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스타리그 결승전 후기를 올려봅니다.
사실 네이트배 정전록과 대한항공 사태 이후 스타리그 결승전 오프를 간적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는 제가 한국에 있지도 않았고 스타리그 결승전 진행의 미흡함에 실망하여 한동안은 결승전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었습니다.
요즘은 공기업 회사 입사 준비로 한동안 도서관에 갇혀 공부만 하고 살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군요.
마침 오늘이 시험이 끝나는 날이라 스트레스 해소겸 친구와 MSL결승전 오프를 다녀왔습니다.
팬클럽석 좌석 신청을 하면 항상 모이는 시간은 2시인데 입장은 4시 넘어서 하더군요.
역시나 이전과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이건 몇 년이 지나도 아직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날도 더운데 밖에서 서서 기다리는게 지루하고 참 힘들더군요.
밖에서 기다리다가 이영호 선수도 만났습니다
(평소보다 머리가 크더군요 이영호 선수)
(결승전 입구)
이번 결승전은 음식물과 음료 반입 금지더군요.
처음에 줄 섰을 때 사이다 같은 음료수를 막 나누어주던데...
갑자기 입장전에 나누어 주던 음료수를 다시 회수? 하더군요 -_-;;;
덕분에 참 목이 말랐습니다.
입장하고 30분정도 기달리니 김철민 캐스터가 곧 시작 한다고 알려주니
에어펌푸? 에어핑클? 에어피클?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웨딩피치 변신전 모습을 한 가수들이 나왔습니다. (코멘트에 에이핑크라고 하네요)
(에이핑클)
티비를 잘 안봐서 누군지는 잘 모르겟지만 처음에 나와서 학예회 처럼 한명씩 노래만 부르고 춤을 하나도 안 추길레 춤추기에는 무대가 너무 쫍아서 그런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곡부터 춤을 추기 시작하더군요.
축하공연이 모두 끝나고 선수들이 들어왔습니다.
참.... 그리고 전 결승전 부스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 한지 알았습니다.
예전에 PGR21에도 올라왔던 문제중 하나가 눈 맵이었습니다.
눈맵이란...
선수들이 관중석의 표정을 보고 상대방이 스탑럴커 같은 전략을 파악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었지요
오늘 이영호 선수 좌석을 보니까 부스에 아무것도 안 보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순간적으로 선팅을 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장비를 준비 할 때 부스 속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게 식당 거울의 원리였습니다.
(부스 안이 잘 안보이더군요)
이쪽에서 보면 거울이지만 상대방 쪽에서 보면 유리로 보이는 그런 특수 유리를 제작하여 이번 결승에서 선보였더군요.
그렇다면 관중석에서는 선수석이 보여야 되는데 선수석에 선수가 안 보이더군요
아마 스탭이 실수로 유리를 거꾸로 달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엠겜이 제작비 좀 썼나 하고 칭찬을 하던 찰나에 김철민 캐스터가 한 마디 하시더군요
"이영호 선수가 눈이 부시다고 해서 부스의 불을 최대한 낮게 낮추었습니다"
아.... 역시나 그런 시스템 도입은 아직은 무리였나 봅니다.
간략한 게임 경기 결과와 리뷰를 해보자면....
(쇼군보다 괜찮더군요)
1경기
맵: 몬테크리스토
이 맵은 저그가 5:2로 앞서고 있는 전장인데 왜 이영호 선수가 제외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날빌이나 파해법이 있기 때문에 아마 제외를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이 되었고 분명 초반에 전진 배럭을 할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아니더군요 무난한 운영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지 더블을 시도하더군요.
김명운선수 드론이 오늘 상당히 컨디션이 좋아 보였습니다.
초반에 정찰도 성공하였고 SCV도 한 마리 잡으며 상당히 유리하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해처리도 7시쪽과 9시에 건설하며 무난한 4해처리 운영을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작전명 발키리가 발동이 되면서 이영호 선수가 발키리가 한마리가 나오자 마자 갑자기 멀티로 공격을 가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니 이런 허접한 병력으로 이걸로 무슨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는데 김명운선수 멀티에 성큰이 없더군요;;;
뮤탈이 아슬아슬하게 머린을 잡아주었지만 충원 병력에 밀리고 9시쪽 멀티가 밀리자 바로 GG가 나오더군요
이 때 좀 아쉬웠습니다.
김명운 선수 결승무대가 처음이면 첫판은 엘리 당할때 까지 컨트롤이라도 연습을 하면서 좀 더 시간을 끌어보고 GG를 치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리그에서 김캐리나 엄재경 해설은 항상
"결승전 무대에서 1경기는 졌다고 생각해도 쉽게 GG를 칠 수 없지요 상대방의 기를 빼 놓는 것도 중요하거든요"라고 말을 하곤 했는데 이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2경기
맵: 라만차
이 맵은 테란이 비교적 할만한 맵이라서 첫 판을 지면 무난하게 2:0 승부가 날 것이라 생각 되었습니다.
일단 이 맵에서도 이영호 선수는 날빌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영호 선수가 결승전에서 날빌을 쓰는 경우는 이제동 선수가 말하길 이영호 선수가 한판 따 내고 1:0 상황에서 내가 한판을 따내 1:1이 되면 그 다음판은 무조건 전진 배럭이나 날빌을 하는 경향이 있다 라고 말했던 적이 있는데... (정전록때 인터뷰) 지금은 1:0 상황이라서 그런지 역시 전진 배럭 같은 날빌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난한 운영과 벌쳐 게릴라로 3해처리의 저그를 아주 가볍게 찍어 눌렀습니다.
베슬조차 보이지 않았고 멀티도 저그보다 테란이 훨신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영호선수의 매서운 압박 덕분에 김명운 선수는 테란 본진에 공격을 단 한번도 못 가보고 GG를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에 날빌도 아니고 1.2 경기 사이언스 베슬을 단 한마리도 안 뽑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번 결승에서 퀸은 한번도 보지 못 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이 경기에서 퀸은 보게 되었네요
2경기가 끝나고 잠시 화장실을 갔는데 이영호 선수가 있더군요.
전 이전에 박카스 결승전 (송병구전)에서 처음 봤는데 그 때는 저보다 키도 작았는데 지금은 저보다 키도 크네요
제 친구는 키가 엄청 큰 애라서 키 큰건 별로 모르겠고 살이 왜 이렇게 쪘냐고 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이영호선수 턱선이 안 보이더군요..
가슴부분이 좀 많이 튀어나왔길레 헬스를 한지 알았습니다.
근데 친구는 그냥 살이 찐거라고 벗어보면 물살일거라고 하더군요.
실제 결승전에 걸려 있던 현수막에는 이영호선수와 김명운 선수의 사진은 가슴 부분이 두배이상 차이나더군요;
턱선이 안 보이고 몸집이 불은게 헬스를 한건지 아니면 살이찐건가 이 문제를 가지고 3경기 시작하기 전까지 친구랑 옥신각신 했습니다;
이 의혹을 불식 시키기 위해 나중에 혹시 광안리 가면 윗통 벗는 퍼포먼스라도 보여주길 바랬는데 이번 프로리그 결승은 상해에서 하는군요;;
3경기
맵 : 서킷브레이커
이번판 만은 정말 치고 받는 난타전이 일어나길 바랬지만 역시나 김명운 선수는 이영호 선수의 본진 난입 한번 해보지 못 하고 끝나고 말았습니다.
정말 탱크 위에 드랍 할 때 다크스웜도 2% 부족했고 저글링이나 병력이 너무 쉽게 죽어버린게 아쉬웠습니다.
하긴 이영호 선수의 결승전 오프를 가서 여지껏 치고 받은 난타전이 생각이 나질 않는군요.
역스웜인 3:2 대한항공 결승전도 필사기성 빌드 혹은 일방적으로 한번에 밀리고 끝나버린 기억이 나네요.
네이트배때 정말 재미있었는데 정말 절정의 순간 정전이 되버렸던 기억 밖에 없네요
오히려 8강이나 4강때가 재미있던적이 참 많았던거 같습니다.
예전에 이영호 선수와 정명훈 선수와 테테전은 정말 결승전급으로 재미있었습니다.
결승전에는 날카로운 날빌과 상대방이 상상하지 못 할 빌드등을 들고 나와서 그런지 한방에 밀리거나 아니면 상대방이 날빌을 들고 와서 막다가 허무하게 끝나거나 아니면 이영호 선수가 쿨하게 GG를 치는 것 밖에 기억이 나질 않네요.
이번 결승전 최소한 울트라 허리디스크는 한번 볼 수 있을줄 알았는데 안타깝게 그전에 밀려버렸네요.
이 날 출현하지 않은 저그의 유닛은 가디언, 다바우러, 울트라 허리디스크,인페스트테란
테란은 드랍쉽,배틀,베슬,고스트가 출현하지 않았네요.
베슬이 없이 후반전까지 가서 저그를 이기는 테란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네요.
아무튼 이영호 선수 우승을 축하합니다.
그보다 이영호 선수 부모님 옆에 앉아있던 아리따운 여자분은 대체 누군가요?
항상 결승전에는 의문의 여인네들이 출현해서 사람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것 같더군요
김택용 VS 박성균 선수의 결승에도 왠 한복입은 여인이 "서방님" 하고 팜플렛 들고 와서 대체 누구인가 궁금했었는데...
이번에는 또 누구인가요?
이영호 선수 동생? 누나? 사촌누나? 친척누나?
설....마...
여자친구는 아니겠지요....
에이....
그럴리가...
아무튼 경기가 끝나고 친구와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볶음밥과 짬뽕을 먹으면서 MSL 오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광운대 근처에는 패스트푸드가 하나도 없네요? 여기가 서울에 있는 정말 대학가 맞나요?
베스킨라빈스도 없고 있는거라고는 중국집 하나 밖에 없어서 선택에 여지가 없더군요;;;
이제 msl도 끝났으니 마이 스타리그도 빨리 개막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날 결승전 나머지 사진들은 제 홈페이지 (
http://digitalking.net)에 올려져 있습니다.