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진짜 겜게 가야 될 것 같긴 한데;;;; 게임이나 대회 얘기보다는 그냥 이런 저런 게임들 캐릭터 얘기니 자게에 올립니다. 어디가 어울리는지는 운영진 분들에 맡기겠습니다.
한 줄 요약 : 태권도 태권도 태권도
격투, 무술이라는 면에 있어 딱 떠오르는 건 역시 태권도입니다. 이게 고대부터 내려져왔다고 하든 가라데를 베낀 거든 간에 한국 하면 떠오르죠. 옛부터 이어져 왔다 하면 일단 태껸이긴 하지만요 -_-a 씨름이 있긴 하지만 서로 붙잡고 시작하는 씨름을 활용하기는 힘들었겠죠.
특히 그 격투 게임을 한국인이 만든 게 아니라 일본인이 만든 거라면 더더욱이요. 다른 나라도 비슷하겠지만 일본은 한국인 캐릭터를 만들 때 한국 눈치를 꽤나 봐야 됐을 겁니다. 일단 팔아야 되는 대상에 한국이 있는 것도 그렇고, 조금만 꼬아도 왜곡이니 비하니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딱히 왜곡될 필요 없는 태권도 도복 차림으로 출전시키는 게 좋았을 겁니다.
+) 저 킹오파랑 스파는 거의 안 해 봤으니 성능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못 하겠군요 뭐 사실 성능 얘기할 생각은 별로 없으니.
그렇게 등장한 캐릭터가 아랑전설 2의 김갑환, 우리 김가불 선생이십니다. 성능도 괜찮아서 3편에서 나오지 않자 다시 출연해 달라고 할 정도였다는군요. 아랑전설까지는 그래도 정의로운 태권도 사범, 열혈 태권도 인생을 사시던 분이셨는데... 그 유명한 King of Fighters가 나오면서 이런 저런 설정이 붙게 됩니다. 이름의 유래는 아랑전설을 한국에 유포하던 빅콤의 사장님 이름에서 한자만 바꾼 것. 유명한 얘기죠.
기존에 SNK에서는 장거한과 최번개 외에 한 명을 더 만들어 범죄자팀을 만드려고 했다고 합니다. 한국과 감옥의 발음이 비슷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이걸 내놓고 팔릴 거라 생각하는 건 무리죠. (...) 김갑환은 아랑전설 출신이지만 아랑전설 팀은 이미 셋 다 갖춰져 있는 상태, 열혈 태권도 사범인 김갑환과 범죄자인 장거한, 최번개를 같은 한국팀으로 넣게 됩니다. 어울리지 않는 두 부류를 묶는 방법은? 김갑환이 범죄자인 둘을 갱생시킨다는 것이었죠.
장거한은 원래 스마트 장이라는 캐릭터로 나올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최번개 역시 쿨 최라는 이름으로요. 그래도 뭔가 때깔 나고 진지해 보이던 이 범죄자는 우리가 잘 아는 참 개성 있는 개그캐릭터가 됩니다.
뭐 결국 중요한 건 개성이겠죠. '-') 아예 주인공이 아닌 이상, 성능이 좋다 하더라도 개성이 없으면 기억되긴 힘들 테니까요.
장거한의 모티프 (...)
탈옥한 장거한과 정육점 주인인 척 하면서 살육을 즐기는 최번개를 붙잡아 갱생을 시작한 김갑환, 분명 옳은 것이고 정의의 길임에도 왠지 그 둘이 불쌍해지는 것을 KOF 전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래도 이렇게 캐릭터 개성이 확실히 잡힘으로써, 캐릭터 자체도 시리즈 내내 쭉 강캐로 이어져 오면서 뇌리에 확실히 박힐 수 있었겠죠. 다른 게임들도 그렇지만 KOF가 주인공 무리의 진지한 스토리 / 다른 무리의 각자 스토리로 가면서 김사범님의 정의로운 모습을 참 웃으면서도 많이 볼 수 있게 됩니다. (...) 설정상 최강캐? 보스? 상관 없습니다. 김사범님이 있으면 걔네들이 불쌍해지죠. 뒤로 가면서 최번개와 장거한도 "갱생"돼 가고 이래저런 다른 모습도 보이긴 하죠.
SNK의 게임에 있어 김사범님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KOF 99에서 추가된 한국캐릭터를 보죠.
전훈. 원래는 김갑환에 맞서 악의 태권도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으나 이도저도 안 된 인물입니다. 대신 나름의 개성을 위해 빠돌이 속성이 붙었죠. (...) 아테나 빠돌이로 김갑환 대신 장거한과 최번개를 갱생시키겠다고 해 놓고 일본어를 공부하라느니 팬클럽에 강제로 끌고 간다느니 아테나 노래만 부르게 한다느니 했다고 합니다 (...);;
다들 태권도를 모티프로 했지만 정말 손을 쓰지 않는 캐릭터라고 하는군요. 그래도 2002 UM에서는 한중일 팀을 만드는데 팀 이름이 무려 "전팀"입니다.
2001부터 나온 이진주. 당시 판권을 한국 회사인 이오리스가 가지고 있었는데 개발하면서 "한국판 아테나"를 요구했고, 자기들 역시 한국 시장을 의식해서 만든 캐릭터라고 합니다. 나름 강캐라고 합니다만 개성 면에서 아래 채림과 함께 김갑환의 성전환 버전이랑 다를 게 없었다 하는군요. 정의로운 태권도 캐릭터니까요.(...) 2002에서는 전훈처럼 한중일 미소녀팀으로 나왔다고 합니다만 2003부턴 안 나옵니다.
KOF 3D 버전인 멕시멈 임팩트에 나오는 캐릭터. 김갑환이 아끼는 제자로 대신 출전시킵니다. 하지만 역시 정의파에 김사범님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서 -_-a 게임 자체도 인기를 못 끌어서 묻혔죠. 보다 못 해 멕시멈 임팩트 다음 작부터는 김갑환이 다시 나옵니다 (...)
한국 연예인 채림에서 따온 것 같긴 합니다만.
KOF로 들면서 장거한, 최번개라는 각자의 강렬한 개성을 가진 범죄자 캐릭터 (...) 를 만든 SNK였습니다만, 그 이후에는 김갑환의 이미지에서 그리 벗어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김갑환과 다른 걸 만들어 보려다 실패하고, 괜히 사범님을 사모님(...)으로 만드는 수준이었죠.
원래 김사범님이 나왔던 아랑전설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죠. 아랑 : 마크 오브 더 울브스(MOW)에서 한국인 캐릭터 둘이 나오는데 바로 김사범님의 아들들입니다.
큰 아들 김동환, 아버지에게 이어받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날라리입니다. -_-;
김재훈. 형이 아버지의 능력을 이어받았다면 그는 아버지의 성격을 이어받았죠. 어마어마한 노력파에 정의파입니다. 머리도 좋은지 원주율을 27자리까지 말할 수 있고 취미가 태권도 역사 조사 (...);; 실제 김갑환 사장의 아들로 빅콤을 이었다고 하는군요.
SNK의 다름 작품인 사무라이 스피리츠에서도 김해령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 양반에 대한 설명 중에 이런 부분이 있죠.
특기 : 악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음
네. -_-; 김사범님의 조상일 겁니다.
한국인 캐릭터로 처음 나왔고 (아예 처음은 아니라고 하네요) 그 강렬한 개성과 성능 덕분에 아직도 그걸 뛰어넘을 캐릭터가 SNK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봐야겠죠. 그런 면에서 이 분은 참 기념비적인 캐릭터일 겁니다. 참고로 SNK에서는 KOF 홈페이지에 한국어 서비스를 해 주고 있습니다. -_-a 이래저래 관심 많이 써 줬네요.
아래에서 다룰 백사범님도 기본은 이 김사범님인 것 같아요. 태권도 등으로 정착된 한국인, 이게 만들어진 후 SNK에서든 남코에서든 태권도라는 것은 공유하면서도 각기 개성이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겠죠.
헌데 말이죠...
>
이 분의 나이 30에 김동환의 나이 11, 김재훈의 나이 10살입니다. 아내 김명숙이 두 살 어리다고 하니................................
속도위반인지 그냥 빨리 결혼한 건지는 몰라도 진짜 갱생의 대상은 따로 있는 겁니다. -_-
버츄어 파이터와 함께 3D 대전 액션의 문을 열었던 남코. 거기서 가장 먼저 나온 한국인 캐릭터는 백두산입니다. 역시 태권도 캐릭터입니다만... SNK에서 나오는 캐릭터들과는 뭔가 다르죠.
3대, 아니 4대가 막장인 주인공 가문에서 볼 수 있듯 철권의 스토리는 다 막장입니다. -_-; 그 덕분인지 우리 백사범님 역시 참으로 암울하고 막장인 배경을 가지고 있죠.
아버지가 태권도 선수 출신인데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고, 집이 몰락한 후 죄를 지어 감옥에 갑니다. 이후의 상황을 보면 생계형 범죄였을 겁니다. 백두산 역시 가족을 위해 소매치기를 하며 살았다가 한 남루한 차림의 사람을 덮쳤는데 그가 백두산을 쫓다가 죽게 돼 버렸죠 헌데...... 그 사람이 바로 출소한 백두산의 아버지였던 겁니다. 가족, 바로 그 자신에게 주기 위해 먹을 것을 소중하게 안고 오던 아버지를 죽인 백두산, 그 후부터 그는 피를 보면 폭주하게 됩니다.
이후 개과천선해 도장까지 차리며 건전하게 살았지만 그 과거를 카즈야가 알아버렸죠. 그의 협박에 도장깨기를 하고 다녔던 백두산은 어느 날 마샬 로우의 도장에 가게 됐고, 부재중인 마샬 로우 대신에 그 제자들을 상대하게 됩니다.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빈 그들이 흘린 피에 백두산은 폭주하게 되고 정말 도장 자체를 깨뜨려 버렸죠 (...) 이후 철권에 참가하지만 카즈야가 죽은 걸 알고 욕심 없이 돌아와서 평화롭게 제자들을 양성합니다.
마샬 로우와는 2와 5에서 중간 보스로 만나게 되고 6의 시나리오 모드에서도 아직 못 잊었다고 하지만, 이미 미시마 가문 중심 스토리에 집중하게 된 이상 중요도가 떨어져 버립니다. 그 다음부터는 말썽만 피우는 자기 제자 간수하느라 바쁘시죠. -_-;
정확한 스토리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고 남코에서도 제대로 말 하지 않았지만, 그 모티프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내일의 죠에서 나온 한국인 캐릭터 김용비. 자세한 건 엔하를 참고하세요 (...)
http://mirror.enha.kr/wiki/%EA%B9%80%EC%9A%A9%EB%B9%84
화랑은 참 이래저래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그나마 단정하게 도복을 입고 온 백두산에 비해 마음대로 개조하고 -_-; 길거리 양아치로 스트리트 파이터나(게임 말고요) 하면서 살다가 도저히 깨뜨릴 수 없는 적을 만나게 되니 바로 주인공 카자마 진이었죠.
마침 전 세계의 고수들을 흡수하고 다니던 오우거에 의해 백두산이 실종되자 그 원수도 갚을 겸, 무승부로 끝난 진과의 승부도 계속할 겸 철권 대회에 다시 참가하게 됩니다.
3에서는 아케이드판 오프닝의 주인공이 되다시피 했고 진과의 라이벌 관계도 잘 보여줬지만, 4에서 카즈야가 부활하면서 좀 동 떨어진 캐릭터가 됩니다. 그래도 이놈의 막장짓은 계속돼서 철권 대회에 가겠다고 탈영(병장 때 -_-)하죠.
대회가 끝난 후 헌병에 붙잡힌 화랑(엔딩에서는 진을 이긴 후 붙잡으러 온 헌병을 진과 함께 무찌릅니다), 하지만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니 백두산이 살아 있었던 것입니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백두산은 어떤 뒷배경이 있는 건지 화랑을 풀어주고 다시 제자로 키우게 되죠 (...);;; 5의 백두산 엔딩에서 보면 또 쌈질이나 하러 다니는 화랑을 붙잡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엣날에 비슷한 만화를 본 적이 있었죠. 그 화랑도 백사범님 앞에서는 꼼짝도 못 합니다 -_-;
백사범님의 경우 6의 엔딩에서 최종보스 아자젤과 동귀어진 하는데 남코가 없애려다가 안 없앨 거라고 하구요. 나오더라도 화랑 뒷바라지 쪽으로 계속 갈 것 같네요. 화랑의 경우 6 시나리오 모드에서 진이 깽판을 치자 백사범님이랑 같이 레지스탕스를 만들죠. 진과의 라이벌 관계는 계속되지만 집안싸움에 집중하는 철권 스토리상 곁가지가 된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스파 X 철권에서는 동년배인데다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 (화랑은 발, 스티브는 손) 스티브랑 엮으려고 하더군요. 5 오프닝에서도 그랬지만. 어쨌든 진이랑 꽤 가까운 인물 중 하나인데 자꾸 미시마 가문에 관련된 신캐릭터만 나오는 현실입니다 -_-;
참고로 3에서 도복 뒤에 "맥"자를 붙이고 나오는데 이게 아무리 봐도 고구려를 뜻 하는 것 같은데요. 정작 이름은 신라의 화랑입니다.
남코의 게임 소울 칼리버에서도 한국인 캐릭터가 제법 나옵니다. 그 중에 성미나의 경우 히로인 수준의 대우를 받죠. 한복을 멋대로 망쳤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요.
그 외의 남캐들을 보면, SNK의 김갑환이 그랬듯 화랑의 영향이 강하게 배어 있습니다. 초기에 나온 황성경의 경우 칼만 든 화랑이었고,
뒤에 나온 홍윤성 역시 별로 다르지 않죠.
소울칼리버에서 한국인 캐릭터의 비중은 꽤 높습니다. 첫 작품인 소울 엣지에서는 전체 캐릭터 11명 중에 한국인 캐릭터가 3명이나 됩니다. 성미나의 아버지 성한명도 추가됐었다고 하네요. 성한명은 이순신 장군의 친구, 황성경은 성한명의 제자이자 이순신 장군의 부하로 나옵니다. 소울 엣지라는 검을 찾는 목적 역시 "구국의 검"을 찾는 것이고 황성경이나 홍윤성이나 찾은 후에 왜구 토벌에 힘쓰는 것 같은데, 홍윤성은 성격도 화랑을 닮아서였는지 뭔가 다른 길로 새는 것 같군요. (...) 성미나는 황성경이 안 나온 후에는 누님 컨셉으로 홍윤성 뒷바라지나 하고 있다고 하네요. 정작 지도 매 작품마다 가출 가출 가출 -_-;
대전액션게임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에서는 한국인 캐릭터가 쭉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 양반들이 큰 사고를 치죠.
한주리. 최초의 "악의 태권도 캐릭터"입니다. 알고 보면 착한 것도 아닌 완전한 악으로 그 포스를 강렬하게 뿜어주신 것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반발도 꽤 많았다는데, 캡콤 측에서는 오히려 자기 회사 앞에서 시위라도 해 주길 바랐다고 합니다. 노이즈 마케팅일까요? 그래도 포스 하나만큼은 기가 막힙니다. 시작부터 대놓고 흑막으로 밀고 있고, 그 유명한 춘리를 바르는가 하면 스파 X 철권에서는 역시 스파 쪽 악의 축으로 등장해서 최근 히로인으로 다시 밀고 있는 샤오유를 바르고 잘근잘근 밟는 영상도 공개됐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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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 놓고 보니 다 일본 대전 액션 게임이네요. 뭐 애초에 얘네들 쓰려고 했으니 ( - -)a
예~전에 와패니즈 관련 글 쓰면서 얘기했지만, 외국에서, 특히 일본에서 만든 한국인 캐릭터가 한국인 마음에 들기는 참 어려울 겁니다. 일단 한국인이니만큼 그런 느낌이 나야 되고, 한국색이 느껴지면서도 마음에 들어야 되거든요.
그 글에서 이렇게 나가면 주구장창 태권도복 입은 캐릭터만 만들 수밖에 없다고 했었죠. 사실 그래요. 그냥 한복을 입혀놔야 재미 없고, 조금이라도 개량을 한다 치면 욕 합니다. 그렇다고 한복 아니면서도 동양적인 점 살리려고 하면 중국인이냐 소리를 듣죠.
대표적인 예인 대항해시대의 설이화. 보시다시피 한복 느낌이 전혀 안 나는 건 맞습니다.
헌데 그렇게 나가면 뭘 할 방법이 없게 됩니다. 특히 어느 게임에서나 노출도를 중시하는 여캐라면요. 무엇보다 한 게임에 많아야 둘 정도 나오는 외국인 캐릭터에 "그 나라 색을 확실히 살리면서" "왜곡하지 마라"는 너무 많은 걸 요구하고 있죠. 정작 일본은 자기네 캐릭터한테도 그렇게 안 하거든요. 한주리의 원화에 보면 한복을 입힌 것도, 태권도복을 입힌 것도, 어떤 사람이 "한국인들의 불만을 모두 받아들여 그린" 도복을 입은 것도 있습니다. 전부 영~ 아니었죠.
그 유명한 스파의 류도 처음에는 한국인으로 바뀌어 들어왔습니다. 정작 주인공인 그조차도 일본색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것이죠.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본다면 대충 동양에서 무술 어쩌고 하는데 일본 게임이니까 아 일본인이겠다 할 뿐.
철권의 주인공 진은 더 하죠. 아무 정보 없이 말 한다면 동양 같긴 한데 정도일 겁니다. 류보다 동양색이 더 떨어져서 실사 영화에서는 혼혈 배우가 나왔죠.
이런 불만 자체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본이라고 외국에서 나오는 일본의 모습에 불만 없는 게 아니고, 어쨌든 자기 나라 캐릭터 좀 잘 나오길 바랄 테니까요. 하지만 그 캐릭터가 무조건 선역이어야 된다거나 한국색이 확실히 드러나야 된다거나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봐요. 중요한 건 개성, 사람들의 머리속에 오래 남는 것이겠죠. 그냥 태권도복 입은 백두산보다는 대충 개조하고 날라리지만 진의 라이벌 기믹을 받은 화랑이 더 인기 많고 기억에 오래 남는 것 처럼요.
일본의 제작사들도 꽤 머리 아플 겁니다. 그들에 있어 한국은 큰 시장이고, 철권 등에서 한국인 게이머의 위상이 높으니까요. 안 넣으면 모를까, 그냥 대충 만들어 끼워 넣을 수 없게 됐단 말이죠. 한국인 캐릭터들이 늘어나고 개성이나 성능도 좋은 건 이것 때문이겠죠. 생각했던 방향은 아니지만 이런 부분에서 한국의 비중이 꽤 높아진 것 같긴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일본이 만든 거니까" "혹은 일본이 만든 것 같으니까" 처럼 "이렇다면 한국인 것 같네"라는 것을 키워 내는 거겠죠. 가령 남코에서는 철권에 한국인 여캐를 추가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한국 아이돌을 모델로 해서요. 계획이 변경돼서 나온 게 리리인데, 그걸 생각해 보면 아이돌로 대표되는 한류가 정말 큰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프로필이나 생활 모습 등을 보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걸 알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색이 뚜렷하지 않음에도 그들은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됐죠.
애니 쪽은 아직도 아닌 것 같은데, 게임 쪽에서는 은근히 한국이나 한국인 캐릭터들이 나오고 있고, 나름의 대접을 받아 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문제와는 별개로 확실히 지금 일본 내에서 한국에 대한 느낌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애니에서 아닌 이유는, 역시 애니는 한국에서는 돈이 별로 안 되니까 (...)
뭐 사실 가장 좋은 건 한국에서 그런 게임을 만드는 거겠습니다만.
오히려 여전히 불만인 건 미국이죠.
파주? -_-; 게임은 아니고 미드입니다.
크라이시스니 홈프론트니 DMZ니 하는 북한을 소재로 하는 게임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대접은 없습니다. 크라이시스야 그렇다 치더라도 홈프론트에서는 김정"운"이 남북통일을 외치자 남한 국민들이 일치 단결하여 북한 주도의 통일에 찬성했고, -_-; DMZ에서는 비무장지대를 무슨 허구헌날 폭탄 떨어지고 전투기 날아다니는 데로 만들어 놨어요. (...)
늘 쓰던 러시아나 요새 잘 쓰던 중국 대신에 과대포장된 북한이 많이 쓰이는 이유는 소재 고갈과 역시 "팔기 위해서"일 겁니다. 모던 워페어 2는 문제의 NO RUSSIAN이 문제가 됐고, 제너럴은 중국에서 거부당했죠. 덕분에 확장팩에서 중국 만세를 불렀지만요. 홈프론트도 원래는 중국이었는데 북한으로 바뀐 거구요.
대신에 남한 역시 그 급에 맞추는 것 같습니다. 자기들은 뭔가 베트남 비스무리한 배경을 원하는데, 한 70년대 정도까지라면 몰라도 지금 아주 현대적이 된 한국은 그 배경에 영~ 맞지 않죠. 걔네들이 한국 발전한 걸 몰라서 그렇겠어요. -_-; 뭐 그런 선입견도 여전히 남아 있겠지만, 한국을 그냥 신경 쓰지 않는 거라고 봐야죠. 6.25나 그 이후를 배경으로 한 분쟁을 다룬 게임이 나온다면 당연히 한국에선 출시 불가에 욕 먹긴 할 겁니다. 저도 한 번쯤 나와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 거부감 들구요. 그 덕분에 더더욱 신경을 안 쓰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나오는 게 "발전하지 않은 악의 축 북한과 맞선다"라는 소재에 맞을 만큼 한국은 아예 안 다루거나 그만큼 덜 발전한 걸로 나오는 것. 현대전을 다룰 거면 요새 잘 하는 미국 본토 공격이 더 좋기도 할 거구요. 참 북한이 싫기도 합니다. -_-; 거기에 은근히 볼 수 있는 게 6.25와 그 이후 북한과의 관계를 그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휴전 협상 때, 중국이 북한 사람을 (허수아비 수준이지만) 대표로 할 때 미국은 자기들이 대표로 나섰습니다.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말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이미지인 것 같아요. 그게 문화적인 거든, 국력이든, "돈"이 되는 거든 말이죠. 일본은 한국에 별로 돈을 뽑을 수 없는 애니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없지만, 대전액션게임 등에서는 한국의 비중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스타가 그렇게 유행할 때 미국 게임들에서는 경쟁적으로 한국을 등장시켰죠.
과거 유산이나 현대 문화를 가리지 않고 "한국"이 확실히 알려지거나, (중국과 일본이라는 겹칠 수밖에 없는 나라를 제치고 국력을 키우는 건 어려울 거고) 그들 쪽에서 한국이라는 큰 고객님의 눈치를 보게 하거나... 우리가 직접 만드는 게 아닌 이상 이러지 않으면 안 되는 모양입니다. 블리자드가 한국에 신경 쓰는 것을 보면 그렇고, 소녀시대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하면 일본 팬들이 세뇌될 거다 (...) 고 하는 게 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것에 그 정도의 힘이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나라도 오덕이 아니더라도 일본 만화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 많고 수십년간 이것 때문에 일본 문화에 물들면 어쩌나 걱정했던 나라기도 했구요.
뭐 사실 이런 거 다 한국이 만들면 된다 (...)는 결론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외국 영화, 게임, 애니 등의 매체에서 한국을 더 많이 보고 싶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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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기가 엄청 길어졌네요 ( - -);;
다시 한 줄 요약
김사범님 백사범님 찬양 >_<)/;;
* kimbill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03-17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