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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02 10:51:39
Name 무개념
Subject 캐스터,해설자의 역할이 무엇일까?
이젠 게임을 e스포츠라고들 말합니다. 게임에 스포츠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제가볼땐 다른점도 존재합니다. 게임 중계는 흔히 말하는 스포츠와는 달리 일종의
show의 성격도 다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 화면만 봐서는 어느 선수가 플레이
하는지 쉽게 알 수가 없습니다. 단지 유닛의 움직임과 효과음만을 가지고 그 곳에
활력과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이 게임 캐스터와 해설자의 역할일 것입니다.

여타 스포츠와 달리 게임은 한 번 시작하면 끝날때까지 쉬는 시간이나 여유있게 둘러
볼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들은 집에서 시청하는 시청자와 동등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그 외의 일까지 해야합니다.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스포츠중계와 해설의
역할은 물론 긴장을 유발시키기 위한 약간의 오버나 같은 플레이에도 의미를 흥미를
유발시키는 재치있는 입담도 요구됩니다. 또 선수나 게임단간의 교묘한 라이벌 구도를
유도하는 등 셀 수 없이 많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선호하는 캐스터나 해설자가 있고 탐탁치 않은 쪽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취향과 다른 분도 존재할 겁니다. 야구해설의 유명한 두 분을
비교해 보면 하일성씨는 재치있는 입담과 비하인드 스토리등을 풀어 놓으시고
감각적인 해설을 하셔서 좋아하는 팬이 있습니다. 허구연씨는 논리적인 해설과 데이터
위주의 해설을 하셔서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팬이 있습니다. 또 축구를 보면 신문선씨는
쉴새없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유지시켜서 좋아하시는 분이 있고 이용수씨의 지적인
해설이나 차범근씨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적인 해설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게임에 대해서 많이 알고 판을 잘 읽는 다고 해설을 잘 한다면 현역 선수들이
제일 잘 할 것입니다. 해설자는 게임외에도 머리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하고 적절한 용어를 구사해야 하는등 갖춰야 될 요건도 많습니다. 때문에 아무나 해설을
못 하는 것이고 시장이 좁으니 신예의 진입장벽도 높은 것이 사실 입니다. 저도 게임을
보다보면 해설이 실수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저와 생각이 틀릴 때도 많습니다. 또
그들의 실전감각이 무뎌진것 같다고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가장 자주 회자되는 엄재경
해설의 경우를 보면 흔히 말하는 고수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이론이나 틀린
판단을 내릴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빌드오더도 모르고 그냥 유닛 이름만 대충
아는 초보들의 경우 딱딱한 논리적인 해설보다 그분의 재치있는 입담을 좋아하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흔히 해설이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많이 얘기하지만 시청자가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것입니다. 틀린 해설이야 그렇다 치고 가끔 엄재경해설의
말도안되는 제안들은 '그걸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 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볼 수도 있고 이게 그분의 역할일 것입니다.

취향에 따라 캐스터나 해설자마다 선호도가 틀릴 것이고 또 각각 그들의 장담점이
존재합니다. 제가 제일 선호하는 김창선해설의 경우에도 분명 해설자로서의 단점은
존재합니다. 한 때 제가 게시판에 모해설자의 틀린부분을 지적하며 경기에 집중해
줄 것을 요구한적이 있습니다. 제 기분 탓인지 몰라도 다음 방송에서 그 분이 약간
위축된 모습을 보였고 그 부분을 언급할땐 안쓰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수 많은
비난이나 질책이 피드백이 되어서 더 좋은 해설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방송의
시청자,구매자라는 권리만으로 그들의 마음에까지 상처를 남길 권리가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한 때 온게임넷에서 철권4인가 캐스터 하시던 분이 수많은 질책을
받고 중도하차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비단 캐스터나 해설만의 문제가 아닌 선수나
옵저버 더 나아가서는 모든 분들에 관한 문제일 것입니다. 표현만 상대를 배려하기
보다는 상대의 마음이나 그 자체를 배려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상주의에 빠져 틀려도 그냥 좋게좋게 넘어가자고 하냐고 물으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냥 각박한 세상 누가 각박하게 만들어 가는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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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_Terran
04/06/02 11:03
수정 아이콘
캐스터. 해설도 직업이니만큼..뭐..남의 지갑에서 돈빼오는 일이 쉬운게 아니죠..자기 직업에 애정이 있다면야..사소한 지적이라도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일수도 있을 거구요..
MyHeartRainb0w
04/06/02 11:16
수정 아이콘
약간 벗어난 이야기이지만, 제가 컴퓨터부라서 저희 학교 축제를 할 때 스타대회를 하면서 프로젝터로 시청각실에서 보여줬는데.. 마지막날엔 부장형의 친구들이 해설을 하니깐, 청중들이 다 훨씬 더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해설하신 형들이 너무 못하니깐, 욕도 마니 먹기도 했는데요. 해설자와 캐스터는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더욱더 게임의 재미를 주는 역할이죠. 김동수님과 김동준님의 해설을 보면 자기의 경험이 주된 얘기로 나오지만, 저는 이런 해설보단 엄재경,김도형 해설자님들의 해설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엄재경,김도형 두분이 같이 해설을 하시만 두 분 다 다른 시각에서 해설을 해서 흥미진진하거 든요. 해설자들도 사람인데 조금씩 틀리는 것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냥 웃음으로 넘어가면 어떨가요?
뉴[SuhmT]
04/06/02 12:11
수정 아이콘
엄재경 해설이 그.. 어제 해설하면서 말하는걸 보면, 까페에 좋은 글이 올라와져 있어서 참고했다, 역시 사람은 질책을 받음 잘하게 된다.. 라고 특유의 웃음을 지으면서 말하는걸 보고는 프로구나 하는 생각이들더군요.
The Drizzle
04/06/02 13:33
수정 아이콘
상당히 동감하는 글입니다.

캐스터와 해설자들의 임무는 단순한 게임의 상황설명이 아닌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것입니다.
정확한 상황설명역시 중요하지만 게임의 외적요소를 언급, 상징성 부여 등으로 게임의 재미를 한층 상승시키는 것역시도 해설자의 중요한 업무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정확한 상황설명과 재미부여, 둘 중 어느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해설자들의 특징이 갈릴수도 있습니다만. 저의 생각으론 엄재경 해설의 경우에는 정확한 상황설명보다는 재미와 동기부여쪽에 좀더 치중하시는 것으로 보이며, 선수출신의 다른 해설자들은 좀더 정확한 상황분석에 치중하는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온게임넷과 다른 여타 방송국에선 2명의 해설자를 이용, 서로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며 해설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서로간의 실수를 지적해주며 말이죠.

물론 정확한 상황분석가의 해설도 좋지만, 해설의 재미면에서는 '만담가'의 역할 역시 크다고 봅니다.
Return Of The N.ex.T
04/06/02 17:17
수정 아이콘
게임의 맛을 더 살려 주시는분..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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