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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5/25 09:29:10
Name pailan
Subject [응원]당신에게 배팅을!
1.그를 위한 응원.

이 선수를 처음 본 건 어느 조 지명식에 앞선 이벤트 전이었습니다.
꽉 다문 입술, 매서운 눈매.
그다지 중요할 것 없어 보이는 이벤트 전에서의 경기에서도 그는 뚝심있게 플레이했지만, 결국 먼저 GG를 쳤습니다.

이 선수를 두 번째 보게 된 건 챌린지리그였습니다.
상대방은 '퍼펙트테란' 서지훈 선수였습니다.
당연히, 쉽게 끝날거란 생각을 했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한번의 무승부와 엄청난 장기전 끝에 그는 이번에도 먼저 GG를 쳤지만, 그래도 그가 보여준 무시무시한 물량과 뚝심은 절 매료시켰습니다.

그렇게 그 선수는 두번의 승리가 아닌, 두 번의 패배로 절 그의 '팬'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선수의 세 번째 경기를 볼 땐, 전 이미 '시청자'가 아닌 '응원객'이었습니다.
두 손을 부여쥐고, '제발, 제발...'을 되뇌었지만, 그 기회는 그에게 속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왔습니다.
안기효선수.
이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진 것인지, 아니면 또 한 번 기다려야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알고 있습니다.
오늘, 그 자리에서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거라는 것을.
그리고, 당신은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을.
그러니까, 힘내십시오.

                                                -당신의 승리보다는 당신의 최선을 바라는 한 팬이


2.그에 대한 이야기.

혹시 pgr 여러분 중 안기효선수의 까페에 가입한 분이 계십니까?
이제 막 회원수 1500명을 넘긴 작은 까페입니다.
별달라 보이는 것 없는 이 까페에는 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기효님에게'게시판입니다.

그냥 프로게이머 까페에 흔한 응원게시판 정도로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실은 아닙니다.
게시판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느 프로게이머 게시판에도 찾아볼 수 있는"오늘 경기 멋졌어요."."내일 경기 힘내세요."정도의 흔한 응원글, 혹은 "저 남자친구 생겼어요."라는 작은 자랑글부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이러이러한 고민이 있어요."라는 이야기까지 굉장히 소소하고 사적인 일이 많습니다.(개중에는 꽤 심각한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언뜻보면 이 잡담게시판 같은 곳을 '기효님에게' 게시판으로 만드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안기효 선수의 댓글입니다.

"그게 뭐?"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그 게시판에 쓰인 글에는 대부분 빠짐없이 안기효 선수의 댓글이 달려있습니다.(한 두 개 정도는 안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로 미루어 짐작할 만큼 안기효 선수는 팬을 아낍니다.

그는 따뜻한 사람입니다.

처음 가입해 게시판에 몇 번 글을 남긴 사람에게 까페온으로 직접 좋은 하루 되라는 인사를 한 적도 있고, 심각한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는 고민상담도 해 준적도 있습니다.
제가 겪었던 일로는, 대구에서 팬미팅을 진행했었을 때가 마침 제가 한국에 있었던 때라 꼭 가겠다는 말을 게시판에 올리자, 올 때는 모르지만 갈 때 혼자 장시간 기차타는게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일인줄 아냐며 오지 말라고 말리셨었던 적이 있습니다.(지방사는 학생분들에게도 주말이 아닌 주중에 서울로 응원오면 다신 안본다고 펄펄 뛰신적도;;)

그는 착실한 사람입니다.

제가 우연찮게 응원가서 몇 마디 나눠본 안기효 선수는 그랬습니다.
커다란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는 한 발자국씩 착실히 자신의 길을 걸어올라가고 싶어했고, 갑자기 인기를 얻어서 많은 팬을 거느리는 것 보다는, 적더라도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 해주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게이머로도, 인간으로, 남자로도 저렇게 멋있으니, 제가 어떻게 안기효 선수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3.덧붙여서

저번부터 안기효선수에 대한 응원글을 하나 쓰고 싶었습니다.
혹시 이 응원글이 밑에 홍진호 선수 응원글의 덧글로 가야하는게 아닌지 고민도 했습니다만 응원대상이 달라서 따로 썼습니다.
만약 자유게시판을 어지럽힌거라면 얼른, 떼어내서 덧글로 가겠습니다(^^;;)

안기효 선수는 제가 그동안 좋아하던 선수들과 달리, '패배'로 처음 만났고, 팬이 되게 만든 선수이고, 또 제가 처음 좋아하게 된 대마왕과는 달리 아직 '전성기'라는걸 만들지 못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전 그가 곧 자신의 전성기를 만들걸 의심치 않고, 그가 자신의 스타일로 자신의 게임을 만들어 나갈것을 믿습니다.

언젠가 안기효 선수가 까페에서 이런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패배를 해서 죄송한게 아니고, 좋은 게임을 보여주지 못해서 죄송하다.'(제가 머리가 나빠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합니다만...쿨럭;;)

오늘의 안기효 선수는 절대 저런 죄송함을 갖지 않을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꼭 그러셔야 합니다.
전 제 선수보는 안목을 안기효 선수에게 배팅했으니까요.
안기효선수 화이팅!


뱀꼬리1. 오늘 챌린지리그에 임하는 모든 선수들 화이팅입니다!
뱀꼬리2. 안기효선수는 컨디션과 기분에 많이 좌우를 받더군요. 제발 비나이다, 비나이다. 제발 그 목감기 다 낫게 해주시고 오늘 기분 좋게 해주세요!!!
뱀꼬리3. 요즘 자게에 재미있고 유익한 읽을거리가 너무 많아서 행복합니다. 훌륭한 필력을 지니신 모든분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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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크래커
04/05/25 09:46
수정 아이콘
멋진 응원입니다. 안기효 선수 유연성만 기른다면 최고의 토스 유저로 거듭날거라고 생각합니다.
츠야-_-닷
04/05/25 10:02
수정 아이콘
저도 멋진 응원이라는 것에 한표 던집니다^^; 안기효선수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됐네요.. 안기효선수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
04/05/25 10:24
수정 아이콘
안기효선수 화이팅 입니다!
아주 기분좋은 응원글 이군요..^^
너 나한테 반했
04/05/25 11:02
수정 아이콘
오늘 별 생각없이 있었는데...
안기효 선수를 응원해야겠군요^^
화이팅입니다!!!안기효 선수~~~
엘케인
04/05/25 11:23
수정 아이콘
기분좋은 응원글 맞습니다~~ ^^;;

회사일(-_-노가다..)에 바뻐
이른바 "메이져급" 선수들간의 경기가 아니면 잘 챙겨보질 못했는데,
오늘저녁땐 좀 더 주의깊게 한 선수를 봐야겠군요~
좋은 경기 보여주시길 기대해 봅니다
발업리버
04/05/25 11:35
수정 아이콘
이 응원글 보고 안기효선수에 대한 호감도가 120% 상승했습니다. 정말 멋진글입니다. 읽고도 찜찜한 응원글들을 심심찮게 봐왔는지라....(다른 선수를 교묘하게 깎아내린다거나 기타 여러가지) 모든 응원글들이 이런 수준이라면 바랄게 없겠습니다. ^^
yonghowang
04/05/25 11:47
수정 아이콘
이선수 유연성만 좀 기른다면 제2의 박정석 아니 제1의 안기효 선수가

될수 있을겁니다.
종합백과
04/05/25 12:30
수정 아이콘
안기효 선수에 대한 호감도 200% 상승!


스타 선수들은 왜 이리들 다들 멋지구리하고, 게임도 잘하고...

왜!!!!!


그들은 타고났단 말인가??


부럽구리 합니다~ ^^

안기효 선수 힘내세요~ 생각난 김에 안기효 선수 팬클럽으로 러쉬를...

오늘 가입자 미어 터질 것 같습니다.
가자! 형기야...
04/05/25 12:49
수정 아이콘
음.. 게이머에게 팬이란건 상당한 비중을 차지 한다고 생각 합니다.
안기효 선수께서 일일이 댓글을 달아 주신다니 새삼 놀랍 네요 ^^
아직은 1500명 소수(?)의 팬클럽 이지만.. 15000명 150000명이 되더라도
틈틈히 들어 오셔서 댓글을 다시는 모습을 기대 합니다 ^^:;
Anabolic_Synthesis
04/05/25 13:06
수정 아이콘
안기효 선수 이런면도 있었네요.. 서지훈 선수와 재경기할때 참 인상깊었는데.. 연습도 열심히 하셔서 좋은 성적 거두시기를 빕니다.
안전제일
04/05/25 13:36
수정 아이콘
갑자기 안기효선수를 응원해야 겠다라는 마음이 막 드는걸요!
pailan님의 응원글이 효험이 좋습니다..으하하하
많이 긴장될것 같은데...좋은경기 부탁합니다.^_^
Marine의 아들
04/05/25 13:43
수정 아이콘
호감도 상승-_-)/
외모로는 무뚝뚝하고 터프하게 보이던데, 그런 자상한면이 있다니..
역시 사람은 겉다르고 속다른가 봅니다^^;
그리고 본문역시 멋지군요-_-d
Return Of The N.ex.T
04/05/25 13:45
수정 아이콘
역시.. 응원글이라 함은 이정도는 되어야!!

카페에 가입하러 갈까나~
04/05/25 15:22
수정 아이콘
스타의 이미지와 팬의 상관성..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할수 있었던
응원글이었습니다^-^ 저 역시 까페에 놀러 가봐야 겠네요~

오늘 안기효 선수 힘내시길!^^
04/05/25 17:29
수정 아이콘
이 글 때문에라도 오늘 안기효 선수 팬카페 회원 훌쩍 뛰겠는데요~ ^-^
04/05/25 18:49
수정 아이콘
여러분이 달아주신 댓글의 효험인지 안기효 선수 이겼습니다. 하하하.
저 너무 좋아서인지 눈물이 다 나네요.
역시, 그는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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