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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2/03/28 18:23:55 |
Name |
하얀새 |
Subject |
드래곤 에이지 2 - 명가 몰락의 서막 |
1. 서문
- 바이오웨어는 rpg계의 전설인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필두로 하는 수많은 rpg게임을 제작한 유명 제작사입니다. nds용 소닉을 빼고는 실패한 게임이 없을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바이오웨어는 요즈음 정말 처절하게 욕먹고 있습니다. 엔딩 수정 요구 모금이 6만 달러를 돌파한 논란의 작품 메스 이팩트 3 와 프랜차이즈를 말아먹었다고 욕을 들어먹었던 드래곤 에이지 2 덕분이죠. 전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이하 오리진)을 정말 재밋게 했었기 때문에 2는 평가만 보고 플레이 하지 않다가 이번에 맘먹고 시원하게 한번 달려보았습니다. 그리고 느낀점은 우선, 이게임이 결코 못만든 게임은 아니라는 점과 그렇게 욕먹는 것 또한 당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모순된 결론을 낼수 밖에 없게 된것은 우선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자체의 모순점에서 시작됩니다.
2. 모순의 시리즈, 드래곤 에이지
-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는 오리진 출시때 바이오웨어가 정통 rpg의 부활이자 발더스 게이트의 정신적 후계자를 자처하면서 내놓은 게임입니다. 그런데 또한 박진감 넘치는 액션 또한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문제는 이 두가지 요소가 공존하기는 대단히 힘들다는 겁니다. 발더스 시리즈는 유명 trpg인 d&d 시리즈의 탄탄한 룰을 바탕으로 합니다. 주인공과 다양한 개성의 동료들 총 6명을 조작하여 모험을 떠나는 거죠. 이게임은 전투가 시작될때면 일단 게임을 일시중지하고 나름의 전략을 세워서 6인의 파티에 명령을 다 찍어주고 싸우는 식의 상당히 정적인 게임입니다. 또한 데미지 계산규칙등도 독자적인 언어를 사용, 처음하는 사람은 이 무기가 좋은지 나쁜지 알아보기도 좀 힘들죠. 그런데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복잡한 전략은 다 간소화하고 화끈하게 밀어붙일수 있게 해야 하는 법입니다. 오리진에서는 이 두가지 요소가 약간 어설프기는 한데 균형을 잘 맞추었습니다. 그런데 드래곤에이지2는 액션성쪽으로 너무 많이 가버렸습니다. 차라리 애초에 발더스 게이트의 정신적 후계자라는 말을 말았거나, 아니면 정식 넘버링이 아닌 외전 형식을 취했거나 했다면 이렇게 심하게 욕먹지는 않았을 겁니다.
3. 글로 읽으면 좋을 스토리
- 오리진의 스토리는 대단히 전형적입니다. 세계를 멸망시킬 악마가 부활했고 인간은 전초전에서 대패합니다. 플레이어는 악마와 싸우기 위한 힘을 가진 조직 그레이 워든의 일원이며, 페렐던의 각 세력들에게 악마의 침공을 알리고 군대를 모아 세계를 구합니다. 모든걸 해결하는 전형적인 영웅담이죠. 각 세력마다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고, 드래곤 에이지의 세계관 자체에서 보여주는 대립도 보여는 주는데 그리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습니다. 일단 살고 봐야 하니까요.
드래곤 에이지 2의 영웅은 오리진의 악마의 침공중 피난민인 주인공이 먼 도시인 커크웰로 도망가서 벌이는 7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앞서말한 이 게임의 세계관 자체의 대립들(쿠나리와 챈트리, 마법사와 템플러, 퍼렐던인과 커크웰인)이 극단으로 치닫는 이게임은 주인공 호크가 어떻게 커크웰에 정착했고, 도시를 구하여 영웅이 되고, 각 이익당사자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이리저리 내몰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거 '같'습니다. 글로만 보시면 스토리는 좋아 보이는데요. 문제는 게임을 통해 제대로 풀어내지를 못합니다.
예를 들자면, '주인공이 도시를 구하고 일시적 평화가 온 이후, 영원한 숙적인 템플러와 마법사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다.' 는 3년간의 내용이 나레이션 한마디로 끝납니다. 7년간의 이야기니 세세히 못다루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뭐좀 심부름 하다보면 몇년이 휙휙 지나가요. rpg에 기본이라 할수 있는 주인공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생성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도 없이 대놓고 DLC나 확장팩 사라는 식의 엔딩도 최악입니다. 스토리 중간에 넘어가는 것도 그 부분에 DLC 난사해서 때워넣을 기세로 보일 정도입니다. 아 참, 그리고 결말 부분의 선택에 고민하실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시건 결론은 같습니다. 보스도 같아요. 이 안일함이 대폭발을 일으킨것이 매스이펙트3의 사례 되겠습니다.
스토리가 좋은 게임 소리를 들으려면, 물론 스토리 자체도 좋아야 하지만, 이 스토리를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게 해야 한다고 봅니다. 스토리가 비극적이면 뭐합니까. 뭐 좀 몰입하려면 나레이션 한두줄나오고 다음이야기로 넘어가는데요. 메인스토리를 나레이션 한줄과 저널 약간으로 몇년씩 휙휙 넘겨 대니 게임상의 시간으로 약 6개월 정도로 보이는 1편의 플레이 타임의 절반정도면 2는 서브퀘 다깨고 엔딩봅니다.
4, 지역의 협소함
- 오리진은 페렐던이라는 가상의 나라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이 힘을 빌릴 세력을 크게 4가지로 나누고 그들의 스토리를 각자 따로 움직이게 하고 순서는 플레이어에게 맡겨버립니다. 이런식이니 지형을 좀 적게 만들어도 플레이어는 아주 많은 곳을 여행했다고 느끼고 만족을 얻게되죠. 최소한 각 지역의 던전은 지형이나 배경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런데 드래곤 에이지2는 커크웰이라는 도시 하나에서 모든것이 진행됩니다. 전편에 비해 지역이 줄어든 만큼 더 꼼꼼하게 지형이나 던전을 만들어 주어야 겠죠, 그런데 이게임은 동굴, 지하도, 저택, 시골집등 각자 하나씩만 지형을 만들고 모든 퀘스트에서 이 지형을 돌려씁니다. 초반에 주인공은 빈민촌에 삼촌집에 얹혀사는데, 어지간한 빈민촌의 집에 들어가면 그 지형이 똑같습니다. 걸려있는 장식물 방 숫자등 완벽히요, 도시옆 산꼭대기의 엘프의 성물이 있는 동굴과 도시 한복판 지하의 마법사의 지하 탈출로가 어떻게 바닥의 돌맹이 하나까지 같을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결국, 드래곤 에이지2를 하는 플레이어는 역시 rpg의 큰 재미중 하나인 새로운 곳에 대한 탐험욕구가 완전히 사라진채, 화끈한 전투만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이 전투도 재미는 있는데 대신 정통 rpg라고 우길수 있는 최소한의 방패도 날려버렸죠.
5. 신나는 전투, 그러나....
- 드래곤 에이지2 의 전투는 전작에 비해 대단히 발전했습니다. 단순한 모션 하나로 우려먹던 전작과 달리 공격 하나하나가 간지를 뿜어낸달까요. 스킬트리도 기존의 단순한 1-2-3-4식의 트리에서 다른 게임의 트리처럼 변했습니다. A라는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B,C등을 선행으로 찍어나 해야 되죠. 간단하게 디아블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리진은 넓어보이지만 사실은 전형적 캐릭터 밖에 육성을 못하는 반면, 2에서는 직업마다 무기도 크게 제한되면서 좁게 변한거 같지만, 사실은 다양한 육성이 가능합니다. 종류따라 스킬트리를 다 나눠놓아서 그런거죠. 검방전사가 탱커용 스킬을 찍어도 되지만, 공격력 강화 스킬을 찍어서 공격형 검방전사 육성이 가능한 식입니다.
이처럼 전투나 육성은 많이 좋아졌습니다만, 문제는 적들의 공격이 웨이브식이라는 겁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적이 눈앞에 10마리가 있어요. 열심히 싸워서 다 쓰러뜨립니다. 그런데 눈앞에서 새로운 적 10마리가 디펜스 게임 2파 들어오는거 비슷하게 눈앞에서 리스폰됩니다. 결국 적의 수를 보고 전략을 암만 세워봐야 꽝입니다. 어차피 보이는거 다 잡아봐야 리스폰 되니까요.
결론적으로, 드래곤 에이지2의 전투는 신납니다만, 적의 수나 레벨등을 고려해 전략을 세워 차근차근 적을 쓰러뜨리는 발더스 게이트의 정신적 후계자로는 볼 수 없습니다.
6. 바이오웨어의 대응
- 드래곤 에이지2는 정통 rpg를 요구하면서 게임을 구입한 자신들의 골수팬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분노한 팬들이 홈페이지에서 항의를 했죠, 그 와중에 벌어진 바이오웨어의 뽠따스튁한 대응은 몇주전 벌어진 매스 이펙트 3 사태와 함께 바이오웨어의 신뢰도를 시궁창으로 처박기에 충분했습니다.
'게임에 스킵키를 넣어 스토리는 스킵해야 된다'고 당당히 인터뷰한 작가(;;)나, 자신들이 게임 리뷰 사이트에 점수 10점과 찬양 리뷰를 써 그것을 공식홈피에 당당히 배너로 띄우는 호연지기, 게임을 비판한 유저의 아이디 차단 + 게임 접속 금지(드래곤 에이지 2 는 시작할때 바이오웨어에 접속이 안되면 게임이 안됩니다)를 띄우다 문제가 겉잡을수 없이 커지자 '나는 모른다'를 시전하면서 슬쩍 금지를 푸는 영혼의 협소함까지 정말 드래곤 에이지2가 나온뒤의 바이오웨어의 대응은 망하고 싶어 발악하는듯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7. 결론
- 드래곤 에이지 2는 그자체로 보면 평작정도의 평가는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이 그토록 욕을 먹은 것은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자체가 발더스 게이트의 정신적 후계자를 자처하며 정통 서양식 RPG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는 것과, 던전몇개로 대충 떄워넣은 제작사의 무성의함, 그리고 발매이후 대응이 삼박자를 이룬것이지요. 뭐, 저처럼 액션 RPG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해보시면 재미있으실 겁니다. 그래도 추천은 못하겠네요.
바이오웨어는 2012년 3월 현재, 매스 이펙트3의 환상적인 엔딩으로 팬들의 신뢰를 사실상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그에 묻혀 스르륵 지나갔지만, 2012년 3월 20일 자로 바이오웨어는 드래곤 에이지 2의 확장팩을 포함한 모든 DLC를 취소했습니다. 결국 커크웰의 챔피언의 행방과 진실등은 모조리 묻혔네요.
명가라는 이름을 얻는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지만, 지키는 일은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 게임, 드래곤 에이지2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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