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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6/01 19:32:57 |
Name |
AmaranthJH |
Subject |
[100% 실화]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의 팀플이야기(4) |
들어가기 전에)
결론에 대한 궁금증을 호소하시는 분이 너무 많군요. 이런 졸작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준
다는 점이 너무 부담스럽기 까지 합니다. 사실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픽션이 아니기에 결
말도 여러분께서 생각하신 것 만큼 흥미진진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연재에 따른
부담이 너무 큰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여기서 이야기를 마무리 하면 안되겠죠(?)
그리고 사투리를 좀 더 실감 나게 써 달라고 하신 분도 계셨는데, 사투리라 해도 그리 심
하지 않고 억양이나 부사가 약간 다른게 전부여서요. 그래도 앞으로 참조하겠습니다. 또
한 편이 너무 작다고 지적해주시는 분도 계셨는데요, 이 글을 에피소드별로 잘라 놓은 것
을 수정해서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회 분을 겹쳐 버리면 내용연결이 조금
어색해져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대신 자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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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서 온 메시지.
"**야 지금 연습 한판 하자. 그런데 나 8시 30분에는 동방(동아리 방) 가봐야 되."
이런 낭패가. 난 12시 부터 지금까지 7시간하고 10분을 기다렸는데. 그런데 8시 30분이면
피씨방가서 한시간도 못하잖아.
내가 보낸 메시지
"그럼 시간이 없어서 어떻게 해?"
그녀에게서 온 메시지
"그냥 베틀넷에서 만나서 연습하자."
내가 보낸 메시지
"나 정식 베틀넷 안되는데. 질럿 서버 레지스트리 보내줄께 거기서 만나자"
그녀가 보낸 메시지
"그게 뭔데??"
또다시 한 번 낭패. 뭐 별 수 없었던 관계로 그녀에게 문자로 차근차근 배틀넷 레지스트리
며 프리서버 등을 이해 시켰다. 그리고 MSN메신저로 레지스트리 파일을 보내려는 찰나,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MSN쓰면 될 걸 왜 문자로 보냈지? 돈 아깝게스리.."
아무튼, 그렇게 그녀가 레지스트리를 깔고, 채널을 말해 준 후(채널 1111)나 먼저 배틀
넷에 들어가서 죽치고 앉아 있는데 그녀가 안들어 오는 것이었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들어오지 않아서 다시 MSN으로 연락을 해 보니 그녀가 말하길
"아이디가 안만들어져"
그랬다. 그 때당시 질럿서버는 새로운 아이디 생성이 안되던 시기였다. 결국 내 다른 아
이디를 가르쳐주고 다시 들어오기를 기다렸는데 역시 이번에도 안들어 오는 것이었다.
다시 MSN에서 그녀가 말하길
"아이디 안만들어진다니깐"
"아니..내가 그래서 ****//****로 하라고 했잖아."
"그렇게 했는데도 안만들어져."
"그냥 내가 가르쳐 준걸로 하라구"
"아 그렇게 했는데도 안된다니깐, 이미 있는 아이디라고 하면서"
그랬다. 그녀는 내 아이디로 Join하는 것이 아니라 New Account 에서 내가 가르쳐준 아
이디와 비밀번호로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려는 시도를 한 것이었다. 될 턱이 있나. 결국 그
녀에게 이 사실들을 전부 이해시키고 나서 다시 5분쯤 기다렸을까, 그녀가 들어왔다. 나
는 배틀넷 채팅창에서 방제와 비번을 가르쳐 주고 방을 만들고서 기다리고 있는데, 역시
그녀가 안들어 오는 것이었다. 한 1분여가 흘렀을까? 난 다시 채널 1111로 가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왜 안들어와?"
"****/&&&& 은 방제****에 비번 &&&&로 들어오란 말이잖아!"
이에 그녀의 대답은
"????"
"????"
어것 뿐이었다. 나도 슬슬 짜증이 일던 참이어서
"MSN에서 보자"
한마디 하고 알트+탭 신공으로 MSN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런데도 그녀는 MSN에도 응
답이 없었다. 그렇게 스타크래프트와 MSN을 몇 번씩이나 반복한 끝에야, MSN에서 그녀
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니 글이 이상하게 깨져서 나와"
"뭐? 영어랑 숫자도??"
"응"
뭐가 문제인지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단어가 있었으니 바로
'1.11패치'
나는 얼른 그녀에게 물었다.
"야 너 혹시 버전 몇 쓰니?"
"그거 어떻게 보는건데?"
".........(당황 중) 스타크래프트 실행시키면 exit 아이콘 밑에 v1.10뭐 이렇게 나와 있을
꺼야, 그 숫자가 뭐냐구?"
"잠시만"
약 30초 후
"1.11"
그랬다. 그녀는 정품 사용자였기에, 가장 최근 버젼인 1.11버전이었고, 나는 모종의 이유
로 프리베넷 유저였기에 아직 1.10버전을 썼었기 때문에, 글이 깨져서 나왔던 것이었다.
(그 때 당시 질럿서버는 1.10버전에서 1.11버전으로 넘어가는 단계여서 1.11버젼과 1.10
버전을 모두 지원하는 대신 다른 버전의 사용자 끼리는 채팅이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나는 얼른 1.11로 패치하고 난 뒤 다시 배틀넷에 접속했다.
"이제 내 말 보이니?"
"ㅇ ㅇ"
아..이 의미없다면 의미없는 초성체 두글자가 이렇게 반가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데 시간은 이미 7시 30분을 훌쩍 넘겨버린 상황. 시간이 없었기에 일단 컴퓨터랑 2:2를하
며 호흡을 맞춰 보기로 하고, 나는 방제와 비번을 가르쳐 주고 방을 만들었다. 곧 그녀가
조인 했고, 베넷 역사상 유래없는 컴퓨터와 인간의 2:2팀플이 벌어졌다.
게임 시작, 나 그녀 2저그(6시,8시), 컴퓨터 2명 2프토. 나는 채팅창에
9 Drone
이라고 짤막하게 치고 9드론 발업 저글링 빌드를 진행시켜 나갔다. 메신저에서 그녀에게
9드론 빌드 아냐고 물어봤을 때 자신있게 그정도는 안다고 대답했던 그녀였기에, 나는 그녀의 본진은 신경도 쓰지 않고 9드론 발업 저글링 빌드를 진행 시켰다. 그렇게 스포닝풀
이 지어지고, 발업이 되고 나는 다시 채팅창에
Go to 2
라고 치고 6저글링을 보낸후, 추가적인 저글링 생산과 함께, 가스캐던 드론을 모두 미네
랄에 붙였다. 그녀의 저글링도 뛰기 시작했는지, 미니맵에서 노란색 점들이 움직이기 시
작했다. 그런데..묘하게도 그 움직이는 속도가 느린 것이었다. 처음에야 '발업을 늦게 눌
렀나?' 하고 생각했지만 8시본진에서 출발한 저글링 들이 뛰어와서 2시 앞마당에 집결한
뒤 몇초가 지난 뒤에도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얼른 그녀의 본진을 클릭
해 보았다. 그리곤 경악했다. 발업은 커녕 익스트랙터도 없었던 것. 설마 못해도 이렇게
못할 줄이야.(그녀가 고수라고 생각했던 분들은 실수하신 겁니다.)
'그래도 컴퓨터인데 발업 안되도 할만 하겠지' 하고 생각하고 나는 언덕위로 올라왔다.
물론 채팅창에야 Go 라고 친 후에. 한참을 그렇게 프로토스 본진에서 노략질(?)을 하고
있는데 그녀의 저글링들은 앞마당에서 꿀먹은 벙어리 처럼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이런
난감할 때가...그 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본진으로 컴퓨터 특유의 모았다 치고나오는 하
드코어 질럿러쉬가 왔는데, 그녀의 본진에는 성큰은 커녕 저글링조차 몇마리 없었다.
질럿 한부대에 저글링 6마리 정도? (혹시 이거 저그로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연락해 주세요)
"Na Ga Ja"
짧은 한마디와 함께 나는 방에서 나왔다. 그 이후로도 몇 판 해봤으나, 뭐 나아질 턱이
없었다. 결국 8시 10분쯤 되어서 내일 아침 9시(예선이 1시 30분 부터였거든요)에 만나서
피씨방에서 같이 연습하기로 하고, 내가 메일로 간단한 전략을 보내주겠다고 한 뒤, 스
타크래프트를 껐다. 그녀가 오프라인이 되는 것을 확인한 뒤, 내 MSN대화명은 '팀플망
했어' 였다.
그 뒤로 나는 그녀를 위한 팀플레이 교재(?)준비에 들어갔다. 간단하게 보내주겠다고는
했으나, 왠지 이런 일은 괜히 열심히 하는 버릇이 있는 터라, 맵의 개요부터 시작해서,
팀플시의 심시티 방법, 각종 빌드(9드론, 12드론, 12드론 더블, 10드론 가스트릭, 9드론
성큰 등등)에 친절한 스샷까지 곁들여 A4지 10여장 분량에 스크린샷 30여장이 섞인, 꽤나
정성들여 만든 문서였다. 그리고 잠깐 스타나 한판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배틀넷에 들어
가서 약 1시간 정도 스타를 즐기고 난 후 바탕화면으로 나왔을 때, MSN에서 그녀로 부
터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머시(이 감탄사는 아직 적응이 안된다는), 내가 아무리 스타를 못해도 그렇지 팀플 망
했다고??"
이런 난감할 때가. 그 사이에 그걸 보았다니. 얼른 난 해명을 했다.
"아니 그 뜻이 아니라.."
[다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습니다.]
"아니 그 뜻이 아니라.."
그랬다. 그녀는 그 새 컴퓨터를 껐던것. 완전히 찍혔나 하는 생각과 함께, 어쨌든 그녀에게
메일을 보냈다. 물론 그 메일에는 내 대화명은 결코 그런 뜻이 아니라는 것, 원래 공부잘
하는 아이들이 시험 공부 안했다는 것과 똑같은 이치라는 변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원래 잠이많은 나는 일요일에는 9시에 일어나면
"응...너무 일찍 일어났네"
하고 11시 까지 자지만, 그날만은 7시 30분에 칼 같이 일어났다. 것 참, 9시 수업인 날에도
늑장 부리다가 8시 20분이나 되어서야 부시시 일어나는데, 9시 약속에 7시 30분부터 일어
나 온갖 부산을 떠는 꼴이란...거기야 샤워+면도까지 하고 옷도 지저분한 것 중에 그나마
깨끗한 것 골라서 입고 휴대폰을 챙기려는데 휴대폰 액정에 메시지가 왔다는 표시가 떴
다. 나는 '누구지 ' 하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열었더니 그녀로 부터 온 메시지 였다.
그녀로 부터 8시 52분에 도착한 메시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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