을 낮춘 주훈이 요한에게 타이르듯 말했다.

“네 고민을 내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강호에는 아직 네가 필요하다. 아니, 꼭 필요한 존재이다. 조금만 과거로 돌아가 보거라. 연성이가 처음 점창파의 문을 두드렸을 때, 어떠했느냐? 그 좁은 비부로수투(費不魯水投) 대련장에서 똑 같은 초식으로 세 번이나 무릎을 꿇렸던 이가 바로 너였지 않느냐? 용욱이는 어떠했고, 성제는 어떠했느냐? 오죽하면 성제가 자기 검집에 네 충고를 새기고 다니겠느냐? 그리고 또 나는 어떠하냐? 네가 아니었다면 난 결코 강호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

요환은 말이 없었다. 주훈의 훈계는 계속되었다.

“요환아, 너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여전히 넌 젊다. 과거 가장 심후한 내공을 지녔던 너였다. 내공과 외공의 조화를 가장 적절히 사용했던 이가 너였다. 계속된 새로운 초식의 개발은 세인들로 하여금 정파가 아닌 사파 태안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사게 했지만, 당시 네가 썼던 수많은 초식들은 당대 최강의 무림인중 하나이자 네 사제이기도 한, 도내이도(道內爾) 이윤열이 계속 발전시켜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다. 내가 왜 너의 청을 수락하고 점창파의 장문인이 되었는지 정녕 모른단 말이냐?”
“……”
“너를 믿기 때문이다. 네가 없는 점창파는, 아니 이 무림은 내게도, 다른 강호인들에게도 의미가 없다. 강호인들은 네가 다시 무림의 꼭대기에 우뚝 서 있는 것을 모두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훈은 잠시 뜸을 들이고 요환을 바라보았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에 주위 나무에 매달린 단풍잎들이 꽃잎처럼 휘날려 주위를 맴돌았다.

“넌 결코 강호를 떠날 수 없다. 너무나도 강호를, 강호인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지. 내 말이 틀렸느냐?”

요환은 대답 대신 주훈에게 큰 절을 올렸다. 과거 그를 찾아가 장문인이 되기를 부탁 드렸던 때와 비슷한 매우 깊고 오랜 절이었다. 그런 상태로 요환은 잠시 일어나지 않았다. 주훈 역시 그런 요환을 일으켜 세우지 않고 홀로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리 석양이 지는 훈련장에서는 여전히 점창파의 제자들이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었고, 하늘은 이제 붉은 빛이 사라지면서 푸른 빛 사이로 별들이 빛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주훈은 여전히 머리를 바닥에 대고 있는 요환을 지나쳐 산을 내려갈 채비를 했다. 그의 비단신에 제법 두텁게 쌓인 낙엽이 밟히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추풍(秋風)에 낙엽(落葉)이 떨어지니 겨울이 머지 않았구나. 그러나 겨울은 봄을 위해 준비된 육성의 시간이니, 떨어진 낙엽이 눈 속에 썩어 봄에 피어날 싱싱한 꽃과 나무의 양분이 될 것이다. 낙엽은 결국 새롭게 자랄 그것들의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니, 요환이 너도 이 낙엽처럼 강호에 남아 그들을 지켜줘야 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요환의 대답에 주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산을 내려갔다. 엎드린 요환의 등에 낙엽이 하나 둘 내려온다. 그의 입술에 오랜만에 미소가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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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窘大) : 원로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가게 되는 무림인들의 수행장. 혹자들은 거지처럼 수행하는 그들을 군바리(軍發利)라 비웃지만, 그곳 수행장에 서식하는 조교(棗鮫)라는 괴물들을 보고 나면 오히려 존경하게 된다. 특히 수행기공인 각잡기(各雜氣) 광내기(光內氣)는 세상에 대적할 이가 없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최근 부리물아(部理物亞) 최진우나 제대토수(臍帶土手)손정준 등에 의해 그곳의 무시무시함이 다시 증언 되기도 했다.

애이피행(涯異皮杏) : 천년 묵은 살구나무에서 자라는 진귀한 버섯으로, 순식간에 내공을 3갑자 이상 늘려주는 기적의 신단을 만들 수 있다. 무림황제(武林皇帝) 임요환에 의해 널리 퍼진 이 신단은 신진 고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초식의 시전을 그대로 확인시키는 리불래이(理彿崍怡)라는 내단과 같이 먹을 경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데, 해외 고수들은 발음하기 어려워 흔히 APM이라고 한다고 한다.

대왕적의(大王赤衣) 박성준 : 암울한 적의인들에게 나타난 한줄기 빛과 같은 인물이다. 아직 젊은 무림인임에도 불구하고, 대마왕(大魔王) 강도경, 폭풍두랍(暴風頭拉) 홍진호, 가우보이(歌宇普利) 조용호등 절정고수들의 장점을 두루 가지고 있어, 앞으로 적의인을 이끌 기린아로 추앙 받고 있다. 최근 그가 구두온 적의인(九頭瘟 赤衣人)에서 착안하여 개발한 사두온 적의인(死頭瘟 赤衣人)은 과거 전설적인 적의인인 가난적의(歌蘭赤衣) 변성철의 오두온 적의인(烏頭瘟 赤衣人)의 위력을 능가하는 것이어서 무림인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관광태안(瓘光泰安) 최연성 : 무림황제(武林皇帝) 임요환의 수제자이다. 천골지체(天骨之體)라 불리는 몇몇 무림의 고수들조차도 그를 가리켜 진태양천골지체(眞太陽天骨之體)라며 감탄하고 있다. 동이와 적의, 그리고 태안의 모든 무공을 섭렵한 그가 태안 정파를 택했다는 것에 대해 다른 파의 거두들은 모두 아쉬워했다고 하는데, 현재도 폭발적으로 성장중인 그는 제 2의 무림황제(武林皇帝)로 불리우며, 벌써부터 강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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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글을 적는군요^^ 정말 이 조잡한 시리즈를 쓴 것이 20개월 전이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문득 임요환 선수에 대한 응원글을 써보고 싶어서 적었네요. 임요환 선수는 제가 처음 팬클럽에 가입한 선수이기도 하지요. 당시는 10만도 되지 않았는데(물론 그래도 팬클럽 중 1위였지만) 이젠 47만입니다. 제가 아는 가장 프로다운 마인드를 가진 선수지요. 저 윗 글은 설정일 뿐, 절대 저런 생각을 가질 선수도 아닙니다^^

힘내라는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전에는 너무나 잘해왔고, 그를 응원하는 분들도 많았기에 비교적 덜 응원을 받는 선수들에 대한 응원글을 많이 썼지만 이젠 임요환 선수에게도 응원글을 보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선수입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그가 한창 잘 나갈 무렵에는 정말 다른 선수가 이겨줬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작 그가 지게 되면 마음 한 곳이 싸한 느낌이 들더군요. 선수들의 경기마다 두 번 세 번씩 봤던 VOD도 그가 진 게임에 대해서는 보지 않게 되곤 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부 극성 팬들에 의해 마음이 상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임요환 선수를 사랑하시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신 분들이 대부분이겠지요^^

게임리그 시장이 커진 것도 그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할 수 있겠지요. 사실 스타라는 게임에 시들할 무렵 저를 다시 빠져들게 한 선수가 바로 임요환 선수였으니까요. 그렇게 많은 영향을 준 선수가 요즘 고민하는 듯합니다. 일부 네티즌이 쏟아내는 좋지 못한 표현들에 마음도 많이 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부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여전히 그를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다시 일어나 예전의 멋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시합에서는 보기 어려운 SCV 댄스가 다시 보고싶네요. 임요환 선수! 당신의 SCV는 여전히 춤을 잘 추겠죠?^^


올드게이머들이 좋은, 그리고 임요환 선수가 좋은 한 팬이…


ps : 이 글의 무단 퍼감을 금합니다. 도장 쾅!

Ps2 : 당연히 결승에 오른 임요환 선수의 상대는 홍진호 선수가 제격이겠지요. 홍진호 선수 역시 힘내라는 응원을 보내봅니다!

Ps3 : 그래도 김정민 선수가 우승한 뒤에 서로 싸우세요 -_-+

Ps4 : 그리고 강도경 선수도….. 아악! 끝이 없겠습니다. 좋아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으니^^; 추해지기 전에 이만 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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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04 00:07
수정 아이콘
어느날 공룡님의 부활..

멋지닷!! (크윽 ㅠㅠ)
04/06/04 00:28
수정 아이콘
공룡님의 추게러쉬가 시작되는군요!
04/06/04 00:59
수정 아이콘
노력의 극치.
파란무테
04/06/04 01:04
수정 아이콘
오옷, 점창파. 멋지십니다^^
영어의 한문화는 정말 최고라는 말 밖에..
calmlikeabomb
04/06/04 02:19
수정 아이콘
올해 들어 제일 더웠던 초여름의 오늘,
공룡님 글을 읽으면서 잠시 정말 가을인 듯 착각했었습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도 말입니다.

이렇게 무협물을 읽다보니
'장강의 앞물이 뒷물에 밀려 바다로 가는 것이 자연의 순리...'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생각나는군요.
한물간 노고수들은 '장강의.... 라더니... 나 역시...'라며 탄식을 하고,
신진 고수들의 도발에 격분한 노마두들은 '장강의 .... 라고 하지만, 아직은 너 따위한테...'라며 빈정대는...
우리 무협에서 이 표현은 강제로 무대 밖으로 밀려 나간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강의 앞물이 뒷물에 밀려 바다로 가지 않는다면, 그건 강이 아니라 웅덩이일테죠.
10년전의 십대고수가 현재에도, 또 10년 뒤에도 여전히 십대고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그래서 어떠한 파란도 기대할 수 없는 비무대회가 연일 개최된다 한들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이 비유를 조금 더 밀고 나가서, 아직 긍정적인 미래를 100% 확신할 수 있을 만큼
토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재의 E-Sports를 강에 비유한다면,
여전히 이 강이 오염되거나, 심지어 강줄기가 끊어질 위험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 물이 흐르는 길이 되어주는 토양은 팬들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팬들이 관심과 애정을 잃지 않고, 물길을 계속 이어준다면,
결국 먼저 바다로 간 앞물은 얼마 뒤 자신을 따라 바다로 올 뒷물과 만날 것이고,
그 바다에서 앞물과 뒷물의 서열은 무의미해질 것입니다.

음... 언뜻 말이 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전혀 말이 안 됩니다.
이런 게 비유의 한계죠.(정확하게 말하자면 비유하는 저의 한계겠죠...)
논리적으로 따지진 마시길...
뒷물에 밀린 앞물에 실망을 할 수는 있겠지만,
선수 본인이 포기하지 않는 한, 팬들은 애정을 갖고 그를 지켜봐야 한다...
뭐 그런 얘기입니다.(덴장... 궁색한...ㅠㅠ)
불꽃남자
04/06/04 02:21
수정 아이콘
아 이글 예전에보고 다시되게 반갑네요
주훈감독과 임선수의관계 정말 끈끈한한데요하하
앞으로의 이 글의 길이 정말기대되는데요
정현준
04/06/04 07:54
수정 아이콘
안 그래도 기대되는 글인데 임요환 선수에 대한 설정을 보니 더 기대가 됩니다. 언제 책 한번 내시면 좋겠습니다 ^^
immortal
04/06/04 08:56
수정 아이콘
털썩~~ 드디어 공룡님께서 연재를 하시는군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각잡기, 광내기... =b
04/06/04 12:17
수정 아이콘
한동안 잠수 타시더니 ^^;;;;;;
아뭏든 이곳에서 공룡님의 글을 읽는건 정말이지


즐거운 일이네요~
피그베어
04/06/06 23:00
수정 아이콘
말그대로 추게러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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