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이란 말로는 이야기를 매듭지을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 하면 ‘연인’을 떠올리곤 하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연인이 생겨 공개할 수 있는 날이 오면 그 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단어가 ‘그’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특히 저에게 만큼은 그렇습니다. 박서 임요환. 그는 제게 특별합니다.
첫째는 제가 e스포츠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의 플레이는 제게 신세계를 알게 했고, 더 나아가서는 그가 가는 길을 나 또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둘째는 그 모습을 보며 웬만해선 포기를 모르게 됐다는 것입니다. 게임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상황 가운데에서도 ‘GG’를 선언하지 않습니다. 내게 있는 모든 모습을 그의 영향으로만 돌리지 않습니다. 먼저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요.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그가 그렇게 버텨준 것 또한 제게 큰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셋째는 늘 새로운 모습을 갈망했기 때문에 스스로를 달음질 했으므로 제가 가질 법한 매너리즘을 갖지 않게 되었기에 고맙습니다. 변화무쌍함과 기발한 전략으로 자칫 한 쪽으로 치우칠 듯한 방향을 바꾸었듯 언제나 그 기운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넷째는 제게 ‘형(兄)’이 되어주었습니다. 6년 전 가을이었던 2006년 9월에 첫 만남에서 저는 그에게
“2001년부터 임요환 선수의 팬이었습니다. 그 동안 행사 있을 적마다 오고 싶었는데 못 와봐서 죄송합니다. 저도 프로게이머 지망생입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 많았지만 그 때마다 임요환 선수를 보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게임 인생의 중심에는 항상 임요환 선수가 있었습니다. 한손이고 느리지만 언젠가 같은 팀에서 활동하기를 바라며 곧 군대 가셔서 심란하시겠지만 응원하는 제가 있는 만큼 아프지 말고 제대하실 때까지 건강하게 지내시다 돌아오셔서 꼭 30대 프로게이머의 약속 지켜주세요.”라고 말을 했고, 그는 제게
“제가 왜 게임을 해야 하는지 알려줘 고맙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서슴없이 형과 동생으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2006년 만남 당시>
감사하게도 첫 만남의 연이 일시적이 되지 않았습니다.
2006.09.14 Pringles MSL 대 심소명
2006.10.03 1st Superfight 대 홍진호, 마재윤
2006.10.04 황제 Forever 공개방송
2007.01.27 4th Superfight 프로리그 대전
지금 언급한 경기 이외에도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응원함으로써 얻은 것은
열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서 있는 그 무대가 내게도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20번도 안 되긴 하지만)
그리고 많은 이유가 더 있지만 박서가 제게 특별한 이유 마지막은
그는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얼마 전 프로리그 CJ vs SKT 플레이오프 1차전을 다녀왔습니다. 결과는 4:2로 패배해서 부랴부랴 쫓아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를 발견해 저는 큰 소리로 불러세웠습니다.
“형….”
“왔어?”
잘 지냈냐는 말에 한숨부터 쉬며 잘 지낸 건지 모르겠다고 했고, 안 그래도 걱정됐었다고 하자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되받아쳤습니다. 그리고 1년 간 못 찾아 온 이유를 말하고 잘 오지 못하니 연락처를 물어보자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알려주지 못한다며 미안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박 감독님을 뵀었는데 인사를 나누고 요환이 형이 자초지종을 설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연락처를 받는데는 실패했습니다. 팀의 방침인가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웠던 일이 있었는데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해서 이러는 게 아닙니다. 다만 경기가 있을 때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렇습니다. 저는 요환이 형을 위해서 항상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이 말을 하자 요환이 형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한동안 잇지 못하다가 네 마음 다 안다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잘못 봤는지 모르지만 형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습니다.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자 함이었는데 미안해하니 정말 미안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밀려오는 눈물을 참고 이야기를 마칠 즈음 감독님과 요환이 형은 자주 보자는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형의 모습이 안 보일 때까지 참고 있었던 눈물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흘리고 말았습니다. 참 바보 같습니다.
제가 주먹을 쥐며 그 짧은 시간 카메라가 비추는 그 순간에 외친 ‘파이팅’의 수는 많습니다. 어떤 위치이든 응원할 것이며 오랜 시간 응원할 것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변함없이 저를 아껴주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에 더 크게 응원할 이유가 생겼다는 것…
이상이 박서가 제게 특별한 이유입니다. 남들은 오글거린다고, 닭살 돋는다고 하지만 이건 제 진심입니다. 이 글로 제 마음을 다 표현할 순 없습니다. 그 마음은 앞으로 더 많은 시간 만남으로 전달하려 합니다. 그렇게 될 것을 믿습니다.
이 글을 내 솔메이트 요환이 형에게 바칩니다.
Written by Love.of.Te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