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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13 14:50:11
Name 저퀴
Subject 엑스컴 : 에너미 언노운 소감
PGR21에서도 관련 글이 자주 올라왔던 엑스컴 시리즈의 신작인 엑스컴 : 에너미 언노운, 저도 예약 구매해놓고 주구장창 기다렸고 열심히 해봤습니다. 예전 작품들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그래도 엑스컴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은 여전히 기억에 남더군요. 그래서 그런 느낌을 기대하고 플레이해봤습니다. 그리고 일단 제 의견을 내놓자면 완벽하다까진 아니더라도 정말 만족스러운 게임이 나왔더군요.

1. 게임이 너무 가벼운가?

병사 하나하나가 탄약을 나눠 쓰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쏴대는 외계인의 공격에 죽어가는 병사들을 안타까워하던 전작의 플레이를 기대하시던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시스템이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탄약의 경우에는 재장전이 필요하지만 일단 탄약 자체는 무한으로 공급되며(로켓 화기 같은 폭발물을 제외하고 말이죠.) 외계인들은 아군 병사들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게임이 쉬워지지 않았습니다. 게임만 다를 뿐, 전작의 긴장감은 그대로군요. 특히 고난이도를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서(잦은 저장을 못하게 하는 설정이 있습니다. 저도 잠깐 써봤는데 진짜 어려워지더군요.) 정말 어려운데다가 평범한 수준의 난이도만 되도 꼼수를 쓰지 않는 이상에야, 조금씩 죽어가는 병사, 부족한 예산, 지원을 포기하고 외계인에게 점령당하는 국가들, 점점 강한 전력이 되는 외계인까지, 전작의 느낌을 어느 정도 잘 살렸다고 봅니다.


2. 바뀐 점이 만족스러운가?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문명5에서 보던 행동 포인트 2점을 제공하고 이동 및 공격을 위해 2점을 소모해야 하는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이 정말 미묘합니다. 더 전진해야 엄폐물이 보이는데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2점이 필요하고 그럴 경우에는 경계나 잠복을 하지 못해서 좀 더 취약해지는데 그럴 때 갑자기 등장하는 외계인의 습격으로 당하는 아군을 보면, 턴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매 차례마다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또한 비록 탄약이나 인벤토리 같은 부분이 없어졌다고 하나, 그렇다고 게임이 쉬워진 것도 아닙니다. 병과의 개념이 생겨서 역할 분담이 필수적으로 생겼고, 각 병과별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전투 중에 아군 하나가 당하면 정말 어려워지더군요. 가령 전투 중에 아군을 치유할 수 있는 지원병이 전사해버릴 경우, 그 다음부터는 정말이지 살얼음판이 되버립니다. 독을 쓰는 외계인이 나와서 아군 체력을 갉아먹기 시작하는데, 지원병이 없어서 치료를 못해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중화기를 맡던 병사가 죽었는데 중무장한 외계인이 나타나서 화력 부족으로 다른 아군까지 당하기 시작하면 정말이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어려워지고요.

이번에는 랜덤맵이 아니라 정해진 맵으로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우려 중 하나였습니다만, 꽤 플레이하고 나서 느끼기엔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0시간(사실 VPN를 이용해서 좀 더 빨리 하긴 했습니다.) 정도를 하면서부터 맵이 조금 중복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로 꽤 오래도록 하기 전까지는 맵이 단조롭다는 느낌을 덜 받거든요.

멀티플레이는 조금 실망입니다. 못 만들었다기 보다는 그냥 너무 평범합니다. 요즘 멀티플레이들이 추가 보상(흔히들 말하는 언락 같은)를 넣어서라도 좀 더 많은 유저들이 멀티플레이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일단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선 유닛의 종류가 그렇게까지 많은 편도 아닌데다가 동기부여를 해줄만한 요소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단 제 기준으로 멀티플레이 자체는 쾌적했고 턴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진행이 빨라서 재미있게 했습니다. 같이 엑스컴을 즐기는 분들이 있다면 가볍게 즐기기엔 좋더군요. 사람끼리 하니까 더욱 어렵습니다.


3. 추가된 요소

일단 병사 개개인에 대해서 커스터마이징을 많이 지원합니다. 병사의 이름은 물론이고 외형이나 별명까지 바꿔줄 수 있습니다. 다만 성별과 국적을 바꿀 수가 없는데, 전자는 별 느낌이 없지만 후자는 국적 중에 우리나라가 있는 탓에 우리나라 병사를 뽑기 위해서 예산을 소모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병사 하나하나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병사 하나하나에 갖는 매력이 굉장히 높습니다. 만약 자기가 몇시간동안 애지중지 키워오고 별명까지 붙여준 병사가 이름 모를 외계인 때문에 죽는다고 생각할 때 무너지는 심정까지 전작 못지 않습니다.

또한 자잘한 부분으로는 전작들과 달리 본거지가 하나인 대신, 좀 더 본거지를 꾸미는데에 집중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리고 외계인과 싸워오면서 얻는 자원이나 다른 국가로부터 받는 예산을 가지고 자신의 병사들을 좀 더 강력하게 만드는 것과 전작들과 동일합니다만, 좀 더 편한 것 같으면서도 전작처럼 어렵습니다.

그리고 전작이 그냥 갑자기 외계인이 쳐들어와서 갑자기 싸운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좀 더 스토리에 중점을 두었더군요. 등장 인물들의 개성도 나름대로 살렸는데다가 외계인 하나하나에 대한 읽을거리라던가, 왜 외계인이 침공했지란 의문을 게임을 하면서 풀어나간다는 느낌도 조금이나마 받았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괜찮은 수준의 한글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비록 게임의 접근성이 올라가긴 했어도 한글화가 없었으면 이런 잔재미가 없었을 것 같습니다.

4. 총평

오랜만에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좋은 작품이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출시작 중에서 비교해도 굉장히 만족스럽고요. 전작을 생각하신 분도 완벽하다 말할 순 없어도, 최소한 엑스컴 시리즈다운 게임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회차 플레이가 약간 지루할 것 같고, 진행이 막히는 버그 등이 꽤 나오는 편이라서 이 부분은 패치가 시급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좀 더 추가 컨텐츠를 제공하는 DLC 등이 있었으면 좋겠더군요. 아무래도 문명5처럼 주구장창 할만큼의 컨텐츠를 가진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멀티플레이가 너무 평이하고요. 대신이라긴 뭐하지만 사양 등은 최적화가 잘 되었는지 굉장히 원활하게 잘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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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13 14:51
수정 아이콘
일단 스팀에서 데모부터 해봤는데 긴장감은 확실히 있더군요. 턴제 게임의 매력을 오랫만에 느꼈습니다.
GO! TEAM
12/10/13 15:39
수정 아이콘
글 잘봤습니다. 스팀에서 구매해 놓고 문명5에 뒤늦게 빠져서 그것만 하고 있었네요. 이번 주말엔 한 번 달려봐야겠습니다.
근데 이제 보니 게임 이름이.. 에너미 언노운이죠. 흐흐.. 헷갈리신듯.
12/10/13 15:44
수정 아이콘
잠깐 헷갈렸었네요. 거꾸로 해도 위화감이 안 느껴져서 이제서야 눈치챘네요.
탑갱좀요
12/10/13 15:46
수정 아이콘
원작 게임은 안 해봤는데 평도 좋고 파이락시스 게임이니 바로 구매했습니다 설치 중인데 기대되네요 흐흐
아이유
12/10/13 16:06
수정 아이콘
XP 유저는 그저 웁니다. ㅠ.ㅠ
체념토스
12/10/13 16:13
수정 아이콘
이게 좀 쉽지 않나 생각이 들었는데...

하면 할수록 난이도가 올라가네요. 아마 처음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치라 생각이 되는데 밸런스 잘 맞춰났다고 봅니다.
국가들의 위험레벨이 올라가는 그 쪼는 맛이란...

커스트마이징도 쏠쏠합니다.
한글식 이름으로 바꿔서 하면 병사들 하나하나 애착이가고 몰입도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만든 병사중 가장 계급이 높고 제일 능력치 좋은 사람은 '김태희'입니다.
심지어 가장 최선단에 서는 돌격병이예요.

정우성, 소지섭, 한지민, 이연희 많은 병사들이 외계인과 싸우다 돌아가셨습니다.
잠시 묵념...
BlueTaiL
12/10/13 16:40
수정 아이콘
어제 도착한 한글 예약판을 깔고 롤을 하다가
자기전에 해봐야지 한게 무려 2시간 플레이 하고..-_-); 잤네요.
마음에 드는 부분은 전투라는게 지루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단 아쉬운 건 아군이 죽는게 참 순식간이네요.
엑스컴을 1,2만 즐기고 나머진 그냥 보기만 한 사람으로서는
적의 강려크함이 두드러집니다.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적도 있고
조만간에 생포미션 가야하는데 얼마나 많이 아군 병사들이 죽어나갈지;;
벌써 걱정이 되네요. 과거에도 그런 미션에선 총알받이(신병)를 주로 데리고 갔죠.
2023 lck 스프링 결승 예측자되는데요
12/10/13 16:42
수정 아이콘
반드시 철인모드를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솔직히 세이브로드를 반복하면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10%확률도 세이브로드 신공앞에서는 100%가 되어버리니 긴장감이 확 줄어듭니다.
래몽래인
12/10/13 18:18
수정 아이콘
돈이 안 아까운 게임입니다.
피로링
12/10/13 18:20
수정 아이콘
히히 뭐 별거 있겠어? 하고 클래식 선택해서 하다가 멘붕하고

결국 시드마이어를 소환했습니다

도전과제 따위...
생길것같죠
12/10/13 19:17
수정 아이콘
정말 91% 명중률에 당연히 죽겠지 하고 대놓고 평지인 코앞에가서 쐈는데 안죽어서 역으로 대원이 죽을 때는 지옥같은데..
11% 헤드샷 한방에 다 죽어가는 소령 대원 하나 살릴 때는 정말 죽입니다.

시설 같은 경우는 뭐 부터 지어야할지 참... 위성은 언제 만들고 합금 부족에 시달리고 요격기까지...
이제 8시간 정도 플레이한거 같은데 참 할게 많아서 재밌어요.
12/10/13 20:02
수정 아이콘
나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미친듯이 하고 있습니다. 종족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몇번 하기는 물리겠지만,
3회정도는 충분히 할거 같네요. 어려움 난이도로 시작했는데 솔직히 로딩 신공 아니면 정말 어려워요. 로딩을 절대로 안하고 한다면 긴장감 정말 쩔어줄거 같네요.
갑자기 튀어나올지 몰라서 그 긴장감이 대단하더군요. 외계인들도 점점 강해지기 때문에 진짜 할만하네요.
아 만족합니다. 한글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거도 너무 좋았구요. 난이도, 조작성, 인터페이스 모두 쉽게 적응하면서도 그렇다고 쉽지는 않은 적절한 균형을 잡았다 봐요. 잘 만든 게임입니다 정말.

아참. 제가 스팀판이라서 문명5를 받았는데, 물론 오리지날에 DLC도 없는거긴 하지만 혹여나 필요하신 분은 저한테 쪽지주세요.
참된깨달음
12/10/13 20:08
수정 아이콘
예전에도 재밌게 했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했는데, 한글화로 내용을 이해하면서 하고 있으니 더 재미있네요.

병사들 이름은 귀찮아서 아직 안바꿨는데, 바꿔서 하면 재미있겠네요.

전 분대 단위의 전투가 재미있습니다.

다들 즐겜하시길.
Lich_King
12/10/13 21:35
수정 아이콘
철인모드 쩝니다 ; 어렵네요 --
무검칠자
12/10/13 21:53
수정 아이콘
완전 재밌어요 지금 계속 달리는 중
참된깨달음
12/10/14 00:28
수정 아이콘
아....방금 외계인 기지에 들어갔다가 분대원 다섯을 모두 잃었네요.
마이클 조단, 매직 존슨, 윌 스미스, 시고니 위버, 틸다 스윈튼...
모두 명복을 빕니다.

정든(?) 분대원들 잃고 나니 이 복잡미묘한 심정을 설명할 길이 없네요.
스치파이
12/10/15 10:39
수정 아이콘
저는 돌격병 다이애나, 저격병 제라스, 지원병 타릭, 중화기 그레이브즈로 하고 있습니다.
감정이입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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