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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1/07/21 10:28:09 |
Name |
aura |
Subject |
연재물, 성전星戰(별 성, 싸울 전) 9회 - 실마리 - |
안녕하세요.
aura입니다.
진짜 간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요즘 잠깐 공부일로 바쁘기도했고, 또 왠지 의욕도 떨어지는 바람에
9회가 늦었네요. 기다리시는 분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 - - -
" 허허허. 여기서 자취가 끊어지는 구만. "
노인이 말쑥하게 웃었다.
" 음. "
김택용 역시 신음성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거대한 뱀의 흉물이 있는 지점까지 어떻게 어떻게 수소문해서 찾아오긴 했지만,
역시,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여기까지라면, 분명 김택용 자신 혼자도 무리없이 찾아왔을 것이다.
노인이 자신있게 자신에게 동행을 요구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라는 예측으로
김택용은 노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노인은 그 시선을 느꼈는지 헛기침을 몇 번하더니 입을 열었다.
" 허허허, 여기서 부터가 사실 진짜지. "
노인은 말을 끝으로 이리저리 주변을 살펴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 제 아무리 날고기는 놈이 제딴에는 완벽하게 흔적을 지웠다고 해도, 이 영감의 눈은
절대 피할 수 없지. 흐흐흐. "
노인은 자신에 차있었다.
" 뱀의 흉물로 보아하니, 내단을 빼갔구먼. 내단을 빼갔다는 것은 뭔가 목적이 있을 터인데... "
노인이 말끝을 흐리며, 김택용을 쳐다보았다.
노인의 행동은 은근히 모난데가 있어서, 눈치가 없는 김택용조차도, 자신을 시험하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김택용은 구태여 투덜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 소문으로 들은 바가 있습니다. 철면악인 마재윤이 철면마공을 익힌 뒤로,
단전이 녹아내려, 그에 상응하는 내단따위가 필요하다고. "
" 그렇지. 그리고 그런 마재윤이 직접 움직였을리는 만무하지.
뱀의 내단, 즉 새로운 내단을 가져갔다는 것은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그는 안전한 장소에 콕 박혀있을 텐데... "
노인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 번 말꼬리를 흐렸다.
김택용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냥 자기가 다 말하면 될 걸...
꼭 이 노인은 이런 식이다.
" 저 또한, 짐작가는 바가 생겼습니다.
철면마공을 익힌자는 빛에 약하다고 하지요.
빛을 보기만해도 내력이 극심하게 소모된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
" 어둡고, 안전한 곳!
역시 동굴밖에 없음이지.
그리고, 주변에 괴수들이 등장하지 않아 안전하면서도 이리저리 동굴을 옮겨다닐만한 곳은
딱 한 군데 밖에 없지. "
" 잃어버린 신전! "
김택용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이래저래 노인의 장난을 받아주던 사이, 녀석들의 은거지일지도 모르는 곳이
불쑥 나와버린 것이다.
노인은 김택용의 말을 끝으로 신법을 펼쳐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김택용 역시 노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그를 뒤따랐다.
' 도대체 저 노인 정체가 뭐야. '
자신이 누구라고 딱히 알려주지 않는다.
몇 번 정도 이름은 물어봤지만,
' 허허, 때가 되면 알게될 것이야. '
라는 말만 남기고, 대답을 회피할 뿐이었다.
- - - -
태란과 적우의 결사대가 결성된지 이틀만에
결사대의 4인이 만나게 되었다.
" 참으로 묘하군. "
서지훈은 만나자마자 불쑥 말을 뱉었다.
그의 말에 나머지 3인의 얼굴엔 물음표가 그려졌다.
" 적우룡 자네와 이영호 말일세.
자네들 같은 기재들이, 더군다나 나라마저 다른 고수들이
이렇게 붙어다닐 기회를 얻게 된 것이 참으로 묘하단 말이야. "
그 말을 끝으로 이제동과 이영호는 문득 서로를 쳐다보았다.
둘은 알 수 없는 투지가 갑작스레 솟아올랐다.
사실 노련한 서지훈은 절묘한 시점에 일부러 그 말을 했다.
이영호와 이제동. 이 둘이 결사대로써 같이 다닐동안 끊임없이 서로를 의식한다면,
둘의 성장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몰랐다.
' 물론, 적우룡이 크는 것은 태란의 위협이 될만하긴 하지만,
나는 그보다 영호가 더 크게 될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
이제동이라는 적이 생기는 것보다도 이영호라는 탄탄한 태란의 뿌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다.
" 저번에 하지 못했던 비무 일단 지금 당장 해봐야겠군. "
이영호가 먼저 말을 꺼냈다.
" 그래, 질질 끌 필요없겠어. "
이제동이 받아쳤다.
둘은 천천히 서로의 검을 빼어들었다.
그 모습에 서지훈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젊은 날의 패기나, 혈기왕성함은 역시 좋은 것이다.
그런데...
' 이 아이는 도대체... '
서지훈은 이상하게 김정우라는 아이가 이제동보다도 신경쓰였다.
처음 첫 인상부터 그랬다. 자신의 또래에 자신과 같은 고수가 있다면, 무릇 무인이라면 호승심이 불타올라야
마땅할진데, 이 아이에게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이영호를 처음 보았을 때도 그저 무뚝뚝하고,
저 매같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영호를 훔쳐보는 것이 전부였다.
' 분명 적우룡에게 버금가는 기재인데, 어떤 면에서는 적우룡보다 무서울지 모르겠군. '
" 합! "
서지훈이 생각에 잠긴 사이에,
두 사람의 첫 비무가 시작됐다.
서지훈도 잠시 생각을 지우고 그 둘의 대결을 지켜봤다.
참으로 자신조차도 예측이 어려운, 흥미진진한 대결이었다.
- - - - -
휙!
" 삼천 삼백 이십! "
훅!
" 삼천 삼백 이십일! "
말쑥한 도장 한 가운데서 누군가 아주 천천히, 하지만 바른 자세로 커다란 목도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숫자가 사천에 달할 때까지 그는 한치의 미동도 없이 그 움직임을 반복했다.
만약, 포로투수의 영웅이라 불리는 박정석이 분위기를 깨지만 않았다면, 그의 입에서 숫자가 몇까지 올라갔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 어떠냐, 너도 한번 출두해보는 것이. "
박정석은 그대로 벽에 몸을 기대고 청년을 향해 물었다.
" 사숙, 오셨습니까. "
" 이미 기척으로 내가 왔다는 것을 다 알면서, 징그럽게 그러지마라 이놈아.
내 이미 너의 생명감지에 내가 걸려든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런 놈이 말을 걸기까지
한 마디도 안하고, 목도나 휘두르고 있다니. 쳇. "
박정석은 마치 어린아이 처럼 투덜댔다.
" 그나저나 흑수목黑樹木으로 만들어진 목도를 아무렇지 않게, 사천번 가까이 휘두르다니,
너도 참 미친놈이구나. "
박정석이 혀를 내두르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었다. 흑수목은 본디 다른 나무들과 큰 차이가 있었다.
철보다도 더 무거운 나무. 그것이 이 검디 검은 나무의 가장 큰 특성이었다.
보통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비무용으로도 잘 쓰이지 않았고, 훈련을 할때도 오히려 너무 무거워서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거의 왠만한 무인들은 흑수목을 이용하지 않았다.
" 그나저나. 병구야!
한 번 갔다와라. "
아, 송병구! 이 말끔한 청년의 정체는 송병구였다.
포로투수 상부에서 가장 기대하는 두 고수중 하나.
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오직 무공을 위한 노력만 한다는 송병구.
그는 사실 선천적으로 뛰어난 무골은 아니었다. 약간은 재능만이 있었을 뿐,
천재라는 소리를 듣기에는 모자람이 있었다.
그러나, 송병구는 재능이 모자란 만큼 노력과 깨달음으로 그 빈자리를 메꿔왔었다.
그리고, 지금은 포로투수의 신진고수 중 한손안에 꼽히는 실력자가 됐다.
" 음. "
송병구는 고민했다. 사숙의 말대로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았지만,
자신은 그냥 꾸준히 수련해서 자신을 가다듬는 것이 더 좋았다.
그런데,
" 가자. 좀! 택용이는 벌써 옛날 옛날에 갔단 말이다. "
그 말이 기폭제가 되었다.
송병구는 잠시 동작을 멈칫하더니 곧바로 대답했다.
" 가겠습니다. "
" 그래! 좋다! 하하. "
또 다른 기재가 철면악파의 일에 휘말리는 순간이었다.
9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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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만에 올려서 분량 많네요.
쓰느라 1시간 걸렸어요.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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