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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1/06/14 00:53:15 |
Name |
라울리스타 |
Subject |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나 봅니다. |
이스포츠 전성기라는 04-05년도의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목요일엔 MSL, 금요일엔 스타리그. 일주일에 딱 두번뿐인 경기들. 비록 단판이지만 매치가 한번 잡히면 일주일동안 pgr에 와서 그 선수는 어떤 전략을 쓸까 토론하는 재미로 살았습니다(그때는 다른 아이디를 썼었네요.). UZOO, SO1 등의 명리그들...저는 단언하건데 모든 경기가 명경기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강민이 이번엔 어떤 전략을 쓸까요?
또 더블넥을 할까요? 크크 그놈의 져블넥.
그래도 더블을 하니 확실히 자원적으로 맞춰갈 수는 있더군요.
테크가 느려서 저그가 빠른 테크로 왔을때 까다롭워 보였습니다.
아...지난번처럼 역시 수비형으로 가야 저그는 이길 수 있는 건가요?
우왕...변은종 선수 퀸으로 레이스 잡는 것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크크 좋긴한데 1회성일 것 같기도 하구요.
1회성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엄청 상쾌했어요. 사나이는 역시 스트레이트!
천하의 최연성이 패자조로 갈 줄이야....이거 박정석과 5판 3선승제 나오겠는데요?
만약 박정석 선수 만나면 EVER 같은 거대한 물량전 기대합니다!
등....
이스포츠의 대중화는 확산되어 왠만한 청소년들의 대화주제가 되었으며, 성인들도 이 열풍을 무시할 수 없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비스폰팀이 모두 스폰팀으로 전환되었고, 스포츠 팀에서나 있었던 군인팀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Kespa는 주 5일제, 일주일에 10경기 프로리그를 선언합니다.
위기를 느낀 개인리그는 일주일에 2회 방송, 심지어 예선전까지 방송을 하며 발맞추어 갑니다.
경기수가 많아지다보니, 일부 선수들만 가지고는 성적의 한계가 있음을 느낀 게임단들의 훈련은 더욱더 체계화 되었습니다. 명예직이나 다름없었던 코치직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짐과 동시에, 각 게임단은 숙소 및 2군 시스템을 운영하며 주5일제 프로리그에 적응해 나갔습니다.
덕분에 스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많아졌고, 소외되었던 각 팀의 후보선수들도 이슈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같은 이슈는 없었습니다. 경기수가 많아지다보니, 팬들이 다챙겨보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몇 주만 놓쳐도 최신 트렌드를 알기 힘들어 졌습니다. 따라서 예전보다 스타를 '라이트'하게 즐기는 팬들이 많아졌습니다. 스타를 왜보냐구요? 그냥 심심하고 시간남아서 보지요~
더욱 문제가 된 것은 개인리그입니다. 예전에 개인리그 우승은 게이머로써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명예였습니다. 많은 게이머 지망생들이 스타리그, MSL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게이머들을 보고 프로의 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주 5일제 프로리그에 밀려 개인리그는 메인에서 서브로 옮겨져 갔습니다. 각 팀들은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 연습을 더욱 할당해 가며 개인리그 조별리그 같은 게임에서 질낮은 게임이 속출하게 됩니다.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최강자들의 리그라고 일컫어지는 MSL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채 엔터테인먼트로 스스로의 변화를 꾀합니다.
요새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게이머의 등장이 적은 것도 이러한 개인리그의 위상추락과 완전히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스타크래프트 최강자가 된다. -> 영광스러운 개인리그의 최강자! 가 아닌 프로리그 주전 선수! 이기 때문에....
Kespa와 이스포츠는 현재의 '성장'에 만족한 채 '안정과 분배'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것은 너무나 빠르게 샴페인을 터뜨리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안정과 분배를 택하기엔 이 판의 기반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약했습니다.
축구조작사건이 나도, 축구팬들은 K리그를 봅니다.
임태훈-송지선 사건이 일어나도 야구팬들은 야구를 봅니다.
하지만, 이스포츠는 '팬덤' 그것 하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임요환이 있었고, 홍진호가 있었으며, 마재윤이 있었습니다.
임요환은 스타2로 떠났고, 홍진호는 사실상 명예직으로 있으며, 마재윤은 마레기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이슈를 몰고올 선수와 팀이 없습니다.
지난주말, 이영호가 선수로써 이룰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영광을 거머쥐었습니다.
어제 김택용이 프로리그 한 시즌 최다승을 일구어 냈습니다.
오늘 만년 꼴찌팀 공군의 최다승을 이끈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끝입니다. 마레기의 개인방송에 묻혔습니다.
하늘은 우리에게 최후의 보루로 김택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개인리그의 우승은 회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습니다(추락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개인리그 마저 SKT1는 하지 말라고 합니다. 프로리그 뛰라고.
팬들은
임요환의 패러독스
최연성-홍진호의 유보트
김정민의 팀리그 투혼
강민의 패러럴라인즈
오영종의 So1
이윤열의 신한2
마재윤의 본좌로드
김택용의 3.3을 원하지만,
사실상 '팬덤'에 의해 움직였던 이 판이 더이상의 '팬덤'조차 만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상황이 이정도까지 되어서야 확실히 알 수가 있게 되었군요.
대부분의 사람은 '이스포츠'가 아닌 '스타크래프트 게임'과 '프로게이머'를 따랐던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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