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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2/08/23 19:10:32 |
Name |
wizard |
Subject |
우정호 |
나는 KT빠돌이다.
게시판에서 참 많이도 싸웠다.
KT는 바보팀. 육성이 개판이다
-> 우정호를 봐라
KT는 이영호 원맨팀. 없으면 리그꼴지다.
-> 우정호를 봐라
KT는 토스가 구리다. 케텝토스라는 명칭도 있다.
-> 우정호를 봐라
그는 게시판에서 싸움이 났을때 내가 말할수있는 간단하고 명확한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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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프로게이머 지망생이었다.종족은 프로토스.
나름 꽤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온라인상에서 난다긴다 하는정도는 아니였지만
어느정도 승률은 나왔고 사설서버에서도 탑랭커는 아니었지만
랭커와 붙어서 가끔 이기기도 하는 뜬금포를 가진 게이머였다.
전형적인 사파. 각종 날빌. 리버 캐리어 템플러 류의 마법유닛과 도망자 토스
지형지물 다양한 드랍과 견제로 유리한겜은 역전당했다 재역전하고
불리한 게임은 끝까지 물고늘어자 근성으로 따라잡는 스타일의 게이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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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호는 화려하지 않다. 그는 전형적인 길러진 프로토스였다.
단단한 기본기 묵직한 체제전환. 정찰 후 선수비. 상대에 맞춰가는 플레이.
그는 보기엔 재미없지만 찌르고 들어가기 어려운 단단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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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뜬금포를 터트리는 선수였다. 누구나 아니다라고 생각할때 들어가는 날빌.
아비터가 대중화 된 이후로 누구보다 부드럽게 캐리어를 꺼낼 수 있는 프로토스
그런 그는 초반에 연패했다. 우필패 소리를 들어가며 나오는 그는 나올때마다 졌다.
그리고 어느날부터 이기기 시작했다. 연습실에서의 실력이 나오며 그는 리그정상급
프로토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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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이영호 원맨팀 케텝토스 먹티에프는 없었다.
우정호를 우산삼아 커진 김대엽은 리그 세손에 접히는 토스가 되었고.
이영호 우정호 김대엽 쓰리펀치의 위력은 콩댄스의 저주를 풀어주는 해답이 되었다.
우정호 김대엽 박재영 프영호 4토스가 돌아갔을때 리그 최고의 토스팀은 KT라고
당연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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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KT는 날아올랐다.
이영호를 필두로 수많은 잔펀치들이 올때까지 묵묵히 버텨준 우정호는. KT팬이라면
이영호보다 더욱 고마운 존재일수 있는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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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리그를 마지막으로 본건 몇달 되었다.
신경은 쓰지 않고 있었고 우정호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이곳 저곳에서 듣기로 스타2에서 그랜드마스터란 얘기도 들었다.
외근을 나왔다 동생에게 카톡으로 메세지가 왔다.
"형 우정호 죽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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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답답하고 그런 격렬한 감정의 파도가 오기보단
안타깝고 멍했다.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프로토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고 사파도 정파도 아닌. 든든한 기본기를 무기로 밸런스가 잘 잡힌 준수한 토스
내가 원하던 모습을 재현해서 KT의 토스난을 해결하고 KT의 우승난을 해결해준 선수.
무언가를 말하려 했는데 차마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무언가를 쓰려 했는데 무얼 쓰기가 어려웠다.
정신도. 업무에 바뻐서 시간도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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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이 다 되어 "어젯 저녁 트위터"라는 게시글 하나를 보았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안타깝다.
그는 좋은 선수다.. 최소한 나에게는
강민 박정석 김택용보다 못하지 않은 선수다. 그는 살림꾼이다. 재능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선수다.
나에게 근성이란걸 보여주었다. 패배해도 이길때까지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신에대한 긍정을 바탕으로 결국엔 내가 성공한다 라는것을 증명해 보였다.
무언가를 써야할 것 같은데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무얼 써야할지 모르겠다... 솔직히 너무 답답하고 아쉽고 안타깝고 슬프고 뭐라 말할수 없이 비참하고..
멘탈을 놓쳐버린 한명의 KT팬이 우정호 선수에 대한 생각과 기록을 남겨 봅니다.
나오는데로 생각없이 써서 존칭은 생략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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