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lol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NiceGameTV(나겜)라는 인터넷 방송국을 통해서였습니다.
전 예전부터 카오스라는 워3 기반 유즈맵인 AOS를 꾸준히 즐겨오고 있었고,
나겜이 진행하는 CCB 리그도 챙겨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손꾸락 증후군에 걸려 게임은 어느 정도 접게되고 리그만 꼬박꼬박 챙겨보게 되더군요.
그러던 와중에 한국 AOS계의 원탑이던 카오스를 위협하는 존재인 lol이 나타난겁니다.
처음에는 쪼잔한 카부심으로 'lol따위 절대 보지 않겠어!!' 라고 다짐했었지만...
나겜에서도 점점 카오스 방송의 비중은 줄어들고 lol방송이 늘어났습니다.
결국 비는 시간 볼 게 없기도 하고, 나겜 중계진의 저렴한 드립들이 그리워져
시청하게 된 것이 제 첫 lol리그 경험이었죠.
전 사실 lol을 아직까지 단 한 게임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AOS가 거기서 거기지... 하는 마음에 본 lol의 첫인상은
"뭐야 하나도 못알아 보겠네..." 였습니다.
뭐 영웅같아 보이는 놈들이 뒤엉켜서 싸우는데 얘는 왜 죽는지도 모르겠고,
뭐가 슝슝슝 날아다니는데 정신이 없더군요.
그래도 그나마 재미있게 봤던 것은 나겜 중계진의 드립들과 뭔가 모를 신선함?? 때문이었습니다.
카오스리그를 볼 때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그리고 경기가 끝나니 왜 딸피 남은 놈이 타워로 도망가는데 뛰어들어가서 잡고 포탈을 타지 않는가! 등등의
수많은 의문들이 머리에 남았습니다. (카오스는 본진 귀환을 할 시 무적이 됩니다. 그리고 5분의 쿨타임이 있죠.)
그래서 좀 찾아보고, 알아보고 그리고 몇경기를 더 보면서 대충 큰 그림은 보이더군요.
탑의 탱커, 미드의 마법사, 봇의 원딜과 서포터 그리고 정글러.
레드, 블루, 바론등의 버프와 챔프 기본 스킬 외의 소환사 스킬의 개념 등등
어느정도 기본 지식을 갖게 되니 경기가 또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팀의 탱커는 무슨 피가 안다네... 저팀 원딜이 겁나 쎄네;;;
역시 법사가 블루를 먹으니까 미친듯이 날아다니는구만
이제 대충 한타에서 혹은 교전에서 왜 승리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한것이죠.
하지만 아직 커다란 벽 가장 중요한 벽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수많은 챔프들에 대한 이해도죠.
카오스를 오래했던 저는 리그를 보면서도 한타때 영웅들의 스킬 종류와 쿨타임을 어느정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카오스는 쿨타임이 고정이니까요.)
그래서 한타를 보면서 왜 저 영웅이 스턴이 걸려있고, 왜 느려져 있고, 왜 갑자기 체력이 저렇게 빠지는 지 알 수 있죠.
그런 것을 통해 이 영웅이 센스가 정말 좋았다든지, 저 영웅이 실수를 한 것이라든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lol 챔프들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빵점이니
누가 스턴을 걸었는지, 누가 느리게 한 것인지, 왜 체력이 저렇게 빠지는 지는 알 수가 없는거죠.
리그를 좀 반복해서 보다보니 정말 자주 나오는 챔프들의 (소나, 그레이브스, 시비르, 아리 등등)
스킬이나 겨우 알아보지만 정확히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부분은 결국 제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수많은 챔프들을 플레이해보고, 만나보면서 습득해 가야하는 것인데...
사실 전 lol 플레이는 왠지 모르게 땡기질 않더라구요. 항상 설치했다가 지우고, 취소하고 이런 게 반복됬습니다.
(한번 플레이하면 미친듯이 빠져들 것을 본능적으로 염려하는 것이 아닐까... 마, 그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은 캐릭 소개 페이지에 가서 공부를 해볼까 (...)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건 좀 아닌 것 같더군요.크크
그런 저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프로그램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이 글을 쓰게된 계기인 "다크호스의 심해탈출" 입니다.
다크호스라면 지난 WCG때 lol 해설을 맡았었으며, 지지난 WCG때는 워3 해설자로서 눈물의 닥말을 보여줬던 오성균씨죠.
얼마전 온게임넷에서 김동준 해설을 픽하면서 제도권에서 밴당한 후로 (...) 나겜에서 lol 해설을 하고 계시는데
이번에 새로운 방송을 맡으셨더라구요.
방송때마다 3개의 챔프씩 소개하면서 챔프마다의 팁을 소개하고, 스킬활용등을 보여주는 그런 방송입니다.
심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많은 심해어들을 낚아 올려 수면으로 끌어주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작했죠.
첫 챔프는 모르가나였습니다. 저도 아는 대표적 필밴 챔프죠.
무난하게 첫경기는 발랐습니다.
플레이도 군더더기 없었고, 압도적인 분위기에서도 템트리는 심해에 맞는 추천 템트리 소개하시면서 잘 나갔죠.
그리고 상대가 너무 구렸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본 아이디로 모르가나를 해서... 뭐 조금 쌌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이겼습니다.
이때까지는 분위기도 좋고, 캐릭터 소개와 설명 등등 정말 좋았습니다.
문제는 두번째 챔프, 세번째 챔프였죠...
애니와 르블랑을 하셨는데, 둘 다 리그에는 잘 나오지 않아서 전 거의 모르는 챔프들이었습니다.
애니의 패시브인 스택 쌓기라든가, 르블랑의 주된 스킬 연계 플레이라든가. 캐릭 소개는 어느정도 다 잘 됬는데...
경기가... 하아...
한번 시간되시면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심해가 왜 심해인가. 그리고 멘붕이란 무엇인가. 제대로 보여드립니다. 크크크
(모르가나를 탑으로 밀어낸 르블랑과 미드에서 만난 것이 탈론이었는데 일단 시작부터 멘붕하더군요)
결국 심해탈출이 아닌 심해탐험, 아니 심해입수로 끝난 방송이었습니다.
저도 카오스 하면서 친구들이랑 논다고 공방 몇번 뛰어봐서 아는데
그곳은 지옥입니다. 크크크크
이것들은 친구가 아니라 웬수들이고, 적들의 스킬은 도무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분명 5:5 게임인데 1:9로 싸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어쨋든 어제 방송으로 적어도 챔프 셋은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리고 빅재미도 많이 얻었구요. 크크크
혹시나 lol리그 재밌어 보이는데 잘 몰라서 망설여진다 하시는 분들께
나겜의 "다크호스의 심해탈출" 강추 합니다.
사실 VOD가 뜨면 글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VOD 업로드 전에 2화가 나올 것 같아 그냥 올립니다.
오늘 (2월 9일) 7시 2화 생방입니다.
http://nicegame.tv/5th/ - 나겜 홈페이지.
http://nicegame.tv/bbs/zboard.php?id=ngtv_lol_etcvod - 심해탈출 VOD (아직 업로드가 안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