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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8/01 05:03:48
Name Anti-MAGE
Subject [뒤늦은 게임리뷰] 플레이오프 2차전 5set 신상문 vs 이영호 in 라만차
우연히 온게임넷을 보다가.. 이 경기를 재방으로 봤는데, 그때의 놀라움과 감동이 생각나 늦게나마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 경기가 있기전 일단 두 선수는 10:4 정도로 이영호가 정말 크게 앞서 있었고, 신상문은 이영호 상대로 분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항상 결정적일때 뒷심부족, 그리고 소심한 플레이 떄문에 어느새 이렇게 상대전적이 밀려있게되었죠.

이런 두 선수가.. KT가 3:1로 앞서고 있는 상황!! CJ로서는 마지막일수도 있는 세트에서 이렇게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상문 11시 , 이영호 1시

일단 초반상황을 보자면 신상문이 조금은 심리에서 위축되어있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둘다 빌드는 똑같은 배럭 더블이지만, 이영호는 빠른 SCV 정찰을 보내면서 혹시있을지 모르는 센터배럭까지 염두해두고 센터를 훍고, 신상문이 있는 11시로 정찰을 갑니다. 그리고 센터를 지으면서 늦게 마린을 생산합니다. 하지만 신상문은 이영호보다 마린을 더 빨리 뽑고, 벙커까지 짓습니다. 아마도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이영호의 초반기습을 대비했던것 같네요. 그리고 이영호가 커맨드센터 짓고 있는 신상문의 일꾼을 툭툭 건드려 건설시간을 좀 늦추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같은 빌드였지만, 앞마당 건설되는 타이밍,팩 완성되는 타이밍도 빠르게 됩니다.

이후 이영호는 3팩 벌처로 신상문의 진출로를 마인으로 조여놓게 되지만, 신상문은 이영호의 레이스 대비로 아카데미와 아머리를 먼저 짓게 됩니다. 여기에서도 이영호가 좋은게 되어버립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영호가 3팩에서 병력을 막 뽑아낸게 아니라, 뒤늦게 아카데미와 아머리를 지어줬기에 병력차이가 그리 크게 나지 않았고, 신상문이 그때까지 살려둔 마린으로 아주 효과적인 마인제거법을 보여주면서,자신의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합니다.

이영호는 벌처탱크위주의 병력을 구성하면서 제2멀티를 3시에 가져가고, 벌처 한기를 9시로 보내 신상문의 제2멀티 타이밍을 체크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신상문은 제2멀티도 이영호보다 늦게되었고, 병력도 골리앗탱크로 갖춥니다. 애초에 어디 한군데 뚫겠다는 의지보다는 지키겠다는 생각이었던것 같습니다. 이제 두 선수는 서로 제2멀티를 가져간 상황에서 라인을 언덕 아래쪽까지 길게 형성합니다. 이때 이영호의 엄청난수가 나옵니다.  신상문이 제3멀티(7시 앞마당)를 이영호보다 빠른 타이밍에 시도 할려는 순간, 두기의 탱크를 보내 슬그머니 6시 다리 건너에 자리를 잡아버립니다. 그러면서 2스타를 올리고 클로킹을 개발합니다. 이렇게 이영호는 중립멀티인 6시에 자리를 잡게 되고 병력구성에서도 우위를 지니게 됩니다. 거기에 12시까지 자리를 잡아버립니다. 신상문이 잠시 신경을 못쓴 몇초에 아주 짧은시간동안에 12시와 6시를 동시에 점령을 하게 된것입니다.

신상문에게 위기가 온것이죠. 아무리 제 3멀티가 빨랐다고 해도, 중립멀티를 빼앗겨버리면 땅따먹기 싸움이 중심인 테테전에서 뒷심부족이 되는것이죠. 그렇게 되면 결국 패배!! 자신의 패배는 팀의 패배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아주 긴박한 상황이 된거죠. 이에 신상문은 급하게 12시쪽 라인에 병력을 충원하게 되지만.. 이게 왠걸!!! 오히려 이영호가 많은 병력으로 치고 나옵니다.  신상문은 침착하게 전투를 잘해줬기에 라인을 지키게 되었고, 이제 경기는 중반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신상문은 7시에 멀티를 하게되고 , 이영호는 5시에 멀티를 하면서 3스타까지 늘려 레이스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신상문은 이 답답한 형국을 벗어나고자 드랍쉽을 생각하게 되지만, 진짜 이영호의 말도 안되는 괴물같은 타이밍에 레이스가 들어와서 그 드랍쉽마저 격추시켜버립니다. 그리고 6시에 병력을 보강하면서, 6시와 12시 멀티를 동시에 해버립니다. 저 두개의 멀티를 돌아가는 순간 이영호의 압승이 눈에 보이는 순간이었죠. 이에 신상문은 12시를 뺏기 위해 SCV를 동원해 뚫을려고 시도하는데... 손이 꼬였는지 SCV만 먼저가서 죽고, 병력은 뒤에서 늦게 따라오게되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결국 압도적인 물량으로 12시를 미는데 성공하게되지만.. 이영호는 정말 악마같이 12시 벽에 바짝 탱크를 배치해서 신상문이 그 멀티를 먹지 못하게 해버립니다. 자 이렇게 이 게임의 주제이자 미션이 생기게 됩니다. 12시를 탈환해라, 12시를 상대에게 주면 안된다.


신상문은 7시 본진에 스타포트를 대량건설하고 피직스랩을 올려 배틀생산체제에 들어갑니다. 이영호는 본진과 5시에 스타포트를 분산 건설해놓고, 레이스 탱크 조합을 갖춥니다. 이때 신상문은 12시 탱크 각도기재기 플레이로 12시의 배치되어있는 이영호의 병력을 밀어내고 12시를 차지하지만, 이영호는 대규모 병력으로 신상문의 7시를 공격합니다. 이때 사실 게임은 끝났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거죠.


그런데.. 그런데.. 자 여기서부터 반전 드라마의 시작이 됩니다.

보통 4인용 맵을 보면 (본진,앞마당,중립멀티)X4에 보통은 멀티가 조금씩 붙습니다. 예로 파이썬의 섬멀티, 서킷브레이커의 3,6,9,12에 멀티가 그렇고, 투혼도 중앙멀티가 있습니다. 그러니깐 4인용 맵의 멀티수는 14~16개 라는거죠. 하지만 라만차는 12개라는겁니다. 딱 반을 갈라 반땅 싸움에 성공하면 결국 서로에게 허용되는 멀티는 딱 6개라는거죠. 이영호가 12시를 침범했지만 결국 빼앗겼고, 7시도 침범했지만 그곳은 결국 신상문의 땅이라는거죠. 결국 따지고 보면 이영호는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해가면서 신상문에게 공격을 쏟아부었지만 아주 큰 이득을 못봤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상문은 결국 비축해놓은 자원이 있게 되는거거든요. 먹지 못한게 궁극적으로 보면 결국 안쓴게 되어버리니깐 말이죠. 비교해보자면 이영호는 신상문의 12시보다 6시를 먼저 돌렸었고, 이영호가 신상문의 7시 앞마당 멀티를 공격으로 깨버림으로써.. 결국 이영호의 5시보다는 신상문의 7시가 더 자원이 늦게 떨어지게 된거죠. 결국은 빠른 배틀체제를 생각한 신상문이 이렇게 우위를 잡게 됩니다. 뭐 김동준해설이 애초에 신상문이 이런 구상을 해왔다고는 했지만..  신상문이 드랍쉽을 생산한걸로봐서는 그렇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자 이렇게 되었으면 신상문이 이기게 되는 시나리오인데.. 그런데 이영호가 괜히 이영호가 아닙니다.
12시.. 신상문이 터렛라인과 탱크를 배치해서 꽤나 견고해보이는 방어라인이라 생각했는데... 이영호가 배틀 탱크 레이스로 12시를 공격해버립니다. 정말이지 이런 판단을 내린 이영호.. 정말 괴물이구나!! 하고 내심 감탄했습니다. 신상문은 뒤늦게 병력을 파견하지만, 이영호는 이미 자리를 잡아버리고, 신상문의 12시를 깨버립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그 파견된 병력은 무참히 패배해버립니다. 그리고 12시 이영호 커맨드센터의 안착.... 아!!!!!!!!!! CJ팬들은 이제 끝이구나!! 싶으셨을겁니다.

근데 이때 신상문의 신의 한수가 나옵니다. 배틀로 12시의 이영호의 배틀과 레이스가 때리든 말든 탱크만 점사해버립니다. 그리고 뒤 이은 엄청난 골리앗 부대로 이영호의 배틀 레이스부대를 밀어내버립니다. 정말이지.. 살을주고 상대방의 뼈를 깍는 이 완벽한 플레이!!
만약에 이런 플레이 없이, 서로 배틀 야마토싸움만 하고 있었다면.. 분명 결국 12시는 이영호의 땅이 되었을꺼라고 자신합니다. 하지만 신상문의 이 집중력있는 플레이는 100번 칭찬해도 아깝지 않을 플레이였죠. 결국 이영호는 배틀 레이스 탱크를 조합했기에, 스타포트에 완벽하게 집중할수 없었고, 신상문은 골리앗 배틀을 선택했기에 스타포트가 완전히 배틀생산에 쓰일수 있게 된것입니다. 결국 조합싸움에서 신상문이 이길수밖에 없는 결과가 된거죠.
이영호는 벌처로 신상문의 12시와 본진을 타격하지만.. 테테전 후반에서의 벌처란?? 뭐 다들 아시겠죠...
결국 12시를 끝까지 지켜낸 신상문의 승리가 된것입니다. 이영호는 결국 GG





애초에 자신이 준비한 전략이 흔들렸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상황판단으로 자신에게 최선의 플레이가 무엇인지..정확히 캐치하고 정확하게 실행했고, 결국에는 이영호를 잡게됩니다. 뭐 CJ가 결국은 4:2로 패배해서 상해행이 좌절되었지만 신상문의 이런 멋진 플레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나마도 실추된 CJ의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올려주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신상문 개인적으로도 이영호에 대한 트라우마를 어느정도는 벗어나지 않았을까요??

아!! 김정민 해설의 말이 인상싶네요..

"제가 전역하고 나서 감동적인 경기를 많이 봤지만, 오늘 이경기 만큼 감동적인 경기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앞으로 있을 신상문의 MSL 경기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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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재림
11/08/01 09:15
수정 아이콘
이 경기는 이영호선수 입장에선 참 아쉽죠. 12시 그리 급한게 아니었는데. 12시 신상문선수가 먹어도 비기거나 한타싸움인데 무리하게 배틀+골리앗조합을 상대로 급히 레이스+탱크조합을 선택한게 실수였죠. KT코칭스태프도 경기 끝나고 인정했고요. 이영호선수가 오판한 오랜만의 경기였습니다. 12시 신상문선수가 다시 먹게 하고 배틀조합을 다시했어야했던 아쉬운 경기. 하지만 신상문선수는 최고의 판단만을 했죠.
11/08/01 10:19
수정 아이콘
신상문선수가 탱크점사하는 부분에서 이영호선수는 배틀레이스가 싸우면 이길 숫잔데도 판단미스로 뒤로 빼다 배틀은 못잡고 탱크만 다죽는 결과가 나왔죠.
장무기
11/08/01 12:39
수정 아이콘
스타라는 게임은 순간 엄청난 컨트롤로 승리를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처절함으로도 승리할수 있다라는걸 보여주는거 같습니다.
최근에는 승패를 쉽게 계산하여 포기하는 경기들이 많은데, 이번 경기와 같은 처절한 면이 많아져야 예전같은 많은 감동 경기들이 많아 질 거 같습니다.
저는 이 경기 정말 전율이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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