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말쯔음 이었던것 같습니다.
당시 일본 유학을 앞두고 있던 저는 어차피 유학가면 하지도 못할꺼 랭겜 한번 도전해보고 내 스스로의 실력을 점수로써
남들에게 증명해보이고 싶다! 라는 마음에 패기롭게 랭겜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당시 정글 개편이전, 저는 정글만 죽어라 파며 안정적,6렙필킬 워윅과 다소 변태적인 피들스틱, 그리고 갱킹에 목숨을 건 리신플레이를 즐겨했었습니다.
그러나 채 배치가 끝나기도 전 저는 그만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고 유학전 마지막으로 피시방에서 즐겼던 롤은 이미
정글개편으로 제가 즐겨했던 워윅과 피들스틱이 설 자리가 없었으며 리신이 2렙 탑갱을 노리고 퍼블에서 골렘 시작을 해도 2렙이 되지 않아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미 크게 개편된 전체적 게임양상과 , 일본유학까지 왔겠다 저는 더이상의 롤은 하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먹었지만
정식서버 오픈을 눈앞에 두고 있던 차에 북미계정 이전신청만 해놔야지지
->김치섭 구경이나 해봐야지
->랭겜 점수나 좀 잘 받아봐야지 가 되었고
그럭저럭 1311점으로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호텔방안에서 어깨를 구부리고 티테이블위에서 한겜이 끝나면 손목이 시큰거리는 상태로 게임을 이어갔고
(그것도 리신으로!)
상대적으로 롤에 대한 정보나 이해도도 한국플레이어에 비해 떨어졌으며
남들 잠든 밤늦게 게스트하우스 거실에서 소파와 테이블위에 노트북을 세팅해놓고 즐기기도 했습니다
어느정도 살 곳을 안정적으로 정착해도 좀처럼 기본 노트북 플레이,
식탁 또는 티테이블정도의 환경에서 계속 플레이를 이어나가니 정말 스스로의 한계까지 오는 시점이 오더군요
이때가 올해 3,4월 즈음 제 랭겜점수 600점정도를 찍었을땝니다.
물론 제 플레이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으므로 600까지 내려갔겠지만 정말 너무 환경탓을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더군요.
아르바이트도중에도 계속해서 게임생각이 나고 잠자기 직전까지 아프리카로 게임방송을 보면서 저는
점점 일본의 피시방, 망가킷사텐(만화카페)를 다니게 됩니다.
여기서 참고로 일본의 망가킷사라고 불리는 곳은 보통 한시간 400엔정도의 요금이며 심야 10시간 정도 정액이 2,3000엔정도 하는 곳입니다.
미친듯한 일본의 물가에 대항하여 USB에 고이고이 롤 클라이언트를 가지고 다니며 잠자는 시간 줄여가는 정신과
다시금 남들 눈치안보고 스스로 게임에만 집중할수있는 환경을 축복이라 여기며 제 점수는 점차 1000점대까지 올라오게 됩니다.
(이렇게 한마디로 요약되버리니 너무 허망한데 1000점대로 올라오는데 약 4개월정도 걸린것같습니다)
여기서부터 점차 점수대가 고착화가 되어버리는데 이때부터 제 소원은 한국 피시방에 돌아가서 정액끊고 롤만 하고 싶다...가 되어버립니다.
그렇게만되면 이 지긋지긋한 심해를 탈출 할수 있다고! 제발 벗어나고 싶다고!! 라는 생각에 중간에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잠시 돌아갑니다.
3박4일 일정중 역시나 일본에서처럼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피시방에 매달린 결과 짧은시간 1290점까지 올라가고 제 랭점 최고점을 갱신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지만 이미 이땐 일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놓친 상태였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지난걸 알고 서둘러 공항으로 돌아가보지만 저가항공사측에선 해줄수 있는게 없고 그저 티켓을 다시 사라..라는 말밖엔..
인천공항에서 1박2일을 찍어가면서 다시 돌아온 제 일본에서의 롤생활은 참으로 고통스러웠습니다.
집에서 노트북으로 게임하기엔 너무 화면이 작아서 미니맵이 안읽히고 마우스 감도가 안좋아서 CS놓치기가 일수였고
이는 점점 멘붕상태에 이르러 분노를 참지못하고 스스로 노트북에 주먹질...을 하게되고 노트북을 부숴먹어버립니다....
여차저차하여 새 노트북을 샀습니다. 일부러 롤은 멀리 하기 위해서 맥북으로 샀습니다.
그러나 맥에서도 다소 열악한 환경에서 롤이 돌아갔습니다.
한글채팅지원안하고, 게임이 다소 불안정하여 튕기는 경우가 있었으며, 프레임도 30밖에 안나옵니다.
그러나 정말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롤을 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이때 저는 이미 몸과 마음이 많이 수척하고 피곤해질때도 피곤해진상태였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것은 기나긴 플레이 시간동안 점점 챔프의 이해도는 깊어졌고 다룰수있는 챔프의 수도 점차적으로 늘어가게되었습니다.
일본 생활도 다소 안정되어서 수입적인 부분에서 더이상 생활고를 겪지 않아도 되었고, 이와 같이 제 점수도 1000점대에서 다시한번 고착되었지만
더이상은 불평불만이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 한두게임 많아봐야 3게임하면 충분했거든요.
그러다가 얼마전...
시즌2종료 보상정책이 나오고 1150점 이상에겐 은장테두리를 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또다시 제 일본생활의 마지막 혼을 불태우게 됩니다.
이젠 정말 이기고 싶은 욕망에 앞서 각 라인별 제 베스트 챔프만 픽하여 플레이했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죽어라고 플레이했지만
귀신같이 1150점을 못뚫더군요...
1140점대에서 몇번을 좌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일같이 귀신같이 1150점되면 이기는 게임에서 패배를 반복하길 이주정도...
이제는 정말 제 영혼까지 받쳐서라도 어떻게든 이기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고 약 2주간의 사투끝에 달성해버렸습니다.
정말이지 1150점이 딱 찍히는 순간...
울고 싶었습니다.
지난 10여개월간의 타지생활...그 외롭고 힘든 환경속에서도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에 불타버린 저의 젊음...
호승심..
그리고 더불어 맥북에어로 장시간 게임을 한 결과 특유의 굳은 살이 박혀버리는데 이걸 보고 뭔가 뿌듯하더군요..
예전 이영호선수가 손가락에 굳은살이 터질정도로 연습을 하는걸 보며 저 노력이면 뭘 해도 성공할거다..라고 생각했는데
제 스스로에게도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아직까지도 이렇게 숨도 못쉴정도로 빠져들수있는 게임이 있고
모든걸 불살라 버릴 열정이 있다는게 너무 좋았습니다.
제 인생에 두번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롤을 접했던 시간들을 결코 잊지 못할껏같습니다.
p.s) 그러고 나서 귀신같이...1150을 달성후 정말 귀신같이 연패연패연패...
스로잉게임 스로잉게임, 져도 헤헤헤 이겨도 헤헤헤 하는 해탈해버리는 상태가 되어서 현재 전적은 엉망입니다;
p.s) 여기까지오는데 피지알러 여러분의 조언과 격언도 참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자리를 빌어 제게 도움을 주신 피지알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kimbill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10-20 0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