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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24 01:46:20
Name 쎌라비
Subject 플레이오프 1차전 감상평
플레이오프 1차전이 KT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네요. 원래 저는 특정한 팀을 응원한다기보다 선수 개인의 팬이긴 하지만 KT보다 CJ쪽에 좋아하는 선수가 많아서 오늘 KT의 승리가 저에게는 조금은 아쉽네요.(저는 프로리그를 볼때 제가 좋아하는 선수가 많은 팀을 응원해요. 그런 선수가 적은팀에도 물론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합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는 이기고 팀은 지길 바라는 그런 요상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요.)
여하튼 CJ가 접전끝에 에이스결정전에서 패배했더라면 아쉬움은 좀 덜할텐데 에이스결정전도 못하고 패배한것이 안타까웠어요. 4경기까지는 경기내용도 재미있고 팽팽했는데 5,6 경기는 조금 허무하기도 했구요. 어제 벌어진 플레이오프 6경기를 보면서 경기별로 제가 어떻게 느꼈고 또 다른분들은 어떠셨는지 궁금해 한번 글을 올려봅니다.

1경기 조병세 VS 이영호
처음 엔트리를 보고서 CJ측에서 제대로 찔렀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영호 상대로 CJ가 낼수있는 카드중에 조병세 카드는 가장 바람직한 카드라고 생각했거든요. 이기면 대박이고 져도 살짝만 아쉬운 그런 매치. 여튼 이영호가 초반 빌드에서는 앞섰지만 조병세 선수의 정찰과 훌륭한 대응으로 이영호 선수가 조금 불리해집니다. 하지만 유리하게 라인을 잡은 후 들어오는 상대방을 기다리며 받아친후 11시스타팅을 가져가며 승부를 굳히더군요. 조병세 선수가 1시쪽 멀티를 먹을수 있게 라인을 빨리 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영호 선수의 경기력은 정말 놀라웠지만 투스타 선택은 신기했네요. 이영호 선수가 투스타를 선택한 테테전 경기는 많이 못본것 같아서요. 사실 1경기 패배는 CJ측에서도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학창시절에 문방구에서 하는 종이뽑기중에 꽝이 나와도 초코바 한개 정도는 주는 그런 뽑기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2경기 신상문 VS 임정현
엔트리를 보고 신상문이 꼭 잡아줘야 할 경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신상문선수의 저그전에 비해 임정현의 테란전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였거든요.(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로 보아) 신상문 선수가 투스타포트를 선택할때 안정적으로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레이스컨트롤은 정말 프로게이머 중에서도 최고더군요. 소수유닛 컨트롤하는걸 좋아하는 지라 계속 입벌리며 지켜봤네요. 임정현 선수가 히드라를 뽑았으면 됐다는 의견을 봤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뮤탈스콜지 빌드가 나빠보이진 않았습니다. 여튼 신상문이 임정현을 잡아내고 세레머니까지 하면서 분위기를 CJ쪽으로 끌어오는데 성공합니다.

3경기 김성대 VS 진영화
설마 김성대 선수가 진영화 선수를 잡아낼줄은 몰랐네요. 김성대 선수가 이재호 선수와의 경기에서 경기력이 조금 살아난 모습을 보여줬다고는 해도 포스트시즌에서 연전연패하던 선수이고 진영화 선수는 저그전 8연승 중인데다가 분위기도 좋은 선수였기 때문이죠. 김성대 선수가 다소 불리하지 않나 싶었는데 뮤탈본진 난입후 하템저격까지 성공하면서 굉장한 이득을 가져왔습니다. 이후에 진영화 선수도 집중력을 좀 보여주나 싶었는데 후반에 난전에 걸리면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이 경기의 가장 큰 일등공신은 뮤탈리스크겠죠. 역시 토스의 저그전 키포인트는 커세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마 KT팬분들은 오늘 승리중에 김성대 선수의 승리가 가장 기분좋지 않을까 싶어요. 5연패를 하던 선수가 저그전 잘하기로 유명한 선수를 잡아냈거든요. CJ쪽에 토스가 많은만큼 그 토스들중에서도 저그전에 있어서는 탑이라고 할수있는 진영화 선수를 잡아낸 이상 김성대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가질것 같습니다. CJ측에서는 3,4,5경기 모두를 CJ가 잡는건 조금 무리라할지라도 그중에 2경기는 잡을거라고 생각했을겁니다. CJ측에서는 3경기의 패배는 아쉽기는 하지만 아직은 만회할수 있는 삐끗 정도라고 생각했을것 같습니다.

4경기 이경민 VS 고강민
이경민 선수의 저그전 전적이 좋다고는 하나 고강민 선수의 분위기도 워낙 좋고 종족 상성도 있어서 고강민 선수가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매치입니다. 4경기를 고강민 선수가 잡아서 결국 KT가 승리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를 봤네요. 상대가 히드라를 뽑는데도 캐논을 늘리지 않고 게이트를 늘리더니 특유의 한방으로 고강민을 밀어버립니다. 사실 여기서 많이 기울었는데 고강민 선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이끌어 가더군요. 이경민 선수도 고강민 선수의 근성에 당황했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템플러도 흘리고 몰래멀티도 오랫동안 허용하는 등의 아쉬운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엔 승리합니다. 고강민 선수가 졌긴 했지만 저력을 볼수 있는 한판이었네요. 지긴했어도 이런경기를 보여주면 팀원들의 사기도 올라가죠. 멋진 경기를 보여줘서인지 고강민 선수가 졌음에도 불구하고 KT팬분들도 고강민 선수를 칭찬하고 응원하는 리플들을 많이 봤네요.

5경기 장윤철 VS 최용주
5경기 엔트리를 보고 6경기 엔트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더군요. 6경기도 CJ가 잡을 확률이 높고 5경기도 제 생각에는 장윤철 선수가 이길 확률이 조금 더 높아보여서 CJ가 유리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최용주 선수가 역시 물건이었습니다. 히드라 소수로 입구뚫고 저글링러쉬로 장윤철 선수를 밀어서 잠금해제 해버립니다. 장윤철 선수에게 아쉬웠던 점은 최용주 선수가 2질럿에 휘둘릴때 왜 의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 타이밍은 토스에게는 정찰이 무척이나 중요한 타이밍이고 상대가 2질럿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걸 보면 본진으로 프로브를 한번 밀어넣던지 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박정석 선수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테란이 가장 무섭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고 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저그전에서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히드라가 제일 무서운것 같습니다.

6경기 신동원 VS 김대엽
신동원 선수를 좋아해서인지 오늘의 매치중에 가장 아쉬웠던 매치였네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종족 상성에서도 앞서있었고 원래 프로토스 전에 대한 자신감도 가지고 있는 선수였는데 공발업질럿을 보고도 적절한 대처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피해를 많이 입고 지고 말았습니다. 본진 뮤탈리스크 공습과  공발업질럿 난입이 카운터로 들어가면서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뮤탈리스크는 도망치면서 죽고 질럿에게도 피해를 좀 입죠. 여기까지는 극복할수 있는 피해였는데 다크에 대한 대처가 너무 안좋더군요. 본진에 별다른 유닛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글링이 다크에 피해를 받자 본진쪽이 아닌 반대쪽으로 저글링을 뺀게 아쉬운 판단이었습니다. 역시 김대엽선수는 종족 가리지 않고 잘하는 선수라는걸 볼수있는 한판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제가 느끼기에는 과거 CJ의 단점을 아직은 극복하지 못한듯한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네요. 정공법에는 강하지만 자신은 노림수를 많이 쓰지않고 오히려 상대의 노림수에 많이 무너지는 모습. 특히 장윤철 선수가 최용주 선수에게 무너질때 서경종 선수에게 무너지던 서지훈 선수의 모습이 잠깐 보였네요. 종족은 다르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1경기에서 조병세 선수가 이영호 선수 상대로 센터BBS라든지의 극단적 전략을 사용했으면 했습니다. 이기던 지던 자신들도 찌를줄 안다는건 보여줬으면 해서요. 오늘 펼쳐질 경기에서는 KT의 4저그를 상대로 CJ의 3토스가 몇승을 따낼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힘들게 거둔 1승과 2패의 아쉬운 모습을 씻어낼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영호 선수와 3토스 중 한명과의 테플전이 가장 보고싶네요. 개인적으로 테플전을 가장 좋아하는 터라... 아무쪼록 오늘도 양팀모두 멋지고 재미있는 경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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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아빠
11/07/24 01:52
수정 아이콘
진지함속에 묻어있는 밀어서 잠금해제가 인상적인 글입니다.
11/07/24 01:56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는
1.cj토스의 이영호저격 성공여부
2.cj테란의 kt저그와의 만남(고강민vs조병세, 신상문vs김성대, 정우용vs임정현 이렇게 되면 cj쪽에서 1~2경기는 잡을것같아요)
3.누구를 상대로든 신동원의 활약

이게 cj쪽에 중요하다고 봅니다
1차전처럼 프저전 맞불놓다간 그냥 저그에 쓸려나가고 이영호에게 쓸려나가서 kt가 쉽게 이길것 같습니다.
kt응원하는데 이번에는 그냥 2차전에 끝냈으면 합니다
슬러거
11/07/24 02:07
수정 아이콘
1경기. 이영호가 투스타 제대로 못쓰고도 사전에 사선으로 라인 긋는 절묘한 판단으로 승리.(조병세 선수 아쉽겠더군요..)
2경기. 신상문의 적절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레이스춤으로 끝. (마나모인 첫 퀸이 그냥 잡힌게 임정현 선수에게 뼈아픈 실수)
3경기. 본진을 턴 뮤탈 센스 하나 + 템플러 중간에 끊어준 뮤탈 컨트롤 하나 + 진영화 선수가 한방으로 이길거라고 방심해서 추가멀티시도에 안일했던 것이 합쳐진 게임
4경기. 고강민의 해처리 폭발 + 이경민의 게이트서 질럿 폭발 = 이경민의 8:2 상황서 몰래 멀티 바탕으로 끈질기게 버틴 고갓민이 6:4까지 만들었지만 피드백 잘 활용하면서 마지막에 다시 냉정함을 찾은 이경민의 승
5,6경기는 못봐서 패스
sgoodsq289
11/07/24 02:29
수정 아이콘
오늘 정말 이경민 vs 고강민 경기 인상적이었습니다.

참 저그가 막기 힘들다고 느꼈던 처음 한방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강민 선수도 하이브 저그의 무서움을 엄청난 집중력과 함께 보여주었네요. 지긴 했어도 kt 의 승리에 큰 힘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바로 다음의 장윤철 선수에게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었거든요;;
으촌스러
11/07/24 02:50
수정 아이콘
1경기는 이영호가 탱크를 12시방향으로 해서 우회시키는 움직임이 신의 한수 였던 것 같습니다.
그걸로 유리한 전선을 굳혔거든요. 단순히 세로로 늘어져서 반땅으로 가는 형국이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헤나투
11/07/24 07:25
수정 아이콘
5경기는 장윤철선수가 배제하다가 크게 당했죠. 물론 최용주 선수는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히드라를 씀에도 불구하고 저글링 발업을 먼저 찍었죠. 2질럿에게 일부로 액션을 취하는게 느껴지더군요. 그걸보고 장윤철선수가 히드라는 아니라고 배제한거 같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잘짜여진 한판이였다고 봅니다. 물론 CJ팬들은 히드라+발업저글링 러시가 아예 안쓰는 전략은 아니기에 장윤철 선수의 배제가 아쉽긴하겠네요.
마이너리티
11/07/24 08:09
수정 아이콘
어제 경기보고 느낀게
이적?해온 신상문 이경민 선수는 이겼는데 원래 cj였던 선수들은 모두 패배를 하는 거 보면
cj 특유의 포스트시즌 징크스가 있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솔직히 진영화 신동원 선수는 엔트리 보고 무조건 이기겠다 싶었는데 맥없이 지더군요.
풍각쟁이
11/07/24 09:52
수정 아이콘
어제 댓글에도 썼지만 이경민 대 고강민 경기에서 예전 이영호 대 이성은 메두사 혈전이 떠올랐습니다.
이전까지 이영호를 제외한 KT 선수들에게서 필사적인 느낌은 받지 못했었거든요.
지면 지는 것에 수긍하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자기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침잠한다고 할까.
그래서 많이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고강민이 불리한 와중에 보여준 그 집념과 집중력은 승패를 떠나서 정말 사람 마음을 치더라구요.
비록 이경민선수가 유리한 점을 잘 유지해서 승리했지만 저에게 어제 고강민은 승리를 거둔 선수만큼 빛나보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경기도 너무 기대되네요!
황제의 재림
11/07/24 10:20
수정 아이콘
이영호선수의 판단력은 엄청났죠. 멀티 늦으니 바로 12시로 우회해서 라인을 대각으로. 그리고 맵핵처럼 조병세선수가 한점돌파할때마다 병력이 바로바로 충원. 이승원해설 말을 빌리자면 정답을 이미 내놓고있는...

고강민선수는 판을 잘그리고도 뽕뽑기에 아쉽게 밀리다가 그래도 끝까지 승부의 핵심을 집더군요. 인터뷰에서 봤듯이 실수는 9시앞마당 밀고 다시 러커라인이 내려왔었으면 이겼었다는거. 라면을 어떻게든 끓을려고 하더군요. 준플옵때 박상우선수의 쿨지지(물론 역전불가능 상황이었지만 자원줄은 200은 채울 상태였습니다.)에 전 분노했었는데 고강민선수는 끝까지 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지더라도 프로라는 이름이 있으니 상대 체력소진도 있고요. 지더라도 뭔가 "너가 날 이길려면 이정도 고생은 해야돼" 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봅니다. 예전 황제는 지더라도 끝에 뭔가 꼭 보여주고자 했었죠.
포심패스트볼
11/07/24 10:30
수정 아이콘
저기 근데 이영호 선수 손목은 어떤가요?
요새 스타판 뉴스를 모두 접하진 못하고 부분적으로만 접하는데
얼마전에 손목이 안좋아서 몇개월 휴식이 필요하다고 들은것 같은데
요즘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고 있네요.
괜찮데요? 아니면 부상투혼 같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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