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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5/24 11:05:09
Name morncafe
Subject 옵저버와 멀티비전
지난번에 ‘하는 게임에서 보는 스포츠로’ 라는 글을 쓰면서, 앞으로 방송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글을 쓰면서 들었던 생각이, ‘앞으로 방송을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를 보게 될 텐데, 어떻게 하면 프로 게이머의 게임을 자신이 직접 게임을 하듯이 생생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청자와 프로게이머의 경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옵저버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전 스타크래프트 생방송을 거의 볼 수 가 없기 때문에 가끔씩 기회가 올 때 마다 방송을 보게 됩니다만 대부분은 VOD로 보는 편입니다. VOD나 방송을 볼 때마다, 화면에 나오는 장면 뿐 아니라, 보여주지는 않지만 미니맵을 통해서 유닛이 이동한다든지, 멀티를 하고, 교전이 일어나고 있는 곳도 보고 싶어하게 됩니다. 보고 싶어 하는 곳은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예를 들어 화면엔 센터에서 교전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곳을 보다가도, 어떤 이는 11시 멀티를 한번 보고 싶을 것이고, 또 다른 이는 5시 앞마당에서 난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싶어 할 것입니다. 사실 모든 곳을 동시에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웃긴 저의 경험을 말씀 드리자면, 컴퓨터로 VOD를 보는 도중에 가끔씩 제 마우스를 움직여서 미니 맵의 다른 곳을 보려고 시도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화면은 움직이지 않고… 어, 이상하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제가 보고 있는 것은 리플레이가 아니라 VOD 화면이라는 것을 알고는 피식 웃고 말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교전 또는 경기의 중후반부로 흘렀을 겨우 현재의 옵저버 시스템에서는 동시에 그 모든 곳을 보여 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옵저버하시는 분들과 팬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도 하구요. 최근에 피지알에 옵저버에 대한 글들이 올라왔었습니다. 팬들의 아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나름대로의 비판이 있었지만, 옵저버를 하시는 분들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일반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은 옵저버가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 만큼 역할이 커지는 것입니다. 옵저버가 어떻게 화면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서 경기 내용 전체가 하나의 멋진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흘러 갈 수 있도록 할 수도 있고,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그 경기에 빨려 들고 재미를 느끼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상영시간이 길어서 중간 중간에 잘라내고 시간에 맞춰서 영화를 보여주는 바람에, 스토리가 있는 것 같은데 잘 연결되지 않아서 영화를 재미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처럼, 재미있을 수 있었던 경기를 보았지만, 그냥 승패만 알게 되고, 몇몇 장면만 기억하게 되는 게임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는 곧 잊혀지고 말겠지요.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재미있었던 경기의 경우는 가끔씩 하나의 이야기로 재구성해서 우리에게 멋진 글로도 남기는 경우도 있었지 않았습니까? 김대건 선수와 김동수 선수의 경기중에 하나 였던가요? 대건선수의 본진 아래에 몰래 건물을 지어서 이겼던 경기인걸로 압니다만. 우리가 열광하고 명경기라고 인정해주고, 오랫동안 기억하는 게임의 경우는 단 한방의 역전승도 있지만, 첨부터 끝까지 내용이 있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전략들과 전술로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가 모르는 곳에서 유닛을 준비하고, 상대의 허를 찔러 승리를 얻어 내는 경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만약 옵저버가 그러한 준비과정을 충분히 보여 주지 못한 채, 어느 순간 나타난, 캐리어나 드롭쉽, 오버로드 드롭을 보여 준다면, ‘언제 저런 것을 준비했지?’ 또는 ‘아 지금 이 선수가 11시에서 몰래 캐리어를 준비하고 있는데, 저 선수는 모르고 있는데, 과연 어떻게 대처를 할 까, 타이밍은 어떻게 또 맞아 떨어질 까?’ 와 같은 긴장과 또 하나의 흥미를 모른 체, 그냥 겜을 보게 될 것입니다. 프로 게이머들도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 줄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승리를 위해서 플레이를 합니다. 가끔씩, 승리만을 위해서 가지고 나온 필살기 같은 전략, 전술 때문에 전체적으로 재미가 없을 수 있는 경기라 할 지라도, 옵저버와 방송관계자들이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그런 경기 또한 재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겠지요. 해설자들도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만, 현재로서는 옵저버 화면을 보면서 해설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앞으로도 자체적으로 화면을 짚어가면서 해설을 하기에는 방송경기의 경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옵저버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하나의 화면상에 경기 중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을 동시에 보여 줄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이 아닐까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동시에 보여 줄 수 있는 이상적인 옵저버에 가까운 시스템을 개발 할 수 있을 까요?
전 방송기술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에, 어쩌면 현실성이 부족하거나 아직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얘기가 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만, 한번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그것은 바로, 멀티 비전을 이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입니다.

가장 쉽게 생각 해 볼 수 있는 게, 2x2나 3x3의 화면을 이용한 멀티비전 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멀티비전을 이용할 경우, 4 개 또는 9개의 작은 화면을 모아서 모자이크 식으로 하나의 큰 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고, 이렇게 해서 맵 전체를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최대한 4곳 또는 9곳의 동시 상황을 보여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경기 초반의 경우 멀티가 별로 없고, 어느 한쪽 지역에서 국지전 같은 상황이 일어 날 경우에는 멀티 비전 전체에 그 한 지역을 보여줌으로써 더 세분화 된 상황을 보여 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멀티비전을 시도할 경우, 규모를 생각해 보면, 2x2의 경우에는 4 대의 컴퓨터와 4 대의 방송카메라가 필요할 거 같구요, 옵저버는 한 사람이 하셔도 어느 정도 감당을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지금 보다는 더 많이 바쁘시겠지만요. 3x3의 경우는 규모가 만만치 않습니다. 9대의 컴퓨터와 9 대의 카메라가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이런 경우는 아마도 2명 이상의 옵저버가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멀티비전을 이용하게 되면, 아쉬운 대로, 여러 곳의 상황을 한 화면에 나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4x4 또는 그 이상의 경우는 스케일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운용하기엔 많이 어려울 듯 합니다. 옵저버가 잡을 수 있는 화면은 미니 맵에서 나타나는 작은 사각형의 구역이기 때문에 3x3의 멀티비전으로도 사실 많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로템의 경우 제가 대충 잡아 보니깐, 미니맵의 작은 사각형으로 잡아보니 6x6 정도가 나오더군요, 이 정도의 멀티비전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상적으로 맵 전체를 하나의 화면에 잡아 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만, 카메라 36대 컴퓨터 36대가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현실적으로 이건 불가능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3x3 정도의 멀티비전을 이용한 중계방송이라도, 지금처럼 하나의 카메라로 경기의 상황을 잡아 주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나은 경기상황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줄 수 있지 않을 까요? 멀티비전 중계가 된다면, 그만큼 자세하게 경기를 볼 수 있으며, 재미도 더 할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그러한 투자를 할 수는 없겠지만, 멀티비전 중계를 시도해 보았으면 합니다. 혹시나 가능하다면, 이번 시즌이라도, 두 메이저 방송사에서 마지막 결승전을 멀티비전을 이용한 중계 방송을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최소한 2x2 의 멀티비전이라도 말입니다. 저 혼자 만의 꿈일까요?
앞으로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E-sports의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투자의 규모도 커진다면, 이런 멀티비전을 이용한 완벽한 방송중계도 꿈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덧 글1: 글의 내용이 중복되지는 않지만, 최근에 옵저버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 참에 쓴 글이라 이 글이 아랫 글의 댓 글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방송사의 옵저버를 하시는 개인에 대한 얘기를 쓴 글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을 제안하는 글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따로 글을 올립니다. 혹시나 이 글이 댓 글로 가야 한다고 생각이 되시면, 운영자님께서 옮기셔도 무방하겠습니다.

덧 글2: 전 방송기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입니다. 혹시나 제가 방송 또는 멀티비전시스템에 대해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되시면 언제든지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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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24 11:12
수정 아이콘
새로운 의견이네요, 멀티비전이라.. 차라리 2명의 옵저버가 각각의 화면을 컨트롤하는것은 어떨까요? 선수 2명의 개인화면과, 옵저버 2명의 2*2... [으음, 안되나요?] 한번쯤 해볼만한 것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현장에서는 화면 크기상 힘들것 같습니다. [TV로도 마찬가지군요;;; 너무 작습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그리고 꼬리말로 가야 할 것 같지는 않네요 ^^;
Debugging...
04/05/24 11:30
수정 아이콘
좋은 아이디어인것 같습니다. 다만 티비화면 크기 때문에 어느정도 한계가 있겠네요. 옵저버두명의 화면을 감당하기에도 벅차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dvd급 vod가 아닌이상 vod로 만들기도 힘들것 같구요.
The Pure
04/05/24 11:38
수정 아이콘
저도 생각해봤는데요, 이렇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
제 생각엔 화면을 좌우로 분할해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옵저버가 두명이 필요하겠지만요..; 축구, 야구 중계에서도 이중으로 분할해서 보이려면 카메라가 두대 필요한것처럼요.
morncafe
04/05/24 12:13
수정 아이콘
음.. 제가 티브이로 방송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네요. 멀티비전을 다시 하나의 티브이방송이나 vod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결국 티브이방송으로 멀티비전 중계를 보게 된다면 몇 곳을 동시에 볼 수는 있겠지만, 경기화면 전체가 축소되어 보이는 형태가 되겠군요. 중간 중간에 몇몇 화면만 다시 확대해서 보여 줄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말입니다. 아무튼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 것들을 지적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맥핑키
04/05/24 12:19
수정 아이콘
멀티비젼은 좋은 생각인 것 같으나, 여러 모로 문제가 많겠네요.
가령 VOD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 일단 멀티비젼 전체를 서비스 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의 화면은 TV보다 작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문제가 생기는데, 여러개의 옵저버 화면 중 어떤 것을 VOD로 서비스 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생깁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가능한한 모든 옵저버 화면을 서비스 한다'와 '하나만 골라서 서비스 한다' 또는 '여러 옵저버 화면을 편집해서 최적의 화면을 만든다' 정도의 답이 있겠는데요, 현실적으로 세가지 모두 무리라고 봅니다.
일단 첫번째의 경우는 한 경기당 VOD가 가져야 할 공간이 너무 큽니다.
아무리 서버가 좋더라도... 한 주에 15경기 정도가 나오는데요,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얼마나 어마어마한 용량이 될까요. 게다가 한 경기당 파일 수가 2개 이상이니... 말 다했죠.
두번째의 경우는 방송을 보는 TV 시청자와 VOD 서비스를 받는 분과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일단 TV 시청자가 대형 TV라고 가정할 때, 시청자는 굉장히 만족한 화면을 보겠지만 VOD 시청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겠죠.
세번째의 경우는 너무 과도한 노력을 요합니다.
온게임넷의 시각적인 효과를 담당하시는 분들이 아무리 여유가 많다고 해도 위에서 밝혔다 시피 한 주에 15경기 정도를... 그것도 각각 다른 화면을 짜집기 한다는 것은 무리죠. 특히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정말 힘들 것 같군요.

제가 생각하기로 이정도가 문제점으로 보여지는데, 저런 화면을 경기장에서 보여준다면 좋을 것 같군요. (사실 가본 적이 없어서 이미 저런 서비스가 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솔리타드제이
04/05/24 12:40
수정 아이콘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개인화면을 오래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프더군요...
분활 화면이 되면...해설자는 뻘줌....-_-;;.....
나와주면생큐
04/05/24 16:34
수정 아이콘
전체 화면을 봅시다
Return Of The N.ex.T
04/05/24 19:09
수정 아이콘
으음.. 메가스튜디오 에서의 멀티비전은 괜찮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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