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melon.com/cds/song/web/songdetailmain_list.htm?songId=39299
(운영진 수정. 노래 가사 무단 도용으로 인한 저작권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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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Gigs 2집-
처음이라는 단어가 그러하듯, 마지막이라는 단어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8월 4일. 스타크래프트1:브루드워로 진행되는 마지막 스타리그가 끝이 났습니다.
물론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번 TVing스타리그의 슬로건처럼
스타리그 자체는 끝이 아니고 스타크래프트2로 계속 되겠지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1이 더 이상 방송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TVing스타리그의 마지막은 한 시대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지시에 의해 만들어진 다른 프로스포츠와는 달리
이 판은 아래에서부터의 움직임을 통해 ‘프로’라는 이름을 달게 되었습니다.
탁구대 위에 컴퓨터를 올려놓고, 만화에나 나올법한 옷을 입고,
카메라가 선수 주위를 도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제 자리에서 돌면서 카메라 워크 효과를 내는 척 했던 그 시기에서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이제는 방송기술도, 시설도 월등히 발달했습니다.
지난 세기말 미국의 한 게임회사가 만들어낸 스타크래프트는
오히려 미국보다 한국에서 그 영향력이 더 컸습니다.
이 판 덕분에 생긴 새로운 직업들도 있죠.
프로게이머, 게임캐스터, 해설자, 옵저버, e-sports 심판, 스타걸....
또한 2000년대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의 중심에도 스타크래프트가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모두 아울러 2000년대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를 주도한 사이트는
누가 뭐라 해도 DC이며, 그 DC의 중심은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스갤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관련 커뮤니티로 시작했던 여기 pgr21이나 와이고수 등은
어느 샌가 대한민국 인터넷을 주도하는 중대형 커뮤니티가 되어있습니다.
PC방이 먼저인지, 스타크래프트가 먼저인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없었다면 PC방이라는 업종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명확합니다.
누구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네이버에서 본 한 칼럼에서처럼,
2000년대 대한민국의 10대 20대는 ‘스타크래프트 세대’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다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엄전김이 브루드워로 진행되는 마지막 개인리그일 '가능성이 높다.'며
말하는 사람 본인을 포함해 아무도 믿지 않은 가능성을 애써 남겨두면서
(물론 리그 진행 중이던 6월 초 공식적으로 마지막이라는 언급을 했습니다만)
마지막까지 ‘이제 스타크래프트 1은 끝입니다.’라는 공식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던 것도
우리에게 스타크래프트1은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
나아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될 정도로 스타크래프트1이 갖는 의미가 정말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 끝이 있듯 오늘 스타크래프트1으로 진행되는 마지막 스타리그가 끝이 났습니다.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판과 연이 끝나며 우리 곁을 떠났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 판과 연을 맺으며 우리 곁에 남아있습니다.
분명 아직 이 판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스타리그도 끝이 아니죠.
하지만 우리가 스타크래프트1-스타리그와 스타크래프트2-스타리그에 갖게 될 감정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13년이라는 시간동안 쌓아온 정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고
스타크래프트1이 이 판을 만든 ‘처음’의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있는 분도 있겠지요.
하지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것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3년간
우리는 스타리그 때문에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 안녕 스타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