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세계의 인간심리와 행동 - 사이버 공간에 또 다른 내가 있다 / 김영사 / p51

황상민 / 하버드 심리학과 박사,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토론방은 한편으로 현실의 기대와 실제 사이버 공간의 행동이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이버 공간의 토론방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토론들이 쌍방향적인 의사 소통일 것이라는 기대에 비해
대부분의 사이버 공간상의 토론은 일방적인 자기 주장의 표현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동시적인 토론을 하기보다는 언급된 내용에 대해 단발적인 반응을 하고 만다.

이는 사이버 공간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를 쉽게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의견들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와 사고가 잘 일어나지 않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이버 공간에서 토론이 이루어지는 과정도 현실 공간과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토론의 경우,
다양하게 표현된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통합하여 자신의 생각을 이전의 주장과 비교할 수 있는 적극적인 사고의 조작 과정이 필요하다.
현실 공간의 토론에서는 개인이 스스로 논의되는 내용에 대한 적극적인 필터링(무시) 과정을 통해 한꺼번에 고려해야할 토론의 내용을 조절한다.
물론 대화 상황 자체가 자동적으로 이를 조절해주기도 한다.
관심을 끌지 못한 토론 내용은 그냥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는 토론의 내용에 대한 즉각적인 무시 행동이 나타나기 힘들다.
어떤 의미에서는 거의 모든 내용을 다 수용해야 한다.

토론의 내용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토론 주제가 무엇이든 토론방은 단순히 수 많은 개인적인 주장들의 나열로 그치고 만다.
따라서 토론의 기본적인 특성인 특정 주제와 관련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고려하여 자신의 생각을 재구성하거나
적절하게 관련시켜 표현하는 반성적 사고 활동이 일어나기는 커녕 불가능하다.

또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것에 비해 내용이 빈약할 위험성이 높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토론은 참가자나 발언 수에 비해 사고의 진전이나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속도가 상당히 느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개의 토론 내용이 반복적으로 아무런 관련 없이 진행되기도 하고,
심지어 초기 토론 주제가 완전히 무시되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현실 공간과는 다른 토론 향동이 일어나는 현상이 사이버 공간의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사이버 공간에서의 의사 소통 방식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단지 사이버 공간의 토론은 현실과 달리 적극적인 사고의 조작이나 구체적인 의견 수렴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의 토론에는 여러 가지 장점도 있다.
...
(장점은 생략 )

----------------------------------------------------------------------
퍼왔습니다.
여러 소모적인 논쟁들. pgr에서 읽을만한 글이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