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6/03 19:55:11
Name AmaranthJH
Subject [100%실화]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의 팀플이야기(7)
들어가기 전에)
제 미니홈피 주소라는 한정된 정보만 가지고도 무지 많은 정보를 알아내시는 PgR여러분
들의 내공에 놀랐습니다. 제가 공개한 정보인 이상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만, 부디 유포
시키거나 하지는 말아주세요.
-------------------------------------------------------------------------------
도대체 왜, 누가 어떤 목적으로 Pause를 걸었을까?
갑자기 뒤편에서
"아 뭐야..다 이긴건데"
라며 아쉬워 하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허탈하게 웃는 남자의 웃음 소리도
들려왔다.

나와 그녀는 영문도 모른체 그냥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대회 진행위원님께서 오셔서 하
시는 말씀이
"죄송한데요, 저희측에서 실수를 해가지고 대전 상대가 잘못 결정됬어요. 원래 **반이랑
먼저 붙으셔야 하는데, 제가 깜박 잘못 보고 한 경기 위로 올려버렸네요"
즉, 쉽게 말하자면 아직 16강전을 해야 하는팀에게 4강 진출전 시합을 하게 했다는 말. 어
쩐지, 대진표를 보니 한 번밖에 안이겼는데, 너무 높이 까지 올라간 것 같더라니. 그 말을
듣는 순간, 안도감과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 당연히 우리는 다시 경기를 해야
하고, 모든 경기가 단판 승부인 이번 대회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것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몸 한 번 제대로 풀었다고 생각하세요"
대회 진행위원님의 말씀처럼 정말 몸 한번 제대로 푼 꼴이었다. 실전같은 연습이 아니라
정말로 실전을 한 셈이었으니.
그렇게 우리는 만화처럼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얻었고, 8강 진출전을 치르게 되었다. 이 8강
진출전에서 이기면 다시 리턴매치를 하게 되어 있는 셈이었다.

다시 방을 만들고, 4명이 모두 Join했다. 이번에도 종족 배치는 4저그, 나는 그녀에게
"이번에도 9드론 성큰이야, 처음에 못밀면 진다고 생각해"
라고 말하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옵저버 없이 선수들 중 한명이 방장을 했습니다.)

다시 카운트가 시작되고,
  나: 2시저그, 그녀: 8시 저그
  상대방 남자분 12시 저그, 상대방 여자분: 6시 저그

경기가 시작되고 나는 착실하게 9드론 발업+성큰 러쉬를 준비해 나갔다. 그런데 그녀가 보
낸 오버로드가 정확하게 6시 본진에 도착하는 순간,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담
입니다만, 그녀가 처음으로 스타 할 때는 스타팅 위치도 잘 몰라서 6시로 보내야 될 오버
로드를 6시 앞마당 언덕쪽으로 날리곤 했었죠)2명의 상대편 모두 9드론 발업 저글링 러쉬
를 준비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12시와 6시, 2시와 8시, 주종이 테란이며 로템에서 팀플
경험이 적은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다. 맞 엘리전을 갈것인가 아니면 일단 수비를
할 것인가. 내 머리는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2시와 6시가 같이 만나면 8시 보다는 사이에 끼인듯한 형상인 2시의 내 본영으로 러
쉬를 먼저 들어 올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맞 엘리 작전으로 어느 한 쪽을 밀어야 하는데
만약 실수로 여자쪽을 밀어버린다면(당시 아이디가 모두 동일했기 때문에 누가 누군지
몰랐습니다.)그녀의 실력으로 볼 때 1:1에서 이기기는 절망 적이다. 아니 설사 남자쪽을
민다고 하더라도 장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8시가 비교적 센터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한 쪽을 밀어 낸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반면 나는 거의 확
실히 밀린다. 더구나 성큰러쉬 까지 감행한다면 추가적인 저글링 생산 및 본진의 성큰
건설은 거의 불가능 하다. 어쩌면 성큰 러쉬를 하기전에 엘리미네이트 당할 지도 모른다.'
생각이 여기 까지 다다르자 나는 일단 선 수비로 노선을 바꾸었다. 연습할 때도 초반 한
타를 노리는 전략만을 연구 했었고, 당연히 성공여부를 떠나서 첫 공격은 나와 그녀가 먼
저 했었다. 그런 그녀가 선 수비 전략에 잘 적응할지는 의문이었지만 그냥 그녀를 믿는
수 밖에 없었다.
"**야, 일단 성큰 하나 지으면서 수비해, 저글링 뒤로 빼고, 일단 입구에서 버티다가, 2명
이 같이 러쉬 들어오면 드론+저글링+성큰으로 수비하면서 버텨."

일단 이렇게 말은 했지만, 역시 러쉬는 내 쪽으로 들어왔다. 6저글링씩 2컬러. 거기에 오
버로드로 비춰지기에는 추가로 2~4기의 저글링이 더 들어오는 것 같았다. 나는 스포닝
풀과 미네랄 필드 사이에 성큰콜로니를 건설하고 저글링으로 그 주위를 감쌌다. 물론
성큰은 해처리+스포닝풀+익스트랙터+미네랄 캐는 드론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위치에 지
었다. 이윽고 공격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상대방 두명 모두 컨트롤이 그리 좋은 편은 아
니어서 어찌 어찌 막아내고는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12시로 빈집을 가라고 말해볼까도
생각했으나, 이미 적절한 위치에 성큰도 지어져 있었고, 솔직히 그녀의 컨트롤로 충분한
타격을 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었기에 일단은 내 본진 수비에 모든 정신을 쏟았다.

그렇게 한차례의 러쉬를 막아낸 뒤, 나는 내 피해 상황을 체크해 보았다. 어찌 막는다고
막았건만 아쉽게도 드론 한기를 잃은 상황이었다. 상대방의 테크트리를 체크해 보니 두
명다 레어는 커녕 9드론 발업후 가스도 중단한 상태였다. 비록 드론 한기지만 4명 모두
9드론으로 시작한 상태에서, 우리팀의 주축인 내가 드론 한기가 적고, 상대방은 모두 일
꾼 피해는 커녕 자원채취 방해조차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대로 기본 물량 싸움
으로 간다면 우리가 질께 뻔했다. 나는 여기서 도박을 걸었다.

'상대방이 모두 가스채취를 하지 않는다면 분명 입구쪽이 해처리를 하나 더 가져갔을
것이다. 내가 지금 여기서 해처리를 따라 간다고 해도 저글링의 물량차는 분명 날 것이고
점점 더 벌어지겠지. 그렇다면.....'

그녀도 이젠 제법 게임을 보는 눈이 생긴건지, 아니면 우연이었는지, 입구쪽에 해처리를
하나 더 가져가고 있었다. 나는 과감히 드론 3기를 가스에 붙이고 곧 레어업을 눌렀다. 1
해처리 레어. 그것도 빠른 뮤탈리스크를 염두에둔. 극히 비효율적이고 초보적인 빌드
임에는 틀림 없었다. 내가 레어를 올리고 나서 스파이어가 어느정도 지어 졌을 때 쯤, 상
대방은 2컬러 저글링 러쉬를 들어올 것이고, 해처리 숫자도 부족한데다, 초반에 어느정도
타격을 입은 내가 그걸 막아내기는 어려울 터였지만, 만약 막아만 낸다면 거의 나와 그녀
가 승리하는 구도로 갈 수 있었다. 결국 나는 다시 한 번 도박을 건 것이었다.

내가 레어가 올라갈 때까지 상대방은 러쉬를 들어오지 않았다. 스파이어가 거의 다 지어
질 때까지도 상대방은 러쉬를 들어오지 않았다. 의외의 적막함에 나는 의문을 느끼며 상
대방의 본진 상황을 확인했다. 생각외로 테크트리도 올리지 않았다. 양쪽 다 스파이어는
커녕 레어조차 가지 않은 상태였고, 남자쪽에서는 부랴부랴 히드라리스크덴과 에볼루션
챔버, 크립콜로니를 짓고 있었지만, 그나마 여자쪽에서는 그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1해처리에서 3뮤탈을 동시에 찍어내었을 때, 내 머릿속에는 '이겼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3뮤탈로 12시 남자측 본진으로 날아가 보니 스포어 콜로니 1개와 크립콜로니 1개 그리고
히드라리스크 소수가 있었다. 비록 상성상 뮤탈+저글링vs히드라+러커 에서는 뮤탈+저
글링이 압도한다고는 하나, 소수였고, 나는 극도로 가난한 상태였기에 남자측 공략은
포기하고, 아무런 대비도 되어있지 않은 여자쪽으로 뮤탈을 돌렸다. 내가 가난하기는
하지만 2:1 상황. 더구나 그녀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채 지속적인 유닛생산을 했고,
더구나 상대방은 히드라+러커 체제. 내가 소수의 뮤탈리스크만 운영하면서 멀티만 목숨
걸고 저지한다면 결코 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8시 언덕쪽에 6시 저그의 색
인 주황색이 보였다. 나는 놀라 얼른 미니맵을 찍어보았으나, 곧 내 걱정은 기우였음이
밝혀 졌다. 그녀는 입구 해처리 근처에서 1부대가 약간 넘는 저글링으로 막고 있는 상황
더구나 입구에는 성큰콜로니가 건설중에 있었다. 그에 비해 상대방은 고작 저글링 2부대.
가량. 어차피 나에게 당할 것을 알고 마지막 러쉬를 한 것 같았다. 하지만, 비록 저글링
이 몇 기 더 많더라고 하더라도, 그녀는 언덕에서 수비하는 상황. 더구나 해처리의 에그에
서는 곧 저글링이 나올 것이며 만에하나 입구가 뚫린다고 하더라도 본진에는 경기 초반에
지어놓았던 성큰콜로니가 1기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승리를 직감하면서 해
처리에서는 뮤탈을 생산하며, 6시 저그의 본진의 드론들과 건물들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6시 저그의 해처리를 깨고, 궤멸상태로 만들어 놓은 후, 미니맵을 본 나는 경악
할 수 밖에 없었다.
                                                                            To Be Continued..................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ZetaToss
04/06/03 20:22
수정 아이콘
1등이네 ㅡㅡ;
넘잼나요... 다음 거 기다리는게 고통입니다..
04/06/03 20:30
수정 아이콘
정말 스토리 끊는 실력하나는 예술이시네요-_-
04/06/03 20:37
수정 아이콘
물론 글쓰는 실력은 더더더 예술이십니다 +_+
피그베어
04/06/03 20:49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오늘 처음 봤는데..정말 스토리 끊는실력이 보통이 아니심..
(심상치 않은....'미니맵을 본 나는 경악 할 수 밖에 없었다.')
껀후이
04/06/03 21:33
수정 아이콘
야인시대도 아니고 엄청 기대되게 만드시다니.......................
어떻게 되었을까요 흐흐..
미남불패
04/06/03 22:19
수정 아이콘
"**야." 라고 부른걸로 봐서 여자분 이름 끝글자에는 종성자가 없군요.
미니맵에 뭘 보고 경악했는지보다 여자분 이름이 더 궁금합니다 그려..^^
햇빛이좋아
04/06/03 22:57
수정 아이콘
요새 이글 볼려구 pgr21들어옴;;
재스민
04/06/03 23:13
수정 아이콘
저도 이 글 볼려고 pgr21 하루에 몇 번씩 들어옵니다..^^;;
이호산
04/06/03 23:26
수정 아이콘
희받사가 끝나고 이번엔 실화가...후...
날라보아요~
04/06/04 00:23
수정 아이콘
여자분 저글링 홀드에 한표...;;;
Return Of The N.ex.T
04/06/04 00:45
수정 아이콘
빈집 털렸다에 한표...
AmaranthJH
04/06/04 01:17
수정 아이콘
후훗.
PgR식구 분들의 상상력이 이것밖에 안되다니 실망인걸요(죄송합니다. 왜 이리 오버를)
제가 말씀드렸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되실 거라고.
다음편을 기다려주세요~~
BluEWisH
04/06/04 01:44
수정 아이콘
여자분 엘리 당하셨나-_-;;
담편이 너무너무 궁금해용~
04/06/04 05:02
수정 아이콘
자 어서 다음 편을... ㅠ_ㅠ
시미군★
04/06/04 06:55
수정 아이콘
심리전 엄청나게 하시네요 ..;;
immortal
04/06/04 09:09
수정 아이콘
같은 팀 여성분이 상대편 남자를 모아놓은 물량으로 밀어버렸다에 조심스레 한표~~
04/06/04 09:25
수정 아이콘
아마 여성분의 저글링이 상대방 남자의 진영을 쑥대받으로 만들고 있는것은 아닌지???
04/06/04 10:18
수정 아이콘
왠지.. 여성분이 엘리 당하실것 같은데요.. 저글링 2부대에 의해서..^^
04/06/04 11:35
수정 아이콘
혹시 마지막편에 리플첨가 가능할까요? 물론 안되겠죠?
그러면 사진첨가부탁드립니다. 둘중에 하나는 해주세요 ^^
04/06/04 13:29
수정 아이콘
흠..경악이라...상대방 팀과 자신의 팀중 하나가 일을 당한것임에는 틀림없겠죠? 미니맵을 보고 경악했다는건....누군가 밀렸다던가...멀티를 했다건가...물량이 많다던가...
아마란스JH님의 글을 보면 반전은 주로 경기 내적인 상황 보다는 외적인 상황으로 인해 발생을 하는것 같더군요...^^
자신 만만해하는 모습을 보니....약이 오르는군요...크크
iSterion
04/06/04 15:14
수정 아이콘
혹 모니터가 미니맵쪽만 뿌여케 되어버린건 아닐까요..전혀 근거가없는..ㅠ
잇츠디프런트
04/06/04 20:17
수정 아이콘
너무 공감이 가는 글인거 같슴미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댓글잠금 통합 규정(2019.11.8. 개정) jjohny=쿠마 19/11/08 392118 0
공지 게임게시판 운영위원회 신설 및 게임게시판 임시규정 공지(16.6.16) [3] 노틸러스 15/08/31 461145 4
공지 공지사항 - 게시판 글쓰기를 위한 안내 [29] 항즐이 03/10/05 629223 13
80712 [LOL] 2025년도 롤 대격변 정리 [43] 퍼그7157 24/11/26 7157 2
80711 [오버워치] [OWCS] 팀 팔콘스, OWCS 초대 챔피언 등극 [10] Riina1952 24/11/26 1952 1
80710 [LOL] 젠지 쇼케이스..이긴한데...Live [19] Janzisuka6459 24/11/25 6459 0
80709 [기타] 활협전 마침내 업데이트? [21] 길갈4144 24/11/25 4144 6
80708 [LOL] 협곡의 새로운 변화: 오브젝트 아타칸 출시 [45] 한입7929 24/11/25 7929 0
80707 [LOL] LPL 최고의 슈퍼팀 거피셜을 보고 [46] Leeka6684 24/11/25 6684 3
80706 [LOL] 앰비션 공식 사과문 [290] Leeka16842 24/11/25 16842 8
80705 [LOL] 순위합 방식을 통한 2025 lck 순위 예측 [75] gardhi8943 24/11/24 8943 2
80704 [랑그릿사 모바일] 통곡의 벽! 황혼의 영역에 필요한 캐릭터들을 알아보자! [16] 통피3820 24/11/24 3820 3
80703 [LOL] 2025 LCK 주전 50인 기준, 라인별 IN & OUT 정리 [15] gardhi7239 24/11/24 7239 3
80702 [LOL] 롤 유니버스의 럭셔리하고 화려한 관짝. 아케인2 [23] slo starer9556 24/11/24 9556 8
80701 [콘솔] 모던 고우키 다이아 공략 - 파동 승룡과 기본기 편 [11] Kaestro5098 24/11/23 5098 4
80700 [LOL] 2024 LCK 어워드 예상은?! [올해의 밈?!] [69] Janzisuka7064 24/11/23 7064 0
80699 [LOL] 롤에서 각 포지션별 중요도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84] 무한의검제7260 24/11/23 7260 0
80698 [LOL] LCK CL 올프로 현황 [32] 길갈8949 24/11/22 8949 1
80697 [LOL] 조마쉬의 글이 올라왔습니다feat.여기까지 [477] 카루오스23092 24/11/22 23092 0
80696 [LOL] LCK 감독+코치+주전 로스터 정리 > 한화 감독자리만 남음. [64] Leeka7106 24/11/22 7106 0
80695 [LOL] 제우스 선수 에이전트인 더플레이 입장문이 발표돠었습니다. [797] 카루오스30408 24/11/22 30408 1
80694 [LOL] DRX 주한, 쏭 ~2025 / 리치, 유칼 ~2026 오피셜 [53] TempestKim5714 24/11/22 5714 0
80693 [LOL] 기인과 제우스의 에이전시가 같은곳? [50] 찌단7105 24/11/22 7105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