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타방송을 처음 접한 것의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보자면..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러니까 2003년 겨울 우연히 TV 를 틀었는데 홍진호라는 한 게이머가 유보트라는 전장에서
정말 처절할 정도로 혈전을 벌이고 있더군요. 그 때부터 스타라는 게임이 하는 것만이 아니라 보는것도 꽤 재밌구나 라는 생각에
스타방송에 입문하기 시작해서 그 때부터 개인리그를 많이 챙겨보게 되었고, 그 때부터 오프도 종종 뛰어가면서 꾸준히 스타방송을
보게 되었었네요. 아마 제가 수능을 망치고 재수를 하는 데도 스타방송이 하나의 큰 역할을 하게 되었고
(05년 수능 얼마 앞두고 10월 쯤 So1 배 오영종vs 임요환 결승전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매우 불안해하면서 말이죠..)
다행히 재수를 하면서는 스타방송을 거의 보지 않았고, 대학에 들어가서 다시 한가하던 대학교 1학년 때는 정말
단 한경기도 빼지 않고, 스타방송을 보면서, 심지어 아프리카로 중계까지 하면서 사람들하고 봤던 기억이 있네요.
또한 밤새서 친구들과 3:3 팀플을 달리곤 했죠.
아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당연히 저는 처음으로 제가 스타를 인도해준 홍진호선수의
오랜팬이었으며, 그의 팬카페에도 가입했었으며, 당연히 그의 팀인 KTF 매직앤스를 응원했었습니다.
하지만 홍진호 선수가 많이 나올수 있었던 2004년 2005년에는 항상 뼈아프게
포스트 시즌만 가면 무기력하게 패하던 KTF 의 모습을 잊을 수 가 없네요.
(독서실에서 몰래 보던 2004년 스카이프로리그 3ROUND 대 KOR 전 패배는 정말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당시에는 정말 T1 이 그렇게 미울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강했기에 왜 정규리그 23연승을 하고서도 항상 무기력하게
패하는게 정말 속상했었거든요.
예전에 리얼스토리 프로게이머 라는 것도 종종 챙겨봤었었는데
그 때 까마득한 막내였던 이영호 선수가 이렇게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 기억에는 홍진호 선수가 이영호 선수를 상당히 귀여워하면서 한판 붙자 하고 이영호 선수한테 져서 상당히 굴욕(?) 을 느끼는 그런
장면이 있었거든요.
아무튼 제가 10년이 가깝도록 이렇게 스타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세월이 흘러 저보다 모두 형나이 뻘이었던 프로게이머들이 거의 모두 이제는 저보다 나이가 어려지는걸 보면
정말 격세지감 이라는 걸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87년생 입니다.)
항상 스타판 위험하다 라는 소리는 제가 스타를 보기 시작할 때부터 나와서 지금까지 잘 버텨주고 있는가 보면
팬들의 사랑과 프로게이머들의 열정이 아직도 이 판을 살아 숨쉬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 때 생각하던 KT 의 팀은 정규리그에서는 잘하나, 포스트시즌만 가면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그런 팀이었는데
이제 정말 자타공인 에이스의 존재와, 든든한 저그라인까지 이제 포스트 시즌에서도 강한 그런 모습이네요
6강플옵부터 꾸준히 뚫고 올라오는 KT 의 모습이 정말 오랜 KTF 의 팬으로서 정말 뿌듯합니다.
아무튼 이번 상해 결승 KT 꼭 힘내서 우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p.s. 제가 기억을 더듬고자 프로리그 전적을 검색하다가, 위키디피아에서 프로리그를 2003년 부터 총 정리해놓은 자료를 발견했는데
대학교 전공도서 읽는 것보다 한 십만배 재미있네요. 옛날 기억도 많이 나고요. 이렇게 자료 정리 해주는 분도 아마 pgr 분이실것같은데
이런 좋은 자료는 꼭 나눠서 같이 보고 싶어서 링크 걸어봅니다. 아마 2005년 쯤 자료보시면 KTF 팬의 한을 보실수 있을것이라고 확신합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D%94%84%EB%A1%9C%EB%A6%AC%EA%B7%B8_(%EC%8A%A4%ED%83%80%ED%81%AC%EB%9E%98%ED%94%84%ED%8A%B8)
p.s.1.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가 더 재밌었지는 날이 올줄은 정말 몰랐네요. 정말 요즘의 관심은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 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