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gr죽돌이 DavidVilla입니다.
토요일보다 더 바쁜 일요일을 보내고 이제서야 결과글을 올립니다.
집 정리 하느라 하루가 다 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게다가 모니터 속의 중계 화면은 어찌 그리 자주 끊기고 서버가 불안한지, 중국 주최측에 플라잉 니킥을 날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뭐 어쨌든 결과는 모두 나왔고, 전 그것을 간략히 올리고자 합니다.
어제의 소망처럼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이 현실이 돼서 정말 기쁘네요.
자, 그럼 시작할게요.
[1. 모든 경기 기록]
붉은색 표시는 타국 선수들과의 경기입니다.
딱 여섯 번 졌군요.
[2. 최종 순위]
(빨간색 글씨는 별 의미 없습니다. 전 4위 안에 든 입상자에게는 늘 빨간색 표시를 해두는 편이어서..)
여섯 장의 글로벌 파이널 티켓을 모두 따낸 한국 선수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아쉽게 자격 획득에 실패한 안상원, 박현우, 전종범 선수에게도 위로를 전합니다.
(장현우 선수는 이미 국가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했기에 글로벌 파이널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그 외 대만의 Sen 선수와 중국의 Comm 선수도 아쉽게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이미 글로벌 파이널에 진출한 상태이니,
그곳에서 다시 멋진 대결을 펼쳤으면 좋겠네요.
[3. 데이터]
① 참가 선수
- 32명.
- 한국 : 10명 / 중국 : 10명 / 대만 : 9명 / 싱가폴 : 1명 / 태국 : 1명 / 필리핀 : 1명.
- 저그 : 14명 / 테란 : 4명 / 토스 : 14명.
② [전적] 한국 vs 아시아
- 한국 45 : 6 아시아
- 한국 24 : 1 중국
- 한국 21 : 5 대만
이렇게 보니까 대만이 꽤 선전했군요.
중국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임에도 좌절 수준이고요.
글로벌 파이널의 개최국 역시 중국인데, 몹시 당혹스럽겠습니다.
③ 각 종족전
- 저그 6 : 2 테란
- 테란 5 : 11 토스
- 토스 29 : 21 저그
전체 경기 수의 절반 가까이를 토스들끼리의 동족전이 차지해서 그런지, 막상 데이터를 뽑아봐도 별로 나오는 게 없네요.
테란은 단 네 명 밖에 없었지만 성적도 좋지 못했습니다.
일찌감치 1일차에 세 명이 탈락했었고, 오늘도 나머지 한 명이 조기 탈락했습니다.
김치테란을 한 명도 못 데려왔더니 이거 영 종족 균형이 안 맞네요.
저그는 그나마 분전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국의 저그 선수들도 물론 잘했지만, 타국 선수들 중에서도 그나마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던 선수는 모두 저그였으니까요.
토스는 두 말하면 잔소립니다.
여섯 명의 글로벌 파이널 진출자 중 네 명이 프로토스!
[4. 모든 선수 기록]
선수별로 궁금한 종족전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게끔 만들어봤습니다.
[5. 마치며..]
# 이틀간 아주 빠르게 달려왔습니다.
곰티비에서는 모든 중계진을 총동원해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매니아들은 기꺼이 주말을 반납하며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지켜보았습니다.
하지만 대회 진행에 있어 미숙한 점이 매우 많았고, 홈빨(?)을 전혀 살리지 못한 중국 선수들의 부진도 아쉬웠습니다.
다음 달 중순에는 역시 중국에서 그랜드 파이널이 진행됩니다.
전세계의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대회인 만큼 철저한 준비로 선수단과 시청자들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이번 대회처럼 옵저빙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옵저버를 하고,
한 경기 내에서도 여러 번의 드랍창이 뜨는 등의 문제가 재발한다면,
당분간 중국에서는 블리자드 관련 행사가 위축될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그 외에도 문제점이 많이 보였지만, 좋은 얘기도 아니니 여기까지만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아니, 이미 탄생했던 스타가 완벽한 검증을 받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바로 SK텔레콤 T1의 Rain 정윤종 선수입니다.
이 선수는 지난 주에 있었던 스타리그와 GSL에서 모두 4강전을 치르며 주가를 드높인 선수인데요,
이번 대회를 통해서 생애 첫 스타2 대회 우승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스타1 선수로서 프로리그 신인왕을 수상하는 등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같은 팀에는 김택용, 정명훈, 어윤수 등의 선수들이 이미 팀의 얼굴로 활약하는 중이었고,
정윤종 선수 자신은 개인리그에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에 주목도가 굉장히 떨어졌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프로리그가 다소 엽기적인 '병행' 체제로 진행되면서 오히려 빛을 보게 되는 행운을 맛봅니다.
남들보다 스타2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빨랐던 것인지, 그는 순식간에 '택명'을 대신한 팀의 간판 스타가 됩니다.
프로리그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는 에이스 결정전은 언제나 그의 차지였고, 그는 그 믿음에 늘 보답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소 레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프로리그'에서의 성취에 만족하지 않았고,
스타리그 예선 및 WCS 국가대표선발전을 제 힘으로 통과합니다.
게다가 GSL에서는 프로리그의 성적을 바탕으로 해서 Code S 본선 시드까지 받는 행운을 누립니다.
날개가 달렸습니다.
그리고 그 날개짓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양대리그 4강에 올랐고, 그 누구보다도 비케스파 선수들을 잘 잡는 선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목표였던, '두 대회 중 하나'의 대회에서 결승에 가는 성과까지 일궈냅니다.
불과 두어 달 사이에 스타2판을 아우르는 대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는 인기에 맞는 첫 결실을 맺었습니다.
『World Championship Series 2012 Asia Finals - The Champion』
우리는 모두 그의 경기를 보며 감탄사를 입 밖으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를 어이없게 만드는 컨트롤, 수비에서의 침착함, 누가 와서 뭘 해도 흔들리지 않는 판단력과 안정감..
(근데 이런 선수를 다전제에서 이긴 정종현은 대체..)
이렇게 한 선수의 스타 탄생을 우리는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소 오그라드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나오고 있지만, 그렇게 밖에 표현이 안 되네요.)
저는 앞으로 있을 모든 대회에서 그를 주목할 것이고, 더욱 성장해가는 모습 역시 빠짐없이 기억해두려 합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정윤종 선수!
그리고 대단히 축하합니다!!
# 그러나 또다시 좌절을 맛본 선수들도 나왔습니다.
이미 프로리그를 통해 스타판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이제동 선수가 정윤종 선수에게 아주 호되게 당했던 걸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상대 전적이 말도 못하게 벌어졌거든요.
그런데 스타2에서도 그와 비슷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 비운의 주인공들은 바로 송현덕과 원이삭 선수입니다.
각각 스타리그와 GSL의 8강전에서 정윤종 선수에게 완패했던 선수들인데,
재대결을 원한다던 인터뷰가 무색할 정도로 또다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송현덕 선수는 상대전적이 0 : 5까지 벌어졌고, 원이삭 선수는 1 : 5가 되었습니다.
유리했던 경기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불리하게만 바뀌어갔고, 애초부터 불리한 경기는 당해낼 도리가 없었습니다.
멘탈을 마구 흔들어 버리기에, 정윤종 선수와의 경기에 트라우마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스포츠 세계에서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인 천적 관계도 좋지만,
부디 이 선수들이 더 큰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값진 좌절' 정도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 모두 힘내세요!
- 끝으로, 글로벌 파이널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베타 뉴스 / 고수게이머즈 / 곰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