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12/05/29 18:09:34 |
Name |
억울하면,테란해! |
Subject |
[디아3] 그럼, 발상을 바꾸면? |
(이 글에서는 디아 1,2,3의 스토리에 대한 누설/Spoiler/까발리기 등은 자제 부탁합니다. 아직 진행 중입니다.)
전 미국에서 한정판 사서 야만용사로 시작해서 아직 10레벨도 안 간 왕초보입니다.
디아블로 시리즈 자체를 3으로 처음 해보는 거라서... 요즘 사는 것도 바쁘다 보니 스타1로 3대 3 헌터 팀플을 가볍게 뛰긴 해도, 그 시간에 $100 주고 산 디아를 하게 되지는 않더군요. 흠...야만용사가 너무 단순한 거 같아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패고, 물약 먹고, 패고...
아무튼 게임 게시판을 보니까 많은 분들의 의견이 이걸로 좁혀지는 거 같습니다.
●최대 레벨 후에는 그저 난이도만 높아지는 노가다다. 그것도 새로운 재미가 있는게 아니라, 몬스터 등의 능력치가 올라간 노가다... 반복 노가다라서 재미가 없다.
그렇구나... 했습니다. 아직 다 깨보지도 않았지만, 대충 뭐가 문제 -혹은 결말이 어떻게 되었나-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게임의 한계가 드러난 거죠.
뭐 문제점들과 게임의 최종한계는 이미 많은 분들께서 언급하셨으니, 이걸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살려볼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제 의견을 써보려고 합니다.
서론 빼고 핵심 제안으로 들어가죠.
● [그럼, 반대로 게이머가 악마들과 디아블로 시점에서 하면 어때?]
사실 뭐 대단한 발상은 아니고... 이미 많은 게임들에서 시도된 방법이겠죠.
다만 요걸 좀 더 잘 양념을 치면 새로운 게임 양상과 수명연장, 그리고 재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죠.
그럼 좀 더 세부적인 생각들을 써보겠습니다.
● 이 게임은 제작자의 손 안에서 노는 게임이고, 한계가 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인간 대 컴퓨터의 게임이죠. 나중 가면 여럿이서 더 어려운 난이도를 정복하려고 애쓸 수는 있지만 내가 상대하는 몬스터들의 움직임, 패턴, 전술 전략 -만일 그런게 있다면- 같은 건 정해져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퍼즐게임과 비슷하죠. 그러므로 일종의 '해법'이 발견되면, 그걸 그대로 재현만 가능하면 -손 속도라든지 장비라든지...- 퍼즐은 쉽게 풀립니다.
해법이 이미 알려진 퍼즐... 그걸 조금씩만 바꾼다 해도 본질이 안 바뀌면, 말 그대로 노가다가 되겠죠. 그 시점부터.
다음과 같은 거겠죠.
1+1 해봐. (100초 안에)
1+2해봐. (100초 안에)
....
....
12324+353534 해봐. (1초 만에 )
더하기의 개념을 모르면 어렵지만 알면 패턴은 단순하죠? 그럼 이 시점에서 똑똑한 우리 뇌는 금방 지루함을 느낀다고 봅니다. 게다가 난이도가 올라는 방식이 본질은 안 변했는데 극한의 시간 제한을 두어서야... '이게 뭐야! 난 재미를 느끼려고 하는 거지, 계산기가 아냐!' 이런 불만이 나오겠죠.
디아3도 비슷한 불만들이 나옵니다. '난 게임을 즐기는 것인가, 아니면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생체기계인 것인가...' 본질이 안 바뀌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건 제작자들이 신이 아닌 이상 해결이 어렵습니다. 말 그대로 게임의 본질에 대한 문제니까요. 그리고 현재 디아3의 디자인은, 길든 짧든 명확한 끝과 최종 해법이 나오는 구조죠.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모든 건 인간 대 컴퓨터의 게임 구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좀 더 오랜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을까요?
●인간 대 인간의 구도로 가는 건 어떨까요?. 스타1, 2처럼, LOL처럼!
이거 외에도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의 생명 연장을 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정말 천재적인 분이고 당장 게임회사에 그 아이디어를 파시는 걸 추천합니다. 저도 완전히 새로운 게임은 꼭 해보고 싶기에...
아무튼, 인간 대 인간 게임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건 인간의 학습능력과 창조력에 있겠죠. 그걸 디아3에도 가져오면 어떨까요?
한 예로 다음과 같은 방식이 있겠죠.
● 인간용사들 5명 vs. 악마 편 3명
정해진 던젼에서 팀플레이를 해서 승부를 내는 게임. 악마 쪽은 일정 수의 몬스터들과 악마 유닛으로 용사들을 저지 혹은 몰살해야 하고, 용사 쪽은 반대로 특정 몬스터 척살, 혹은 전 몬스터 몰살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즉 스타1,2처럼 타 종족 대 타 종족 게임을 하는 건 어떨까 하는 거죠. 나중에 확장팩 같은 데에서 말이죠.
이런 게임에는 정말 수많은 창조성이 발휘될 여지가 많습니다.
●던젼 구성 - 맵이죠 한마디로. 공식맵 혹은 수많은 개인맵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이른바 국민맵 같은게 정착될 거고... 던젼 제작 툴 같은 게 있으면 창조적인 맵들이 많이 나오겠죠?
●대전 양상 - LOL처럼 정예 용사 대 정예 악마 구도인가?
혹은 일정 수의 몬스터들을 컨트롤해서 용사들을 사냥/저지해야 하나?
혹은 몬스터들이 일정시간마다 보급되나?
혹은 특정 아이템을 빼내거나 지키는 게 목표인가?
혹은 한 팀에서 제한시간까지 버티는 게 목표인가?
혹은 특정 물건/인물의 파괴/보호가 목적인가?
●점수 혹은 랭킹에 따른 특전/특수 아이템 부여
왜, 스타1 할 때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그랬잖습니까? 'T1공대가 KTF 던젼에 들어가서 보스 이영호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이 경우는 'xxx를 이겼다'라는 거 자체가 굉장한 영예와 보상인데... 여기에 좀 더 양념을 뿌려보죠.
Elo를 부여하는 게 가능하면, 높은 팀이 악마 편을 잡을 경우 상대 용사 팀들을 끌어 모을 수 있게끔 전설 아이템을 던젼 가장 중심에 둘 수 있게 한다던가...
그렇게 해서 10-15번 이상 방어하면 그 아이템을 수여한다던가...그래서 용사팀을 잡을 경우 쓸 수 있다던가? 그리고 나중에 악마팀 잡으면 그걸 방어해야 한다던가? 즉 좋은 아이템을 쓰고 싶으면 주기적으로 그걸 걸고서 방어해야 한다 이거죠. 마치 챔피언쉽 같이? 챔피언쉽은 타이틀이지만 실제 이런 보상은 어떨까... 이런 식의 보상은 어떨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공수교대를 통한 승부
전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데... 한가지 마음에 드는 시스템은 공평하게 공수교대를 한다는 겁니다. '용사 대 악마 구도라니, 밸런스가 안 맞으면 어쩌려고! 그리고 그게 공평한 승부라고 볼 수 있나?'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한 해법입니다.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으면, 종족간 유불리는 있으나 실력으로 극복 가능한 대결 양상이 됩니다. 스타나 워크처럼요. 그럼 두 팀이 붙으면 의무적으로 공수교대를 2-3번 해서 승부를 내면 조금이라도 더 공평하겠죠? 만일 너무 긴 게임 시간이 문제라면, 컴이나 서버에 기록을 해서 이번 판에 용사를 잡았으면 다음 판에는 무조건 악마로 하게끔... 이런 식으로 조절하면 '와 80%가 용사를 해요' 같은 종족 불균형도 문제가 안 됩니다.
상당히 길게 썼는데, 위의 제안들은 그저 제안일 뿐이고 더 다양한 수정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인간 대 인간 구도만 만들면요. 언급한 제안들에 집착할 필요는 없죠.
●사람 대 사람은 역시 상대가 학습을 하고 두뇌플레이를 한다는 데서, 끝없는 재미를 가져다 주는 게 아닐까요?
내가 이런 식으로 당했으니 너도 한번 당해봐라.
전에는 이걸 썼으니 이번에는 이걸 써야지.
이거에 속아 넘어갈까?
이거 지금 허세 부리는 거냐 아니면 뭐냐...?
써보니까 카드게임과 비슷하네요.
컴퓨터는 패턴이 있지만, 사람은 패턴이 없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디아3의 생명연장을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뭐 이건 그저 상상 혹은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밑은 그냥 다른 잡담입니다)
스타 1은 인간 대 인간 구도로 10년을 가깝게 해 왔습니다... 인간 대 인간 구도의 생명력이 이렇게 강합니다.
정말 아쉬운 게 케스파랑 블리자드가 잘만 했어도 무한한 생명 연장이 가능한 이른바 국민 게임인데... 주기적으로 밸런스를 건드리고 유닛의 추가/삭제를 했다면 조금씩 조금씩 새로운 게임이 되어서 계속 인구를 유입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네요... 1대 1 게임이 아니라 한 종족 2대 2,한 종족 3 대 3으로 게임 구조를 추가했다면 진정한 의미의 팀플레이, 전쟁 게임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사람 당 한 종족을 맡는게 아니라 한 종족을 여러 명이서 컨트롤 하는...
실제 전쟁도 그렇게 하잖습니까? 뭐 생산/컨트롤 같은 유즈맵도 있지만... 그렇게 했다면 올드게이머들도 벤치에만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역할을 가지고 팀의 승리에 플레이로 공헌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러면 한 프로게이머의 인생이 [팀 입단-보조-팀의 기둥-주역-게임 디자이너-다시 보조-은퇴] 이런 식으로 갈 수도 있었을 거고, 혹은 자기 재능을 살려서 교전 시 컨트롤 전담, 전체적인 전략 설정가, 생산 전담 이런 식으로 자기 역할이 생겼을텐데 말이죠... 축구팀에 각자 역할이 있듯이 말이죠.
만일 그랬다면 임이최 그 외 수많은 게이머들이 아직도 스타 1 플레이에 공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전 FPS 게임은 정말 거의 안 하는데, 가끔 스타1을 유튜브에서 보다가 스페셜 포스인가? 그거 팀플 하는거 보고서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진짜 팀플레이고 전쟁 게임이 아닌가? 서로 대화도 하고 지시도 내리고... 그리고 자기 역할 맡아서 하고...
스타2에서라도 이런 구조가 생기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스타 1은 지금 상황에서의 밸런스, 전쟁 양상, 게임을 이해하는 인구수 등에서 역사적인 걸작인데 이걸 스타2로 그냥 넘어가는 블리자드와 케스파가 정말 미련하다고 생각되네요. 말만 스타2지 완전히 새로운 전략게임인데... 이른바 스킨만 비슷하고... 무엇보다 이걸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학습'해야 하는 게 정말 큰 문제입니다. 한 국가의 세대generation자체가 꽤 할 줄 아는 국민게임, 그것도 컴퓨터 게임은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든데 말이죠...
블리자드가 왜 이걸 암암리에 포기했는지 진짜 의문입니다. 이런 게임은 디자인하고 마케팅한다고 해서 나오는 게임이 아닌데... 진짜 神게임, 기적 같은 게임인데 말이죠. 바둑과 장기 같은 반열에 올라간 게임인데... 스타2는 이렇게 될까요, 과연?
전 스타2도 콜렉터스 에디션 2개 사고 일단 캠페인은 엔딩 보고 90%정도 깨봤는데, 정작 사람 대 사람 대전은 한 판도 안 해봤습니다. 무서워서 말이죠. 다시 빌드와 컨트롤, 유닛 상성 등의 학습을 해야 하니... 아직도 엄두가 안 납니다.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