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1/07/13 13:50:55
Name 대한민국질럿
Subject 허영무, 자신을 믿어라.


허느님에서 G.J.DUDAN으로 나락까지 떨어졌던 허영무가 살아서 돌아왔다. 양대 개인리그 예선을 전승으로 뚫어버렸고, 신인시절 허필패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허패왕'이란 별명으로 조롱당하던 프로리그에서도 지독했던 연패를 끊고 막판 연승가도를 달렸다. 아니, 어쩌면 그는 맵으로 먹고 살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6룡시절보다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을수도 있다. 김택용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다고는 할 수 없는 초반 프로브 움직임만 봐도 요즘 그의 마우스놀림이 얼마나 경쾌한지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럴커스웜을 갖춘 저그와의 중후반 전투에서 8기가 넘는 하이템플러를 끌고다니며 쉼없이 스톰을 뿌려댈수 있는 프로토스가 과연 지구상에 몇이나 될까.

그러나 이런 기세와 물오른 기량에도 불구하고 요즘 허영무의 경기를 자세히 뜯어보면 그는 정말정말 신중한 플레이를 하고있다. 너무 신중한 탓에 소심해보이기까지 한다. 서바이버 토너먼트를 보자. 승자전에서 허영무는 한타이밍 빠른 리콜에 이은 12시 타격으로 이재호를 무기력하게 만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는 판세가 자신에게로 넘어온 뒤 자기가 무조건 이길수 있는 전투에서 싸우지 않고 병력을 계속 돌리며 멀티를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플레이오프 2차전 김명운과의 게임에서도 그러했다. 초반 프로브 움직임은 정말 끝내줬고 또한 그의 빌드는 대놓고 발업질럿으로 뮤탈을 유도한 뒤 투스타게이트로 뮤탈 잡아먹는, 예전 통합 에이스결정전에서 세탁소의 김윤환을 상대로 승리를 낚았던 빌드에 드라군을 추가한 정말 좋은 빌드였다. 앞마당지역의 돌출 해처리를 파괴할 때 까지만해도 좋았다. 그러나 만약 6시지역에서 3드라군과 커세어가 같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뮤탈리스크는 드라군에게 달려들 수 없었을 것이고 앞마당에 이어 또 하나의 해처리를 파괴할 수 있었을 테니 경기는 자연적으로 허영무쪽으로 흘러갔을것이다. 하지만 허영무는 뮤탈리스크의 본진 공습을 두려워한 나머지 커세어를 계속 본진에 주둔시켰고 결국 3드라가 뮤탈에 잡혀버렸다. 이후에는 김명운의 호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게임을 그르쳐버렸고, 3차전에서는 날빌에 당하며 결국 본인은 포스트시즌 3패에 팀도 패배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버렸다.

지금까지 허영무는 허필패 시절도 겪었고, 콩라인 시절도 겪었으며, 가장 최근까지 '겜알못-허패왕-G.J.DUDAN'으로 정말 밑바닥까지 떨어진 경험이 있다. 그런 암흑기를 겪으며 더욱 강해지는 선수도 있긴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지금 허영무는 그 반대다. 계속되는 패배로 인해 그의 머릿속 깊숙한 곳에는 자신에 대한 불신과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잡은 듯 하다. 매 경기마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지면 이번 포스트시즌과 같은 패배가 또 생길 것이고, 그것이 누적되다보면 또다시 곤두박질치는건 시간문제다.





허패왕이 허느님이 되어 다시 살아돌아왔다는 것은 정말 반갑고 또한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허영무가 다시 허패왕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까지의 패배의식은 모두 잊고, 자신과 자신의 실력을 믿어야 한다. 허필패 시절 가을이횽이 주변에서 누가 뭐래도 자신을 굳게 믿어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적어도 필자가 보기엔, 지금같은 기량을 가진 허영무라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늘의왕자
11/07/13 14:03
수정 아이콘
포스트시즌 3연패, 그전 이제동까지 보면 저그전만 해서 4연패인가요?
이번 연패가 그동안의 상승세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오늘 스타리그를 보면 알수 있겠네요(오늘도 저그상대군요, 김윤환)

결국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자는 자기자신밖에 없으니깐요..
팀동료 송병구가 보여준 길을 허영무도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웃어보아요
11/07/13 14:55
수정 아이콘
본진 이제동(화승), 앞마당 허영무(삼성)으로 정해버렸습니다.
저와 많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주길 바랍니다! 허느님 파이팅~!
어떤날
11/07/13 15:07
수정 아이콘
택뱅의 위치를 가장 위협할 수 있는 선수 두 명이 진영화, 허영무라고 생각하는데... 두 명 모두 기세 좋을 때는 택뱅 이상으로 잘하다가도 정점을 못 찍는 것 같네요. 분명히 지금 성적 이상으로 잘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같은데.

저도 본진은 이제동이지만 저 두 선수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상대가 이제동 선수만 아니라면 언제든 응원하겠습니다. 크크.
허느님 & 무비 화이팅!
매콤한맛
11/07/13 16:22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 세계에서 연습을 조금 안해도 당장 경기력에는 지장이 없지만 몇개월 지나면 그동안 연습안한게 경기에서 나타난다고 하죠. 반대로 당장 연습을 많이 한다고해서 당장 경기에서 그게 나오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꾸준히 몇달을 열심히 해야 비로소 경기력에 변화가 오는거죠.
허영무 최근경기력을 보면 걱정은 안해도 될거같습니다. 아마 제 추측으로는 작년쯤에 허영무선수가 소위 좀 놀았던거같습니다. 누가봐도 연습량이 적다는게 눈에 띌 정도로 유닛하나하나의 움직임과 판단력이 심하게 무뎌져 있었거든요. 하지만 올시즌 후반부부터 조금씩 경기력이 살아나는듯 하더니 최근에 완전 물이 올랐죠. 팀원들 말로도 허영무선수가 꾸준히 열심히 연습해왔다고 하니 당분간 몇달정도는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줄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본문과는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이영호선수가 걱정되는게 요즘 연습을 못하지만 당장 경기력은 나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몇개월이 지나면 지금 연습 못한게 나타날거라는 뜻도 되겠죠. 그때 한번 슬럼프가 찾아올거같은데 잘 이겨내줄지 걱정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4880 여자도 손스타를 하고 입스타도 하고 스타를 잘만봅니다. [75] 벡터와통계6721 11/07/14 6721 3
44879 개인리그(우승자)와 프로리그(다승왕) 제대로 한 번 비교해봅시다. [116] 매콤한맛6235 11/07/14 6235 2
44878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역대 스1에서 기억나는 선수들, 아까웠던 선수들.. [41] Gloomy6479 11/07/13 6479 0
44877 개인리그 준우승 VS 프로리그 다승왕. 어느쪽의 위상(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하십니까? - <II> [487] 파라디소8969 11/07/13 8969 2
44876 Jinair 2011 스타리그 16강 1회차(3) [231] SKY925351 11/07/13 5351 0
44875 Jinair 2011 스타리그 16강 1회차(2) [191] SKY925374 11/07/13 5374 0
44874 다크아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아닐까? [48] 녹턴9480 11/07/13 9480 0
44873 Daum Tekken Crash Season 8 16강 조편성 [3] SKY927134 11/07/13 7134 0
44872 Jinair 2011 스타리그 16강 1회차 [249] SKY925681 11/07/13 5681 0
44871 2011 PEPSI GSL July. - Code S, 16강 2회차 [128] kimbilly4686 11/07/13 4686 0
44870 프로리그 MVP 투표에서 보는 아마추어틱한 E스포츠판의 문제점 [31] 바닐라웨하스4877 11/07/13 4877 0
44868 [스압주의] 스타리그 개막전 기다리는 동안 스타리그 오프닝 다 모아 봅시다~ [5] Alan_Baxter5004 11/07/13 5004 3
44867 GSL July Code. S. 16강 프리뷰 #2 [3] Lainworks4342 11/07/13 4342 2
44866 연재물, 성전星戰(별 성, 싸울 전) 5회 - 전개 - [8] aura5003 11/07/13 5003 0
44865 10-11 프로리그 다승왕,MVP 김택용 / 신인왕 정윤종 확정!! [39] 마빠이7224 11/07/13 7224 0
44864 허영무, 자신을 믿어라. [5] 대한민국질럿11169 11/07/13 11169 0
44863 스타1, 디아2 의 Apple Mac OS X 10.7 지원 관련 안내 kimbilly6086 11/07/13 6086 0
44862 각 팀의 준준플옵 성적 간단 정리 [3] 토어사이드4721 11/07/13 4721 0
44860 졌지만 웃을 수 있다. [18] 王天君7779 11/07/13 7779 1
44859 로그인하게 만드는... [7] 이마로5920 11/07/12 5920 0
44858 준플옵 엔트리 싸움또한 상당히 흥미로울거 같습니다. [14] 마빠이6207 11/07/12 6207 0
44857 KTvs웅진 준 PO 맵순서 [7] SKY925386 11/07/12 5386 0
44856 난 왼손잡이야 [13] Rush본좌6497 11/07/12 649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