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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08 18:26:04
Name 빛돌v
Subject 게임, 그리고 e-sports의 순기능
게임과 e-sports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해보셨을 법한 고민이고,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게시판에 글을 남겨봅니다. 희망찬(?) 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얼마전 한 상담사 분을 안내하다가 잠깐 잡담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무슨일을 했었냐는 물음에 학교를 졸업하고 방송을 했었다

답하자 바로 '어떤 방송?'이냐는 질문이 나왔고, '게임 방송'이라 답했습니다. 헌데 그때부터 반응이 굉장히 격해지더군요.


백해무익. 청소년 폐인 양성의 주범. 모 학생들 자살의 원흉 등, '게임은 사회 악이다.'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냥 가슴이 턱 막혔습니다.

그게 현 사회의 게임에 대한, e-sports에 대한 인식이라는 것을 제 스스로조차 수긍하고 있었고 직업상 게임 중독으로 고생하는

청소년들을 수도없이 봐오셨을 분이 하는 말씀이라 더 반박할 여지가 없었고요.



이런 고민을 안해보았던 것은 아닙니다. e-sports라는게 선수와 팬 그리고 관계자의 열정이 만들어낸 결실인데, 그 열정이 극한으로

치닫고 조금만 삐뚤어지게되면 '중독'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 제 직업의 태생적 딜레마였습니다.


흔히 '스타 플레이어'라 회자되는 선수... 아니 동생들에게 줄곧 해주던 말이 있습니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네 손짓 하나에 환호하고 그 정점에서 그 사람들의 응원과 애정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네가 평생을 살며

다시 못해볼 수도 있는 정말 귀중한 경험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널 좋아하는 형으로서, 이 경험을 바탕으로 널 더 빛나게 해줄

다른 무엇 또한 준비를 했으면 한다. 지금 가장 밝게 타오르는 불꽃에 네 열정을 더하되, 이 빛에 눈이 멀어 갇혀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러니하죠. 스타 선수들이 더 빛나고, 불타 오를 수록 리그는 커지고 우리는 더 큰 재미를 얻는데, 한편으로는 그 반대급부가

계속 마음에 걸렸었으니까요.

(오해를 살까 미리 배경을 말씀드리면, 위에 언급한 개인적 경험담의 바탕은 '프로화'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종목의 선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 e-sports 시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다수 게임에 해당될 수도 있는 이야기겠지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장 자체가 크거나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은.'
아마추어와 프로 간극에 있는 게임과 선수들이 대상입니다. 괜히 이 부분에 때문에 댓글들이 산으로 갈까, 노파심이 생겨 언급해둡니다^^;;)




이런 개인적인 딜레마를 논외로 한다 하더라도, 다들 한번쯤 고민하시지 않았을까 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게임과 e-sports에 대한 세상의 삐뚤어진 시선... 게임을 사랑하고, 그 순기능 또한 믿는 게이머로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p.s :

제가 생각했던 '모범답안'중 하나는 Go)Space로 많이 알려진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 박승현 선수입니다.

박승현 선수에 대해 포스팅한 블로그들이 있는데, 따로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아 링크는 남기지 않겠습니다만 포털에서

space 박승현

정도만 검색하셔도 쉽게 관련 글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한번 쯤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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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08 19:04
수정 아이콘
아무리 야구를 좋아하더라도 야구를 자주 할 수는 없죠. 축구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게임은 접근성이 좋다고 할 수준을 뛰어 넘어서 게임을 게이머 처럼 하는 사람이 수두룩 하죠.

그래서 이스포츠나 게임이 욕먹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나 운동이나 다른 취미나 어떻게 보면 `학업`이나 `생업`에는 하등 도움이 안되는 거지만, 그거에 미쳐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게임쪽이 더 많다 보니깐요.

어느거나 도가 지나치면 욕을 먹는거지만, 게임은 유달리 도가 지나치는 경우가 다른 취미활동 보다 훨씬 더 많죠
몽키.D.루피
12/01/08 19:57
수정 아이콘
그 상담사의 시각이 참 섬찟하네요.. 저런 상담사에게 상담 받았을 수많은 청소년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마치 벽에다 대고 이야기 하고 있는 느낌었을 거 아닙니까. 이 아이를 내가 교정해야 돼!! 라는 마인드로 아이들을 대했을테니.. 공감도 없고, 이해도 없고, 그냥 나쁘니까 하지말라는 식이니..
낚시는 사회 악이다!! 골프는 사회 악이다!! 그냥 취미 생활은 사회 악이니까 취미 따윈 즐기지 말고 엄마 아빠 말이나 쳐 잘 듣고 착한 아이로 자라란 말이야!! 와 같은 논리인 셈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게임의 유익을 설명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봅니다. 게임하면서 서울대 가면 되요.. 실제로 중학교 때 친구는 스타 중독처럼 하고 온라인 게임 다하고도 서울대 갔죠. 반대로 말하면 (상담이 아니라)교정의 목적이 그거라는 거죠. "착한 아이" 만들기..
강동원
12/01/08 20:15
수정 아이콘
타 취미들도 '중독'에 빠지면 심각한 것은 똑같다고 봅니다.
매주 주말이면 가족과의 시간보다는 낚시하러 장비 챙겨 떠나기 바쁘셨던 저희 아버지나
매일 일 끝나면 사람들 만나기보다는 방에서 컴퓨터 붙잡고 시간 보내는 저나 뭐 다를 것 있나요.
(이렇게 아버지는 설득했지만 어머니와는 아직도 전쟁중입니다. 크크)

그리고 본문과 조금 어긋난 이야기를 하자면...
AWL 몇차였던가... 장재호 선수를 꺾고 올라온 파죽지세의 강서우 선수를 3:0으로 셧아웃 시키고 결승 진출하던
고스페(프스페?!) 박승현선수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홀스형이 거의 울먹울먹하시면서 중계하셨죠.

ps. 어서 전역하셔야죠. 고인돌씨...
매콤한맛
12/01/08 20:44
수정 아이콘
뭐든지 중독되면 안좋은건 동일하지만 게임이 다른거에 비해 훨씬 중독되기 쉽다는건 동감합니다.
특히 게임은 앉아서 손가락만 까딱까딱하기때문에 건강에 굉장한 악영향을 미칩니다.(허리,목,비만 등등)
더군다나 보통 게임은 집에서 혼자서 하기때문에 중독되면 사회성이 떨어지는 부작용까지 생깁니다.
게임을 마약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의지로 이겨내는사람도 꽤 되기때문에 그정도까진 아닌거같지만 담배정도 급은 되는거같습니다.
12/01/08 22:3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제가 이룬것은 없지만 게임에 빠져있는 학생과 부모를 만나게된다면

진지하게 상담해줄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글에 나와있는 상담사분도 좋은 뜻으로 말하는 거겠지만

공감이 안되는 상담이 무슨 소용일까요.... 후...
12/01/08 23:02
수정 아이콘
전 게임은 엄마랑 대화거리가 필요해서 엄마가 밥하는 동안 레벨 떨어지면 안되니 대타 뛰어줘야하니깐 배웠던지라 게임중독을 이해못합니다 하지만 독서는 잠도 안자고 밥도 안먹고 수업도 안들으면서 했었다죠.... 이러한 상황 때문에 뭐에 중독되는건 개인 취향이라 생각합니다. 단지 게임이 더 화려하고 자극적이라 시선을 끌고 그 시선을 유지시킬 요소가 많아서 헤비유저가 많아지고 그게 사회문제로 보이는거 뿐이죠. 본인 할일 남한테 안미루고 일상생활 지장 없다, 그럼 아무도 게임하는걸 욕, 아니 말릴 권리는 없다고 봅니다. [m]
리멤버
12/01/08 23:56
수정 아이콘
이번 2011블리즈컨에 갔던 분의 블로그 글을 읽어 본적이 있는데요. 블리즈컨에 온 관람객(외국인)이 한국게임이 멋져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소주와 김치를 좋아하게 되었다 라고 했다는 군요. 블로그 글에 쓰인대로 한국의 게임이 해외에 문화첨병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스포츠로 한국을 알린다 멋있지 않나요.

주소 - http://vaders.blog.me/80143531694
자유수호애국연대
12/01/09 00:50
수정 아이콘
순기능이라기엔 뭣하지만,
경기 부스에 앉은 이제동 선수의 눈빛만 한번 보여줘도 엔간한 사람들이라면 느끼는 바가 꽤 많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윗분 말씀이 참 와닿네요.
공감이 안되는 상담이 무슨 소용일까요.
12/01/09 03:20
수정 아이콘
외국보면 운동에 미친 애들도 많지만 (해뜰때 부터 해질때까지 운동하는 애들 - 공부 패스, 오로지 운동만 하는...)
우리나라는 여건상 농구, 야구, 축구 등등 하고 싶어도 할 곳도 없으니 게임에 더 많은 포거스가 몰리는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외국은 남에게 피해 안주는 아이 = 착한 아이
우리 나라는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 = 착한 아이로 취급되다 보니
공부외에 다른걸 하면 더 문제아처럼 취급되는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청소년기를 미국에서 보낼때는 방학때 오전부터 친구들과 모여 농구, 수영, 미식축구, 게임 하며 놀았지만
우리나라 들어오니 운동 하고 싶어도 멀리 가야하고 해서 게임밖에 할 게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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