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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5/25 02:23:22
Name 이호산
Subject 매니아가 되고 싶었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군요..

머..저를 아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 됩니다만..

오늘도 제 글을 주제도 없고, 이상한 말만 늘어놀 글이 되겠군요..

고등학생 시절에..저는 "스타에 미친녀석" 한마디로 표현되는

인간이었습니다. (따는 아니었지만 제가 거의 끼질 않았으니 거의 따나 마찬가지네요)

그래도 저는 스타를 참 좋아했죠,..왜 그렇게 좋아했는지..평소엔 조용 하다가

스타 얘기만 나오면 자연스레 시끄러워 지는...

사실 스타를 좋아했다기 보다는 스타는 습관적으로 하는 거였고,

스타를 하는 사람들끼리의 만남이 더 좋았었던것 같습니다.

대학 와서 안건데...저는 게임을 좋아했던게 아니라 게임을 통해

현실세계에서의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 였는데 그게 중독이 됬었나 봅니다.

그래도 그 사실을 몰랐던 그 때가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야 말로 일취월장으로 실력이 늘어갈 때가 있었고, 재야의 고수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죠.

그래도..즐기는 기분으로 하다보니..고수는 못 되고 주변에서

잘한다 하는 중수 정도는 됬던걸로 기억합니다..

작년 여수시장배 대회를 수능 100일 남기고 학교에서 도망치듯 갔던 기억이

나네요..연습을 죽어라고 하고 가도 예선 첫경기를 이길지 못 이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테란과 저그 상대로의 기본적인 전략만 생각해 갔다가

첫 경기 라이벌리맵에서 패멀 하는 플토에게 버티다가 진 기억이 아직도

가슴을 시리게 하네요 하하;;;

음....지금 대학 1학년인데 한동안 스타를 접었다가

유즈맵만 하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공부좀 할려고 하는데...학교에서 스타대회를 한다네요..

안 나갈려고 했는데..친구들이 나가라고 난리고..지들이 나가는 것도 아니면서...

왠지 모르게 아쉬운 감도 있고...그래서 아까 신청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대학 와서 느낀게 많습니다...그 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들도 많았죠...

그리고 스타는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큰 작용을 했던...게임 이상의

하나였던것 같습니다...친구에게 당당히 말했습니다..

"스타는 나에게 있어서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고."

그러면서 고등학교때 스타했던 생각이 나면서 우울해 지더군요..

이번 대회가 끝나면 스타를 접을 생각 입니다...

머...가끔씩 팀플레이나 하고 심심할때 유즈맵에서 무한 리방으로 뛸 때도 있겠지만

저는...매니아가 되고 싶었습니다..진짜 매니아..

단순히 게임을 즐기고, 잘하거나, 많이 알아서 되는 매니아가 아닌...진짜 매니아

그 매니아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그 무엇인지도 모르는 매니아가 되기 위해서..

"매니아, 최고, 제일, 폐인 이라는 단어는 아무한테나 붙이는 단어가 아니다."

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말해 왔었습니다.

이제 좀 하수스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해 볼려고 했는데..나름대로 해야 할게 있고,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싶어서 스타를 접어야 겠네요.

제 진로상 게임을 빼 놓을순 없지만..스타만큼 할 게임이 있을지...

매니아가 되고 싶었는데 거기에는 실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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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같은 글을 읽어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제가 무슨 은퇴하는 프로게이머도 아니고 하하;; 왜 이런글을 쓰는지..

우울한 놈이 우울하게 우울한 글 쓰니까 더 우울해지네요

플레이어로는 안녕 입니다. 가끔씩 코엑스나 가서 게임 구경 할 시간이 많았으면

하네요...

-----

요즘 pgr이 진통을 겪는것 같아 안타까우면서도 좋네요

더욱 더 발전하기 위해서 이런 과정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pgr분들께 자그마한 말 한마디 하고 싶네요.

내가 먼저가 아니라 너가 먼저인 pgr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제 생각에는" 보다..

"~님이었으면 충분히 그랬을듯 싶군요" 라는 말이 먼저 나올수 있는...

그런 pgr이 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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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시
04/05/25 02:29
수정 아이콘
충분히 매니아시군요 ^^ 이렇게 PgR의 글을 남기고 유즈맵을 즐기며 스타방송경기도 보시는데 계속 매니아 하셔도 되겠습니다 ^^
매니아가 뭐 별건가요~ 그것을 좋아하고 사랑하면 매니아죠 힘내십쇼
04/05/25 03:23
수정 아이콘
저역시 "멋진" 매니아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자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길 빌께요~ 그리고 스타라는 틀 안에서 계속 만나뵙길 바래요~ 좋은밤 되세요
기억의 습작...
04/05/25 03:49
수정 아이콘
Pgr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이 이미 매니아가 아닐까..^^
우리 모두 미쳐보아요..-_-;; ......퍽!!
04/05/25 04:23
수정 아이콘
스타는 이제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가는군요.
수선화
04/05/25 06:01
수정 아이콘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직도 그 아름다운 추억은 현재 진행형이란 점이겠죠....그리고 이호산님 님충분히 멋진매니아 같습니다.저도 매니아란 말 참 좋아하는데...저도 매니아가 되고 싶거든요..그 어떤것이라도 말입니다.
Return Of The N.ex.T
04/05/25 10:18
수정 아이콘
열심히 하셔서 이번에는 좋은 결과 얻으셨으면 합니다..^^
꿈꾸는마린
04/05/25 10:42
수정 아이콘
yelban 님 // 추억이 되어가기에는 아직은 너무나 아쉽다죠. ^^;;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전 보고싶습니다. 기억속에 자리잡아서 점점 잊혀져 가는 추억보다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런 추억이었으면 합니다. ^^;;
우걀걀
04/05/25 12:12
수정 아이콘
맞아요 추억으로 남겨두긴 아깝습니다...
10년후 20년후에도..집에서 온가족이 스타를 시청하고싶습니다...
정말그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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