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2/01/12 15:28:35
Name The xian
Subject [쓴소리] 선택적 셧다운제. 게임계의 등에 비수를 꽂다
관련기사

작년 말 통과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여러 가지 논란이 되는 조항들이 있었습니다. 아이템 현금거래와 관련된 논란도 있었고, 민간심의 이행을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존재할 것으로 알려진 기관이지만 어느 새 철밥통이 된 게임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으며, 이중규제 논란이 있는 선택적 셧다운제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지요. 그리고 오늘 발표된 기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선택적 셧다운제는 사회의 악담과 악의, 부당한 낙인, 그리고 과다한 규제로 점점 더 어려움을 겪는 게임산업에 또 한 번 뒤통수를 치는 제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니. 이 정도가 되면 등에 비수를 꽂은 정도네요. 왜 이런 말을 하냐면, 공개된 선택적 셧다운제는 게임산업에 부담을 줄이고 청소년보호법과 이중규제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대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최초 발언과는 달리 명백한 이중규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사에서 보았듯 선택적 셧다운제는 연매출 300억원 이상의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연매출 300억원 이상이라면 웬만한 대형 게임사라야 가능한 매출이니 문화부의 말처럼 대상을 최소화한 것처럼 보입니다......마는 조금만 뜯어 보면 이것은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을 구분하지 않고 총매출을 기준으로 잡은 점도 문제고, 국내에서 50억 이하 매출을 기록한 영세 업체가 개발한 게임이라 하더라도 그 게임이 넷마블, 한게임 등의 대형 퍼블리셔에 퍼블리싱이나 채널링 등으로 서비스되고 있다면 그 서비스사가 연매출 300억원 이상이 되기 때문에 영세 업체의 게임 역시 선택적 셧다운제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이지요.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구조상, 이렇게 되면 사실상 거의 모든 게임사가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이미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로 인해 기존 게임사들이 환란을 겪는 상황에서 연령대도 다르고 기준도 다른 또 하나의 셧다운제가 생기니 이중규제가 아니라는 말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더불어 선택적 셧다운제는 중대한 사실 및 정황을 재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셧다운제 대상 게임물의 기준을 매출로 잡았다는 것은 문화부가 애초에 셧다운제로 게임 과몰입을 막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요.


굳이 어떤 복잡한 논리구조나 실험을 통한 증명을 할 필요 없이, 상식적으로, 300억 이상을 버는 게임에서는 게임 과몰입이 발생하고 그 이하를 버는 게임에서는 게임 과몰입이 발생하지 않을 리는 없는 일이지요. 광고가 완판되는 드라마에 몰입하는 팬들이 있을 가능성은 대단히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광고가 완판되지 않는 드라마에 몰입하는 팬들이 없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렇게 되면, 애초에 선택적 셧다운제를 도입할 때에 명분으로 내세운 게임 과몰입이라는 것은 여성가족부가 셧다운제를 관철시키며 가증스럽게 '청소년의 잘 권리'를 읊어댔던 것처럼 그저 말뿐이고, 명분이고, 편한 낙인찍기입니다. 최종 목적은 역시나 게임으로 벌어들이는 돈이겠지요.


더 큰 문제는 문화부가 이런 안을 내놓게 된 것에 여성가족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매우 짙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와 뜻을 같이하는 시민단체는 게임업계에 최대 4000억원의 기금 징수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만행을 저질렀고 여성가족부는 매출 1%를 기금(?)으로 강제 징수하려고 하고 있지요. 게임산업진흥법에 매출액 기준의 규제가 가해진다면, 그것을 명분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은 더욱 쉬워지기 때문에 여성가족부의 개입 정황은 개연성이 높습니다. 더욱이 이번에 통과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문화부는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실태를 알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여성가족부에 제출하며,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셧다운제 제한대상 게임물의 범위가 적절한지를 평가할 수 있게 되어 있도록 규정해 놓았지요.

그런 식으로 이미 게임 분야가 문화부에서 여성가족부 쪽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고 문화부가 그에 굴종하는 상황이라면 여성가족부의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충분합니다. 한때 어떤 정치인은 문화부에 대해 셧다운제를 협의해주지 않으면 오늘부로 문화부를 게임업계의 영업부장이라고 생각하겠다는 헛소리를 했다지요? 아무래도 이 법을 보니 문화부는 여성가족부의 영업부장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해외의 사례와 역사가 말해주듯 이런 탐욕과 위선으로 가득한 규제는 절대로 영원하지 않지요. 중국조차도 도입여부를 고민하다 포기한 게 셧다운제이고, 태국도 포기했고, 베트남에서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게 셧다운제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그런 나라들보다 학습능력 없는 짓거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단히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규제의 광풍이 벗겨지고, 게임에 대한 더러운 선입관들이 조금이나마 희석되는 것이 언제일지도 모르겠고, 지금의 상황을 보면 규제가 좀 풀리고 나서 과연 게임계가 온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위 전문가와 식자층이라는 자들마저 객관적 기준이 아니라 정서적 기준에 의해 게임을 술담배와 동급으로 비유하는 것은 다반사요, 마약과 동급으로 비유하는 막돼먹은 행동을 해도 지당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널리고 널린 지금. 과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게임을 만들고 파는 이들과, 즐기는 이들이 입게 될 피해와 번거로움과 마음의 상처는 얼마가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제 등 뒤를 찌른 비수를 빼내고 싶은데 도저히 등에 손이 닿지 않네요. 정신이 아득해지기 전에 누가 좀 빼 줬으면 좋겠습니다.


- The xian -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1/12 15:35
수정 아이콘
셧다운제까지는 어떻게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형태를 인정하는게 아니라 게임 시장을 제대로 조사하고 이에 맞춰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했을 때의 이야기고요. 그런데 그냥 게임 과몰입을 마치 게임업계가 조장하는 범죄와도 같이 취급하면서 이러는 것인지는 이해가 가지 않고요.

그러나 왜 게임업계가 매출의 1%씩이나 줘야 하는지는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차라리 매출의 1%를 게임업계 스스로가 대책 마련에 쓰게 강제하는 것이라면 또 모를까(이것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말입니다.

그리고 이 셧다운제는 분명 게임 시장에도 큰 피해를 주리라 봅니다. 당장 스팀이나 XBOX 라이브처럼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곳에게 셧다운제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냥 서비스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수많은 이용자들이 그렇게 해서 얻는 피해를 누가 보상할 것인가 말이죠. 당장 구 배틀넷 게임 서비스 중단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해외 게임 시장과 단절되서 그나마 있던 패키지 시장이 완벽하게 붕괴해버릴지도 모릅니다.
레지엔
12/01/12 15:37
수정 아이콘
이제 남은 선택은 외국 게임을 불법으로 즐기거나, 패키지나 하라 이거죠 뭐.
12/01/12 16:0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곧 망할거라고 봅니다.
저런 말도 안되는 규제와 함께 말도 안되는 세금을 견디는 업체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네요.
이쥴레이
12/01/12 16:14
수정 아이콘
욕 나옵니다. 정말... 퍼블리싱 개념을 모르는것인가..

중소기업, 아니 영세 조그만한 스튜디오 형태 개발사라고 해도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못하는데..
대부분 대형 게임 포탈을 통해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셧다운제도 모두 규제하는것이죠.

할말이 없습니다. 정말... 게임 업계를 전혀 모르는거 같네요.
이런 행정이라니..
이쥴레이
12/01/12 16:14
수정 아이콘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행위죠 이건..
12/01/12 16:18
수정 아이콘
국내에서 돈 쓰게 하지 말고, 수출주도형 산업으로 발전하라는 여성가족부의 바다와 같은 깊은 뜻입니다. 허허허..
저희 회사는, 신작 게임의 국내 퍼블리싱을 일단 포기 or 보류한 상태입니다. 일단 수출부터 할려구요...
국내에서 서비스 하려면, 준비할게 너무 많아요. 차라리 말 잘 안 통하고, 노력도 많이 들지만, 외국이 편해요.
몽키.D.루피
12/01/12 16:30
수정 아이콘
여성가족부와 게임과의 상관관계는 카트리나와 투아모리와의 상관관계보다 더 비현실적이네요. 참견쟁이들..
New)Type
12/01/12 16:33
수정 아이콘
이 모든것은 패키지 게임 시장으로의 회귀를 요구하는 여성가족부의 신의 한수!

일리가 없으니, 게등위랑, 여가부는 진짜 이런식으로만 일할거면 다음 정부에서 없애버렸으면 좋겠습니다.
12/01/12 16:45
수정 아이콘
자 게임회사들은 빨리 한국을 떠나 미국에 법인을 만들고 한국정부를 고소하기를 바랍니다.
12/01/12 17:19
수정 아이콘
요즘 애들이 일찐 놀이 하면서 삥뜯고 셔틀 시키는걸 어디서 배우나 했더니

요놈들이 가르치고 있었네
12/01/12 17:58
수정 아이콘
으 진짜 이블린같은놈들

한숨만 나옵니다. [m]
베어문사과
12/01/12 18:09
수정 아이콘
목적이 돈이라는걸 그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군요.
진짜 뭐 저런 미친X들이 다있나...
12/01/12 18:54
수정 아이콘
한미 FTA 들어오고 ISD 인지 나발인지 통과시키면

폐지하기전에 잠깐 블리자드가 소송때려서 여성가족부 패망해버렸으면 하네요

에라
토어사이드
12/01/12 20:18
수정 아이콘
태국에서는 실효성이 없어서 시행하다 폐지되었고, 중국은 피로도 시스템에서 셧다운제로 넘어가려다가
게임중독은 가정과 사회가 힘을 합쳐서 해결하는게 낫다며 포기한걸로 아는데..
한국은 오히려 더 강력한 본인인증을 통해서 셧다운제를 강화하겠다라........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네요
Hook간다
12/01/12 20:19
수정 아이콘
후...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요... 야이 티모같은 놈들아!!
루크레티아
12/01/12 21:09
수정 아이콘
여가부와 문광부의 이 뻘짓을 없애겠다는 공약만 내놓아도 20대 남성표는 쓸어 담을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이런 구멍 빵빵 뚫린 허점 투성이 정책을 공략하는 후보가 나와야 하는데 참...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6154 과연 한국에서 E-sports로서의 LOL의 미래는? [26] 키토5484 12/01/14 5484 1
46153 김택용 선수와 노준규 선수의 경기를 보고 [4] Flocke5762 12/01/14 5762 0
46152 [LOL] '마법사' 챔피언에 대한 주관적인 분석&팁 4부 [25] 중년의 럴커6636 12/01/13 6636 0
46151 오늘 LOL 용산 사태.. [76] Nair10930 12/01/13 10930 3
46150 김용택. [38] 대한민국질럿16270 12/01/13 16270 0
46149 디아블로3 게임등급위원회 심의 통과 [60] 블루드래곤7264 12/01/13 7264 0
46148 스타2 연습중인 스타1게이머들? [41] 마냥좋은12049 12/01/12 12049 0
46146 [쓴소리] 선택적 셧다운제. 게임계의 등에 비수를 꽂다 [21] The xian6581 12/01/12 6581 0
46145 가스 입구 장인이 말하는 가스 입구 [13] Lilliput10099 12/01/12 10099 0
46144 스타크래프트2가 나아가야 할 길은? - 제가 생각하는 해답 [27] Lilliput6946 12/01/12 6946 0
46143 온게임넷 LOL 인비테셔널과 온게임넷의 행보 [33] 신과달7212 12/01/12 7212 0
46142 테란이 건물을 띄운다고?? 그렇다면 저그는... (GSL스포주의) [18] Marionette8005 12/01/11 8005 1
46141 SK planet StarCraft Proleague Season 1 - 7주차, 웅진 vs SKT #4 [140] SKY925151 12/01/11 5151 0
46140 SK planet StarCraft Proleague Season 1 - 7주차, 웅진 vs SKT #3 [238] SKY924865 12/01/11 4865 0
46139 SK planet StarCraft Proleague Season 1 - 7주차, 웅진 vs SKT #2 [302] SKY924951 12/01/11 4951 0
46138 SK planet StarCraft Proleague Season 1 - 7주차, 웅진 vs SKT #1 [435] SKY925234 12/01/11 5234 0
46137 11~12리그의 다시 갓포스가 발동하는 이영호. 과연 누가 첫패배를 그에게 선물할까? [74] 선동가8590 12/01/11 8590 0
46136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08-09 플레이오프 4세트 러시아워 이제동 vs 이영호(감상문&응원글) [21] 228580 12/01/10 8580 0
46135 [LOL] '마법사' 챔피언에 대한 주관적인 분석&팁 3부 [23] 중년의 럴커7701 12/01/10 7701 0
46134 제8게임단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34] noknow8027 12/01/10 8027 1
46133 스타크래프트2 유즈맵 HOTS 플레이해본 적 있으신가요? [3] RPG Launcher5594 12/01/10 5594 0
46132 SK planet StarCraft Proleague Season 1 - 7주차, KT vs 8게임단 #3 [151] SKY925320 12/01/10 5320 0
46131 SK planet StarCraft Proleague Season 1 - 7주차, KT vs 8게임단 #2 [307] SKY926458 12/01/10 6458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